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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짭짤 고소한 김혜경의 사는 이야기, 요리이야기.

제주도 기행- 둘째날 ①

| 조회수 : 14,647 | 추천수 : 68
작성일 : 2005-03-18 11:15:42
잠자리가 바뀐 탓인가...아님 너무 피곤했나...암튼 몇번이고 잠에서 깨어나 핸드폰 폴더를 열어 시간 확인하곤 다시 자고...
까마귀가 너무 시끄럽게 울어서 더이상 누워있을 수 없어서 일어나보니 어제 도착했을 때는 그리 날이 좋더니만 잔뜩 흐렸어.
제주도는 뭐 그렇다며, 잘 흐리기도 하고, 또 흐린 날씨라도 산 아래쪽으로 가면 괜찮고...
약간 걱정은 됐어..어제 날씨 좋다고 절물휴양림 다녀오자고 하는 걸, 공연히 게으름을 부렸나 싶고..

암튼 오늘은 남쪽으로 내려가서, 테디베어박물관을 보고, 드라마 '올인'의 주인공이 되어보기로 했지.
근데 당신 테디베어가 뭔 줄은 아나?? 곰인형이라고?? 오잉..아네..
그럼 왜 테디베어인줄은 알아??
누가, 뭐 곰인형을 만들었는데 루스벨트대통령을 닮았었다나...그래서 루스벨트대통령의 애칭을 따서 테디베어라 불렀다지 아마...
솔직히 곰인형 다 그렇지 뭐, 싶었는데..그래도 볼만하다고들 해서...잠시 동심에 젖어보기로 했어.
해서 들어갔는데...안들어갔으면 억울할 뻔 했어.



테디베어를 제작연도별로 전시해놓은 것은 물론, 역사적 사건의 주인공을 테디베어로 재구성했거나 명화(名畵)의 주인공을 테디베어로 패러디했는데...볼만했어. 곳곳에 기념사진을 찍을 수 있도록 배려해둔 것도 좋았고.
관광지에 이런 곳...꼭 있어야할 것 같아. 자연풍광이 아름답지만..이런 시설들도 있어줘야..관광이 더 즐겁지 않을까??
이런 사설박물관들 중앙정부나 지방정부에서 지원 좀 해주는 지...팍팍 밀어줘야 하는 건 아닌지 오지랍 넓게도 잠시 걱정 좀 해봤지...

테디베어박물관에서 나와서, 서귀포에 새로 지은 롯데호텔에 구경갔었어..어마어마 하더군...'올인'에서 본 그대로 였어.
롯데호텔에서 나와서..드뎌 갈치국과 성게미역국과 해물뚝배기를 먹으러 갔었어.
천지연폭포 부근의 수희식당이라고...무지 유명한 집이래...
셋이서 각각 하나씩 주문해서 가운데 놓고...같이 퍼먹었는데...진짜 맛있었어.



갈치국이야...우리 왜, 예전에 회사 다닐때 자주 가던 세종문화회관 뒤 한라의 집...생각나??
그 집은 게임도 안돼...일단 갈치가 싱싱한 탓이겠지...국물도 시원하고...배추도 맛있고...
제주도 배추...아니, 봄동을 넣은 듯 한데...아뭏든 이게 육지 것보다 맛있는 것 같아. 연한 듯 하면서 고소하고.
그리고 한라의 집 갈치국보다 약간 더 칼칼한 맛이 났어. 매울 정도는 아니고, 칼칼함이 숨어있다고나 할까?!




요건 해물뚝배기, 당신 잘 보라고 오분자기를 떠서 카메라에 담았지.
이것도 진짜 맛있어. 가끔 제주도의 해물뚝배기가 그리워서, 집에서 해물넣고 된장찌개를 끓여보지만...이 맛 잘 안나잖아...
정신없이 퍼먹었어. 오분자기 너무 열심히 건져먹으니까...헤르미온느와 미스테리는 오분자기는 손도 대지 않더만..히히..




