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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짭짤 고소한 김혜경의 사는 이야기, 요리이야기.

아닌 밤중의 [멸치볶음]

| 조회수 : 11,602 | 추천수 : 94
작성일 : 2005-02-16 10:27:06


어제 한밤중에 출출해져서...냉동실 문을 열었습니다.
냉동실 문을 열 때마다 툭툭 떨어지는...그게 아마 고기나 떡이었다면 발등 깨지기 딱 좋은 크기의 덩어리...멸치였습니다.
솔직히 그 볶음용 멸치가 선도가 좋은 것 이었다면 진작 볶았을 텐데, 냉동실에 놔둔지 꽤 오래돼 괜히 거림칙한 그런 거였죠.
그런데 어제 한밤중에는 갑자기 그 멸치에게 미안해져서 견딜 수가 없더이다.

하여...일단 반 정도를 덜어내 물에 잘 씻었습니다. 물에 씻은 멸치 그냥 볶으면, 진짜 이상해지죠...물렁물렁한 것이..
씻어 건진 멸치를 달궈진 무쇠팬에 올려뒀습니다. 마치 누룽지 눌이듯.
멸치가 제법 바삭바삭해졌을 때, 다른 팬에 맛간장 설탕 고추장을 넣어서 자글자글 끓였습니다.
이때 설탕...설탕이 좀 들어갔어도 멸치를 먹는 편이 안먹는 것보다 훨씬 나을 것 같아서 별 걱정 안하고, 맛이 날 만큼 넣었습니다.
볶았는데, 어찌나 맛이 있던지 싱크대에 서서 찬밥 한술 덜어서 멸치볶음만 가지고, 한 밤중에 밥 먹었다는 거 아닙니까??

그때, 물 마시러 나온 kimys가 하나 집어먹어보더니, 맛있다고...
그 말에 탄력받아서, 냉동실에 집어넣었던 나머지 멸치 꺼내서 다시 씻어 건지고, 무쇠팬에 볶고, 다시 양념장에 볶았습니다.
양념은 간장으로 하려고 했는데, kimys가 "매콤한 것이 좋은데, 왜 그냥 고추장에 볶지 그래"하는 걸...모험심을 발휘했습니다.
한창 태국소스에 빠져 정신없이 사들여놓고는 아직도 다 먹지 못한 스리랏차칠리소스 칠리오일 등이 아직 자리를 차지하고 있거든요.
요걸 넣으면 어떨까? 별로 이상하지 않을 것 같다는 확신이 들더이다.

맛간장에 고추가루 한 스푼 넣고, 스리랏차칠리소스와 칠리오일도 한 스푼 씩 넣어 줬습니다. 설탕도 빼놓지 않고.
볶아놓으니 고추장에 볶은 것보다는 색깔이 빨갛지 않은데, 맵기는 거의 비슷하고..고추장에 볶은 것과는 또다른 맛이 있네요.
과자 집어먹듯...한참 집어먹었습니다.멸치볶음을 간식으로 먹는 것이 초콜렛보다는 나을 것이라고 스스로를 위안하며...
3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백김치
    '05.2.16 10:37 AM

    나 1등!!!

  • 2. 백김치
    '05.2.16 10:39 AM

    나도 냉동실 멸치에게 스을슬 미안해집니다요~~

  • 3. 헤르미온느
    '05.2.16 10:40 AM

    으음... 아침부터 침 꼴깍^^
    호두 넣어서 달콤바삭하게만 먹었는데, 오늘은 고추장 양념 끓여서 만들어야겠어요, 넘 맛나보이고...
    아브라 카다브라가 은근히 많이 들어가는데, 히히,,, 삼각김밥안에 넣어도 맛있겠구...ㅎㅎ,,,
    근데, 물로 씻으시는구나... 전 걍 볶는데...

  • 4. 신효주
    '05.2.16 10:40 AM

    ㅎㅎ 냉동실 멸치 저도 구원해줄래요~~~~~~

  • 5. 백설공주
    '05.2.16 10:44 AM

    오늘은 멸치볶음에 필 받네요.
    영양듬뿍 멸치볶음 반찬으로 낙찰..

  • 6. 동규맘
    '05.2.16 10:48 AM

    무쇠팬 유용하게 잘 쓰시네요..맛있겠어요..꿀~~~~꺽!

