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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친토크

즐겁고 맛있는 우리집 밥상이야기

무우밥? 무우청밥? 그리고 군고구마

| 조회수 : 11,154 | 추천수 : 5
작성일 : 2012-11-25 20:27:53

 

 

이건 사람이 먹는 밥이 아닙니다.

닭먹이로 쓰는 밥입니다.

그래도 혹여 맛있다 생각되시는 분이 계시면

한그릇 푸짐하게 퍼서 택배로 보내드리겠습니다.

 

하긴 요즘 현미보다 청치가 더 좋다고

건강식으로 사용하는 분들이 늘고 있다고 합니다.

 

 

 

가마솥에 달구들 청치를 끓이면서

무우를 썰어 넣었습니다.

요즘은 배추를 주로 먹이는 중인데

청치밥에 무우를 넣어 무우밥을 해주면

닭들의 영양섭취에 도움이 될 것 같아서입니다.

 

 

올해는 무우농사가 완전 꽝입니다.

닭먹이용으로 1,000개를 심었는데

그나마 무우꼬랑지가 그럭저럭 달린 것은

300개 남짓......

 

추위가 일찍 찾아온 탓에

무무들의 성장이 갑자기 멈춰 버린 탓인 것 같습니다.

 

벌레탓에 잎이 망사가 된 것들은

시래기를 하기도 그렇고

무우꼬랑지만 남은 것들도

땅속에 저장하기도 그렇고 해서

잘게 썰어 청치밥에 넣어 닭들에게 먹입니다.

 

 

 


해가 저물고 아궁이에 불이 벌겋게 달구어 질 즘에

여지없이 굽기본능이 꿈틀댑니다.

냉장고에 고등어를 구워 말어 고민하다가

그냥 고구마를 굽기로 했습니다.

 


그렇게 구운 고구마는

당쇠의 저녁식사로......

 

 

 


요즘은 주로 표고버섯재배에 사용할

참나무를 벌채하는 중입니다.

 

가파른 산비탈에서 엔진톱으로 벌채를 하는 것은

참으로 위험한 일입니다.

발이 미끄러지거나 해서

빠르게 돌아가는 톱날이 몸에 닿기라도 한다면

최소한 중상이니까요.

 

며칠전에도 강릉인가?에서

벌목을 하던 분이 사망했다고...... ㅠㅠ

 

 


벌채를 하는 데에도 기준이 있습니다.

아무것이나 베어내는 것이 아니고

사진처럼 한뿌리에서 여러갈래로 자란 것들이나

아니면 두세그루의 나무가 너무 가깝게 있는 것들을

솎아 내는 형식으로 베어내야 합니다.

 

왜냐하면 그런 나무들은 조만간 쉽게 죽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그런 것들을 베어내면

다른나무들이 잘 살 수 있어 숲이 더 건강해 집니다.

 

 


나무들이 너무 우거진 곳에서는

이렇게 경쟁에 밀려 죽은 나무들이 눈에 많이 띕니다.

 

숲을 잘 모르는 분들은

나무를 베어내면 자연을 훼손하는 거라고 하시는데

실은 적절하게 벌채를 해주면 숲이 훨씬 건강해 집니다.

 

하지만 나무를 베어낼때마다 미안한 마음이 들곤 합니다.

나름대로 살아남기 위해 발버둥을 치는 녀석인데......

 

 

 



그렇게 벌채한 나무들은

경운기에 실려 재배장으로 향합니다.

재배장이라야 조오기 아래 개울가의 나무그늘......

 

경운기에 실린 표고목은

대략 60개 정도 됩니다.

 

지게로 날라도 되는 거리지만

숲이 너무 우거져 지게를 지고 다닐 수가 없는 상황......

 

올가을 처음으로 표고를 판매했었는데

참 재미있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요즘에는 뭐든지 연중 생산되고

마트에 가면 뭐든지 항상 살 수가 있다보니

표고도 아무때나 나오는 것인줄 아는 분들이 꽤 많다는 것......

주문이 밀려 미처 보내드리지 못한 분들중에

몇분이 서운한 투의 문자를 보내셨습니다.

왜 없느냐~  왜 표고가 안나오느냐~

 

하지만 뭐든지 제철이 다 있기 마련입니다.

자연상태에 방치해 놓고 키우는 상태에서는

표고버섯도 봄부터 가을까지 발생이 됩니다.

그것도 지들이 조건에 맞는 날씨에만......^ ^*

 

하긴 뭐 방송이나 신문기사에도

이른봄에 토마토가 제철이라느니

한겨울에도 뭐가 제철이라느니 하는 지경이니......

 

 

 


요즘 제철인 것은 요런 것......

순무우김치같은 것들......

