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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짭짤 고소한 김혜경의 사는 이야기, 요리이야기.

제 목 : 한 그릇으로 끝! 2 [제육 덮밥]

| 조회수 : 11,452 | 추천수 : 0
작성일 : 2013-03-16 21:02:00




어딜 좀 다녀올 일이 있어서,
남편과 아들, 이렇게 셋이서 늦은 귀가를 하게 되었습니다.
오는 길에 저녁은 어떻게 하면 좋겠냐는 얘기가 나왔는데,
아들은 그냥 들어가서 짜장면이나 시켜먹자 하고, 남편은 곰탕이나 비빔밥을 포장해가지고 가서 먹자는 거에요.
저야, 어느쪽이든 편하니까 둘이 결정하라고 가만히 있었는데요,
그 두가지가 그리 마땅하지는 않은 거에요.

끝까지 부자(父子)가 의견의 일치를 볼때까지 가만히 있어야 하는건데..
제 발등을 스스로 찍는 도끼병이 있는 제가 참지 못하고 한마디 합니다.
"그럼, 들어가서 밥이나 하고 돼지불고기 있는 거 볶아서 제육볶음 덮밥 먹읍시다!" 했습니다.
물론 우리 집 남자들이야 좋다고 하죠.

들어오자 마자 옷부터 얼른 갈아입고, 쌀 씻어서 압력솥에 안쳐 가스불에 올려놓습니다.
무침용 콩나물 한봉지 있던 거 얼른 씻어서 끓는 물에 데친 후 파 마늘 소금 참기름 깨소금 넣고 조물조물 무칩니다.
김치냉장고 안에 얌전하게 들어있던 돼지고기 고추장 불고기는 꺼내서 한입 크기로 자르고,
고추장, 고춧가루, 간장, 설탕을 더 넣어서 간을 세게 합니다.
채소는 양파, 양배추, 당근 등 집에 있는 거 전부 꺼내서 썰구요.
볶음팬에 기름두르고 썰어둔 돼지고기부터 볶다가 절반 이상 볶아졌을 때 채소들을 넣어서 볶습니다.
밥 위에 얹어 먹을꺼니까, 물기 없이 보송보송하게 볶아지게 하지는 않습니다.
밥에 비비려면 국물이 좀 있는 것이 나으니까요.



.
밥이 다 되면 넓은 접시에 밥 담고,
콩나물도 담고,
제육볶음도 담고..

사실 저는 밖에서 와플을 한장 먹고 왔는데 영 소화가 안되고 부대끼는 것 같아서 밥을 안먹으려 했어요.
밥 딱 한숟갈에 콩나물 조금, 제육볶음 아주 조금 얹었더랬는데요,
이걸 먹으니까 부대끼던 속이 편해지는 것 같아서, 밥을 더 먹었다니까요.
압력솥 바닥에 살짝 눌어붙은 눌은밥에 물부어서 숭늉까지 만들어 먹었습니다.


제가 조금 움직이니까,
남이 만든짜장면이나 곰탕이나 비빔밥보다 더 알찬 한끼가 되었습니다. 

1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준수맘
    '13.3.16 9:19 PM

    그러게요~엄마가그래서제일건강해야해요~
    그래야힘나서가족들챙기니까요~
    힘들면만사제쳐놓고쉰다음에하면어려워
    보이는모든일이쉬워지기도하구요~
    오늘하루도열심히일한모든분들~
    푹~~~~쉽시다~~~~~^^

  • 김혜경
    '13.3.17 9:01 PM

    좋은 하루 되세요~~

  • 2. 테오
    '13.3.16 10:08 PM

    전 조금 움직이면 집에서 먹는다는 말을 아주 싫어했는데 나이가 드니 어쩔 수 없어요
    집에서 만들어먹는 음식이 좋아지네요
    한그릇 제육덮밥이 맛있어 보여요 콩나물이 입에서 느껴집니다^^
    밥하는일이 싫어지다가 이일마저 하지 않는다면 삶이 얼마나 무의미해질까 생각하며 기쁘게 하려구요
    노인들이 실버타운에 들어가서 밥하는 일로부터 해방되니 더 무기력해지고 정신이 사라지더군요
    그래서 요즘 결심이 아주 오래오래 밥해먹자예요 딸사위 밥해주는 일을 오랫동안 해야겠어요^^

  • 김혜경
    '13.3.17 9:03 PM

    그런데요...어떤때는 정말 밥하기 너무너무 싫을때가 있어요..
    그래도 꾹 참고 해야겠죠?
    테오님 말씀, "노인들이 실버타운에 들어가서 밥하는 일로부터 해방되니 더 무기력해지고 정신이 사라지더군요' 이 말씀 들으니까, 열심히 해야겠어요. ^^

  • 3. 이호례
    '13.3.16 11:25 PM

    내손이 내딸이다 하시면서 맛난것 해주시면서
    잡수시던 어머님 생각 나게 하는 글입니다
    저도 부엌에서 오래 머물도록 노력 해야겠어요
    야밤에
    입안에 침 잔뜩 고였습니다

  • 김혜경
    '13.3.17 9:03 PM

    ^^

  • 4. 딸기가좋아
    '13.3.17 1:28 AM

    꼴깍~~ 침넘어가요..
    짧은 시간에 이리 후다닥 뚝딱 만들어내시다니 대단하세요 ^^ 주부의 내공 차이는 이럴때 나타나는듯요 ㅎㅎㅎ

    외출했다가 들어올때나 주말은 항상 외식의 유혹이 강해지는데 막상 외식하고 나면 입도 깔깔하고 속이 더부룩해요.
    사실 저는 어제 외식하고.. 밤새 속이 부대껴서 잠도 설치고 아침까지 배가 더부룩해서 오늘 하루종일 식사가 엉망이었거든요..
    점점 내가 좀 꼼지락거려야하더라도 집에서 해먹는 집밥이 제일 좋아져요 ^^

  • 김혜경
    '13.3.17 9:04 PM

    제가...사실 요즘 그래요..
    어떤 때는 짜장면 먹어도 속이 부글부글 끓어요.
    어쩔 수 없이 제 손으로 해먹어야하나봐요.

  • 김혜경
    '13.3.17 9:05 PM

    재료가 다 있었으니까요. ^^
    일단 돼지불고기랑 콩나물이 있었으니 가능했죠, 그렇지 않으면 사먹었을 거에요.

  • 5. 토끼
    '13.3.17 2:23 PM

    저도 밥 비벼먹게 넓직한 그릇 사고 싶어요.
    저 그릇 좋아보여요.
    콩나물 무쳐서 돼지고기 양념해서 한 그릇 뚝닥 최고지요.

  • 김혜경
    '13.3.17 9:05 PM

    ^^
    그래도 제맘에 꼭 들지는 않았어요.^^;;

  • 6. 호호아줌마
    '13.3.17 8:27 PM

    점점 나이를 먹어갈 수록 바깥에서 사 먹는 밥이 싫어지고 집 밥이 좋아집니다.
    집 밥이라 봤자 제가 한 건데 말예요... ㅎㅎ

  • 김혜경
    '13.3.17 9:06 PM

    집밥이 젤이죠. 하기가 좀 그래서 그렇죠.^^
    일단은 내손으로 좋은 재료로 만들었으니 좀 안심이 되고...^^

  • 7. 혜진군
    '13.3.18 8:33 AM

    정말 나이들어 갈수록 고추장 하나만 있어도 집밥이 좋은것 같아요^^
    저도 이번주에는 간단하게 제육볶음 비빔밥 한번 해봐야 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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