엊그제 바쁜 일손을 돕기위한 작은 모임이
저희 농장에서 있었습니다.
농부의 처지를 서로 이해하는 분들이라
모임때면 저마다 먹거리를 챙겨서 모이는데
이날은 조금 특별한 먹거리가 있었습니다.
바로 장뇌삼과 도축장에서 직접 맞춰온 안심......
여주의 10만평 숲속에서 장뇌삼을 재배하시는 분이 가져오신 장뇌삼입니다.
대부분 인삼, 장뇌삼들도 농약을 사용해서 키우는데
이분은 자연재배방식을 고수하고 계십니다.
매년 식재면적을 늘려가는 중인데 현재 2만평정도 식재......
여름내 농사일에 지친 동생 먹으라고
저렇게 꼼꼼하게 포장해서 별도로 한박스를 주시네요.
드디어 모임의 가장 즐거운 먹는시간......
오늘은 마님께서 일이있어 참석을 못하시는 바람에
술 그만먹으라는 잔소리도 없고......
옆에서는 고운 손길들이 쌈싸서 입에 넣어주고
숯불위로는 푸짐하게 안심이 널부러져있고
개울물이 흐르는 고무통에는 종류별로 술들이 둥둥 떠다니고......
아싸~ 오늘 당쇠 팔자 피는 날이다~~~
별도로 오리고기와 목삼겹을 준비했는데
입안에서 살살녹는 안심에 밀려
냉장고에서 꺼내지도 못했다는......
아우성치는듯 살아가는 모습이 싫어 이 산중으로 숨어들었건만
마음따뜻한 사람들과 함께 한다는 것은
정말이지 행복 그 자체이기도 합니다.
어찌보면 형제보다 더 서로를 잘 이해하는 처지이기도 하다보니
모두가 스스럼이 없습니다. 시종여일 화기애애함 그 자체......
표고밭에서 표고도 따다가 굽고
밤도 주워다가 군밤도 먹으며 이야기꽃을 피우고
닭장에 들어가 달구들 꽁무니를 뒤져 직접 먹을 계란들도 꺼내고.......
그렇게 즐거운 하루를 보내고 모두 떠나보낸 뒤......
어스름한 저녁 홀로 천막에 누워 천장을 보니
마음 한켠에 구멍이 뻥~ 뚤린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