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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짭짤 고소한 김혜경의 사는 이야기, 요리이야기.

밤드리 노니다가~

| 조회수 : 7,975 | 추천수 : 93
작성일 : 2004-12-09 23:39:03
역시 수다의 세계는 즐겁습니다.

어제 저녁 무렵, 영풍문고랑 교보문고에 책이 잘 깔려있나, 현장확인 하고,
광화문 파이낸스 빌딩 지하 리틀타이에서 후배들이랑 송년회 잘했습니다.
먹고싶은 거 실컷 먹고, 특히 최근에 그 집 얌운센 생각이 어찌나 간절하던지, 어제 혼자 거의 한접시 다 먹었네요.
거기에 포도주까지 한잔 곁들이고...
후배는 와인리스트 받아들고 멋지게 와인 고르는데, 전 그저 촌닭처럼 "달달한 걸로 시켜라~" "빨간거로 시켰냐??"

그리곤 2차 갔는데, 어디갔는 줄 아세요, 그 근처 스패뉴라는 집에 가서 또 샐러드 피자 시켜 먹었어요..하하.
금방 밥먹고 피자를 또 시키다니...몇년 만에 갔더니 많이 변했더만요.
그래도 사장님이 알아보고는 군말 않고 카푸치노를 두번이나 리필해줘서, 한밤중에 카푸치노를 석잔이나, 아주 실컷 마시고 왔어요.

후배들이랑 4~5시간 얘기하고 노는데..오래 전으로 되돌아간 느낌이 들더라구요.
"느들 내가 고센에서 성형외과 레지던트들이랑 미팅 시켜준거 생각나냐?"
"그럼요, 선배. 근데 아직도 고센 있어요?"
"있다드라..., 그럼 롯데호텔 지하, 비스트로였던가, 이름이..암튼 거기 간 생각도 나냐??"
"그럼, 선배..그때가 우리 20대의 마지막 겨울이었어..."
"엇 그랬나??"
"선배, 우리 마흔 되기전에, 서른 아홉살 겨울에 또 가요..."
"그래 그래..근데, 나 그런데 가본지 하도 오래돼, 놀 줄 모른다.."

이러고 놀다보니, 너무 늦어서 집에 들어오니까 정각 12시대요....

갓 입사했을 때 들꽃처럼 청초해서 멀리서 바라보기만 해도 흐뭇해지던 후배,
어찌나 아는 것이 많은지, "넌 먹고 싶은 거 많겠다, 아는게 많아서.."하고 놀리면서 같이 시장으로 보세옷 사러다니던 후배,
겉으로 보기엔 아주 씩씩하지만 속은 여리디 여려서, 마치 저를 보는 듯 해서 더 애정이 가는 후배...

입사 당시부터 쭉 지켜보던 그 후배들이 중견사회인으로 저랑 같이 나이 먹어가는 걸 보니, 참 기분이 묘하대요.
뭐랄까, 전에는 제가 그 후배들이 후견인같은 느낌을 가졌었는데, 어제는 그 후배들이 제 든든한 배경인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고 할까요...

"선배 1월 세째주에 만나요!"
"그랴"

이젠 아무리 바빠도 격월 모임이 거르지 말고 지키려구요...
좋은 사람들과의 행복한 시간, 가질 수 있을 만큼 가지면서 살아야 후회가 남지 않겠죠??
3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candy
    '04.12.10 12:05 AM

    아싸!~ 1등!^^

  • 2. onion
    '04.12.10 12:05 AM

    앗..선생님 글이 안올라오나 하고 기다렸는데..
    기다린 보람이 있네요..
    즐거운 시간 가지셨다니 기쁘네요..

  • 3. onion
    '04.12.10 12:07 AM

    카푸치노도..리필을 해주다니...
    부럽기 짝이 없사옵니다..

  • 4. candy
    '04.12.10 12:10 AM

    맞아요~
    나이 드니 친구도 보고 싶고 좋은 사람들 생각이 많이 나네요~요즘 부쩍!^^;
    늦게 귀가하는 남편 기다리다,선생님 글에 1등으로 댓글도 달아보는 영광이...ㅎㅎㅎ

  • 5. 고은옥
    '04.12.10 12:11 AM

    선생님 아프신줄 알았어요,,,,

  • 6. 이론의 여왕
    '04.12.10 12:15 AM

    부러워요, 선생님.^^

  • 7. jasminmagic
    '04.12.10 12:17 AM

    저두 부럽네요~

  • 8. sunlight
    '04.12.10 12:18 AM

    그래도 신나셨겠다....애키우면서 하고싶은 일탈중에,후배 선배 친구들과 밤에 피는 장미가 되보는 것인데..뜨거운 물에 족탕이라도 하시고...쉬세요.

