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지락 해감하려면
농도 진하게 맞춘 소금물에 바지락 담구어서
어둡게 덮어놓고는 반 나절~하루정도 가만히 두지요.
늘 이리 조개 해감을 자주 하시는 분들이라면 모르지만,
어쩌다 한번 살아있는 활조개류를 사 와서
다음 날 먹을 음식재료로 쓰기 위해 해감을 하려면
소금물 농도 맞추는 것 부터, 적절한 해감의 시간까지...
그리 쉽고 만만한 일이 아닐꺼예요.
이런 분들을 위해서
아주 부담도 적고 빠른 시간내에 말끔히 끝낼 수 있는
해감의 팁을 알려드릴께요.
저희집은 조개류 해감을 아주 간단하게 합니다.
바로 소금물을 쓰는 대신에
식촛물을 쓰는거지요.
식촛물을 써서 해감을 하게 되면
살아있는 이 조개들이 뽀글뽀글 거리면서
더러움을 뱉어내는 것을 눈으로 직접 볼 수 있어요.
그리고 해감 시간도
최소 30분~1시간이면 충분하니
살아있는 조개 사 와서, 농도 잘 맞춘 식촛물 부어 놓고
밥솥에 밥물 맞추어 취사버튼 눌러 놓고
다른 식재료들 이리저리 손질하고 국과 찬꺼리 만들어 가다보면
조개 해감시간에 맞추어
해감이 끝나서 깨끗하게 씻어낸 활조개들을 마지막에 퐁당 집어 넣고
국이든 찌개든 바글바글 끓여내어 바로 식탁에 방금지은 밥과 함께 내면 되는거지요.
제시해 드리는 식촛물 농도만 늘 기억해 두시면 되어요.
간단하고 유용한 이 해감의 기술을
더 늦기전에 함께 공유하고 싶네요.
무엇보다 아이들도 참 신기해하고 또 즐거워 합니다.
무심하게 그저 엄마가 만들어 주는 반찬이나 찌개, 국을 먹다가
이렇게 살아서 생생하게 뽀글거리며 해감하는 조개들을 보게 되면
순박한 아이들의 시선이니 재미있어 하기도 하고
또 여린 마음에 불쌍하게 느끼는 아이들도 있구요.
어쨌든 이런 부엌 한켠에서의 사소한 관찰에도 함께 참여한다는 것,
저와 저희집 아이들은 모두 좋게 생각하고...
또 그만큼 한때의 식사시간이 더 즐거워 진답니다.
<식촛물 해감 하기>
활조개류(바지락, 꼬막 등) 500g 기준
물 400ml
양조식초 100ml
* 해감시간은 30분~1시간
* 2배식초가 아니라 보통 양조식초를 씁니다
* 분량의 식촛물에 담글 수 있는 조개종류의 최대무게가 500g입니다.
그러니 500g미만의 양만큼이라면 얼마가 되든지 이렇게 만들어서 담구어 쓰시면 되어요.
재래시장 안에 있는 생선가게에 가면
살아있는 싱싱한 여러 종류의 조개들을
저렴한 값에 쉽게 살 수 있지요?
마트에 가도 이렇게 살아있는 조개들이 봉지포장이 되어 나오네요.
그것도 종류별러 활바지락, 활모시조개...
이 외에 활멍개, 활해삼 등등
대형마트답게 필요한 각종 식재료들을 점점 다양하게 구비해 놓고 있네요.
과연 봉지안의 조개 상태가 어떤지 궁금해서 한 봉지 사 왔답니다.
<봉지안에서 속살을 살짝 드러내고 있던 바지락들... 손으로 봉지를 조금 눌러보니 금새 쏙 들어가 버리네요>

먼저, 바지락을 봉지에서 꺼내서
흐르는 물에 깨끗이 껍데기를 바락바락 씻어 주고는
분량의 물에다 담급니다.
그리고는 양조식초를 여기에다 분량만큼 주루륵 부어 주지요.

