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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짭짤 고소한 김혜경의 사는 이야기, 요리이야기.

장보러 가다!!

| 조회수 : 5,916 | 추천수 : 100
작성일 : 2003-09-09 21:09:53
오늘 아침 CBS방송 하러 갈 때까지도 메모가 안돼 있었어요. 장 볼 마음의 준비가 안돼있는 거죠.

혹시라도 길 밀릴까 싶어서 다른 날보다 10분 일찍 방송하러갔더니 평소보다 20분 먼저 도착.
그래서 방송국 부조 한귀퉁이에서 메모를 열심히 했죠.
생각나는 대로 적어보고, 그리고 상에 올릴 음식을 생각하면서 재료 짚어보고...

우리 넷이나 되는 동서들은 조선일보 컬럼도 못봤는지 전화 한 통화 없고, 물론 저도 그러려니 하고 기다리지는 않았지만, 제수씨들이 늘 그러니까 kimys는 자신이 동행해주겠다고 하고.
방송 후 집으로 들어가서 kimys를 태우고 장보러 갔어요.

어디로 갈까, 홍은동 시장은 주차도 어렵고, 카트가 없어서 마트보다 힘 들고 또 오늘 같은 날은 비를 맞을 수 밖에 없고.
하나로클럽은 멀기도 할 뿐더러, 하나로에서 장을 보면 다른 데서 사야할 것이 있고.
마포농수산물 유통센터 가고 싶은데 주차사정이 어떨지 모르겠고...

일단 마포농수산물센터로 가기로 했어요. 가면서 주차장 혼잡해서 못들어가면 그냥 자유로로 빠져서 '하나로' 가기로 하고.

아니나 다를까 까르푸 건너편 출입구는 들어가려는 차들로 혼잡해서 들어갈 수가 없어요. 혹시나 싶어서 뒷문으로 갔어요. 난지도, 거기 하늘공원인가요, 갈대숲 끝내주는 곳, 거기 올라가는 순환버스 종점 맞은편에 있는 출입구쪽이요, 이리로 가보니 출입도 한산하고, 주차장도 텅텅 비어있고. '상인 주차장'이라고 되어있는데 그냥 차를 세웠죠.

일단 다농마트에 가서 햅쌀이랑 설탕이랑 술이랑 밀가루 이런 공산품과 채소종류를 조금 샀어요.
다농에서 나와서 생선, 조기랑 도미랑 민어랑 낙지 사고, 과일도 사고, 채소랑 달걀이랑 모두 샀죠.
저 이 시장이 점점 더 좋아지는 거 있죠? 일단 재래시장 분위기가 물씬 풍기잖아요, 필요한 건 거의 모든 것을 구할 수 있고. 게다가 건물안에 있어 비맞을 염려가 없고,  카트를 끌 수도 있고.

아, 그런데 기분 좋게 장보고 나왔는데 비가 억수로 쏟아지네요. 제 맘 같아서는 저는 비를 맞더라도 카트나 우산을 좀 씌워 줬으면 좋겠는데 kimys는 마누라 비맞으면 안된다고 쌀포대는 비를 맞히면서 제 머리에만 우산을 씌우고...웃을 수도 울 수도 없는...

집에 돌아와서 장 본거 모두 풀고,
나박김치 담그로, 동그랑땡 반죽도 만들어두고, 녹두전 속도 준비해두고, 추석날 저녁에 시누이네 식구들 오면 해주려 하는 가지찜도 준비해두고.
갈비찜은 어제 미리 재워뒀고, 고사리도 삶아서 불려뒀고, 토란탕 끓일 양지머리육수도 뽑아놨고..
이제 내일 동서들 모이면 전이나 부치고 나물이나 볶으면 일도 별로 없을 듯하네요.
떡 하나 안하는 게 이렇게 표시가 날 줄 이야. 쌀 씻어서 불리고 떡쌀 건져놓고, 깨 빻아놓고 , 방앗간으로 떡쌀 빻으러 가고, 이 정도만 안해도 한결 일이 줄어드네요.
거기다가 식혜도 엿기름이 티백에 들어있는 식혜만들기로 할거니까...

내일 즐거운 마음으로 음식장만 잘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여러분들도 가벼운 마음으로 추석 잘보내세요.
귀향길 운전 조심하시구요, 돌아오는 길엔 태풍이 올라올 지도 모른다니까 더더욱 조심하세요. 그럼 ...
20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jungfa
    '03.9.9 9:13 PM

    일등이라 넘^^ 좋아서 한 번^^

  • 2. 러브체인
    '03.9.9 9:16 PM

    부지런히 장 다 보셨네요.
    기름 냄새 지글지글 나는 추석이 며느리들에겐 인고가 필요하지만
    그래도 사람냄새가 나는거 같은건 확실하죠.
    전 꼬치산적 하려고 사왔던 (해서 시댁에 가져 가려고 했었어요) 소고기 걍 불고기양념해서 재워 버렸구요.
    동그랑땡 하려고 사왔던 돼지고기로는 어제 마파두부 해먹고 남은건 저도 동그랑땡 양념해서 걍
    넣어 두었다가 담에 해먹으려구요.
    병원에 해다드리고 싶지만 그런건 좋아하시지도 않거든요..나물도 안드시고 명절이라고 해서 해드릴 음식이 없네요.
    아...엄마가 끓여주신 토란탕에 맛난 음식들이 넘 먹고파여...