  • 9. 미스테리
    '04.12.10 12:19 AM

    넘 놀으시느라(?) 피곤하셔서 글도 못 올리시는줄 알았어요...ㅋㅋ
    즐건 시간 보내셨군요...근데요~저도 비스트로에서 놀았다는=333=3=3=3333

  • 10. namu
    '04.12.10 12:26 AM

    부러워요...전 2주간의 이 감옥생활???을 끝내고프단 욕구만...ㅎㅎㅎ^^;;;

  • 11. 서산댁
    '04.12.10 12:29 AM

    부럽습니다.

  • 12. 도널드
    '04.12.10 12:31 AM

    오래전으로 되돌아가는 느낌.... 거기까지 가다가 되돌아왔네요.
    동기생모임에 부부동반으로 갔다가 마누라끼리 2차가는데 젖먹이아기땜에 저만빠졌거든요...

  • 13. mulan
    '04.12.10 12:41 AM

    참 좋은 선배.... 그 후배들이 부럽네요.

  • 14. 헤르미온느
    '04.12.10 12:43 AM

    휴~ 마차가 호박으로 변하기전에 돌아오셔서 다행이에요...흠흠...(전혀 샘 안내고 걱정만 한척하는 헤르~ㅎㅎ)

  • 15. 똥그리
    '04.12.10 1:51 AM

    ㅎㅎㅎ. 달달한 걸로 시켜라~ 빨간걸로 시켰냐~
    ㅋㅋㅋㅋ. 샘님 저랑 동지십니다~ ^^

    모임 즐거우셨네요~ 후배들이 이젠 든든한 배경이 되는 거 같다는 말씀에 괜시리 마음이 뭉클...
    오랜지기라 만나면 마냥 편안한 사람들을 보셨으니 샘님 마음도 편안하실 것 같아요~ ^^
    저도 이번에 한국가믄. 으흐흐... 친구들 볼 생각하면 넘 좋아요~ ^^

  • 16. 제임스와이프
    '04.12.10 4:32 AM

    수다랑 음식들 넘 부럽네요..샘...
    얼마나 즐거우셧는지..글 읽으면서 저도 실실 웃음이 나오는거 있죠? ^^
    친한사람 만나면 말투부터 달라지고, 더 터프해지는 거 ....혹시...샘도 ^^ 저도..^^

    스패뉴.......가고 싶어요..^^* 샘...피자 맛잇죠?!!!!!

  • 17. cinema
    '04.12.10 4:53 AM

    친한 후배들과 한자리...그모습이 그려집니당~

    샘과똥그리님 저랑 찌찌뽕!!!!!!!
    달달하고~빨간~거..ㅋㅋ

  • 18. 무장피글렛
    '04.12.10 4:55 AM

    음...띠동갑 후배들을 만나시면 말씀을 그리하시는구나..얼라리,사실은 말씀하시는걸 한번도 들은적도 없으면서 웬지 다 들어본것같은 착각이...
    오늘 먼데서 저도 후배가 연말되어가니 생각이 난다고 보고싶다고 전화를 해 주어서 행복했던 하루였습니다.
    그런데 비스트로가 아직도 있나요?...거기서 직장 상사의 학교동기가 되는 이광조씨를 만나서 술도 얻어마시고..그랬는데...그게 몇년전 일인데..아직도 그 이름이 들리니 정말 재미있네요.

  • 19. 한번쯤
    '04.12.10 7:58 AM

    부러울뿐......사회생활할때 선배언니 생각나서 미소 머금구 있었어요...좋은만남 아름답게 유지하시길..든든하시겠어요^^****

  • 20. june
    '04.12.10 8:18 AM

    아앗... 너무 부럽다는...
    선생님 주변에 좋은 분들이 참 많으신거 같아요.
    인덕이 있어야 인복이 있다고 스스로 노력하라던데...
    잘 안되네요^^;;;

  • 21. 엘리사벳
    '04.12.10 8:42 AM

    앗! 늦게 까지 기다려도 안보이시더니....

    맞아요, 선생님 살면서 주변사람들도 든든한 마음의
    백이 되더라구요. 흐믓하셨겠어요,

  • 22. 소금별
    '04.12.10 9:23 AM

    즐거운 자리에 좋아하는 사람들과.. 행복하셨겠어요..

    저두 어제 같이 공부하는 사람들이랑 쫑파뤼겸 송년회였는데, 참석하지 못했어요..
    집에 친정엄마랑 아들녀석이 걸려서요..

