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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친토크

즐겁고 맛있는 우리집 밥상이야기

진짜 밥상에 관한 진상적인 사고랄까......

| 조회수 : 13,423 | 추천수 : 7
작성일 : 2012-08-14 20:01:59

 

82쿡의 그 다양하고 신기에 가까운 레시피에 불구하고

(어떤때는 그런 요리를 하는 분들을 아내로 두신 남편분들이 너무 부럽습니다)

저희 마님은 거의 비슷비슷한 밥상을 고수하시는 중입니다.

그리고 82에서도 투박한 시골밥상외에는  음식이라고 여기지를 않으시는

그 초지일변의 쇠심줄같은 고집까지......

 

"원래 조리과정이 복잡하지 않아야 건강한 음식이야~"

 

그 말씀에 절대복종을 자처하며 "아~  예~~~"

그저 입안에 꾸역꾸역 처넣기는 하지만

그래도 맨날 그 국에 그 나물뿐인 밥상은 질리지가 않습니다.

 

하긴 제 나이도 낼모레면 오십인데

무뇌아의 뇌도 이쯤되면 철이 들만도 합니다.

나이 몇살 더 먹은 어느날 아침에 눈떴다고 줘 터지는 불상사를 예방하려면

지금부터라도 손바닥에 탄내가 나도록 비벼야 하니......

(직장생활하면서 이랬으면 벌써 전무달고 ......     그럼 명퇴만 남았을라나요? ^ ^)

 

 

 




어쨌거나 그 이름도 거룩하신 마님의 세뇌덕분에

먹거리를 대하는 태도가 많이 달라졌습니다.

 

일하다가 배가고프거나 혹은 갈증이 난다면

쪼르르 밭에 달려가 토마토 하나 베어물고

혹은 오이 하나 깨물어 먹고......

 

달구들 간식을 주면서도 한입 먹어보면서

아~  요정도면 얘들이 좋아하겠구나 싶은 마음도 들고......

(이따금은 달구들 먹일 풀들이며 쑥을 입에 넣고 씹어보기도 합니다.

껌대신...... ^ ^)

 

 

어쨌거나

마누라 눈치봐가며 아후~  너무 맛있다 를 연발해가며 밥을 넘겨야 하는 입장이지만

그래도 재밌는 것은

어느 유명한 한정식집의 밥상도 서너번이면 질리지만

마누라표 밥상은 십여년이 지난 지금도 절대 질리지 않는다는 거......

 

아마 그게 그런 모양입니다.

아내의 밥상이 우리 장모님과 엄니의 밥상이고 우리 할머니의 밥상이고

내 몸을 이루는 세포들이 시공을 뛰어넘어 원하는

그 아주 오래된 ......

 

내 몸이 원하는 밥상인 모양입니다.

 

 

 

2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양치기소녀
    '12.8.14 9:15 PM

    오늘도 변함없이 풋풋한 건강 밥상에 정겨운 글이네요.
    마나님께 사랑받는 법을 잘 알고 글 쓰신듯!!

    근데 항상 통째로 올라오는 마트표 된장은 옥에 티!!라고
    이 연사는..코딱지만한 소리로 외쳐봅니다.ㅋㅋ

  • 게으른농부
    '12.8.15 5:55 PM

    ㅎㅎㅎ 맞아요.
    저희도 메주콩을 심어서 된장, 간장을 담는다고 매년 결심을 하는데
    그게 잘 않되네요. ^ ^*

    된장찌개나 조선간장은 아직 장모님표나 직접 만드시는 분들의 것을 사용하는 중이고
    유독 쌈장은 -워낙 헤프게 제가 잘먹어서...... ^ ^*- 공장표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 ^

  • 2. 최강창민좋아
    '12.8.14 9:15 PM

    귀농을 꿈꾸며 사는 제게는
    부러운 밥상인데요.
    풋고추가 너무 맛나보여서 부럽부럽..입니다.