  • 3. 경빈마마
    '03.9.9 9:19 PM

    마음이 심란하고...
    손에 아무것도 안 잡히고...
    싱숭생숭 하네요.

  • 4. khan
    '03.9.9 9:20 PM

    오늘 비온다는소식이 있어서 어저께 장을 다봤더니
    오늘은 별루 할일이 없어서 82만 여러번 들락거리고 있답니다.
    시골갈 일도없고 서울서만 명절보낼것 같습니다.

    저는 시장보러가면 짐꾼으로 , 또는운전기사로 남편데리고 다니지만 ,
    왠만하면 안데리고 갑니다.
    왜그리 참견이 많은지.......
    즐거은 한가위 보내세요,

  • 5. 마마
    '03.9.9 9:23 PM

    결국 움직일 수 밖에 없으셨군요
    누가 해 주겠습니까?--아직은 준비 안해도 되는 큰며느리지만,벌써 마음 다지고 있습니다.
    저게 다 내가 할일이지하고....
    저도 짐 싸놓고 내일 꼭두새벽에 움직일 준비 다 하고 이렇게 둘러보고 가려고 들어와봤어요.
    다 들 내일 움직이시나요?

    혜경선생님,
    식혜티백 잘 되나요?
    농협에서 판다는 얘기는 들었는데...
    아들녀석 식혜 엄청 좋아하는데 방법 복잡해서 잘 안해주는데 티백으로하면
    간단한지요...
    추석 잘 보내세요.

  • 6. 김정화
    '03.9.9 9:24 PM

    저도 마포농수산물센터 아주 좋아합니다..

    집이 근처라 더욱 좋죠^^

    (까르프 없었을 때는 차도 안밀리고 주차하기도 훨씬 편했는데....)

    예전네는 날치알이나 냉동참치 냉동 새우를 살려면 노량진까지 가서 샀었는데..

    마포농수산센터에서 모든게 해결 가능해서 넘 편합니다^^

    시장 분위기도 나고...거의 모든 장보기가 가능하고.....주차도 나름대로 편하고^^

    인라인타고 배낭하나 떠억 메고 언젠가 장보러 가리라.....하고

    벼르고 있습니다 ㅎㅎㅎ

  • 7. 김혜경
    '03.9.9 9:24 PM

    하하, khan님 아까 저 썼다가 지웠는데요, 울 kimys는요, 운전도 못하구요, 계산대 컨베어벨트에 물건 내려놓을 줄도 모르구요, 계산 끝난 물건 장바구니에 담을 줄 도 몰라요. 이거 사자 저거 먹구싶다...그래도 그게 재미려니 하구 같이 다녀요...호호호

    마마님 그거 식혜 잘되요. 전 그걸로 한 후 불패라는 거 아닙니까??

  • 8. 오로라
    '03.9.9 9:28 PM

    저두 그 식혜 티백 너무 좋아해요.
    정말 간편하고 실패할 일이 전혀 없으니까요.
    맛두 그럭저럭 괜찮더라구요.

  • 9. 초록부엉이
    '03.9.9 9:51 PM

    kimys님 넘 귀여워요,,,호호호...

    근데 내 남편이 그러면?
    으이구 속터져...

    그래도 우산 씌워주시는 그 마음만은 너~무 부러워요.
    내 남편이라면?
    쌀포대 비 맞으면 벌레 생긴다고 쌀포대 어깨 메고 자기만 우산쓰고 갔을겁니다.

  • 10. 최은진
    '03.9.9 10:02 PM

    저 어제부터 식혜하려고 별렀는데 아직 엿기름도 안사다놨네요.... ㅠ.ㅠ
    전부터 선생님이 말씀하신 식혜티백이 참 궁금했는데 이번엔 정말 궁금해지네요....
    그거 까르프같은데는 안팔까요..... 하나로까지 가기는 쫌 먼데....
    근데 장보는데 먼저 따라가준다는 남편은 다른 사설필요없이 참 훌륭한분입니다요.....^^
    저희 남편은 까르프앞까지는 잘가는데 입구에서 그럽니다... 나 여기서 TV보구 있을께 다 사믄 전화해....ㅠ.ㅠ
    전 이것저것 고르며 같이 쇼핑하는걸 즐기고싶은데 왜 그게 싫은지.... 백화점같은데 한번 같이 가려면 참 힘듭니다....