성게미역국이야, 우리 왜 지난번에...2001년이었던가? 당신이랑 둘이서 제주여행했던 때?
그때 왜 제주 시내에서 먹었잖아, 이 비슷한 메뉴들...그때 뭐, 그렇게 맛있지 않아서 당신이랑 나랑 다소 실망했던 생각...나??
그때 우리가 다녔던 집은 모두 관광객 상대라서 그랬던 가봐...현지 주민들이 다니는 집 골라다니니까...
정말 너무 맛있어...
당신이 옆에 있었다면..아마도.."집에서 한번 끓여보지?" 하지 않았을까??


이렇게 먹다보니...슬슬 걱정되기 시작했어.
작년 봄에 쭉 뺐던 살이 다시 슬금슬금 붙기 시작하는데, 이번 제주여행이 불에 기름 들이붓는 격이 되면 어쩌나 싶었어...

아참, 한라봉 얘기도 해야지...아침에 콘도에서 나와서 테디베어박물관에 가는 길가에서 한라봉을 샀어.
한라봉 하나 까먹으면 시원할 것 같아서.
크기에 따라서 값 차이가 나는데, 뭐 선물용이 아니며 우리가 다니면서 까먹을거라, 그리 크지 않을 걸 골랐어.
근데 비슷한 크기의 한라봉이 똑같이 6개씩 담겨있는데 하나는 8천원, 하나는 1만원 이래. 당신이라면 무조건 1만원짜리 사라고 했겠지??
차이를 물어보니, 8천원짜리는 노지꺼고, 1만원짜리는 하우스꺼래. "맛은요?"하니까 노지 것이 더 향이 강하대.
잠시 갈등했어. 노지꺼 샀다가 시면 어떡해...난 신 것 정말 못먹는데... 고민 끝에 노지 것으로 먹어보기로 했어.
상자 필요없다고 비닐봉지에 담아달라고 하니까 주인 아주머니 마음 좋게도 아직 선과하지 않은 큰 상자에서 2개를 더 꺼내주시는 거야.
상자 안가져가니까 덤으로 준다고, 하우스 한라봉이니까 맛을 비교해보라고...

차에 올라타자 마자 하우스 것을 먼저 까먹고, 노지 것을 먹었는데...노지 것이 훨씬 맛있는 거야.
하우스 것은 뭐랄까...당도는 조금 더 높은 것 같은데 좀 밍밍하다고 할까? 노지 것은 약간 시지만...훨씬 깊은 맛이 났어...
먹으면서..진짜 당신 생각했어...한라봉 좋아하는 당신...마음에 많이 걸리던걸...
3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오이마사지
    '05.3.18 11:16 AM

    1등???

  • 2. 화영
    '05.3.18 11:19 AM

    어머나? 2등?

  • 3. 오이마사지
    '05.3.18 11:21 AM

    젤 비싸다는 루비똥~ 테디베어앞에서 찍으셨네요,,, ^^;;;

  • 4. 미씨
    '05.3.18 11:23 AM

    샘님,,
    완전 제주 맛기행 리포터 같아요,,,
    넘 잼나요,,,, 다음편도 목 빠지게 기둘립니다...

  • 5. 여름나라
    '05.3.18 11:29 AM

    잘 다녀오셨군요..샘...

    허연 갈치국의 맛이 도저히 그려지지가 않아요..참 궁금합니다..그리고 성게 미역국도 그렇고..

    제주 음식이 제겐 참 생소하내요..

  • 6. 아라레
    '05.3.18 11:29 AM

    부러워요! 부러워요! 부러워요!

  • 7. 오데뜨
    '05.3.18 11:33 AM

    너무 좋습니다.몸도 마음도 건강해 보여서.......
    일탈 후의 모습은 어떨지.
    생각만으로 즐겁습니다.

  • 8. 비비아나2
    '05.3.18 11:33 AM

    아! 침 나와요. 꿀꺽......
    82 폐인을 위해 나머지도 마구마구 올려주세요......^^*
    맛집 정보도 자세히 따로 올려주심 좋겠어요.
    제주고 여행가려고 이따만한 돼지 키우고 있는
    소시민 비비아나2 입니다.

