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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짭짤 고소한 김혜경의 사는 이야기, 요리이야기.

姑婦만의 점심 모임

| 조회수 : 9,493 | 추천수 : 100
작성일 : 2004-05-08 20:34:23
지금 이과수커피 진하게 한잔 타놓고, 컴퓨터앞에 앉았습니다.

오늘 점심 예정대로, 어머니 모시고 풍동 애니골에 가서 점심 먹고 왔습니다.
바로 둘째랑 세째가 참석을 못해, 어머니랑 저랑 네째 다섯째, 이렇게 넷이서 점심 자알 먹고 왔지요.

작년에는 막내동서가 자기가 쏘겠다고 해서, 열두마당에서 갈비를 먹었어요.
지난번 kimys 생일에 모였을 때 네째가 올해는 자기가 내겠다며, "일산에 좋은 곳이 많다는데 바람도 쐴 겸 멀리 가요"해서, 애니골엘 갔었습니다.

애니골 골목에 들어서서 뭘 먹을까, 어디로 갈까 하다가 양수면옥 고기가 좋다는 얘기를 들은 기억이 있어서 양수면옥으로 갔죠.

작년에 열두마당에서는 사람이 너무 많아서 밥이 입으로 들어가는 지, 코로 들어가는 지 알 수 없을 지경이었는데,
양수면옥은 사람도 그리 많지 않고, 깨끗한데다가 분위기도 고급스러워서, 선택이 나쁘지 않았구나 싶었어요.

주문하려고 메뉴를 보니, 육회도 있더라구요. 어머니가 육회를 참 좋아하시는데, 전 한번 실패한 후 절대로 안하거든요.
"어머니 육회 드실래요?"하니까 그러시겠대요.
육회 한접시와 꽃등심 3인분을 시켰는데, 육회도 맛있고, 고기도 어쩜 그리 연하고 좋은지...
게다가 열무물김치가 너무 맛있어서 몇그릇을 먹었는지 몰라요.
어머니도 육회랑 생등심이랑 아주 맛있게 드시고...

고기 구워먹으면서 동서들이랑 이런저런 얘기하는데 잔잔한 행복, 뭐 그런게 느껴지더라구요.
동서지간이라는 관계가, 가깝자고 들면 한없이 가깝고, 또 멀자면 끝없이 먼 관계인데,
오랫동안 서로 이런저런 일을 지켜보면서 살다보니, 동서라기보다는 친구같다는 생각도 들고, 같이 나이먹어가는 여자들로서, 뭐랄까 연민같은게 느껴진달까...
암튼 그래서, 어버이날 고부만의 점심모임, 아주 오래도록 계속해야겠다는 생각을 다시한번 해봤어요.

내일은 친정부모님 찾아뵙고, 애교 좀 떨어야죠.
26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꿀벌
    '04.5.8 9:26 PM

    ㅋㅋ 주말에 일등

  • 2. 재은맘
    '04.5.8 9:26 PM

    1등이네..ㅎㅎ

  • 3. 봄비
    '04.5.8 9:27 PM

    나 3등..

  • 4. 세바뤼
    '04.5.8 9:28 PM

    헉~~ 저도 오늘 양수면옥 갔다 왔는뎅.. 넘 맛있져???

  • 5. 재은맘
    '04.5.8 9:28 PM

    한발 늦었네요..
    오늘..일산에서 효도하시고 오셨네요..
    저는 외동며느리라..동서들도 없고..어떨때는 좀 외로워요..ㅠㅠ

  • 6. 꿀벌
    '04.5.8 9:29 PM

    일등놀이 유치한듯해서 안하려고 해도 막상 닥치니까 애들맘 같아 지네요^^
    전 오늘 어버이날인데 양가 부모님께 전화한통씩 하고 입 싸악 씻었습니다
    무지 죄송한데....이번달에 양가어른들 생신에 엊그제는 친정집 제사까지 있었거든요
    혜경샘 글뵈니까 막 찔립니다
    에구에구 효녀 효부는 못되더라도 도리는 하고 살아야 하는데 어렵네요

  • 7. 김혜경
    '04.5.8 9:31 PM

    꿀벌님...저라도 행사가 그렇게 겹쳤다면 그랬을 거에요...찔리시긴요...

  • 8. 봄비
    '04.5.8 9:36 PM

    여기 들어오면 등수들 매기길래 위에 한번 해봤는데 멋쩍으면서도 재밌네요^*^
    혜경선생님 오붓하고 정겨운 모임이셨네요..
    주변에서 보면 그렇게도 잘 모이는데 보기에 좋더라구요..
    전 엊그제 시아버님 생신하느라 모였기 때문에 시댁엔 오후에 잠깐 갔다가 저녁은 친정에 가서 지내고 왔어요.
    아들내미가 고등학교 가서 처음 시험보는 날이기도 해서 제딴에는 그게 더 신경이 쓰였는지 한것도 별로 없는데 무지 피곤한거 있지요..엄마가 이리 새가슴이니 원...
    오늘 내일은 모두들 바쁘시겠지요...

