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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짭짤 고소한 김혜경의 사는 이야기, 요리이야기.

너무 이쁜, 너무 신기한...

| 조회수 : 9,358 | 추천수 : 110
작성일 : 2004-03-31 20:28:34

'4월은 가장 잔인한 달
죽은 땅에서 라일락을 키워내고
기억과 욕정을 뒤섞으며,
봄비로 잠든 뿌리를 뒤흔든다.
차라리 겨울은 우리를 따뜻하게 했었다.
망각의 눈(雪)으로 대지를 덮고
마른 구근(球根)으로 가냘픈 생명을 키웠으니....'

                      T.S. 엘리엇의 황무지 중에서


으례 이맘때면 떠오르는 싯구죠?


오늘 낮, 거실 앞 창을 내다보니, 저희 아파트 앞 산에 개나리랑 진달래가 피기 시작했네요.
겨우내내 삭막하기 그지 없던 산허리가 저렇듯 울긋불긋해지다니...
이제 곧 개나리 진달래가, 따로 꽃구경을 가지 않아도 될만큼 흐드러지게 피어날 거에요.해마다 그랬듯...  

토요일날 심은 저희 상추랑 허브들도 얼마나 많이 자랐는 지 몰라요.
흙이 모자라서 플라워박스에 반 정도만 흙을 채우고 상추를 심은터라, 상추가 상자 속에 파묻혀있는 것처럼 보였는데, 성장이 보다 빠른 녀석은 플라워박스 밖으로 고개를 내밀 정도로 많이 자랐네요.

너무 신기한 거 있죠?
이런 보람으로 농사를 짓는 거구나, 하는 생각도 들구요, 아, 이번 주 토요일에는 고기를 사다가 첫 수확한 상추에 싸먹어야지 하는 생각도 드네요.

허브들두요, 특히 스피어민트가 엄청 컸어요. 양지바른 곳에 두면 키가 잘 자란다더니, 정말 그런가봐요.
싱싱한 야채를 사다 허브도 몇 잎 따서 넣고, 샐러드해서 먹어야겠어요.

이렇게만 자라준다면, 고추도 사다 심어보고 싶고, 토마토도 키워보고 싶고, 쑥갓같은 것도 키우고 싶고...
둥근 토분 들고 나가서, 야생화도 사서 심어오고 싶고...
욕심이 자꾸자꾸 생기네요.
아마도, 아마도, 이번 주말 다시 구파발 꽃시장을 찾아, 이것저것 사들고 들어와서는, 매일매일 물주느라 정신없을 듯한,
불길한(?) 예감이 마구마구 밀려오는 3월의 마지막 밤입니다.
2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나나
    '04.3.31 8:31 PM

    일단 순위권 진입~..
    저도 공간만 넉넉하면 먹을 수 있는 걸로다가..
    화분에 이쁘게 꼭 키워 보고 싶어요.
    올 해는 로즈마리나 민트 정도 작은 화분 정도로 도전해 보려구요~.
    기왕 기르는거,,먹을거 키우는게 좋아요^^..

  • 2. 기쁨이네
    '04.3.31 8:34 PM

    오호~
    여기도 개나리가 이제 만발했는데
    샌님은 상추를 키우시는군요... ... 참 예쁘네요.... ...

  • 3. 치즈
    '04.3.31 8:45 PM

    상추는 밑에서 부터 뜯어먹는거 아시죠?
    저도 주말 농장에서 농사지어봤지요.
    넘 재미있었지요.
    밤에도 후레쉬들고 가서 물주고 들여다보고 했었어요.
    수확하면 이웃에게 나누어 주는 재미도 만만치 않았지요.
    선생님꺼 보니 옛 생각이...

  • 4. 싱아
    '04.3.31 9:05 PM

    상추가 넘 맛있어보여요.
    그새 많이 자랐네요.

  • 5. 백설공주
    '04.3.31 9:29 PM

    선생님 봄내음이 많이 나내요.
    월요일날 교통사고 나서 지금 병원에 누워 있어요.
    집에 잠시 외출와서 그새를 못참고 여기 들어와 있어요

  • 6. zoldaga
    '04.3.31 9:31 PM

    앗! 오늘 저녁 콩나물도야지찜에 상추랑 달래랑 돌나물넣고 쓱쓱 비볐는데^^.

    샌님 내일 촬영 예쁘게 하세요.

  • 7. 김혜경
    '04.3.31 10:46 PM

    백설공주님 많이 다치시진 않았나요?
    몸조리 잘 하시구요...

    zoldaga님...갑자기 이런저런 일들이 생겨서, 금요일에도 못갈 것 같아요. 다음주에나 갈 수 있을 것 같은데...제가 다음주에 쪽지 보낼게요.

    싱아님 물 잘주니까, 자라는게 눈에 보여요, 너무 신기해요

  • 8. 거북이
    '04.3.31 11:12 PM

    집에서 키운 허브나 상추들은 굉장히 연하다고 하던데...,
    정말 그런가요?
    전 아직 해보질 않았네요.
    근데 저렇게 빨리 자라네요...신기해라.