  • 9. 혀니맘
    '05.3.18 11:35 AM

    아침도 안 먹고 출근해 있는데...
    넘 배고파요...
    선생님 미오^**^

  • 10. 소금별
    '05.3.18 11:38 AM

    샘은~~~~~~
    여행하시는 내내 키미스샘 생각만 하셨군요~~
    못지않은 닭이시구만요... 맛난음식.. 즐거운 볼거리..

    저희두 테디베어 박물관 구경했었는데, 정말 겹고 예뻐서 꼭 테디베어 인형만들기를 문화센터에 등록해야지.. 하는 다짐을 했었던 기억이 납니다..
    아직까지 못배우고 있지요~~~
    이담에.. 이담에.. 토끼 뿔날때, 벼리는 테디베어만들기에 도전하게 될성 싶죠???

  • 11. 뽀로로
    '05.3.18 11:39 AM

    아! 저도 작년 생각이 마구마구... 또가야겠네요. 맛집 탐험하러...(돼지저금통 어딨나 두리번 두리번)

  • 12. 좋은씨앗
    '05.3.18 11:42 AM

    저 친구랑 맘 먹고 담달에 갑니다.
    작년엔 남편 아이와 함께 했지만... 반드시 친구와 떠나 볼랍니다.
    쌤... 미스테리님... 무쟈게 궁금했던 헤르미온느...^^

    부러워라... 칫^^

  • 13. 메이지
    '05.3.18 11:46 AM

    와~ 넘 재미있으셨겠어요.
    선생님 기행문이 다음달 초의 가족여행 일정 짜기에 도움이 많이 되겠어요... 시부모님이랑 같이 가는 건데 일정을 제가 다 짜야 해서 고민이 많거든요.
    나중에 가셨던 음식점들 연락처나 장소같은 거 여쭤보면 알려주실꺼죠?
    다음 이야기도 계속 기다립니다..
    미스테리님이랑 헤르미온느 님이 넘넘 부럽네요~

  • 14. 비타민
    '05.3.18 11:52 AM

    편지 형식의 기행분... 멋찌세요.... 거의 맛기행문이네요.... 각종 해물에... 좋은것 많이 드시고... 기분전환하시고.... 세분 모두 좋은 추억이 되셨을것 같아요~~~

  • 15. 현승맘
    '05.3.18 11:53 AM

    여행기 읽고 있으니까 괜히 의욕상실...
    저도 넘 여행 가구 싶어요.^^
    근데 미스테리님 좀 빠진겨?
    머리를 풀고 계시니 분위기는 상당히 새롭네요.
    헤르미온님도 잘 계시죠?

  • 16. 담쟁이
    '05.3.18 11:55 AM

    제주도 날아가고 싶어진답니다.
    샘님 다녔던곳 모두모두 들러서 맛자랑도 해보구 싶구요.
    아휴!!!
    왜이리도 바깥날씨는 내마음을 알고 심통부리듯 좋은지...

    재미있는 여행기와 넘넘 부러워서 심통이 불뚝튀어오르네요.
    재미있고 맛갈나는 이야기 나음편에도 계~~~ 속이죠.

    심통에 침질질흘리고 있답니다.

  • 17. 선화공주
    '05.3.18 11:57 AM

    오분자기....제주도가 고향인 언니가 그건 꼭 먹어봐야 한다고 했는데....
    아!!~~우리집 돼지도 잡아야 겠당....에궁...못참겠다...ㅎㅎ
    한라봉 좋아하시는 kimys님을 위해서 맛있는 노지것으로 사올셨을듯....^^*

    그런데...정말...미소가 아름다운 세분...자매같이 보이네용...ㅎㅎ=3=3=3===333

  • 18. 행복이머무는꽃집
    '05.3.18 12:33 PM

    전 제주갔을때 맛있는집 실패해서 그런지 맛있는 사진에서
    눈을 뗄수가 없어요..
    정말 자유롭고 좋으셨겠어요.. 아~부럼모드~~

  • 19. 비니맘
    '05.3.18 1:46 PM

    아~~ 군침이 꾸울꺽~~
    밥도 안 먹고.. 미용실에서 머리하고 있답니다...
    성게 미역국에 밥 먹고 싶어요...