 

 

 


 

 


 

 


 

 

 


 


 


1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soll
    '12.11.25 10:01 PM

    아궁이 불 참 오랜만에 보네요 :)
    불이 참 묘해서 보고있으면 시간 가는 줄 모르는데 말이죠

    발 삐끗 안하게 조심 조심 다니세요
    이제 곧 눈오면 더 추워지고 경치가 또 달라지겠네요

    표고도 제철이 있다는 거 저도 처음 알았어요
    닭들은 저런 것도 먹는군요 모이라고 노란곡물같은 것만 먹는 줄 알았어요
    사료겠죠 제가 본건 ;;;;

  • 게으른농부
    '12.11.28 1:05 AM

    아마 그럴겁니다. 공장사료에 주로 옥수수가 사용되니 노란......
    이제 얼마 지나지 않아 눈이 쌓이겠네요.
    그땐 사진좀 잘 찍어서 올리겠습니다. ^ ^

  • 2. 재스민
    '12.11.25 11:05 PM

    요즘 포스팅이 뜸하셔서 농부님이 바쁘신가보다했어요
    저희 시댁이 김포여서 순무김치를 겨울에 항상 먹는데
    요즘은 아랫녁에서도 순무김치를 담궈드시나봐요

  • 게으른농부
    '12.11.28 1:07 AM

    예~ 요즘 하는일 없이 바빴습니다. ^ ^
    시댁이 김포시군요. 저는 고향이 영종도입니다.
    가끔 고향생각도 나고 고향의 맛도 그립고 해서 순무를 심었습니다. ^ ^

  • 3. 길버
    '12.11.26 12:55 AM

    정말 전기톱 위험 하드라구요. 저의 시골에도 이웃집 아저씨가 전기톱으로 나무 베어 내다 다친적이
    있었다고 하더라구요. 농부님 조심 하시구. 저도 내년엔 농부님 표고 먹고 싶네요.
    건강한 먹거리 생산을 위해 노력하시는님 정말 수고 많으십니다.
    순무 김치는 한번도 먹어 본적이 없는데 어던 맛일까 궁금 하네요.

  • 게으른농부
    '12.11.28 1:08 AM

    감사합니다. 근데 순무김치 맛을 어떻게 설명해야 할런지......
    혹시 강화쪽에 여행하실 일이 있으면 한번 드셔보심이...... ^ ^

  • 4. 보라돌이맘
    '12.11.26 5:38 AM

    순무김치... 저 알싸한 끝맛이 모처럼 그리워지네요.
    저 맛에 중독되면, 그냥 일반 무김치는 왠지 심심하게 느껴지기까지 하지요.

    보통일이 아닐꺼예요.매일같이 좋은 재료로 정성 담아..
    대량으로 저렇게 닭들 먹일 모이 준비하는 농부님의 그 마음이 느껴지니,
    볼 때마다 제 맘까지도 참 정겹습니다.

    저도 가서.. 이것저것 닭 키우는 것도 좀 배우면서 거들어 드리고 싶고...

  • 게으른농부
    '12.11.28 1:12 AM

    맞아요. 순무김치를 먹으면 다른 것은 잘 안먹게 되더라구요. ^ ^
    제가 순무김치를 워낙 좋아해서 장모님 큰누님이 매번 한통씩 해서 보내주신답니다.

    닭들과 함께 지낸지가 3년이 다 되어가는데
    아직도 뭐가 뭔지 잘 모르겠습니다.
    전문가라는 분들은 이렇다 저렇다 얘기가 많은데
    실제로는 자기가 처한 상황에 맞는 방법을 찾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인 것 같아요.
    그래서 아직도 시행착오의 연속이랍니다. ^ ^*

  • 5. 해바라기
    '12.11.26 10:44 AM

    저 어릴적 학교갔다오면 풍기던 구수한 시래기 냄새
    엄마 뭐 맛있는거 했어?
    개밥삶았는데?
    그 냄새가 왜그리 맛나게 풍기던지요
    아마 농부님댁도 그럴거 같네요 ^^

  • 게으른농부
    '12.11.28 1:14 AM

    ㅎㅎㅎ 맞습니다. 청치밥을 하면 밥냄새가 나거든요.
    저도 그 냄새가 참 좋습니다. 이따금 쬐끔 떠서 먹어보기도 하고요. ^ ^

  • 6. 얼음공주
    '12.11.26 2:10 PM

    갑사가다가...정안...표지판 보고 들러서 인사하고 갈뻔 했어요. 농부님의 따뜻한 글과 사진들 보며 대리만족만 하고 사네요.ㅎㅎ

  • 게으른농부
    '12.11.28 1:15 AM

    에구~ 감사합니다.
    근데 제가 농장을 비우는 경우가 종종 있어서 오실땐 미리 연락을 주셔야 합니다.
    제가 좀 비싸거든요~ ^ ^

  • 7. 바이올렛
    '12.11.29 12:33 AM

    저는 닭도아닌데 ㅎㅎ
    무청으로 밥해서 먹고있답니다
    김장하고 남은 무청이 어찌나 싱싱하던지 ... 삶아서 양념해서 쌀에 얹어서 밥했더니 맛있더라고요

  • 게으른농부
    '12.11.30 8:52 PM

    진짜 맛있죠.
    저도 먹고 싶어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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