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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짭짤 고소한 김혜경의 사는 이야기, 요리이야기.

제 목 : 가뿐해진 냉장고 [명절음식 알뜰하게 먹기]

| 조회수 : 8,232 | 추천수 : 106
작성일 : 2003-09-14 22:03:41
지난 한달 동안 저희 냉장고 참 고생했어요.

촬영 기간내내 촬영을 위한 재료들 때문에 파 한뿌리도 제대로 꽂을 틈이 없을 만큼 빡빡했다가 조금 숨통이 트일 만 하니 또 추석. 이런 저런 것들을 채워서 또 어디 냉기가 제대로 돌까 싶었는데 이제 헐렁헐렁 빈칸이 보이네요.

워낙 음식을 조금씩 장만했고 남은 건 동서네 집으로, 시누네 집으로, 어머니 다니시는 노인정으로 보내고 나니 오늘 저녁부로 완전히 정리!! 내일부터는 새 반찬을 해서 맛있게 해먹을 수 있을 것 같네요.

저희 제사상이나 차례상에는 세가지 생선을 쓰는 데 모두 합치면 9마리 정도 되죠. 그것도 씨알이 굵은 놈으로 써야 아들들이 잘 된다는 어머니 말씀 때문에 울며겨자먹기로 상당한 비용을 지출했었죠. 거기다가 낙지를 젓가락에 감는 낙지꾸리도 보통 9마리. 이렇게 올리고 나면 생선을 여기 저기 싸주고도 남아서 결국 냉장고 안에서 한참이나 묵어야 겨우 다먹을 수 있었어요.

그런데 올해는 어머니는 좀 섭섭하실 지 몰라도 줄여야겠다고 마음 먹은지라 생선도 다섯마리, 낙지도 다섯마리, 전도 부쳐놓고 보니 보통 때의 딱 절반이더라구요. 그렇게 음식이 적으니 남을 것도 없어서 싹싹 비웠어요. 물론 비용도 다른 해보다 덜 들었죠. 진작 좀 이랬어야했는데...

냉장고도 가뿐해졌고 제 맘도 가뿐해졌고 음식물 쓰레기통도 가뿐해졌고.

그런데 저희처럼 음식을 줄이지 못해서 아직도 냉장고 안에 먹던 음식들이 남아있는 집들 많죠?
일단 나물중 시금치나물은 버리세요. 자칫 하면 쉬어요. 시금치는 버리고 도라지와 고사리는 다시 한번 볶아두세요. 그러면 며칠은 더 견딜 수 있어요. 그냥 반찬으로 드셔도 되고 잘게 썰은 다음 찬밥과 달걀을 넣어 반죽해서 밥전으로 부쳐서 드세요.

고기산적은 부위가 좋은 건 다시 데워먹어도 그리 질기지 않지만 그렇지 않은 건 딱딱해서 먹기 어렵죠. 커터에 갈아서 냉동해주세요. 다진 쇠고기볶음 용도로 쓰시면 되죠.

생선 남은 건 매운탕을 끓여드시던가 탕수어 같은 걸 해서 드세요. 상에 올랐던 그대로 암만 올려봐야 가족들의 관심을 끌기는 어렵죠. 전 민어 한마리 남았던 거 어제 저녁에 매운탕 끓여먹었어요. 매운탕 끓이실 때 양념장 아주 싱겁게 해서 끓이세요. 생선 자체에 간이 있어서 평소처럼 끓이면 짜서 드시기 어려워요.

나박김치 같은 건 김치냉장고에 두면 상당기간 괜찮을 거구요, 혹시 식혜가 아직 남아있는 분들 한번 끓여서 식힌 후 냉장고에 넣으세요. 금방 시어져버려요.

돌아올 설부터는 집집마다 음식을 조금만 장만해서, 며느리들이 명절을 노동절이 아닌 명절로 보내게, 신문이나 잡지 등에서 남은 설음식 특집을 하지 않아도 되게, 냉장고의 온도를 강에서 중으로 옮겨놔도 되게, 그렇게 모든 가정이 개혁을 했으면 좋겠네요.
1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나나
    '03.9.14 10:12 PM

    추석 잘 보내셨네요^^...
    궁금한게 있는데요??
    낙지 꾸리가 뭐예요???
    첨 들어보는 요리 이름이라서 궁금해 지네요..
    낙지 호롱이랑 비슷할듯 한데요^^...

  • 2. pabi
    '03.9.14 10:16 PM

    와....
    저두 처음으로 일등이라는 것을 해보네요.
    저희는 차례를 지내지는 않지만 형제들이 많이 모이는 관계로 음식 많이 하는데요 이제는 아이들이 커서 그런지 굉장히 잘먹네요.
    저두 집에서 튀김 2가지 전3가지 약식 3킬로 가서 녹두전에 갈비 샐러드 잡채 등등 했는데요
    녹두전만 조금 남고 거의 다 먹었어요.
    힘은 들었지만 맛있게 다먹어서 기분이 좋네요.
    오늘 동서들 또친정에 수고하고 고마웠다고 전화하고 추석 끝냈내요.
    세상의 모든 며느리들 또 태풍에 마음 아프신 모든분들 이제 다시 시작해요.
    모두 힘내세요......