  • 9. 푸우
    '04.3.31 11:26 PM

    4월이 되었는데도 시 한구절도 생각안나는 제가 넘 한심스럽네요,,ㅎㅎㅎ

  • 10. 팅클스타
    '04.4.1 12:10 AM

    어제 저녁 주말농장을 공짜로 나누어 준다는 안내방송이 나왔어요
    동사무소에서 한명당 50평씩 나누어 준다고...
    당장 엄마에게 전화했죠.
    "애 업고 못 해... 다음에 해... 베란다에 있는 꽃이나 잘 키워...
    내가 이사갈까?"
    무지 아쉬웠지만 제가 그다지 부지런하지 못한 까닭에 포기했어요
    둘째가 유치원이라도 가면 욕심을 낼까...
    음... 지금 저 상추 먹고 싶어요.
    반지르르하게 기름 넣고 맛나게 무쳐먹고 싶어요.
    햇볕까지 먹는 기분이겠죠~

  • 11. 하늬맘
    '04.4.1 12:46 AM

    상추 너무 예쁘게 자랐네요..고기 없이 그냥 쌈싸먹어도 맛 있겠어요.강된장이랑.

  • 12. 동해네
    '04.4.1 1:15 AM

    갑자기 궁금한게요..저 상추 뜯어서 먹음 또 나는건가요?..아니면 뜯어먹고나면 마는건가요?..암튼 뭐든 키워보고싶은데...왜 제 손에만 오면 다 죽어나가는걸까요..?ㅜ.ㅠ..

  • 13. june
    '04.4.1 4:25 AM

    진짜 키워 보고 싶네여. 하지만 분명 제대로 못챙겨 줄테니 포기..ㅠ_ㅠ

  • 14. 깜찌기 펭
    '04.4.1 8:39 AM

    상추가 굉장히 보드라울듯.
    맛나보여요~ ^^*

  • 15. 미씨
    '04.4.1 9:06 AM

    샘님!!
    상추가 넘 예쁘게 자랐어요,,,
    저도 배란다에서 잠자고 있는 화분에 상추를 기르고 싶은데,,,,
    혹시,, 상추에 벌레가 생기진 않겠죠,,,

  • 16. 호야맘
    '04.4.1 9:21 AM

    저도 포기....
    신랑이 선물로 받아온 숯에 붙어있는 화초들도 다 죽여버렸사와요~~
    근데 무신...
    게을러서 못하와요~~
    베란다를 열면 푸르른 색채와 허브향이 참 좋을거 같아요. 사진으로도요..
    부럽사옵니다~~

  • 17. 소금별
    '04.4.1 9:43 AM

    저는 지난봄 사다놓고...샘님처럼 신기해 하고... 기뻐하고 그랬더랬는데,
    이젠 돌보지 못한 저의 게으름탓에 말라삐툴어진 허브의 잔재만... 남아서...
    속 상합니다.
    저두 이번 주말엔 꽃시장가서 비워있는 화분에 예쁜허브라도 심어와야겠어요...
    그리고 지난 식목일날 심어놓은 인천대공원에 기념수(울 경연이 탄생기념)로 심어놓은 나무도 잘 자랐는지... 둘러보고 와야겠습니다...

    선생님...
    예쁘게 잘 키우시구요...
    암튼, 여기오면... 정말 하고싶은 것들이 너무너무 많아집니다...

  • 18. 깡총깡총
    '04.4.1 9:46 AM

    저희 시부모님은 마당에 있는 작은 밭에 방울토마토, 오이 를 심으시는데요
    전 오이 자라는거 보면 너무 신기해요 애기들 새끼손가락만한 크기의 오이가
    점점 자라는데 너무너무 귀여워요.
    이번엔 오이, 토마토,상추,쑥갓,참외,가지 좀 심어 볼려구요 ^^

  • 19. candy
    '04.4.1 10:03 AM

    그때 그 상추가...저렇게 많이 자랐네요! 대.단.해.요!

  • 20. 훈이민이
    '04.4.1 10:38 AM

    전 씨사다 놓은지가 벌써 2주도 더 지났는데..
    아직도 안심었다는...ㅋㅋ

    치커리랑 상추씨 빨랑심어
    저도 따 먹고 싶네요

  • 21. xingxing
    '04.4.1 12:33 PM

    저희 어머니도 조그만 밭에다가 이것 저것 심어서
    일주일에 두어 번씩 뜯어 오시는데,
    연한 상추잎은 정말 꽃만큼이나 이쁘더라구요.

  • 22. 원래공주
    '04.4.1 2:09 PM

    상추가 너무 이쁘게 자라네요.

    저도 작년에 옥상에 상추와 치커리,고추 모종을 심었는데

    상추에 진딧물이 생겨서 처음에만 뜯어먹고 버렸어요.

    다들 무공해로 키운다고 하는데 진딧물때문에 안되겠더라구요.

    그런데 진딧물을 없애는 방법은 담배필터를 분무기에 2개정도 넣어두었다가

    하루 지나고 진딧물에 뿌려주면 좋다고 하네요.

    저도 다시 상추,고추에 도전해봐야 겠어요.

    상추 맛나게 드세요.

  • 23. 코코샤넬
    '04.4.1 4:24 PM

    어머나...저 허브랑 상추좀 봐...너무 이뻐요..
    제가 몇 해 전에.베란다에 상추랑 고추 심었다가 다 말라 죽어서 죄책감에 불쌍한 애들 안키우기로 맘먹엇엇는데,다시 용기를내어 키워보렵니다.

  • 24. 칼라(구경아)
    '04.4.1 8:23 PM

    덩그러니 조화화분 하나만있는 저희집 베란다와 무척이나 비교됩니다.ㅡ.ㅡ;
    생동감이 느껴지는 베란다.......
    시어머님이 하도 베란다에 뭘 많이 심으셔서 전 아예질려버려서인지 분 하나도 없네요.
    올해 감나무묘목이 잘자랐다고 랑하시길레/...
    "어머님 그럼 올가을엔 홍시 안사와도 되지요?" 했다니까요.
    군자란꽃핀것도 자랑하시고......상추보니 키우고싶긴하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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