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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짭짤 고소한 김혜경의 사는 이야기, 요리이야기.

빨리 내일이 왔으면...

| 조회수 : 5,556 | 추천수 : 100
작성일 : 2003-06-05 21:31:29
요새 저희 식구들 너무 안됐어요.
주부인 제가 근무태만이거든요.
'일하면서 밥해먹기'란 책 제목이 미안하게도 해먹은 반찬이 없네요.

오늘은요, 푸드채널 녹화하구 집에 6시가 훨씬 넘어서 들어왔어요.
저만 했으면 한 2시간 일찍 들어왔을 텐데, 우리 수연님도 출연을 했거든요.
제가 왜 일전에 부탁드렸잖아요? 도전 스타일리스트 코너에 지원해달라구, 지원자 없으면 바로 지명에 들어간다구...
우리 식구들 너무 겸손한 나머지, 자발적으로 손들을 안들어서 일단 수연님 지명했습니다.
수연님 오늘 녹화했구요, 다음주는 제가 어거지로 지명한 jasmine님이 녹화할 차례입니다.
고담주는 푸드채널 쪽으로 희망자가 들어와서 그냥 넘어가지만, 그 담에라도 제게 또 섭외요청 들어오면 바로 지명에 들어갑니다. 그 지명자는 냠냠주부가 될지 누가 될지...., 그건 저도 몰릅니다.
여담으로 수연님 녹화 얘기를 해야겠네요. 진짜 잘하데요, 요리도 잘하고 말도 잘하고...오죽하면 조연출이 고정출연자(물론 저를 일컫는 말이죠) 바꿔야되겠다고 농담을 할까요??
여러분들 잊지말고 6월27일 금요일, 정신우의 요리공작소 보세요, 얇고 긴 다리의 주인공 수연님 나옵니다.


하여간 집에 들어왔는데 진짜 먹을 거 없대요. 며칠 연속으로 밥상에 젓가락 갈 반찬이 없는, 이래본 적이 별로 없는 것 같아요.
어제 끓여뒀던 된장찌개, 그래도 요기에 취나물이랑 고사리밥이랑 넣고 끓였는데 맛이 좋아서 다행이였죠, 어제 해동 후 남겨둔 갈치 세토막 굽고, 그리곤 덜렁 열무김치, 깻잎장아찌, 먹다 둬서 그릇에 그저 붙어있을 정도의 샐러드, 게장(게장은 게장인데 꽃게도 아니고 참게도 아닌 작은 바닷게로 담근 게장) 뿐이었어요, 정말 저도 너무하죠?

어제도 이 수준이었거든요, 된장찌개, 갈치, 샐러드, 그리고 너비아니( 그 냉동햄있잖아요)였거든요.
아마 우리 82cook 식구 몰래 저희집 밥상을 훔쳐봤다면 저더러 거짓말쟁이라고 했을 지도 모르겠어요. 자기는 반찬 그렇게 하면서 남들보고는 잘 해먹으라며 요리책을 썼다고.

변명같지만.
참 이상하죠, 떨어지면 모든 게 한꺼번에 떨어져요, 계란이라도 한 알있으면 그걸로 뭘 해볼텐데...
아님 양파라도 한알 있으면 무슨 볶음요리라도 할 텐데...
거의 모든 식품들이 일시에 떨어져서...
그뿐인가요, 집에 과일도 없어요. 우유도 없구요.
제대로 먹을 만한 건 냉동고안에 꽝꽝 얼어있는 생선들과 고기뿐이고, 금방 뭔가 할 수 있는 건 두부 반모에 감자 몇알뿐..., 더 황당한 건 양파랑 파랑 없으니까 머리 회전도 안되서 고기나 생선으로 할 수 있는 요리가 생각두 안나구요.
아마도 제가 82cook에만 신경쓰고 가족들 먹거리를 좀 소홀히 한 탓인가봐요.


그래서 저 지금 무지 반성하면서 내일 오기만 기다리고 있어요.
낼 아침에 일찍 일산 하나로에 가서 일단 참외랑 수박이랑 포도랑 살거구요, 매실 또 살거에요. 매실주도 담그고, 절임도 더 하고...
그리고 쌈용 야채도 사고, 오랫만에 삼겹살도 사고, 우유도 사고,청양고추도 사고, 발아현미도 사고, 양파도 사고, 마구마구 살 거예요. 그래서 맛있는 거 많이 아주 많이 해먹으려구요.
자성의 의미로 지금 도토리묵가루에도 물 부어놨어요. 우리 시어머니 좋아하시는 도토리묵도 쒀드리고...
피곤하지만 않다면 지금이라도 하나로 가고 싶지만 다리가 너무 부어서...
빨리 내일이 와서 쇼핑카트에 싱싱한 채소 과일을 가득 담고 싶네요.

