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 장소가 수도권에서는 너무 멀고, 또 식사문제 때문에 참가인원을 무제한으로 받을 수도 없고 해서...
참석코자 하시는 분들을 모두 오시라고 하지 못하고 어쩔 수없이 인원수를 제한해야했기 때문에...
일을 진행하면 마음이 그리 가볍지는 않았습니다.
![](http://www.82cook.com/2006/0429-1.jpg)
게다가 저희 집 거실 한벽면을 가득 채우고 있던 선물보따리들..
차라리 보이지 않으면 좀 잊고 살 수 있으련만 눈만 뜨면 보여서...몇 주 동안 얼마나 스트레스를 받았는지 모른답니다.
다 어찌 가져갈까? 선물이 너무 약소한 건 아닐까? 모자라면 어쩌나...걱정이 꼬리에 꼬리를 물었죠.
애초 계획은 제 차에 선물들을 몽땅 싣고 혼자 운전해서 내려갈 생각이었으나,
일산팀들이 버스를 대절하게 되어 그 차편을 이용키로 했는데..얼마나 잘 한 일이었는지...
암튼...드디어 행사 전야....
긴장 탓인지...베개에 귀만 닿으면 자는 사람이 잠을 잘 청할 수도 없었습니다.
알람시계가 울리기도 전인 아침 6시45분에 눈이 떠져 후다닥 준비하고,
그 많은 짐 다 싣고 일산 대화역에 도착할 때까지 왜 그리 불안한지...
행사를 무사하게 치러야할 텐데...버스가 제 시간에 닿아야할텐데...고사리는 너무 높이 올라가지 않아도 많아야할텐데...
왜 그리 걱정은 많은지....
![](http://www.82cook.com/2006/0429-2.jpg)
예상했던 시간보다 1시간은 더 늦게 도착하고보니...우리 82cook 가족들, 이미 한봉지씩 고사리를 꺾고 식사를 하고 계셨습니다.
여러번 만난 분도 계시고 처음보는 분들도 계신데..어찌 제 눈에는 모두 여러번 만난 분들처럼 느껴지는 건지..^^
늦게 온 탓에 밥이 입으로 들어가는 지, 코로 들어가는 지 알 수 없게 후다닥 해치우고는...준비했던 행사에 들어가기 시작했습니다.
잠시 인사를 나누고 행운권 추첨을 하기 전까지의 자유시간에 잠시, 저도 고사리를 꺾어주러...갔죠...
![](http://www.82cook.com/2006/0429-4.jpg)
경희농원 이두영사장님에게..좀 멀리..오전에 온 분들의 손이 닿지 않았을 만한 곳으로 가보자고 했는데...
이두영사장님께서 짚어주신 곳에서 수줍은 미소를 흘리며 유혹하는 고사리들의 연한 대를 마구마구 꺾어줬습니다.
"이게 취야 취도 꺾어.."하는데 아무리 봐도 잡초와 취를 구별하지 못해 포기했다는..
쑥은 딴다고 땄는데..어찌나 우습게 땄던지...나중에 데레사님이 수확해온 봉지에 손을 넣기에 이르렀었다는...
82cook 가족들이 모두 기다리던 행운권 추첨!!
선물을 받아들고 기뻐하시는 모습들을 보니 어찌나 뿌듯한지, 왜 진작 이런 행사를 못했을까 사알짝 후회도 들더군요..^^;;
이제 해마다 이맘때 고사리를 핑계로 우리 82cook 가족들과 모임을 가져야겠다는 생각도 해보고..
또 고사리가 아니더라도...어떻게 우리 가족들을 자주 만날 기회를 가져볼까 생각도 해보고...
암튼 생각이 참 많았습니다...
![](http://www.82cook.com/2006/0429-3.jpg)
돌아오는 버스는..클라우디아님의 깜찍한 따님 승아양와 이한나님의 듬직한 아드님 현우군 때문에 더욱 즐거웠습니다.
잠시 들른 병천에서의 순대국도 좋았고...
![](http://www.82cook.com/2006/0429-c.jpg)
내일(아니 오늘 이군요..) 점심에 먹는다고 포장해온 병천 순대국과 기사아저씨가 순대집에서 얻었다며 먹으라고 준 순대,
천안의 명물 호도과자와 2박스나 산 향기로운 딸기,
그리고 경희농원에서 싸준..아예 볶은 나물 들, 삶아온 고사리, 이런 것들을 챙겨넣으면서 얼마나 행복했는지...
버스에서 조금도 눈을 부치지 않고 이렇게 새벽 3시가 넘도록 앉아서 작업을 하는데도..조금도 피곤하지 않네요.
이게 다 보고 싶었던 82cook 식구들을 만났던 때문이겠죠??
게다가 아직도 많이 있는 고사리가 눈에 삼삼하여...
아쉬웠던 것은 오시겠다고 신청하시고 오시지 않은 분들이 많으셔서...
참가자 전원에게 드리는 비타민을 150개나 가지고 내려갔는데 다 드리지 못하고 남겨서 가지고 왔다는...
담에 오프라인 모임에는 신청하셨던 분들 100% 참석해주시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