다 부어주고 나면
입을 꾹 다물고 있는 이 바지락들 사이에
왠지모를 긴장과 적막감이 감돌기 시작해요.
(늘 속으로만 미안하다 바지락들아,,,꼬막들아,,,)

한 2분, 3분쯤 지났을까...
이때쯤이면 드디어 이 바지락 조개들이
조금씩 뽀글거리며 속의 더러운 것을 뱉아내기 시작합니다....

조개 입에서부터 거품과 함께
안에서 미세한 것들을 뱉아내는 거지요.
이렇게 30분 정도 더러운 것들이 물위로 떠오르고 바닥에도 가라 앉으면
깨끗한 물에 한 두어번 바락바락 씻어서 깨끗해지면
음식에다 넣어 쓰시면 됩니다.

이렇게 해감시킨 바지락을 바로 넣어서
바글바글 끓이고 있는 된장찌개 한 뚝배기.
조개에서 나온 육수 덕분에 국물이 시원하니 속이 확 풀리네요.

또 다른 날,
재래시장 생선가게에서 반찬거리를 좀 사왔습니다.
왼쪽 봉지부터 시계방향으로
꼬막, 포항가자미 3마리, 그리고 바지락 봉지들이예요.
물론 꼬막도 살아서 건들이면 입을 확 닫아버리는 것들이고
바지락도 쭉쭉 물을 뿜어내고 있는 것들 한 접시 올려놓은걸 사 온거지요.

분량의 식촛물을 만들어서
바지락을 먼저 해감할 준비를 합니다.

생선가게 아저씨 말로는
이틀동안 바지락을 담궈놔서 거의 더러운것들이 깨끗하게 다 빠져 나갔다고
해감시킬 필요없이 바로 쓰라고 하시네요.
그래도 늘 하던 질이 익혀져 있는지라,
국 끓이고 반찬할거리 장만하는 동안 이렇게 30분만 담궈 놓습니다.

조금 지나니,
보글거리면서 뭔가 내뱉기 시작하네요.

아저씨 말씀대로
마트에서 봉지채로 포장된 바지락을 사서 해감시켰을 때와 비교해볼때,
많이 깨끗한 편이었어요.
내뿜어서 지저분하게 뜨는 거품도 적었고, 바닥에 가라앉은 찌꺼기도 적었구요.
한 줌 넣어서 된장을 끓여보니 쫄깃쫄깃한 조갯살 맛은 또 얼마나 좋던지...

해감시킨 바지락은
꼭 이렇게 다시 한번
바락바락 씻는 과정을 거쳐야 합니다.
이 때 얼마나 더러운 찌꺼기와 구정물이 많이 나오는지 몰라요.

그리고 말끔하게 씻어낸 바지락은
이렇게 채반에 받쳐서 물기를 쏙 빼준 다음에,

이런식으로 크린백(위생백)에 먼저 넣어서,
지퍼백에 한번 더 넣어 냉동실에 두면
끝까지 말끔하게 요리에 넣어 쓰기에 딱 좋지요.
살아있는 상태에서 해감시키고 말끔히 씻자마자 급냉한 조개라서
찌개든 국이든 넣어서 끓여먹으면
깨끗하고 음식 맛도 좋아요.

버리기 전에 한번이라도 더 활용할 수 있는 경우라면,
그리 하는것이 야무친 주부겠지요.
이어서 꼬막을 해감하려고 하는데,
방금 바지락 해감하는데 사용했던 식촛물을 버리지 않고
미리 껍질 말끔히 씻어서 물기 빼 두었던 꼬막을 여기에 넣습니다.
어차피 해감 시키고 다시 깨끗이 바락바락 치대가면 씻어 줄 것인지라
괜시리 식초 아깝게 또 다시 새로 식촛물 만들어 쓸 필요가 없어요.

식촛물에 빠진 꼬막들.
5분정도 경과후에 보니 이렇게 서서히 안의 것을 뱉아내기 시작합니다.

딱 30분을 이리 두었더니
어지간히 부글거리면서 속의 것들을 거의 다 뱉아 내었어요.
이제 맑은 물에 다시 깨끗이 바락바락 치대 씻은 다음,
삶아 먹으면 되죠.