혹시 내일 일산 하나로로 쇼핑 오실 분, 제 얼굴 보게되면 그냥 지나치지 말고 아는 척 해주시구요.
그리고 잊지말고 내일 조기 게양하세요.
낼 현충일이잖아요, 일년에 단 하루, 우리나라에 가무음곡이 사라지는...
1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김지원
    '03.6.5 9:37 PM

    맞아요.양념이든 화장품이든 음식이든 하나떨어지면 같이 와르르 다떨어지더라고용.^^
    아참.그리고 샘~ 저도 내일 매실또 사야되요.이번엔 20키로살껀데요. 10킬로는또 쨈만들고 10킬로는 매실절임할꺼거든요.이번매실쨈 너무 좋아해서 식구들이 거의다먹었어요. 무엇보다도 식사후 소화도 잘되고 화장실에 모두 자주가서 맘에드나봐요.갈켜주셔서 감사~~~ 꾸벅.

  • 2. 김혜경
    '03.6.5 9:38 PM

    에잉 너무 많아요, 힘들어서 어떻게 다 하시려구요.

  • 3. mush
    '03.6.5 10:42 PM

    낮에 혜경선생님의 목소리가 가라앉으신것 같아 내심 걱정했답니다,녹화가 힘드셨군요,식구들 챙기시랴,바깥일 하시랴,너무 완벽하게 하시믄 병나셔요,대강 차리셨다는 반찬이 제가 한시간 부엌에서 서성대다 차린 찬들보다 훨 나으신데요.뭘,,푹 주무시고 내일 신나는 쇼핑 하세요~~~~^^

  • 4. 김수연
    '03.6.5 11:20 PM

    에고.. 걱정되는걸요? 화면에 어떻게 비춰질지도 걱정이구요.
    혜경님 덕분에 좋은 경험했습니다!!
    여기 82cook의 숨겨진 고수분들 신청하세요. 혜경님이 팍팍 밀어줍니다.

  • 5. 아짱
    '03.6.6 12:13 AM

    오늘 녹화방송 응원가구싶었는데
    갔었음 수연님까지 뽀나스로 볼수있었겠네요
    담주에도 목욜에 녹화하시나요?
    오늘 두분 모두 고생많으셨구요

    샘...낼 식탁은 진수성찬이겠네요? 그죠?

  • 6. 아짱
    '03.6.6 12:15 AM

    어라,,, 쪽지보내기가 안되네요
    어인일인지....

  • 7. 김혜경
    '03.6.6 12:15 AM

    아마도...
    아짱님 담주에 구경오세요, jasmine님 요리 실력 감상 할 수 있구요, 보조로 일하는 수연님도 볼 수 있구요, 전 뽀나씁니다.

  • 8. 강윤비
    '03.6.6 8:24 AM

    이번주에 꼭 갈려 했는데, 회사일이 자꾸 꼬이네요.
    담주에는 한번 가봐야지...
    jasmine님도 덕분에 해동판 잘쓰고 있는데 응원이라도 해야쥐

    이번달에 벙개 없죠, 월차내고 가야쥐...

  • 9. 지네네
    '03.6.6 12:26 PM

    다들 보기 좋은데염^^ 전 지베 티비가 엄어서리..볼수가 엄네여^^;;; 걍 인터넷으로 보던가해야겠네여...다들 수고하셨어염...ㅎㅎㅎㅎ

  • 10. 송정효
    '03.6.6 5:11 PM

    매실...10킬로에 전 나가 떨어졋는데...또 20킬로 사신다는 분!
    정말 존경 합니다~
    저도 사실은.....쨈이 가장 인기가 좋아서
    걱정이예요~
    또 사야 될찌,말아야 될지....?!

    현충일도 일하는 남편...피곤에 쩔어잇는 남편에게
    밤마다,악녀로 변해서
    시고 스다며 도리질 해 대는 그의 코를 잡고...
    한숫깔 푹~떠서 먹이는 재미도 솔솔하구....ㅋㅋ

  • 11. 장돌모
    '03.6.7 9:37 AM

    저도 오늘 정말 반찬거리가 없었어요
    휴일이라 나가기도 싫고
    그런데 어제 퇴근길 시장본 것 중에 그것도 덤으로 준 실파가 생각났죠(파장이라 기냥 줌)
    그래서 그것을 처치하기로 맘 먹고
    일단 반은 살짝 데쳐 파강회(파, 달걀, 느타리버섯)하고,
    나머지 냉동오징어 녹혀(배달된 해동판에)같이 해물파전 해먹었슴다.
    비가 살짝 내려 분위기와 잘 어울려 그런 대로 괜찮은 저녁이 되었슴다.
    이 코너에서 배운거 바로 이겁니다.
    작은 것으로도 여러가지 생각할 수 있다는거
    점점 잘 하고 싶어지고 있습니다. 많은 도움주세요 . 혜경님이하 모든 대단한 주부님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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