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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짭짤 고소한 김혜경의 사는 이야기, 요리이야기.

무생물도 자기 미워하는 건 안다!!

| 조회수 : 10,108 | 추천수 : 99
작성일 : 2006-08-14 22:55:31


여름이 시작될 무렵, kimys,
"올 여름은 덥다고 하는데..저녁 하느라 애쓰지 말고, 더우면 우리 나가 먹자..나가서 냉면도 사먹고 비빔밥도 사먹고.."
"히히..그러죠..."

이래놓고는 별로 나가서 사먹지를 못했습니다.
7월에는 비가 쏟아져서 나가먹을 일 없었고,
8월 들어서..불볕 더위 속에 나가먹는 것이 더 괴로워서..그냥 집에서 대충대충 때웠죠..
그런데 오늘은..그냥 저녁에 나가서 냉면 먹었습니다.
다행스러운 건..저희 집 근처...홍제 사거리쯤에 가면..냉면 곧잘 하는 집이 있거든요..
오랜만에 회냉면 먹었습니다.
회냉면에 겨자랑 양념장 더 넣고 설탕도 약간 더 추가해서...그럼 맵고 달고...제대로 자극적입니다!!

오늘..저녁 하는 데 의욕을 잃은 것은..드뎌 가스오븐이 맛이 갔습니다.
제가 가스오븐을 좀 함부로 쓰는 편이에요.
빨래를 일주일에 두어번 삶는데..주의한다고 해도...자주 비눗물을 넘기곤 합니다.

몇년전 한번 고장이 좀 많이 나서....거금 들여고쳤는데..올 들어서 자꾸 말썽을 피웁니다.
원래도 장마철이면 점화가 잘 안되서, 드라이어로 말려주곤 했는데..올 들어서는 장마철이 아니어도 점화가 안됩니다.

그래서 얼마전 광파오븐 들어오면서, 지나가는 말로..
"저 가스오븐 말썽만 피우는데..확 버려버릴까??"했었거든요.
AS기사 나오면 올 때마다 출장비에 수리비에 만만치 않은 돈이 드는 가스오븐 버리고,
그냥 가스 쿡탑을 사면 어떨까 싶었어요.
그러면 쿡탑 아래 수납공간이 생길 것이고..그럼 수납력이 좋아질 것 아니겠어요?
그래서..요즘..가스오븐을 째려보곤 했습니다..

그랬는데...
오늘...수건과 속옷 따로따로 두군데에서 삶다가 비눗물이 조금 넘쳤어요.
평소 넘치는 정도였는데...
따 따 따 하는 소리가 규칙적으로 나더니, 잠시후 뭔가 타는 냄새가 타는 듯 하더니 퍽 하는 소리와 함께 계기판의 불빛이 사라졌어요.
물론 점화도 안되죠..드뎌..맛이 간 것 같아요...
아마..제가 자기 미워하는 거 알고..반항하는 것 같아요..

그나저나, 빨래 한번 안삶는다고 어떻게 되는 것도 아닌데..이 더운날 빨래 삶다가..8년 밖에 안쓴 가스오븐 해먹고..
AS신청은 했는데..소식도 없고...

비누며 치약이며 떨어진 것이 있어서 저녁 먹고 잠시 마트에 갔었어요.
3구짜리 가스쿡탑..전..10만원도 안하는 줄 알았는데..그것도 20만원이 넘대요...그릴도 없이 달랑 버너만 세개인 것이....
받침대까지 싱크대집에서 해오면...허걱...
당분간 불 붙일 때마다 주방용 라이터로 불을 부쳐가며 쓸 것 인지,
아니면 거금을 들여서라도 수리를 할 것 인지,
이참에 쿡탑으로 바꿀 건지....
안그래도 더운데..이 궁리하느라..머리에서 김이 모락모락 납니다..안그래도 요새 귀에서 열기가 빠져나오는 것 같은데...
여러분..살림살이 중에서 좀 미운 것이 있다고 대놓고 티내지 마세요..저희 가스오븐처럼..반항해요..
19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졸린달마
    '06.8.14 11:05 PM

    이게 꿈일까요,,,야호,,,일등!!!

  • 2. 주원맘
    '06.8.14 11:05 PM

    우와....일단 첨 일등 해보나요?

  • 3. 주원맘
    '06.8.14 11:06 PM

    아이구....좀 밀렸네요...아쉽당...
    요즘은 다들 미니오븐이나 광파오븐들 있으시니까 그냥 쿡탑으로 바꾸시는 것도 괜찮을꺼 같아요....
    ㅋㅋㅋ

  • 4. onion
    '06.8.14 11:15 PM

    어쩐지...뒷방으로 밀려난 드롱기 전기오븐이 절 째려보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

  • 5. 둥이둥이
    '06.8.14 11:16 PM

    언능~~ 고쳐쓰시게 되길 바랄께요...^^

  • 6. 비니맘
    '06.8.15 8:36 AM

    ㅋㅋㅋ.. 전 10위 권 진입!!