식촛물 해감 후에, 힘을 주어 씻으면
거무스름하니 뿌옇게 계속해서 더러운 물이 나오고
지저분한 찌꺼기들도 어지간히 바닥에 가라 앉는답니다.
몇번을 헹궈 내고 끓는물에 데쳐 먹으면
비로소 맛있다 소리가 나와요.
그만큼, 직접 이 꼬막을 손질하다보면
얼마나 안팍으로 더러운게 많이 붙어있는지 실감하게 되지요.

깨끗하게 준비된 꼬막은
냄비에 물이 끓을적에 후루룩 넣어 주고

성질급한 꼬막 하나는 벌써 입을 벌리네요.

뜨거운 끓는 물에 입수 후, 약 2분 정도면 충분해요.
두어개 정도 더 입을 벌리면 불을 끄지요.

냄비채로 채반에 확 엎어서
꼬막만 건져두고,
바로 까서 저녁식탁에 올려 양념장 뿌려 먹어야 하니
껍질의 열기를 없애기 위해서 찬물을 끼얹어 뜨거운 기를 날려 버립니다.

껍질 반쪽씩 까 두어 그냥 이대로 집어 먹어도 좋고,
먹을만큼 소복히 접시에 올려서
꼬막양념장 살짝 조금만 얹어 먹어도 참 맛있어요.
꼬막 자체가 약간 짭쪼롬하기 때문에 양념장은 반찬될 정도로만 슬쩍 뿌려야 맛있지요.
사진찍느라 이 꼬막들도 평소 삶아 먹는것보다 많이 삶아진 정도예요.

해감 식촛물에 쓸 식초는
비싸고 좋은 것 살 필요가 절대 없어요.
가장 저렴한 양조식초 큰 것 한통 가져다 놓고
요리에도 또 이런 다양한 용도로도 두루두루 쓰면 됩니다.
제가 집에서 쓰기에는 1.8리터짜리 양조식초가
손잡이도 있으면서 양도 넉넉하니 다루기에 참 편해요.
동네 슈퍼나 마트에서 가격보고 제일 저렴한 것으로 하나 사서 쓰시면 좋을꺼예요.
거의 다 써가길래, 어제도 저희 동네 아랫슈퍼마켓에 가서는
천몇백원주고 새로 한 통 사 왔답니다.

또 어제 새로 사 온 꼬막이예요.
왠 꼬막이 이리 자주 등장하냐 하실지도...
장보러 갈 적마다 자주 눈에 보이고 또 자꾸만 해 먹고 싶다면
그럴적에 많이 먹어줘야 하니까요.

해감을 위해 식촛물에 담그고
정확히 5분 경과 후,
꼬막들끼리 식촛물 안에서 서서히 안의 것들을 뱉어내느라
뽀글대면서 난리가 납니다.

그리고 약 30분 후의 꼬막이예요.
이리 담궈두고 저는 다른 음식들 이것저것 만들었지요.
해감 하려고 어두운 곳에 둘 필요도 없이
이리 스텐냄비에 담궈 둔 채로 식탁위에 올려 두었다가 시간되면 씻어서 바로 씁니다.
아이들은 부엌 왔다갔다 하면서
식탁위에서 뽀글뽀글 거리는 조개들 구경도 하구요.

해감 후에 씻어 낼 때마다 더러운게 얼마나 나오는지...

준비 완료되면
이제 끓는 물에 담그고,

2분정도 경과 후,
가스위에서 냄비를 내립니다.
채반에 통채로 부어서
껍질채로 두어번 깨끗이 헹궈주고는
이제 반쪽씩 껍질을 따 주기 시작하지요.

탱글탱글 맛나는 꼬막.
꼬막은 이렇게 촉촉하게 핏물 맺히도록 삶아서 껍질 떼서 먹어야
그 맛난 육즙과 쫄깃한 속살맛의 진가를 알 수 있어요.
식촛물로 해감을 시키면
식초로 깨끗하게 거죽도 속도 잡스러운 것들까지 다 소독된 느낌인지라
찜찜한 기분이 없어지니 먹는 느낌도 더 좋구요.
반나절이나 밤새 소금물에 담궈 놓을만한 시간적인 여유가 없거나
살아있는 조개들을 빨리 써야 할 적에는
저희집처럼 30분간의 식촛물 해감법 사용해 보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