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도 싱크대속 물건들 위치 바꾸는 거, 요새도 1년에 한번은 해요. 잡지에 나오는 연예인들의 부엌처럼 운동장만하다면 그럴 필요 없겠지만 비좁은 공간을 이용하자니 어떻게 하면 좀 효율적으로 쓸까 싶어서...
싱크대에 관한 한 정말 하고픈 말이 많은 사람이에요, 저. 한때 부엌가구가게의 디자이너로 아르바이트 해보면 어떨까? 그런게 있는 지 없는 지는 모르지만. 주부들이 부엌 디자인한다면 집집마다 넘쳐나는 가전소품이랑 정말 수납이 잘도록 할텐데...
저희 집 싱크대 보고 싶다고들 하셨을 때 공개하는 게 도움이 될 수 있겠다 싶으면서도 너무 부끄럽고 민망하고 해서 많이 망설였는데..., 그냥 공개해볼게요. 흉보지 마세요.
저희 집은 51평형입니다.(은평구 51평형 매매가가 강남의 35평형 전세가보다 싸다는 건 아시죠?) 좁은 아파트는 아닌데 구조가 구식이라 (분양받아 입주한지 만 10년이네요) 방을 5개나 뽑는 바람에 부엌이 좁아요. 그리곤 필요도 없는 가정부방도 있고...

부엌이 거실에서 들여다 보이지 않는다는 점은 좋은데 너무 좁아요. 그래서 2001년에 부엌가구를 갈면서 ㄱ자형에서 ㄷ자형으로 바꿔서 조금 나아졌어요. 문제는 부엌가군. 당시 메이커에서 견적을 내보니 엄청 나서 사제싱크대를 알아보니 채 반값도 안하더라구요. 그래서 시트지를 붙인 후 압력을 가해 만드는 멤브레인으로 했는데..보긴 이렇게 멀쩡해도 역시 싼 건 싼 값을 하네요. 1년도 채 지나지 않아 가스대부근의 문짝은 시트지가 다 떨어져 나갔어요. 그래서 한번 무상으로 갈았는데 또 떨어져요. 요샌 싱크대 집에 전화하면 그 사장님, 귀찮은 기색이 역력하고, 그리고 수평이 엉망이라..., 제가 유난히 가구의 수평에 신경을 곤두세우는 사람이거든요.
사제 싱크대집, 문짝은 문짝 회사에 맡기고 자신들은 몸통만 짜는데 혹시 사제 맞추실 분들, 반드시 검증된 곳에서 하시구요, 저처럼 가스불 근처에는 상부장 매달지 마세요, 문짝 시트 금방 떨어져서 아주 흉해요. 참고로 저희 집 문짝 메이커는 포이닉스입니다.

여기는 부엌의 반대편. 방이 있던 자리로 들여다 보이는 게 싫어서 한쪽 벽만 털어버렸는데...아무래도 나머지 벽도 떨어버려야 할 듯..., 여태 거실에 에어컨 없이 살았는데 작년 여름 결국 손들고 에어컨을 달았거든요, 그랬더니 문제가... 저희 부엌창이 북쪽으로 나있어서 여름엔 저녁때 굉장히 시원한 바람이 불어서 선풍기도 필요없어요. 그런데 에어컨을 달고나니, 그 창문을 닫아야 하고, 거실 에어컨은 부엌까지 안오고, 밥하려면 그 열기에 너무 덥고..문을 하나 달든, 벽을 없애든 하여간 무슨 조치를 취해야 마땅하나, 이번에 손을 대면 이런저런 비용이 만만치않을 뿐더러 골치가 딱딱 아파와, 당분간, 적어도 2~3년내에는 손을 못댈것 같아요.
이제부터 제 치부를 공개하네요.

부엌가구를 교체할 때 제가 제일 기대를 가졌던 키큰 장인데... 앞면은 좁고 안이 깊으니까 생각만큼 활용도는 크지 못하네요. 거실에서 보면 답답하고...찻상, 가전소품, 자주 쓰는 냄비, 샐러드 볼 등을 수납했어요. 고 옆칸 수납장은 생각보다 높아서 자주 쓰지 않는 그릇과 김치물과 냄새가 배지 않게 써야할 플라스틱 그릇을 수납했구요.

그 옆 유리장은 아무래도 밖에서도 보이는 관계로 자주 쓰는 유리그릇들을 넣었죠.장식효과를 겸해서요. 그옆의 ㄱ자형 상부장. ㄱ자형은 정말 골칫거리죠. 수납을 제대로 할 수 없어서..,마구 쓰는 플라스틱그릇들이 들어있어요. 뭔것이 이리도 많은 지...그래도 필요하니...요 아래가 개수대로, 그 아래는 각종 배관이 들어있어 뭘 수납할 수도 없어요. 거기에는 도마랑 세제들을 넣뒀어요. 각도가 안나와 촬영을 못했네요.

아랫쪽에는 항상 쓰는 그릇이, 윗쪽에는 손님이 많이 올 때 필요한 여벌 그릇이 놓여있습니다. 세트개념으로 정리한 것이 아니라, 크기별로, 용도별로 정리했어요.

3의 아랫쪽. 왼쪽 ㄱ자형하부장에는 항상 쓰지는 않지만 그런대로 자주 쓰는 냄비를, 오른쪽에는 프라이팬을 넣어뒀어요. 프라이팬 무지많죠? 제가 프라이팬 욕심이...항상 새것을 하나 이상 갖고있지 않으면 불안해서요.

가스오븐 주변. 우리 아들이 사진을 너무 기술적으로 찍어서 문짝의 시트지 떨어진 건 안찍혔네요.
왼쪽의 ㄱ자형 상부장에는 양념들과 양념그릇, 유리병들을 넣어뒀구요, 오른쪽에는 항상 쓰는 물컵이 들어있어요. 사진에는 안찍혔는데 하부에는 서랍이 있어요. 수저랑 조리도구, 앞치마 행주 보자기 등이 들어있죠.
저 이렇게 살아요, 좀 지저분하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