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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친토크

즐겁고 맛있는 우리집 밥상이야기

태풍이야 오거나 말거나...... 의연한 자세로 한잔~

| 조회수 : 9,239 | 추천수 : 5
작성일 : 2012-09-17 19:33:52

 

태풍이 또 온다하니

마님은 조바심이 나는 모양입니다.

"대비 단단히 해야 혀~"

 

이런 제기럴......

내가 뭐~   뭐얼 더   어떻게 ......

대체 뭘 더 해야 하는데......

 

바람에 쓰러지지 말라고

그 많은 밤나무 다 껴안고 있을 수도 없고

밤송이마다 철사줄로 꽁꽁 묶어놓을 수도 없고

비닐온실이며 닭장 붙잡고 늘어질 수도 없는 노릇이고.......

 

 



그래도......

새벽같이 달려가 비닐온실안의 배추들도 살피고

노지의 무우며 콩이며 둘러보는데......

 

고추심었던 자리에 고추모종올라오고

토마토심었던 자리에 토마토모종 올라오고......

이것들이 미쳤나~?  지금이 어느철인디......

 

 


태풍이 오는 사이에 든든히 먹어두라고

퇴깽이 밤이며 포도 넣어주고

 

 

 





과일들 죄다 꺼내서 달구들 먹으라고 던져주고......

그러고보니 올해는

간간이 토마토며 수박 참외 먹인것 외에는

달랑 한번인가 복숭아랑 포도 사다준 것밖엔 없네요. ㅠㅠ

 

 


개들 먹을거리도 듬뿍 챙겨줍니다.

괴기도 두어조각 구워주고

비상식량인 라면도 두어개씩 가져다가 ......

 

요녀석들은 이미 재작년 어느 복날에

어느집 정화조에 들어갔을 놈들인데......

 

녀석들 덩치때문인지

농장주변에는 멧돼지들이 종적을 감추었고

이따금 사냥꾼들이 데려오는 사냥개들도

농장주변에는 얼씬도 않습니다.

 

저만보면 좋아 죽겠다고 난리입니다.

같이 놀자고......   내가 너네들 친구냐?

하긴 내 팔자가 너네들보다 쬐끔 처지기는 하지......

너네들은 참 좋겠다.   개팔자가 상팔자라더니......

 

농번기 끝나면 집도 다시 제대로 지어줘야 하는디......

 

 

 



태풍을 막을 방법은 없고

사후복구나 해야 할 판이니  일단은 먹어야......

 

목삼겹에 표고구워 소주 한잔 걸치고

잔불에 밤도 구워먹고

마님이 삶아주신 밤이며 땅콩에 맥주도 곁들이고......

 

혹시나 낮에도 처녀귀신이라도 올까 싶어

괴기접시에 젓가락도 올려 꼬셔보고......

 

마님께서 같이 일하겠다고 오신다는 것을

극구 말리던 이유라고나 할까요?

ㅍㅎㅎㅎ  지금쯤 열심히 일하는줄 알고 있겄지~

 

먹고죽은 귀신 때깔도 좋다고 했으니......

 

 



실컷 먹고 튀어나온 배를 두드려가며

계란 꺼내다가 참기름 한방울 떨궈 원샷하고

며칠전 선물받은 장뇌삼도 한뿌리 씹어먹고......

 

죙일 탱자탱자 하다가......

 

 


농장에서 내려오는길에

비 흠뻑 맞으며 표고밭에 들러 물버섯 한봉지 따다 주었더니......

 

마님께서 친히 수건으로 물기 닦아주며 너무 고생했다고......

 

기분이 참 좋기는 한데......

근데 왜 이렇게 뒤가 캥기는지......

 

 

 

 

 


 

2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예쁜솔
    '12.9.17 8:10 PM

    ㅋㅋㅋ
    뒤가 켕기시기는 하셨어요?
    한 가닥 양심은...
    아! 뭐~~잘하셨어요!
    잘 드셔야 일도 하지요, 안그래요?
    근데 너무 너무 잘드시는 것 같아요.
    아직도 산삼인지 장뇌삼인지...그것도 남아돌고.

  • 게으른농부
    '12.9.18 3:44 PM

    예~ 쬐끔 캥기더라구요. ^ ^*

  • 2. 백만순이
    '12.9.17 8:33 PM

    정말 뒤가 캥기시기는 하셨나보네요~ㅋㅋ
    근데 잘드셔도 너~어~~~~~무 잘드셨네요!

  • 게으른농부
    '12.9.18 3:44 PM

    저희집 두번째가훈이 먹고죽은 귀신 때깔도 좋다 입니다. ^ ^*

  • 3. 베비뿡
    '12.9.17 8:40 PM

    ^^* 히히히 맛있겠다 ㅋㅋ

  • 게으른농부
    '12.9.18 3:45 PM

    기왕 먹는거 맛있게...... ^ ^*

  • 4. 쐬주반병
    '12.9.17 9:15 PM

    어라..오늘을 파란 병이 안보이네요.
    농부님 글 보면, 파란 병이 정말 반가웠는데..
    송산 포도 박스에 좌절하고 갑니다. 송산 포도 완전 좋아하는데..제부도 대부도 화성쪽이신가요?