  • 게으른농부
    '12.8.15 5:58 PM

    그러시군요. 귀농......
    시골살이의 고달픔 속에서도 저런것들이 있어 위안이 되기도 합니다.
    근데 이제 풋고추가 들어가는 시기라 매운것들만 있어서 보내드리기도 그렇고...... ㅠㅠ

    그냥 매워도 상관없으시면 쪽지로 주소와 성함 전화번호 남겨주시면
    되는대로 보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 3.
    '12.8.14 10:37 PM

    항상 멋스러워야 하고 음식이 먹는 것 보다는 보여주는 것이라는 느낌이 강한 곳인데
    게으른 농부님 글을 보면 마음이 푸근해집니다
    사실 저리 먹는 집이 더 많을 것이라 굳게 믿고 싶어지는 1인 ㅋㅋㅋ

  • 게으른농부
    '12.8.15 6:00 PM

    아내도 저도 천성이 촌스러워서인지
    그냥 어릴적 엄마가 해주시던 밥상을 더 좋아하게 되네요. ^ ^*

    특히나 농사를 시작하면서 그런 밥상에 더 집착을 하게 되요. ^ ^

  • 4. 오달
    '12.8.15 12:02 AM

    맛있는 글 그림 잘보고 있습니다. 얼마나 정답게 사시는지 눈에 선하네요. ^^윗님말씀처럼 쌈장통이 항상 먼저 눈에 들어와서..ㅋㅋ 궁굼합니다. 그냥 통을 재활용하는건지...시판쌈장그냥 사용하는건지...

  • 게으른농부
    '12.8.15 6:02 PM

    제가 쌈을 워낙 좋아해서 장모님표 된장, 고추장으로는 감당이 않됩니다.
    그래서 항상 공장표쌈장을 먹습니다. ^ ^

    조만간 저희도 메주띄우고 간장, 된장, 고추장을 직접 만들어 먹을 수 있겠죠? ^ ^*

  • 5. 매화
    '12.8.15 7:29 AM

    어머머머머머, 제일 부러운 밥상인데요 ㅠ 저거 다 집에서 키우신거 드시는 거잖아요 ㅠㅠ 이런게 어딨나요.
    저와 저의 아버진 시골 텃받에 난 풋고추와 깻잎, 상추에 할머니표 고추장이면 밥을 몇그릇이라도 비우는데요.. ㅠㅠ 이건 반칙입니다!

  • 게으른농부
    '12.8.15 6:04 PM

    에휴~ 그래봐야 반찬 몇가지 않되는데요. ^ ^*

  • 6. 북소리
    '12.8.15 9:10 AM

    건강밥상 확실합니다!!!
    저희집보다 더 낫다고 생각되네요.
    뭔가 많이 아는 마님이신 듯~~ㅎㅎ

  • 게으른농부
    '12.8.15 6:05 PM

    에휴~ 아닙니다. 저희 마님도 저도 가방줄 짧고 ......
    특히나 마님께서는 초인적인 주먹을 가지고 계시는 탓에 ...... ㅠㅠ

  • 7. livingscent
    '12.8.15 12:48 PM

    싱싱한 풋고추가 너무 너무 맛있어 보여요^^
    전 매운건 잘 못먹지만 저 풋고추를 쌈장에 푹 찍어서 밥이랑 같이 먹고 싶네요^^

  • 게으른농부
    '12.8.15 6:10 PM

    한때는 베란다에 화단을 만들어 먹거리를 재배하곤 했었는데
    그게 성에 차질 않아 마님의 눈총을 받아가며 그냥 땅을...... ^ ^

    요즘은 풋고추가 다 매운데 그래도 괜찮으시다면 주소와 성함 전화번호를 남겨주시면
    넉넉치는 않아도 조금이라도 보내드리겠습니다. ^ ^

  • livingscent
    '12.8.16 7:27 AM

    절대 게으르지 않으신 게으른농부님^^
    말씀만으로도 정말 눈물이 날 정도로 감사하네요^^
    제가 받아 먹을수 있는 위치에만 살아도 정말 염치 불구하고 주소를 얼른 보내드리고 싶습니다만
    태평양도 건너고 미대륙을 횡단을 해야만 제가 사는 곳이 나와요 ㅠㅠㅠㅠ
    말씀만으로도 저 풋고추 한 푸대자루를 받은것과 같습니다~~
    정말 고맙습니다^^