  • 20. 윤구랑
    '05.3.18 3:00 PM

    너무 좋으셨겠다...
    저도 그 테디베어 앞에서 사진 찍었었는데
    제주도 다시 가고 싶네요~~~

  • 21. 하루나
    '05.3.18 3:11 PM

    샘님 옷에서 봄향기가 묻어날듯해요...몸에 좋은거 많이 드셨으니까 살이 쬠 찌더라도, 더 건강해지실듯...샘표정이 너무 좋으셔서...저도 기쁘네요...

  • 22. 앉으면 모란
    '05.3.18 4:24 PM

    갈치랑 한라봉,고등어 맛있겠네요.
    맛있는 음식을 즐기는 게 건강에 좋을거예요.
    좋은 경험 많이 하셔서 글이랑 책이랑 많이 쓰세요.

  • 23. 달맞이
    '05.3.18 4:57 PM

    4월에 제주도가는데 미리 체험하는듯한 기분이네요..넘 좋아0요..

    몸건강히 맛난거 많이 드시고 오세요..
    맛집 목록두 쭈루룩~~~ 올려주시구요~~^^

  • 24. 엘리사벳
    '05.3.18 6:29 PM

    제가 다녀온듯 해요, 자세하게 설명해주셔서.
    여행하면서 먹는 즐거움 빼놓을수 없잖아요.

    좋으셨겠다....

  • 25. 그린
    '05.3.18 7:31 PM

    미소가 아름다운 세 분~~
    저희 약 올리시는 듯 더 화사하게 웃으시네요...ㅡ.ㅡ
    역시 어느 곳이든 관광객에게 이름난 곳보다는
    현지인들이 많이 찾는 음식점이 훨씬 낫군요.
    꼭 기억해야지...*^^*

  • 26. 오키프
    '05.3.19 7:48 PM

    아....갈치국... 넘 먹고싶어요.
    여기서 끓이면 정말 그 맛이 안 나요.
    제주 벙개덕에 세분 모습을 한꺼번에 뵙네요...^^

  • 27. 오키프
    '05.3.19 7:49 PM

    그리고 성게국은 제주도에서 고급 음식이랍니다.
    예전엔 부잣집인 상가집에가면 꼭 성게국을 끓이더라구요.

  • 28. 헤르미온느
    '05.3.19 9:51 PM

    흑..... 사진이 실물을 느무 적나라하게...ㅠ.ㅠ... 실물보다 이쁘게 나온 사진으로 올려주시징,,,잉잉...

  • 29. candy
    '05.3.21 11:22 AM

    점점 제주도에 가고 싶어지네요~^^

  • 30. 현수현서맘
    '05.3.22 7:49 AM

    저 용인 신갈 사는데 테디베어 배우고 싶으신 분은 저에게 연락주셔요. 배우는 비용은 공짜고 천값만 받고 가르쳐주시거든요. 월요일 10시부터 하고 싶을 때까지(대체로 1시 정도) 해요(얘들이 있는 엄마들이라 대체로 점심 전에는 끝나요). 관심있으면 쪽지 주셔요. 저랑 같이 가서 소개시켜 드릴게요.

  • 31. 호야맘
    '05.3.26 12:01 AM

    선생님 보라색이 넘 잘 어울리세요~~~
    화사하니....
    제주여행 너무나 즐거워 보입니다.

  • 32. r김혜숙
    '05.7.30 12:55 AM

    저 제주도 다녀왔어요
    여기서 소개해주신 수희식당이랑 산지물 식당 가서
    선생님이 안내해주신 음식 먹었는데
    넘 맛있었어요
    시어른 모시고 갔는데 다들 좋아하셨어요~~
    선생님 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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