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저녁, 드셨죠??
전요, 오늘 얼떨결에 저녁을 아주 거하게 먹었답니다.
반주까지 곁들여서...
간밤에 돼지꿈도 안꾸었는데 말이죠.
어제 momy60님이 미국산 해삼 두 마리를 보내주시겠대요. 비교해보라고.
전, 제 것과 momy60님의 해삼 2가지를 불려서 비교분석해보라는 줄 알고 사양했습니다.
두 군데로 불리려면 공이 두배로 들어서 귀찮다고.
그랬더니, 불린 걸 보낸다며, 주소 안가르쳐주면 오토바이 택배로 하여금 아파트가 떠나가라 "김혜경씨"를 외치게 한다며,
귀여운(?) 협박을 가해왔습니다.
그래서 못이기는 척 하고 주소를 알려드렸습죠. 호호, 그것이 잔치로 되돌아올 줄이야...
락앤락 심사를 마치고, 기념품으로 받은 락앤락상자의 무게마저 버거울 정도로 지쳐서 집에 돌아와보니,
kimys가 "이거 누가 보낸 건 지 모르겠네"하며 김치냉장고 안에 모셔놓은 쇼핑백을 꺼내 보여주네요.
그러면서, ""허허허, 뭘로 배달 왔는 줄 알아?, 하하 택시기사가 배달왔어..."
momy60님이 엽기적인 방법으로 배달시킬거라더니...ㅋㅋ.
그러면서 "뭔지 한 덩어리는 따뜻한 채로 왔던데..."하네요.
꺼내보니,바베큐립 두 덩어리. 토니 로마스로 치면 5만원어치는 될듯...
삼합으로 먹으라는 듯, 홍어회와 제육. 돌나물과 초고추장, 그리고 복분자술.
음식보다 더 제 가슴이 뭉클했던 건, 지금 이 글을 쓰는 제 눈에서 눈물을 빼는 건, 쇼핑백 안의 메모였습니다.
'※스승의 날 선물
샌님 도시락 받으세요.
맛보다는 마음으로 받아주세요.
복분자술은 저희 큰어머님이 전북 고창에서 직접 담그셨구요.
돌나물은 제가 키운 거랍니다.(세척되어 있습니다)
홍어회는 쬐끔 보냅니다(술안주).'
바베큐립 데우고, 밥만 해서 잔치를 벌였습니다.
바베큐립 정말 맛있네요. 괜히 기분 좋으라고 하는 이야기가 아니고, 제 입에는 토니 로마스 것보다 더 잘 맞네요.
momy60님 레시피 올려주시와요...이건 널리 퍼뜨려야할 요리입니다. 아, 혹시 토니 로마스에서 사온 것?? 아니겠죠?
보내주신 초고추장에 돌나물 무쳤는데, 어쩜 그리 딱 간을 맞추셨는지...
홍어랑 제육도 맛있어요.
그리고, 복분자술, 하, 고거 참 맛있대요. 그 바람에 잘 마시지도 못하는 술, 반주로 두잔이나 마셨어요. 술기운이 도는 지 지금 다리에 힘이 없습니다.
그리구요, 해삼은 내일 먹어봐야 알겠지만, 일단 크기로 볼때는 비싼 게 나은 것 같아요.
제가 블렸던 것은 momy60님이 불려서 보내주신 것보다 거의 2배쯤 컸어요.
그러니까 20마리에 7만5천원(8만원으로 올랐나?)짜리와 28마리에 7만원과 비교해보면, 앞의 것이 더 양이 훨씬 많은 것 같아요. 물론 양만 그렇다는 거죠.
momy60님 잘 먹었어요. 저희 식구들이 인사 전해달래요...
그리고, 이런 선물을 받을 때마다, 저 한없이 작아집니다.
선물 받을 자격이나 있는지, 반대입장이라면 나는 이런 도시락을 보낼 따뜻함이 있는지...
자기반성을 게을리 하지 않는 사람이 되겠습니다.따뜻한 사람이 되도록 더욱 노력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