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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짭짤 고소한 김혜경의 사는 이야기, 요리이야기.

징크스

| 조회수 : 6,426 | 추천수 : 77
작성일 : 2005-01-01 23:10:47
제게 1월1일 징크스 같은 게 생긴 것 같아요.
2003년 1월1일은 아침 8시30분부터 아랫층 인테리어 공사 때문에 얼굴을 붉혔었어요.
아래층에서 하는 공사가 윗층까지 그리 시끄러울 수 있다니...
천장을 그라인더로 가는데..참..저, 아파트 생활 이렇게 오래하면 소음 때문에 이웃간에 큰소리 내긴 처음이었죠.

작년 1월1일은 시아버지님 제삿날이었는데....다용도실로 나가는 문쪽에 물이 흥건한거에요.
난방 배관이라도 터졌거나, 아니면 식기세척기 배수호스가 터졌는 줄 알았는데, 알고보니 하수도가 막힌거에요.
제사 음식 준비하는 한편으로 하수도 뚫는 사람 불러다 뚫고 야단을 했네요.

올해는 그냥 조용히 넘어가다보다 했는데, 웬걸.
사실 참 오랜만에 오늘 해야할 일이 없었어요. 그래서 내심 아침 먹고 자고 점심 먹고 자야지, 했거든요.
아침에 떡국 끓이고, 불고기 굽고, 대구전 지져서 아침 잘 먹고 났는데, 아랫층에서 인터폰이 오는 거에요.
물이 샌다고.
후다닥 내려가보니, 다용도실로 나가는 문 근처에 폭포처럼 물이 흘러내리는 거 있죠?
물을 만져보니 미지근한 것 같고. 아무래도 온수관이 잘못됐다 싶어서 바로 수리하는 분에게 연락했어요.
휴일인데도 다행히 연락이 닿았고, 바로 와서 보시더니 역시 온수관이라고.

4~5년 전에도 한번 온수관의 이음새가 터져서 고생한 적 있거든요.
학습의 효과는 참 대단해요.
한번 경험한 적이 있다고, 당황하지도 않고, 수선비를 35만원이나 부르는데도 깎을 생각도 안하고 빨리 찾기나 하라고...

아파트에서 관이 터지면 찾기 참 어렵잖아요. 기계를 동원해도 다른 소음들과 섞여서 찾기 어렵대요.
역시나, 오후 1시에 찾기 시작한  것을 4시가 훨씬 넘어서야 겨우 찾아내, 타일 벗겨내고, 시멘트 까내고, 6시30분이나 되서야 일이 끝났어요.
물론 사이사이 아랫층에 확인도 하고. 수리하는 아저씨 돌아가고 나서 이제 끝났다 보다 했는데,
이번에는 보일러의 난방이 되지 않는 거에요. 보일러 AS기사 아저씨 핸드폰번호 찾아서 전화해보니, 온수새는 증상이라고.
그러자 바로 아랫층에서 다시 물이 샌다고 인터폰오고...아, 황당하대요.

일 마치고 돌아간 수리아저씨 다시 불러 확인해보니, 싱크대 아래 온수관이 또 터져서, 다시 수리한다고 법썩 떨었네요.

상황이 종료된 시간이 9시. 아랫층에 물이 떨어지지 않는다는 걸 확인한 시간은 10시.

또, 이렇게 새해를 시작했는데, 화도 안나고, 뭐, 아무렇지도 않는 거 있죠?
이 와중에 질문에 답하려고 복숭아케이크까지 한판 구웠다니까요.
살다보면 뭐 이럴 수도 있지, 그래도 한밤중에 안 터지고 낮에 터져줘서 다행이지, 재차 샌 것도 오늘 바로 그래줘서 고맙지...
이런 생각이 드는 거 있죠? 역시 고통도 학습되면, 견딜만 한가봐요.

올해는 작년보다 훨씬 나을 것 같고, 설사 또 어려운 일이 닥쳐도 잘 넘길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어요.
오늘도 어쩔 줄 몰라 동동거리지 않고 잘 넘겼거든요.

근데 참 이상한 일이긴해요...평소에 멀쩡하다가도 설날 보일러 고장나고, 추석날 수도물 안나오고, 제삿날 변기 막히고...
3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메밀꽃
    '05.1.1 11:28 PM

    와우 1등!!!!!

  • 2. 서산댁
    '05.1.1 11:34 PM

    2등...

  • 3. 안다미로
    '05.1.1 11:35 PM

    너무 고생하셨어요.

    아 참. 새해 복많이 받으세요.
    지난 일년동안 매일 눈팅만 하다가 새해 첫날 샘님을 만나게 되었네요.

    일등이란 기분 이런거로군요..

    묘한 성취감, 앞으로 자주 뵈었음 하구요.

    오늘 하루의 액땜이 샘님 가정에 더 기쁜 일로 찾아가길 기원합니다.