  • 게으른농부
    '12.8.16 11:58 AM

    허걱~ 태평양건너...... ㅠㅠ
    에구~ 이를 어쩐대유~~~

  • 8. 프리지아
    '12.8.16 5:18 PM

    게으른 농부님.....펜입니다...사생펜은 되지 않을테니 걱정마시고요...

    늘 소박하고 진솔하고 유머러스한 글에 마음까지 밝아집니다..

    건강밥상드시고 백세까지 장수하세요....부럽습니다...ㅋㅋ

  • 게으른농부
    '12.8.16 6:52 PM

    어? 저희 마님을 닮은 꽃이 프리지아인데......
    연애시절에는 꽃집에 한두달치 선금을 맞겨두고 배달을 시키기도 했던......

    가끔 그런 생각을 하곤 합니다. 초심 이라는 단어......

    때로는 그 마음을 잃을까 두렵기도 합니다.

  • 9. marina
    '12.8.16 5:51 PM

    전 10평짜리 손바닥만한 텃밭하는데도 밭 일에 게을러 지는데
    게으른 농부님은 더위에 어떻게 하셨나요...
    우리 남편은 수확 전문이라 재배와 호미질은 저의 몫이랍니다..ㅠㅠ
    이제 고추,방울토마토,오이들의 정글이 되어버린 텃밭 정리하고
    김장무랑 배추를 심어야하는데..이번 주말이 두려워지네요...^^
    게으른 농부님의 밥상은 우리 남편이 선호하는 밥상입니다.^^

  • 게으른농부
    '12.8.16 7:01 PM

    그게...... 허접한 비닐온실이 20평이 정도인데 나머지 쬐끄만 노지텃밭 2-300평에 심어놓은 녀석들도
    매일 물주고 ......
    그보다 더 골치아픈 것이 최소한 6천평정도를 예초기로 제초작업을 해야 한다는 문제가 있네요.
    현재진행 중입니다. ^ ^
    하지만 정신적인 스트레스는 바깥어른이 더 심할 것 같습니다.

    20년가량의 직장생활끝에 얻은 결론은
    내 영혼을 쏟아부어 욕심많은 자들의 배를 나오게 하느니
    차라리 가난하지만 맑은 영혼을 유지하겠다는 다짐이랄까요? ^ ^*

  • 10. mabelle
    '12.8.17 11:17 PM

    게으른 농부님. 진짜 공감가는 말씀이에요. 내 영혼을 쏟아부어 욕심꾸러기들의 배를 나오게 하고있나 하는 자괴가 직장생활을 할수록 들거든요. 그런 점에서 농사가 제일 정직한 일이란 생각이 들고요. 제가 요즘 생각하는 바를 딱 말씀하셔서 반가운 맘에 로긴했어요.

  • 게으른농부
    '12.8.19 7:42 PM

    상고를 졸업하고 20년 가까이 금융권에 있었습니다.
    물론 운이 많이 따라주어 초고속승진에 남부럽지 않은 몸값에 지냈었지만
    넘버투인가요? 영화대사처럼 백조가 물위에 우아하게 떠있지만 물밑에서는 *나게 발질을 ......

    한때 그런 얘기가 유행이었죠. 월급쟁이가 신종 노예라고...... ^ ^*
    보다 평등하거나 혹은 공평한 부의 분배가 이루어지는 사회가 되었으면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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