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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하수 인생이야기 ㅡ 대학 입학하다

| 조회수 : 655 | 추천수 : 1
작성일 : 2025-10-12 05:46:10

대학에 입학하다.

어두웠던 터널  

고3 시절을 보내고  

환한  세상으로  나왔습니다.

 

대학 입학
그런데  등록금이  없었습니다.

딸셋 아들 하나
오빠는  등록을  했는데
제 등록금은  마련하지 못한  우리집.

 

경매된다는 은행 서류가 날라오고  

대학에 합격했지만

미처  준비되어 있지않은  

등록금을 부모님께  조를수는  없었습니다.

 

2월  오리엔테이션날
학교를  갔습니다.
이런 저런  이야기를  듣고
아  진짜  이학교 다니면 
행복하겠다.


첫번째  등록금만  누가 내주면  행복하겠다
그런  생각을  했습니다.

마지막에
조교형이 말했습니다.

 

혹시 등록금  마련안된  사람이  있다면
대여장학금제도가
있으니  과사무실로  와서
저를  만나고  가세요.

 

죽으라는  법은  없구나
죽기살기로  장학금
받아야지 
생각하고  과사무실로  갔습니다.

그런데 사범대라서  그랬는지
형편이 어려운  친구들이
너무 많았습니다.

 

과사무실 앞에는 
30명이  넘게  친구들이

줄을 길게 서 있었습니다.
그중에는  탄광에서  

일하다  왔다는  친구도  있고  

26살  늦은  나이에
대학 입학한  오빠  언니도  있었습니다.

 

1시간  줄을 서고
드디어  조교형  혼자 있는
과사무실을  들어갔습니다.

 

어제 처럼  생생한기억
하얀  셔츠를  입고
곱슬머리에
마른 체형의 조교형이
있었습니다.

 

심장이  쪼여드는  느낌.
이기회를  놓치면
저는  대학생이 될수 없습니다.

 

제글을  사랑해주는
저의 유일한 독자
남편도 인정하는  사실
저는  글보다
말을  엄청  잘합니다.

 

어린시절부터
마이크만  잡으면
청산유수

 

그런데 그렇게
말잘하는  제가
조교형 앞에  앉자마자
꺽꺽  울음만 
터졌습니다.

 

열심히  공부해서  

전교 100등이

좋은학교  합격했지만  돈이 없어
학교를 올수 없는  제처지가

스스로  넘 기가막혀  

말이 나오지 않았습니다.

 

말로   조교형을  설득해야 하는데...

누구보다  말을  잘하는  

제가   자리에 앉자마자  

억이 차서  말이 나오지  않았습니다.

 

꺽 .... 꺼이...
아버지 사업이  ....

 

꺽  망해서

 

흑흑   집이 경매에  넘어가고...

 

딱  이말만 하고
계속  울었던것  같습니다.

 

당황한  조교형이
어찌할줄 모르고
제게 화장지를   몇장 
뽑아  주었습니다.

그만  울고  나가보라고
됐습니다.

 

소리를  듣고 사무실을  나왔습니다.

무슨 정신이었던지...
누구보다도  말을 잘하는 
제가  중요한 순간에  

말도  못하고 울기만 했다니...
너무 속상했습니다.

 

어떻게 온  기회인데 
하늘이 준 동아줄을
날려버린 저는   바보  였습니다.

 

다음날 
그래도  희망을  버리지
않고   학교를  찾아갔습니다.
대여 장학금  받을  

7명명단이  과사무실

게시판에 붙어있었습니다.

 

 

제이름이  
있었습니다. 

 

꺼이 꺼이 울던
18세 소녀의 
그마음을  알아준 
은인. 조교형  덕분에
저는  대학생이   되었습니다.

 

40여년전
그곳으로  갑니다.
그때 그순간이
다시 온다면
저는  저의 힘든사정을 
조곤조곤  이야기 할수  있을까요.

 

또  울어버리고 
말것  같습니다.

 

이글을  쓰면서도
그때가  떠올라
한글자 한글자 
울면서  쓰고  있는 
바보인걸요 .


말하지 않아도
울기만  했는데도
제 사정을  너무 잘 이해하고
저의 손을  잡아준
고마운  조교형께
정말  고맙다고  
덕분에 살았다고

늦었지만
말하고 싶습니다.


이제  저  대학생이 되었습니다.

다음  이야기는  

청춘의 기록입니다.

 

 

요즘  저는  양양에 있습니다.

작은  원룸아파트이지만

제겐  너무 훌륭한 힐링  장소입니다.

 

아파트 뒷산이

밤나무산이라

새벽  눈뜨자  마자

산밤을  주으러  올라갑니다.

 

요즘  계속  비가 내립니다.

우산 쓰고  풀숲을 헤치고 

알밤 한알을  발견하면

얼마나  기쁘던지...

 

주워온 밤은  펄펄 끓는물에

5분쯤  담궈서  소독  합니다.

 

밤은  삶아서

일일이 속을  파낸뒤

경단을  만들어서

먹고 있습니다.

 

베트남  함께 갔던 

후배부부도  놀러와서

양양 밥상을  함께 하고  갔습니다.

 

연휴내내 

비가  왔어요.

덕분에 양양  송이가

대풍입니다.

 

10년내   제일  싼것 같아요

송이로  송이밥을  해먹습니다.

송이 잘게 다져  쌀위에  넣고

밥하면  비싸고  귀한  송이밥입니다.

 

매일 매일 먹을  양식이

있고  멀리서  귀한 벗이

찾아와주고

나날이  행복합니다.

 

그행복에

자연이 주는 

산밤까지  포함입니다.



















 

 

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피어나
    '25.10.12 7:48 AM

    조교님 정말 감사하네요. 말을 듣는 게 아니라 심정을 들으라는 얘기를 듣고 무릎을 쳤는데 은하수님의 심정을 들으셨나봅니다. 수십년 전 그날처럼, 은하수님의 친구인 양 등록금 마련 소식에 가슴을 쓸어내립니다. 양양에서의 생활 너무 부러운데요. 원하는 것을 이뤄내는 삶 부럽고 본받고 싶습니다. 다음 이야기도 기다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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