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제 밤부터 드디어 바람이 부네요.
어떻게들 지내셨어요?
갱년기가 오나봐요, 평생 안흘리던 땀을 줄줄...진짜 넘 힘들어 숨만 겨우 쉬고 살았어요.
최고의 폭염이었다는 1994년, 울 아들 태어나 첫번째 맞이하는 여름이었죠.
설상가상 서향집에 살았는데...아침부터 저녁까지 해가 뒷베란다까지 들어
집안에 그림자 하나 없어, 자는 아이 앞에 우산 펴서 씌워주고
밤에도 잠 못자는 아이 때문에 밤마다 업고 나가고 차태워서 재우는 정말 끔찍한 여름이었는데....
하루는 소나기가 내리니 걷지도 못하는 아기가 앞베란다로 기어가 내리는 소나기를 베란다 창틀 잡고
하염없이 쳐다보고 있더라구요. 정말 그해 여름은....ㅠㅠ, 올 여름이 그에 비길만 하네요.
상상하다시피 살림작파한지 근 한달,
어젯밤은 고마운 바람이 불길래 호박잎을 쪘답니다.
물 끓으면 올려놓고 10분간 찌면 된다죠?
김장김치는 잎만 잘라서 양념 털어내고 꼭 짜서
설탕, 참기름 넣고 무쳐두었구요.
저는 쌀을 서너번 밥할만큼 씻어두고 살아요.
밀폐용기에 넣으면 여름엔 아랫부분이 빨갛게? 노랗게? 상해요. 소쿠리에 담아 공기가 통하게 둡니다.
위의 그릇은 찹쌀...찹쌀을 섞으면 밥이 더디게 쉬어서 여름엔 찹쌀을 섞어요. 도시락을 싸야하니...
묵은지는 아무리 꼭 짜도 물기가 남아서 키친타월로 앞뒤 눌러서 닦아내구요.
찐 호박잎 펼쳐서
참기름, 소금, 설탕간 살짝한 밥 올리고 강된장 조금 넣고 말았어요.
묵은지 쌈은..저는 양념한 밥만 넣고 말아도 맛있지만
애들은 심심할까봐 약고추장 조금 넣어줬어요.
욜케 고딩 도시락 싸줌.
이게 이래보여도 밥 한공기 넘게 들어가요.
남은 묵은지무침과 호박잎은 한 번 더 먹으려고 같이 담아두었음.
뒤에 보이는 건 지난 번 올린 우렁쌈장과 약고추장...아직도 남았답니다.
자...빨리들, 묵은지 꺼내러 가세요~~~~정말 개운, 맛있어요~~~
가족들이 아침을 안먹거나 씨리얼이나 겨우 먹는 수준이라 밥도 안하고 과일도 남아도네요.
결국은 선물 받은 복숭아 한박스, 반이 물러버렸어요.
무른 곳 베어내고 설탕 넣고 조렸지요.
시원하게 저장해두었다가 아침으로 밥 먹기 싫다는 식구들 줬어요.
영화, 국가 대표 보신 분들 기억하시죠?
입양 보냈던 엄마가 아들한테 전해 준 찬합의 토마토...친구들이 뺐어 먹고 나중에 국물까지 흡입하는...
비타민 파괴고 뭐고 이거 정말 좋아해요. 여름날 집에 오면 엄마가 냉장고에 차게 두었다 주셨던...
제게는 소울 푸드의 하나였거든요. 욕하지 마셈~~~
제가 맛없는 토마토 이렇게 먹는 걸 딸이 뺐어 먹더니.
요즘 매일 아침 이걸 요구하네요. 울딸도 국물까지 흡입하죠...^^;;
예전에 올린 적 있는데. 우리 엄마의 채소 보관법입니다.
요즘 채소가 상하는게 아니고 녹아서 버리는 참담한 일이 종종 생기는데요.
씻지 않든 씻어서 물기를 제거하든 암튼...물기 없게 말려서...
신문지나 키친타월, 부직포에 한줄씩 펼쳐서 겹치지않게 김밥말 듯 말아요.
현재 이 부추, 3주째인데 말짱합니다.
부추, 시금치, 대파, 아욱 등 모든 잎채소를 이렇게 보관해보세요.
허구한 날 김밥, 주먹밥, 덮밥으로 연명하니
김치볶음 항상 준비해두구요.
주먹밥용 매콤한 잔멸치 볶음도 떨어지지않게 준비해둡니다.
대신 국이나 찌개 이런 건 안끓인지 오래 됐네요.
우리집 냉동실 모습입니다.
냉동실 비우기 위해 일부러 용기를 사용하기로 했다고했죠?
최소한의 국거리 고기, 만두, 장조림, 양념육만 있고 더 이상 채우지않고 살아요.
하단에는 시금치, 아욱, 곤드레 등 채소 데친 거랑 유부, 마늘, 생강, 배와 사과 얼린 것 정도 있어요.
냉동실, 냉장실 모두 최소한의 재료만 있답니다...아우...뿌듯해...ㅋㅋ
제가 좋아하는 여름에만 나오는 조선 호박...애호박보다 훨 달지요.
열심히 볶아먹고 찌개 끓여먹구요.
여름엔 냉장고에도 반찬 이틀 이상 두는 거 위험해요.
두부를 조려두었는데 밥 먹는 사람이 없으니 남음....그래서 멸치육수, 양파 넣고 끓였어요.
끓인 찌개는 뒷베란다로 보냄.
저희 엄마는 여름에는 아침, 저녁 두 번 꼭 국물은 끓여두셨어요.
냉장고에 보관하는게 좋지만 여의치않으면 아침, 저녁 두 번 꼭 끓여두세요. 안전합니다.
뒷베란다 온도가 낮으니 북향인 뒷베란다에 두면 더 좋구요.
울 아들의 아침밥, 스페샬 K,
친구들이랑 속초 가는데 몸 만든다며 일주일 동안 삼시 세끼 이것만 먹더니
해수욕장 다녀온 후 쳐다보지도 않네요...ㅋㅋ
아침에 유부초밥 싼다고 냉동실에 있는 우엉을 물에 담가두었는데...
유부초밥 싸려고 보니...세상에나...삶아둔 고사리...
저...이제 정말 맛이 가나봐요....ㅠㅠ
이날 유부초밥은 우엉 없이 후리가케로 양념함...
그래두 복날에는 쎅시한 영계 한마리씩 잡아주는 정성을 보였고.
참, 감자 사용하다 남으면 물에 담가 보관하세요. 색 변하지않고 신선하게 둘 수 있습니다.
두부랑 콩나물도 물에 담가 밀폐용기에 두면 일주일 이상 보관되요.
아..놔~~~바나나...
아무리 바나나 걸이에 걸고 노력해도...결국은 몇개는 버리게 됩니다.
당분간 바나나는 안살렵니다.
아래로 개사진.....싫으신 분들은 패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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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이 이제 괜찮아요. 수술 후유증 없이 잘 회복됐답니다.
너무 더워 털은 다 싹 깎아줬어요. 미모유지 안됨...ㅠㅠ
저는 정말 좋은 개엄마 같아요...^^;;
이 폭염에도 새벽 5~6시 사이에 일어나 매일 산책 시켰답니다...늙으니 일찍 깨나봐요...ㅠㅠ
다음주면
울 딸래미 개학합니다. 이제 또 새벽밥 해야하는...신세...ㅠㅠ
저같이 아침에 일어나기 힘든 엄마는 방학이 차라리 나았는데...여러분 쫌만 더 버티기로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