  • 11. 혀니
    '03.9.9 10:16 PM

    매일 염치 없이 눈으로만 읽다가 오늘은 용기 내어서 이렇게 아는 척 해봅니다..
    이게 다 오늘 하신거 맞나요?
    전 아마도 2박3일 할 분량인것 같은데요.....
    전 무늬만 맏며느라 언제나 어머님께 죄송하답니다.
    할 줄 아는것이 설겆이 밖에 없거든요...
    저희 어머님이 식혜를 좋아하시는데 이번 추석에는 힘드시다고 생략하신다 하시는데 식혜티백은
    어디에서 살 수 있나요?
    효도 할 수 있는 기회 좀 주세요~~~~~~~~~``

  • 12. 냠냠주부
    '03.9.9 11:40 PM

    요즘 갑자기 여기도 일등을 기뻐하며 말없이 사라지는 분들이 출현..ㅋㅋ

    일 척척하시는 솜씨 정말 배우고 싶습니닷.
    전 내일 출장주방보조 뛰러 갑니다..헐..

  • 13. 로즈마리
    '03.9.9 11:49 PM

    저두 식혜 티백을 사용하는데
    그거 아주 편해서 좋답니다.
    맛도 괜찮구요.
    아! 글구 그거 웬만한 슈퍼에서
    다 파는 거 같던데...

  • 14. 쭈니맘
    '03.9.10 12:00 AM

    다들 추석 잘보내세요..
    저두 내일 일하러 갑니당!!
    전 외며느리라 내일을 생각하니 벌써 머리가 아프네요...
    우리 손 크신 시어머님...
    녹두전이며, 전유어며, 동그랑때이며...
    다 커다란 고무 다라이 그득그득 하시거든요...
    그 많은 전들..
    다 제가 부친답니다..
    땀을 뻘뻘 흘리며...허리 아파가며...
    헌데 문제는 손님이 없다는거죠..
    크리스챤이라 제사도 없고, 손님들도 없고,
    그냥 가족끼리 지내는데, 음식을 너무 많이 하세요..
    뭐라고 말씀드리기도 그렇고...
    그 많은 전들...
    다 냉동고에 들어거서 겨울 까지 드시거든요...
    뭔가 개혁이 필요할 듯 한데..
    어른이 하시는 일이라 말씀드리지도 못하고...끙끙
    아~~내일은 종일 기름냄새에 묻혀 살겠네요...

    해피 추석!!!
    혜경 선생님..추석 즐겁게 보내세요..
    너무 무리하시지 마시구요...

  • 15. xingxing
    '03.9.10 2:26 AM

    8개월된 작은 녀석 데리고 혼자 무리일 것 같아서
    잘 때 하면 되겠다싶어서 밤 12시부터 전 부쳤어요.
    그런데 이 녀석이 오늘따라 자다말고 1시도 안 되어서 깨어버려서
    지금 저랑 같이 82cook 보고 있네요..ㅎㅎㅎ..
    혜경 샘 추석 잘 보내세요~
    여러분도요~~

  • 16. 현승맘
    '03.9.10 11:47 AM

    하하하 전 요번 추석 휴가 입니당...여러분 부럽죠?
    우리어미니가 요번 휴가 잘 보내랍니다..

    시할아버지가 많이 편찮으셔서 요번 명절은 시골로 다 내려가셨습니다
    우리아들래미가 어리다는 이유로 전 열외...
    어제 저녁에 친정와서 자고 (늘어지게..)
    아침에 차려주는 밥 먹고, 컴앞에서 메일확인하고
    아이는 조카랑 놀이터에 놀러 갔습니다..이리 좋을수가 음하하하하....
    밖에서는 엄마음식 장만에 새언니는 청소에, 전 이렇게 열심히 놀고있지요..
    평생 한번밖에 없을 추석 휴가인듯하네요..
    열심히 쉬어야지! ㅋㅋ

  • 17. anne
    '03.9.10 1:07 PM

    저도 예전에 제사장보러 신랑이랑 같이 갔을때.....
    난 좀 싼 사과종류를 골랐더니 ......
    신랑은 다른 비~~싼~~~사과를 사자더라구요.......
    그래서 제사장 볼때는 신랑 잘 안데리고 다닙니다......내팔이 빠질정도로 무거워도 ....ㅎㅎㅎ
    khan님도 그러시다하니 갑자기 반갑네요 ㅎㅎㅎ

  • 18. 딸기짱
    '03.9.11 7:26 PM

    혜경선생님 식구도 많아서 음식도 많이 하실텐데 그 시장을 선생님 혼자 다 보시다니....

  • 19. 줌인
    '03.9.12 1:21 PM

    그래도 따라가주는 신랑 행복 하시겠어요 우린 절때 없죠 맨날 몇일 나 혼자서 사다 나르고 한숨쉬고 흐흐흐!!!!!! 좋겠다 신랑이 따라 가주시는분들은 .............. 너무 부럽습니다

  • 20. orange
    '03.9.13 2:26 AM

    그럼요... 저도 부럽네요...
    명절 때도 바쁜 남편 덕에 장도 혼자 보고 음식도 혼자 하고....
    장보러 가면 다들 온 가족 동원해서 오던데.... 양재 하나로에서 장보는데
    그 넓은 마트가 사람에 치여 앞으로 갈 수가 없더군요...
    그렇게 사람이 많은데 혼자 장보려면 쓸쓸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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