  • 4. 안다미로
    '05.1.1 11:36 PM

    아니 그 사이에 내 일등을,,,,,,돌리도.......

    독수리가 웬수....

  • 5. 허브향기
    '05.1.1 11:37 PM

    오!!! 등수놀이 이런 일도 있네요
    샌님 정말 징크스는 당시는 모르는데
    시간이 지나고 몇번 당하면 아! 이거네 하는것
    저도 매해 구정이면 보일러고장>..
    올해는 무사히 건너 뛰면 좋으련만?
    워낙 나이먹은것이라 내심 걱정이 앞서네요
    샌님처럼 단단히 맘 먹고 준비해야겠어요
    새해 복많이 받으세요

  • 6. 허브향기
    '05.1.1 11:39 PM

    맞아요
    독수리가 웬수네요
    2둥인줄알고 열심히 하는데 어?????????????

  • 7. 메밀꽃
    '05.1.1 11:39 PM

    안다미로님,,죄송해요.
    저도 제가 1등이란게 실감이 나질 않네요^^* 처음이예요.
    열람할 수 없다는 글 보고 수시로 체크하며 들락날락 해서 얻었다지요 . 지송^^

  • 8. 알로에
    '05.1.1 11:50 PM

    비밀글? ㅎㅎ혹시 하면서 열었더니 벌써 조회수 60을 넘네요 ㅎㅎ샘 새해 첫날부터 액땜하셨나봐요?ㅋㅋㅋ 우리네 어르신들은 꼭 이러시더이다 "가는날이 장날이라고" ㅎㅎ맞는말인가요?
    휴일이네 쉬는날이면 일터지는거 참 이상하죠? 심심하지 말라고 터지는 일일까요 ㅎㅎ 마무리 잘하시고 푹쉬셔요 좋은 휴일 되시구요

  • 9. 쁘띠
    '05.1.2 12:00 AM

    ♥ 닭의해~! 을유년
    ∑⊙) 새해에는 샘님은 물론
    (::⊇:) 82쿡가족들 모두모두
    --====-- 좋은 일만 있길~~진심으로 바랍니다^^
    (참참 메밀꽃님 방가요~~)

  • 10. 애살덩이
    '05.1.2 12:23 AM

    말씀만 들어도 얼마나 고생하셨는지 알수있겠네요...하지만 그런 마음의 여유...부럽습니다.^^

  • 11. livingscent
    '05.1.2 12:57 AM

    세상에~~정신이 하나도 없으셨을텐데...
    역시 내공이란걸 이래서 무시할수 없는게 아닌가 싶습니다.

    부디 새해에 일어날 시끄러운일이 오늘 하루에 모두 생긴거고
    이제부턴 좋은 일만 가득하시길....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 12. 빅젬
    '05.1.2 1:33 AM

    한해의 악운이 그런 사건으로 다 액땜 하나봐요...

    하지만.. 너무 수고하셨어요...

    '물'이란 존재가 '집'에서는 가장 고맙지만 무서운 존재이지요..

    새해 복 많이 많이 받으시고.... 이번 물샘소동으로
    복잡한 일까지 말끔히 가져갔으면 좋겠에요...

    글고.. 아마.. 변기랑, 하수도도 음식냄새 맡고 좋아서 마구 먹다가 ...
    체한걸 꺼에요.. 크크

    아님.. 누군가가... 잉.. 도망가야쥐.. 휘리릭~

  • 13. 벚꽃
    '05.1.2 1:51 AM

    전 ... 영원히 혜경님처럼 그런 ...살다보면 그럴수도 있지...
    그런맘이 안생겼으면 좋겠어요.

    모든걸 이해하고 어떤일이 생겨도 별로 당황하지 않는다는건
    나이먹음 에서 오는 여유 잖아요^^

    전 영원히 철부지였음.... ㅋㅋ

  • 14. sarah
    '05.1.2 4:25 AM

    새해 부터 정신이 없으셨네요...ㅡ.ㅡ''
    샘님 한테 올해 더 좋은 일들이 생길려고 그런듯...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 15. 마농
    '05.1.2 5:34 AM

    ^^..새해 첫날 집에 물에 터지다니..그것도 세게 터지다니
    올 한해 금전운이 좋으시려나봅니다.
    작년 첫날 하수도가 막히셨다니....그 징조로 봐서
    작년엔 좀 그쪽으로 영 속이 갑갑하셨겠구요.
    사고도 그런 사고는 기분좋지요.특히나 새해첫날에.^^.

  • 16. 미네르바
    '05.1.2 9:36 AM

    ^0^
    맑은 물은 재물이라 하더군요.
    저도 꿈에 맑은 물을 보고 할머니께 이야기 하니 재물이라고 하시더라구요
    아무래도 샘 이번 책이 대박이 날려나봐요.
    HAPPY, HAPPY NEW YEAR!!!