  • 23. 민하엄마
    '04.12.10 9:48 AM

    ㅎㅎㅎ. 달달한 걸로 시켜라~ 빨간걸로 시켰냐~

    저는 포도주가 달고 덜 달고 한것이 있는줄도 모른다는 흑흑~~~

  • 24. 츠카사
    '04.12.10 10:11 AM - 삭제된댓글

    어머, 저두 수욜날 교보문고랑 영풍문고 갔었는데.... 이잉~이잉~~
    서점에 가실꺼면 미리 귀뜸이라두 해주시지 그러셨어여(어떤 방법으루?^^)
    아~~그래두 같은 날짜에 같은곳을 방문했단 사실이 무쟈게 좋네여
    선생님을 뵈면 제가 좋아하는 이승철을 만난거 만큼이나 떨려서 말두 제대루 못하구 그럴꺼 같아여
    아이 부끄러워라..

  • 25. 나루미
    '04.12.10 10:37 AM

    같은 시절을 보낸 후배들과의 시간은 정말 좋아요..
    저도 후배들이랑 이 해가 가기전에
    수다 좀 떠는 시간을 만들어야겠네요..
    카푸치노 세잔이나 드셔서 잠은 잘 주무셨는지 걱정되네요..

  • 26. 예은맘
    '04.12.10 10:42 AM

    정말 수다는 즐거워요.
    오랜만에 좋아하는 후배만나셔서 좋으셨나봐요. 즐거운시간 되셨으니 저도기분이 좋네요.
    정말 친구들과 수다떨어본지가 언젠지..... 부러버요.

  • 27. aristocat
    '04.12.10 12:01 PM

    아유~ ㅋㅋ 선생님 저두 좀 끼고 싶어요.. 우히히..

  • 28. 다이아
    '04.12.10 12:28 PM

    요즘 제 주위를 둘러보면... 사람이 별로 없는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밤새 이야기 하던 친구들도 각자의 가정생활에 충실하다 보니 연락하기조차 힘들고..
    후배며.. 선배들.. 어디서 어떻게 사는지 연락도 안되구...
    지금 제 아이들이 크고 주위를 둘러보니 다들 저만큼 바쁘게 살고 있네요.
    그동안 너무 연락이 없었다 싶어요.. 올해가 가기전에 한번씩 전화를 돌려봐야 겠어요.

  • 29. 선화공주
    '04.12.10 2:27 PM

    여유롭고...맛있고..즐거운 모임이 그려집니다..^^
    선생님이 계시기에 그런 모임이 가능했겠지요..저두 선생님의 그런 모습을 닮고 싶어요..^^*

    그리고..아마..선생님이 와인리스트받아들고 세련되게 와인을 주문하시는 분이 아니고..
    저희랑 똑같이 달달한걸로 주세요..하고 말씀하시는 분이기에..
    저희가 더욱 가깝게...느껴지는것 같아요..^^

  • 30. 히메
    '04.12.10 3:03 PM

    ㅋㅋ 예전 회사 근처라서 정말 그림이 그려져요
    스패뉴가 저희 식권업체-_- 라서 저녁으로 피자 많이 먹었는데..
    입사해서 샐러드 피자는 처음 먹어봤거든요
    에공 갑자기 그리워지넹^^

  • 31. 그린
    '04.12.10 3:25 PM

    역시 좋은 사람들이란 나이의 많고 적음이 상관없더라니까요...
    선생님이 보내셨을 즐겁고 환상적인 시간이
    제게도 바로 전해져 함께 즐거워집니다.
    좋아요~~~^^

  • 32. 꾀돌이네
    '04.12.10 5:22 PM

    기분 좋으 사람들과의 자리는 항상 즐겁죠 ^^
    샘님 송년회에 12월을 다시 생각케 되네요...

  • 33. mizpongpong
    '04.12.10 6:06 PM

    12월의 겨울밤이 그대로 느껴집니다.
    서점은 외국영화에 나오는 크리스마스 때처럼 붐비고, 불빛이 반짝이다 못해, 튀어나올것같은 거리....
    그리고 좋은 사람과 나누는 멋진 저녁 식사....( 달달한 와인이 분위기를 쪼금 ~~~~~)
    제게도 그런 아름다운 날들이 있었을까요.
    선생님은 참 멋지게 사시는 분 같아요.
    정말로 부러워요.^^*

  • 34. 상은주
    '04.12.11 12:31 PM

    마자요.. 아줌마들의 수다,, 노처녀 들의 수다.. 그동안 쌓인정.. 넘 좋조?? 행복하셨껬어요..
    저두 이담에 그런 행복의 수다를 떨 사람들과 사랑의 수다를 떨 날이 기다려 지네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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