  • 게으른농부
    '12.9.18 3:46 PM

    충남 공주고요~ 파란병은 발밑에 숨겼습니다. ^ ^*

  • 5. 솜이맘
    '12.9.17 11:33 PM

    다행입니다 태풍이 빨리 가서요 피해없으셨는지 걱정되네요 저도 농사를 쬐끔 짓는지라
    농부의 맘은 다 같습니다

  • 게으른농부
    '12.9.18 3:46 PM

    에고~ 농사를 지으시는군요. 별탈 없으셨는지......

  • 6. 비타민
    '12.9.18 6:51 AM

    우와... 농부님댁 가축들은 너무 좋을것 같아요~^^ 햇알밤에, 포도에.. 완전 좋은것들 많이 먹네요~^^

    올해 태풍이 너무 자주 오는것 같아요.. 피해도 큰것 같고요 ㅠㅠ

    일단 잘 드시고, 숨 고르기... 중이시군요.ㅎ 여튼.. 피해 없으셨음 좋겠네요~^^

  • 게으른농부
    '12.9.18 3:49 PM

    공장사료를 거부하다보니 닭들 영양소를 제대로 공급하기가 쉽지 않거든요.
    밤수확이 끝나면 상품성이 없는 알밤들을 분쇄기로 갈아서 주기도 하는데 닭먹이가 항상 큰 숙제입니다. ^ ^*

  • 7. 굿라이프
    '12.9.18 10:24 AM

    ㅋㅋㅋ 와~ 정말 의연하십니다~ 별일 없으신거죠? 밤나무며 퇴깽이, 달구들 괜찮은거죠?^^
    너무 너무 맛날것 같은 진수성찬이네요.

  • 게으른농부
    '12.9.18 3:50 PM

    뭐~ 어떻게 할 도리가 없으니...... 농한기에는 혼자 가끔 즐기기도 하는데
    근래들어 이렇게 혼자 차려먹기는 첨이네요. ^ ^*

  • 8. 보리피리
    '12.9.18 11:01 AM

    하늘이 하는일 두팔로 어찌 막을까요.
    피해가 많지않기를 바랍니다.

  • 게으른농부
    '12.9.18 3:50 PM

    덕분에 별 피해없이 잘 지나갔습니다. ^ ^*

  • 9. 와인갤러리
    '12.9.18 4:33 PM

    정말 재미있게 읽었어요.
    글도 참 재미있게 쓰시네요.
    그런데 저기 위에 개 두마리는 농부님이 구하신거예요?
    복날에 이슬로 사라질 것을 구하셨다는 뜻인지...
    얼핏보니 종자도 좋아보이는데 (한마리는 래브라도 아닌가요?)

  • 게으른농부
    '12.9.18 6:23 PM

    리트리버종은 삼순이 도사견은 삼돌이랍니다.
    식용견사육장에서 어린 녀석들을 데리고 왔는데 지금은 숲속에서 한가닥중입니다. ^ ^*

  • 10. 내사랑동키
    '12.9.18 4:47 PM

    ㅋㅋ게으른 농부님 너무 귀여우세요^^(죄송^^;;)
    볕 탈 없이 잘 지나갔다니 너무 다행이에요~

    오늘 또 비가 많이 온다던데~~
    이 또한 잘 지나가길 바래요^^

  • 게으른농부
    '12.9.18 6:27 PM

    아녀요. 죄송은요~
    벗겨진 머리 보시면 후회먼저 하실건데요 뭐~ ^ ^*

    호우에 여러번 혼나서 그건 괜찮습니다. 이젠 바람이 무서워요~ ㅠㅠ

  • 11. carry1981
    '12.9.18 9:14 PM

    근데요..정말 쌩뚱맞은 질문인데요..
    고기접시위에 젓가락을 올려두면 처녀귀신이 오나요?
    정말 그런 속설이 있는거예요..???

  • 작은언덕길
    '12.9.19 12:28 PM - 삭제된댓글

    웬지 너무 귀여운 질문이신데요
    아마도..
    고기 좋아 하는 처녀 귀신은 오지 않을 까요?

  • 게으른농부
    '12.9.19 7:20 PM

    ㅎㅎㅎ 그런 속설은 못들어봤고요.
    예전에 어느 방송에 보니까 무속인들이 귀신들과 접신인가? 하면서 초코파이도 주고 하길래
    혹시 저희 농장주변에도 배고픈 귀신들이 있으면 와서 먹으라고...... 혼자먹기 너무 심심하니까......

    근데 고기 좋아하는 처녀귀신도 아마 오진 않을거 같아요.
    머리벗겨진 못생긴놈 쳐다보며 먹는것도 고역일테니......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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