  • 3. 김혜경
    '03.9.14 10:18 PM

    낙지 젓가락에 감는 거요. 그거 호롱이라고 하나요? 여기서는 꾸리라고 하는 것 같던데...

  • 4. 새벽달빛
    '03.9.14 10:23 PM

    전 시댁 제사서 낙지 감아서 쓰는데도 지금까지 이름도 몰랐네요. ^^;;

  • 5. 경빈마마
    '03.9.14 10:25 PM

    김치 밖에 없습니다.
    당장 내일 공장 점심과 반찬 걱정하고 있네요.
    저도 딱 한 접시씩만 해서 다 먹었고...고기 사다가
    술 안주 하고 그랬네요.
    삼촌들이 나는 못 그리는 그림그려(?) 통닭도 사주고,
    난 설거지하고 틈만 나면 방에 누워 있었지요.
    아~~~~~~나! 정말 싫어!
    모두 나만 보고 있고,
    밥~~줘! 하는 표정들....
    주머니가 가벼우니 대접도 잘 못하겠더라구요.
    내일부터 생활전선에서 또 전쟁입니다.

  • 6. 옥시크린
    '03.9.15 1:27 AM

    추석보내고 또 3일만에 들어왔네요.. ^^
    잘 보내셨죠?
    결혼후 처음 맞는 명절이라서 분위기가 어떨까 했는데.. 편안하고, 조용히
    잘 보냈어요..
    어머님이 편찮으신 관계로 음식들을 조금씩 하셔서 남는 음식 없어서
    좋긴 했는데.. 이번엔 별로 소득?이 없었네요.. 헤헤~
    아~~ 내일부턴 또 평범한 하루가 시작되네요..
    선생님도 집필잘 하시고, 좋은 하루 되세요 ^^***

  • 7. arete
    '03.9.15 3:03 AM

    저희는 꽉찬 냉장고예요.
    시어머니 큰동서가 싸주신 음식들...전,생선,떡,과일...요것들로 또 며칠은 버티겠죠.

  • 8. june
    '03.9.15 3:06 AM

    추석기간 동안의 상당히 배가 고팠다져... 다른 회원분들은 힘들게 음식하시는데.. 전 그 음식이 먹고 싶어서 상상만 했어요 ㅠㅠ

  • 9. yuni
    '03.9.15 9:59 AM

    저도 차례음식 구역꾸역 다 먹이고(식구들이 슬슬 불만을 하데요 어제낮엔...)
    어제 저녁부터 새반찬 해먹습니다.
    추석전에 홈쇼핑에 주문해논 냉동새우 해동해서 큰 소쿠리로 하나 가득 새우튀김 해 먹었습니다.
    저 말고는 모두 새우킬러거든요. 일순간에 잠잠해지더만요.또 맵고 칼칼한 반찬 많이 해 먹어야겠어요. *^^*

  • 10. 쫑아
    '03.9.15 12:57 PM

    남은 산적을 갈비찜 처럼 물 붓고 고기 양념 좀 첨가해서 푹 익혀 보세요. 부드럽고 먹을만 하더라고요. 저도 항상 산적은 먹다먹다 버렸는데 이번에는 안 버렸어요.

  • 11. 줌인
    '03.9.15 2:23 PM

    명절 또 제사 올해 저희집 행사는 끝났습니다 어젯밤 또 제사였거든요 다시 냉장고가 가득 합니다 회원들에 정보를 얻어 맛나게 재활용 해야 겠습니다 모두 고맙습니다 그럼 이제 힘을 내어 다시 기뿐마음으로 살아야죠

  • 12. 다린엄마
    '03.9.15 7:05 PM

    와~ 이렇게 머리에 쏙쏙 들어 올수가...감사합니다!

  • 13. orange
    '03.9.15 7:30 PM

    저도 산적은 뻣뻣하고 맛없어서 맨날 버렸는데 갈아서 먹으면 될 것을.... 감사합니다.. ^^
    나물 잔뜩 남은 거 된장 풀고 고추가루 좀 넣어서 찌개 끓였어요... 나물찌개... ^^
    저희 식구들은 이 나물찌개 좋아하거든요... 밥이 잘 넘어가요.....

  • 14. 둥이맘
    '03.9.17 11:25 AM

    저희 시댁도 이번에 어머님 편찮으신 걸 핑계삼아 음식을 지난해 삼분지 일 수준으로
    줄였거든요. 돌아올 때 빈손으로 오니 그게 좀 섭섭하긴 하드만
    정말 편하고 좋더군요. 하긴 바리바리 싸와도 그거 아깝다 핑계대고 열심히 먹지만
    버리는 게 절반이었거든요. 모두들 명절 음식의 양을 절반으로 줄여보심이 어떨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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