  • 9. 사랑가득
    '04.5.8 9:37 PM

    어떤 경우에도 따뜻한 마음을 잃지않고 사는 비법 있으신가요?
    언제 한 번 요리말구 그에 대한 강좌두 부탁드립니다....

    윗 글 읽고보니..
    나이 40에두...
    뭐든 내 마음 내켜야만 하구...
    내 맘 건드리면...물불 안가리고...달려들기 좋아하는...
    결혼 생활 10년에두
    맘 좋은 시어머니조차...내 맘으로 쏙 받아들이지 못하는...
    전.....참 멀었네요....

  • 10. soso
    '04.5.8 9:37 PM

    부러운데요..전 아직 결혼 전이지만 결혼하면..시어머니와 꼭 친하게 지내야지..하고 다짐(?)하고 있긴하지만요..주위에 결혼한 친구들을 보면 그런 생각이 현실이 되는 건 정말 쉽지 않은 것 같더군요..그래도 노력은 해봐야겠죠..그나저나 언제 시집가서 이런 모임을 가져보나요?,,^^;;

  • 11. 사랑가득
    '04.5.8 9:42 PM

    이 글 읽으니..생각나는 이야기가 있어요...
    장기려 박사님이라고 좋은 일 많이 하신 분이 있으신데..이 분이....북에 아내를 두고 와서
    평생 혼자 사시면서 좋은 일을 하셨거든요..
    옛날 분으로는 쉽지않은 일이죠?
    그래서 인터뷰하는 분이 물으셨어요...아내를 많이 사랑하셨나봐요.?
    옛날엔 연애결혼도 아니셨을텐데요...하고 물으니...그 분 대답이...
    어느 볕좋은 날 제 아내는 대청에 앉아 빨래를 개고..나는 방에 앉아 책을 읽고
    있었는데....그 순간에 아..이게 사랑이구나...행복이구..하는 느낌이 들었어요
    그 순가을 기억하면서...다른 사람과 그 느낌을 가질 수는 없을 거 같아요...
    라고 대답하셨대요
    제가 이 글을 읽은 건 참 오래전인데...잊혀지지가 않네요
    음...이 글을 실천하려면...남편에게 ...잘 해야할텐데....
    살수록 어찌 그리 잔소리우먼이 되어 가는지..서글퍼요...
    잘 살고 싶은데....^^

  • 12. 미씨
    '04.5.8 10:06 PM

    저도 오늘은 시엄마 모시고 저녁먹고,,,
    낼은 친정 마당에서 숯불 피워놓고 갈비 구워 먹기로 약속했는데,,
    비가 온다는 날씨에 걱정입니다..
    샘님,,동서지간에 화목함이 부럽네요

  • 13. 거북이
    '04.5.8 10:12 PM

    혜경샌님에게 느끼는 부러움 하나가 또 모락모락 생기네요...^^
    동서지간이요!
    전 아랫동서가 일본사람이에요.
    딸랑 아들만 둘이신 시부모님께 쬐금은 죄송하지만 동서와의 관계가 그리
    살갑지는 못하네요.
    그냥저냥 집안 행사 때나 부딪히면서 지내게 되는데 만나도 그다지 많은 말을
    하지 않게 되고...일본인이라서 그럴까요?...ㅠ.ㅠ

  • 14. 하늬맘
    '04.5.8 11:23 PM

    결국 재상봉엔 못 가셨네요..
    더 보람 있게 보내신거죠?

  • 15. 소금별
    '04.5.8 11:49 PM

    꽃등심 맛나겠당...
    오랫만에 신랑이랑 겜방에 왔답니다.
    그래서, 맘속으로 잘하면 순위권진입도 가능하겠구나 했는데, 쉽지안네요
    출근하자마자 확인해도 늘 꼴등이었그등요.

  • 16. 날마다행복
    '04.5.9 12:15 AM

    양수면옥 꽃등심 맛있죠? 근데, 넘 비싸요.
    원래 원조집이 일산역 앞에 있는데,,,
    거기서 돈 마니 벌어서, 애니골 안에 근사하게 건물지었더래나,뭐래나...
    예전에 드라마 "아줌마"에서 정재환이랑 원미경이랑 음식점 낼때,
    양수면옥 청국장을 이야기 한 적도 있대요.

  • 17. jasmine
    '04.5.9 1:30 AM

    오후에 애니골 지나 선생님댁쪽 통과하는데, 1시간 넘게 걸렸어요.
    안그래도, 어른 모시고, 교통땜에 고생 안하셨는지, 걱정했습니다.
    좋은 시간 보내셨네요.....