  • 17. candy
    '05.1.2 9:46 AM

    전 글만 읽어도 머리가 찌끈찌끈하네요!~
    잘 해결하셨다니 다행이시고요~^^

  • 18. 헤르미온느
    '05.1.2 10:24 AM

    집에계실때, 쉬는날일때 일이터져서 정말 다행이에요..
    급한 외출하고 있는데 전화오면 정말 황당할텐데..그쵸?...^^
    1년치 급할일 다 해치우셨으니 안심 푹~ 하고.... 새해복 많이 받으세요...ㅎㅎ...

  • 19. 깜찌기 펭
    '05.1.2 12:56 PM

    해마다, 액땜하시면서 새해를 시작하시네요. ^^
    그덕에 선생님가족 하시는일 잘 풀리나봐요.
    선생님..올해도 건강하세요.

  • 20. 강아지똥
    '05.1.2 12:57 PM

    징크스라기 보다는 긍정적인 사고와 빠른대책으로 일처리하기가 아닌건지요...^^

  • 21. 그린
    '05.1.2 1:46 PM

    역시...
    어떤 일이라도 여유갖고 처리하시는 걸 보면서
    올해부터는 저도 선생님의 그런 여유를 배우고 싶네요.
    새해 첫날에 액땜 다 하셨으니가 앞으론 즐겁고 기쁜일만 남았군요...ㅎㅎ

  • 22. 김혜진(띠깜)
    '05.1.2 5:13 PM

    전 잘 믿진 않지만, 우째든 2005년 액땜을 다 하셨다고 생각 하세요.
    모두 다 그렇게 생각하시고, 또 샘도 잘 처리 하셨잖아요.^^
    좋은 일만 이제 있을 것 같은 생각이 듭니더~~ ^^

  • 23. 미스테리
    '05.1.2 9:05 PM

    ....[*]
    *-(_"_)-
    ■ㅣ☞☜'■
    ( / / / / )...............새해 福 많이 받으세요~~


    .....__▒▒▒__
    .......(*⌒⌒*)~♡
    ┏━○━━━○━━━┓
    ♡...▶。˚´″`°³о.....┃
    ┃..▶。˚´″`°³о......┃
    ┃..▶。˚´″`°³о......┃
    ┃..▶。˚´″`°³о......┃
    ┃..▶。˚´″`°³о......┃
    ┗━━━━━━━━━┛..................조기~선물세트예요........^^;;;

    샘의 힘친 원동력은 그 정초 액땜으로 일년내내 씩씩(?)하신거군요...^^;;;
    올해도 아자아자 홧팅...!!입니다..^^*

  • 24. 차니
    '05.1.2 9:25 PM

    조기 선물세트들고있는 눈사람 너무 구여워요.
    선생님 새해 복 마아아아아니 받으세요.ㅋㅋㅋㅋ

  • 25. 뿔린 다시마
    '05.1.2 9:38 PM

    긍정적으로 생각하기가 행복의 열쇠이겠지요?
    새해에도 소망 모두 이루시고 행복하시길...

  • 26. 소금별
    '05.1.3 9:03 AM

    제대로 된 액땜을 하셨네요...샘님은..

  • 27. 선화공주
    '05.1.3 11:04 AM

    학습의 효과...그게 바로 연륜이겠지요??.....
    저두 하나 하나 몸으로 겪여내면서 연륜을 쌓아가야겠지요.....편법은 없을테니까...
    그래도..선생님이 이렇게 먼저 겪으신 것을 딸아이에게 알려주시듯 매일매일 이야기해주시니
    힘든일이 닥쳐와도 왠지...씩씩하게 이겨낼수 있을것만 같아요..^^

    고맙습니다...선생님....^^*

  • 28. 예은맘
    '05.1.3 11:37 AM

    새해부터 나쁜거 다 겪고나면 한해가 좀 수월하지 않을까요? (전적으로 갠적인 생각)
    한해 나쁜일 벌써 다 겪고 앞으로는 좋은 일만 있을것 같아요. 샌님 화 이 팅!!!

  • 29. 파마
    '05.1.3 11:40 PM

    액땜하신거에요..이제.남은...건..좋은 일들만..가득할테니까요.. ^^;;

  • 30. 냐옹냐옹
    '05.1.4 2:48 PM

    아.....
    제가 한 복숭아케잌 질문 때문에 더 바쁘셨을 것 같아서...죄송하구 감사하네요 ㅠㅠ
    그런데 또 실패했지 뭐예요 -_-; 저혼자 몰래 다 먹었어요 ^^;
    그렇지만 또 해보려구요!
    그리고 요구르트 케잌은 성공했거든요!! 이거 키톡에 올릴꺼예요 ^^

  • 31. 김혜경
    '05.1.9 2:57 PM

    에구..냐옹님 성공하셔야할텐데..

    네에..액땜했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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