  • 7. 비니맘
    '06.8.15 8:37 AM

    냉면이 넘 만나보여요.. 츄릅~~
    가스오븐.. 잘 쓰시게 되었으면 좋겠어요~

  • 8. aristocat
    '06.8.15 10:03 AM

    냉면 맛있겠다! 선생님, 쿡탑지르세요! 저두 그러고 싶은데.. 미워해도 고장이 안나서... ^^

  • 9. 엘리사벳
    '06.8.15 11:01 AM

    저희도 오늘 점심엔 냉면이나 먹으러 갈까 생각중인데
    마음굳게 해주시네요.

    저도 얼마전에 밥솥이 고장이라 몇일을 죽밥먹으며 망설이다
    질르고 말았는데 지르고 나서 하는 생각.... 결국 해야할꺼
    진즉에 할껄....... 선생님도 그렇지 않을까요?

  • 10. 조향원
    '06.8.15 11:11 AM

    저도 오랜만에 저 집에가서 냉면 먹으러 가야겠네요...
    저희집 근처거든요. 선생님 다니시는 시장이나 마트에 저도 잘 가는데 한번도 못 뵈어서 서운하네요.
    나중에라도 만나뵈면 꼭 인사드릴께요..

  • 11. 소박한 밥상
    '06.8.15 11:34 AM

    ㅎㅎ시원하시겠습니다 !!!!
    살림살이도... 눈에 가시일 때는.......운명해 주니....고맙던데요^ ^*

  • 12. 땅콩
    '06.8.15 1:39 PM

    에궁! 날도 더운데 속상하시겠어요?
    빨리 고치셔서 맛난거 해 드셔야 할텐데...^*^

  • 13. 메어리 포핀즈
    '06.8.15 3:12 PM

    기왕 저지르실거라면 할로겐렌지로 하심이 어떨른지요^^
    제가 장만한지 몇달되었는데 왜 이 좋은 걸 이제 샀나합니다요
    어차피 정년퇴직도 없이 일해야할 주방인데 확~!!!지르셔요^^
    저도 냉면 먹으러 갑니다=33

  • 14. 초이young
    '06.8.15 4:07 PM

    선생님, 삶을 때 물 안넘치게 하는 양동이 상품으로 팔던데
    그건 안내키시던가요? 전 그냥 오랫동안 요긴하게 쓰는 편이라..
    찌게 끓을 때랑, 물 끓일 때, 빨래 삶을 때 ..이럴 때 물 넘치는 거 정말 싫잖아요~

  • 15. 김혜경
    '06.8.15 4:14 PM

    초이young님..저 그 안넘치는 빨래삶는 솥 쓰고 있어요. 근데 뚜껑을 깨먹었거든요. 뚜껑이 없어서인지 맨날 넘쳐요..

    메어리 포핀즈님 조언 감사해요..근데 할로겐렌지는 값이 많이 비싸던데요..인터넷 검색해보니...

  • 16. 헬리맘
    '06.8.15 7:27 PM

    우선.....회냉면 넘 먹음직스러워요.......
    우리집 가스렌지도 잘 안켜지고 했는데.....4구중에 2개는 라이터 불붙여
    쓰고 있는데.....정말 바꿀때가 온것 같기도 해요.....9년인지라.....
    더 오래도 사용하는건가요???/

  • 17. 현승맘
    '06.8.16 9:14 AM

    전 고장 안나도 왜 그렇게 버리고 싶은지.........ㅎㅎ

  • 18. 유유자적
    '06.8.16 9:57 AM

    고딩아이 혼자 저녁을 먹는지라 배달도 어렵고
    밖에서 사먹으라는데 혼자는 못간다니 따라가서 1그릇시키고 엑서러리로 앉아있습니다.
    다행이 푸드코트라 미안하지는 않지요. 메뉴도 많고 다 맛있답니다. 근데 자라기 없어요
    타워팰리스 사는 노부부들이 특히 많이 계시고 엄마와 어린아이들 아니면 아빠와 아이들 등등
    앞으로 집에서 밥안하는 시절이 금방 올것 같아요. 대만이나 싱가폴처럼

  • 19. 메어리 포핀즈
    '06.8.17 12:20 AM

    할로겐렌지가 다소 비싼편이긴해도
    주부나 가족의 건강을 생각한다면 좀 무리할 가치가 있사와요~
    저같은 얼렁뚱땅 주부도 요긴하게 쓰고 있는데
    하물며 선생님처럼 프로시라면야 본전 뽑고도 남을줄로 아뢰나이다.^^
    인터넷 검색도 중요하지만 경우에 따라서는
    백화점이 쌀수도 있다는것도 간과하시면 아니되옵니다. 통촉해주시옵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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