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새 몇일동안 습관이 되서 그런지 새벽 3시 반에 깼습니다.
TV를 켜니 전반전 게임중 스코어는 1:0 ㅎㅎ
기분좋게 보다가 후반전 구자철의 시원한 쐐기 골....
창밖으로 훤해지며 아침이 열리는 순간에도
느긋하고 기쁜 마음으로 다시 침대로 쏙.... 늦잠을 잤습니다.
아들녀석이 지난 7월 한달 동안 삿뽀로에서 열리는 PMF(Pacific music festival)에 참가중이었습니다.
마지막 콘서트를 토쿄의 산토리홀에서 한다고 했는데 제가 바빠서 가지 못한다고 했었어요.
그런데 7월 20일쯤 연락이 왔는데 첼로 수석으로 콘서트에 선다는 것이었어요.
가까이서 연주하는 것도 그렇고 프린서플로 연주한다는데 안가볼 수가 없더라구요.
딸내미하고 같이 가자고 얘기를 하고 급히 항공권과 숙소를 알아보고 다녀왔습니다.
산토리홀 내부는 찍지 못했는데 연주하는 내내 너무 황홀했습니다.
웅장한 관악기의 음파가 저의 머리와 가슴을 두둥.. 울림으로 다가오더니 오보에의 맑은 소리와 클라리넷의 절제된 음색.
섬세한 바이올린은 저의 머리카락 한올 한올을 감싸면 스쳐갔습니다.
첼로석 맨 앞자리에서 온 몸을 첼로에 맡기며 그 자체로 연주하는 아들의 모습은 더할나위없이 제게는 행복이었습니다.
옆에 앉은 딸아이의 손을 꼭 잡고 두시간의 연주 내내 그 손을 놓지 못했습니다. ㅎㅎ
그 다음날 점심을 아들과 같이 하면서 어느덧 훌쩍 커버린, 이제 음악가로서의 자질을 조금씩 선보이는듯하는 모습에 정말 고맙고 순간 돌아가신 엄니 생각에 우리 모두 잠시 정적으로 마음을 달랬습니다.
딸내미가 일본어를 하는 까닭에 가기전부터 이런저런 고민은 안했지만 숙소서부터 맛집까지 다 알아보고 구석구석 볼만한 곳도 다 챙겨주니 아주 좋았습니다.
숙소에서 30분정도 떨어진 시부야에 갔습니다.
여기도 명동 저리가라할 만큼 사람들로 붐비더군요.
또 얼마나 더운지 골목에서는 뜨거운 바람이 나왔습니다.
함박스테이크 전문점이었는데 양도 많고 후식도 좋고 또 가격도 나름 좋더군요(990엔)
주문할 때 딸아이가 일본어로 안하고 영어로 주문을 하더라구요.
그래서 제가 왜 그러냐고 물었더니 딸아이 왈 " 아빠! 얘네들은 일본어보다 영어로 해줘야 돼! 그리고 바로 일어 써주면 껌뻑 하거든. ㅎㅎㅎ"
ㅋㅋㅋ 저도 배꼽을 잡고 웃다가 일어로 추가 주문을 하는 딸아이를 한참동안 바라보았습니다.
조금있다가 '펑'하겠습니다. ㅎㅎ ☞ 제 아이들 사진'펑'했어요.
닭도리탕 먹고싶다는 딸내미의 주문에 득달같이 준비해서 만들었습니다.
큰닭 두마리를 하다보니 양이 조금 많네요.
중불에 놓고 닭고기에 제가 만든 감고추장과 고춧가루, 마늘과 후추와 소금 약간... 그리고 아주 중요한 주태기름을 두 숟갈 넣고 조림니다.
가운데 마늘위에 놓인것이 주태기름입니다.
중요하다고 말씀드린 주태기름은 소의 콩팥주위에 붙어있는 기름을 녹여 내린 후 4번 중복해서 볶아 고추기름을 낸 것입니다.
만드는데 하루가 꼬박 걸리는 것인데요.
언제 한번 올리겠습니다.
초벌 볶은 후 물을 한컵 붓고 절반정도 익을 때까지 볶아줍니다.
이 때는 막 젓지말고 키질 하듯이 냄비째 흔들어서 섞으면 좋습니다.
주걱이나 국자로 저으면 닭고기가 뭉그러지거든요....
감자와 양파는 굵게 썰어서 준비하고 대파는 따로 채를 썰어 둡니다.
불을 세게 올려서 야채가 다 익을때까지 한 두번 저어줍니다.
이제 다 된것 같군요.
따로 썰어놨던 파를 넣고 1분만 뚜껑을 씌웠다가 드시면 됩니다.
삼겹살 수육입니다.
고기를 한 번 끓여서 버리고 냄비 안에도 싹 씻어냅니다.
고기에 붙어있는 건더기도 손으로 비벼서 다 제거하고 다시 끓입니다.
부재료는 된장, 무와 양파 생강 그리고 뿌리째 넣는 대파, 통후추와 올리브잎, 마늘입니다.
커피도 조금 넣으면 사진에서 보는것보다 진해집니다.
그냥 하면 금방하는데 점점 게을러지니 큰일입니다.
수육의 중요한 포인트는 퍽퍽하지않게 삶는것이지요.
쫄깃하면서도 부드러운정도면 최고의 맛이 보장되잖아요??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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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들 애완동물 사진 올리시는데 저는 그런게 없어서 그냥 애완토마토 사진 올립니다. ㅎ
- 저도 해보고 싶었음. ㅋㅋㅋ
6개의 토마토 화분입니다.
지난번 태풍에도 잘 견뎌주고 매일 아침 일찍일어나게 해 주니(물을 줘야하거든요) 늘 고맙지요.ㅎㅎㅎ
얼마나 이쁜지 몰라요.
그런데 갑자기 더워져서 매일 물을 주니 열과가 조금 있네요.
지금은 큰 놈은 3미터가 넘어요. 열매도 엄청 달리고.....
무거워지니 가지가 부러질까 조심스럽네요.
2일에 한번정도 따는데 이거 재미가 쏠쏠합니다. ㅍㅎㅎㅎ
이렇게 모아놓고 찍어보니 마치 보석같단........
p.s : 아들 연주곡은 줌인/줌아웃에 올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