  • 18. june
    '04.5.9 2:48 AM

    나중에 나중에 시집하면 저도 선생님처럼 잘 지낼수 있을까요? 티비 같은데서 보면 서로들 못잡아 먹어 난리던데... 티비가 겁을 주네요.

  • 19. 밴댕이
    '04.5.9 4:06 AM

    정말 좋은거 배웠습니당. 저두 꼭 해볼려구요!!

  • 20. 햇님마미
    '04.5.9 5:06 AM

    샘님...잘 하셨네요...
    시어머니께서 오랫만에 마음이 든든하다는 것을 느꼈을 것입니다...
    샘님도 마음이 뿌듯^*^

  • 21. 배영이
    '04.5.9 11:19 AM

    어머...그것 참 좋은 모임이셨네요..
    저도 담에 한번 해 봐야 겠습니다..

    동서는 없지만 시어머니하고 저하고..
    친정엄마하고 올케하고 저하고 셋이서..

    참.. 근데 풍동 애니골 옥수면옥이라굽쇼 ??
    어디 앉으셨어요.. ?
    우리 시댁이 풍동 애니골 입구에 있는 쌍용아파트여요..ㅋㅋㅋ

    제가 시댁 갈때마다 주로 음식을 바리바리 해서
    싸가지고 가서 거기서 점심을 먹곤 했는데 우리 시어머니께서
    여기가 얼마나 유명한 먹자 동네인줄 아냐..그러시면서 담에
    점심 사줄테니.. 그냥 와라..하셨거든요..

    담에 가게 되면 같은 자리에 ...앉아보고 싶은데..ㅋㅋㅋ

    우리 시어머님은 컴은 잘 할 줄 모르시지만.. 일.밥., 칭.쉬.
    팬이세요.. 82쿡 소식 제가 갈때마다 전달해 드리고요...
    일.밥.도 시어머니께서 제게 알려주셔서 알게 된거거든요..

    참.. 칭.쉬.에 나온 새우두부젓국인가요.
    우리 시어머님이 그거 따라해 보고 참 맛있게 드셨다고
    했어요..^^

  • 22. 수풀
    '04.5.9 1:05 PM

    그저께가 시아버님 제사라 어버이날도 같이 때웠어요.
    큰집옆에 꽃집이 있길래 가 봤더니 꽃만든것이 없더라구요. 해서 말씀드리고 용돈봉투, 어버
    이날봉투 두개를 드렸더니 "난 꽃보다 이게 더 좋다" 하시네요.
    어제 저녁에는 친정에 전화했더니 엄마가 귀가 안 들린다고 전화를 받으셨다가 올케한테 다시 전화기를 넘기시네요. 중계방송을 하겠다는 올케에게 5월안으로 한 번 가겠다는 말만
    했어요. 목이 메입니다. 시집가서 가정 잘 지키고 사는 것이 친정 부모에 대한 최대의 효도라고 굳게 믿고 삽니다.
    가족 챙기시는 샌님 모습, 참 좋아 보이네요.

  • 23. 동그라미
    '04.5.10 8:45 AM

    정말 아름다운 모임이네요. 시어머니와 동서들간의 고귀한 사랑이라 표현하고 싶어요. 저 역시 형님이 두분계신데 늘 사랑만 받고, 늘 친구처럼 대해주시는 분들이 고마워요. 여자들의 행복이 바로 이 여자들맘속에서 우러나온다고해도 과언이 아닌것 같아요.

  • 24. 다시마
    '04.5.10 12:54 PM

    동서가 없으니 좋기도 하고 나쁘기도 하네요.
    그러니 제가 가진 것들 중에서 행복을 찾아내야 겠지요? 샘님처럼요.

  • 25. 솜사탕
    '04.5.10 4:41 PM

    이제 시어머니가 되신 우리 엄마.. 직접 보진 못했지만, 제발 혜경님네 같았으면 좋겠다는 바람입니다.. 그러시겠지요? ^^
    전 새언니들은 진짜 언니처럼 편하게 생각하는데.. 여기와서 많은 갈등의 글들을 읽고나서.. 새언니들의 입장을 많이 헤아리곤 했답니다.... 혹시 오해는 있지 않을까 싶어서 걱정도...

    암튼.. 혜경님은 좋은 며느리세요. 혜경님을 며느리로 두신 시어머니도 좋으신 분이시고요.

  • 26. 아톰맘
    '04.5.11 5:12 PM

    양수면옥 청국장도 맛있는데요... 예전에 양수면옥 본점 (일산역) 에도 갔었는데. 애니골은 분위기가 고급스럽고 여유있게 먹을 수 있어 좋았었요. 결혼하고 지내다 보니... 다들 한 집안의 며느리이고, 각자 귀한 딸들인데... 서로 이해하고 행복하게 지내는 게 좋은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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