  • 7. 박미선
    '05.2.16 10:49 AM

    엉..웬일...나도 순위권..
    저도 토요일에 멸치볶음 했는데..고추장으로
    근데 멸치볶음에 호두를 넣기도 하는군요..
    다음엔 그리 해야지..ㅎㅎㅎㅎ

  • 8. 재은맘
    '05.2.16 10:50 AM

    곧 점심시간인데..침 꼴깍입니다..
    저도 오늘 무쇠솥 도착하는데...ㅎㅎ...
    기대 만빵입니다..

  • 9. woogi
    '05.2.16 11:00 AM

    스리랏차칠리소스와 칠리오일은 어디서 사셨나요?
    도대체 코스트코, 킴스를 다 봐도 어디에 있는지.. 왜 제 눈엔 안띄는 건지..
    저두 멸치볶음 주먹밥이 먹고싶어요~~

  • 10. 민호마미
    '05.2.16 11:08 AM

    아 씻어서 볶는다 그런방법도 있군요...
    저두 냉장고속에 슬슬 미안해지는 멸치군 덩어리들이 많은데...ㅎㅎㅎ
    저두 오늘가서 해봐야겠네요...
    무쇠냄비야 기다려라 내가 오늘밤 너를 써주리라...
    어제밤에 이와츄냄비에 누룽지 만들어 먹었거던요...ㅋㅋㅋ

  • 11. 낮도깨비
    '05.2.16 11:12 AM

    정말 먹음직스럽네요..
    여긴 눈이 너무 많이 와서 차도 못움직이고 조금전에 겨우 출근했네요.
    출근하고 보니 벌써 점심시간이...ㅋㅋ

  • 12. 예은맘
    '05.2.16 11:17 AM

    역쉬 선생님 실험정신에 손 번쩍 들었읍니다.
    또한 무쇠솥을 활용하시는 센~스!!! ㅎㅎㅎ
    멸치볶음 별로 안좋아하는데 매운멸치볶음은 한마리(?) 집어먹고 가요. 냠~냠
    p.s 냠냠하니까 갑자기 냠냠주부님이 보고싶어요. 어디서 무엇을 하고 계시는지...

  • 13. jane
    '05.2.16 11:17 AM

    설 때 장보면서 잔멸치 좀 샀는데 고추장에 볶아서 김장김치 양념해서 점심에 김밥 먹어야 겠네요. 멸치랑 김치만 넣어도 맛있는데 계란을 넣어도 좋더라구요. 벌써 군침이...

  • 14. 선화공주
    '05.2.16 11:21 AM

    저두...얻어좋은..... 멸치가 냉장고에 힘겹게 숨쉬고 있는데...
    전 왠지 멸치는 궁물내는거 외에는 잘 안하게 되어요ㅠ.ㅠ....저 맛있어 보이는 사진을 보니..
    오늘 안할수가 없을것 같아요...
    오늘 82식구들 다들 멸치잡는 날이 되겠네요...ㅎㅎㅎ

  • 15. 행복이가득한집
    '05.2.16 11:25 AM

    칼슘 많은 멸치 많이먹어야하겠죠?
    뼈가 튼튼해져야 하기때문에........<나이는 자꾸먹고 운동은 안하구>
    먹는거라도 잘챙겨 먹으리라

  • 16. 러브체인
    '05.2.16 11:33 AM

    저도 칠리오일에 잘 볶아요..
    거기에 마늘 고추 향신야채들이 들어 있는듯 하더만여..나름 향긋하니 비린내 한방에 날려주죠..^^

  • 17. 그린
    '05.2.16 11:57 AM

    저도 멸치볶음 엄청 좋아하는데....
    보기만 해도 침이 고이네요.
    먹고싶다......^^
    근데 저거 지리멸보다 좀 큰 거지요?

  • 18. champlain
    '05.2.16 12:10 PM

    저도 낼 멸치 볶을래요..^^
    평범한 멸치 볶음도
    카라에 담기고 희첩을 통해서 새로 태어나니 침이 꼴까닥 넘어가는 멋진 반찬이 되는군요..~~

  • 19. 빅젬
    '05.2.16 12:36 PM

    샘님 저는 아직 밑반찬.. 특히 멸치볶음에 약해요..
    이거이 부서지거나.. 물르거나... 끙...

    너무 맛나 보여요..

    혹시 이번 발렌타인 선물은 곶감이나 은행대신 멸치로?

  • 20. 뽀로로
    '05.2.16 12:50 PM

    멸치에 대한 예의를 지키셨군요! 저도 냉동실에 있는 멸치들을 구출해줘야겠어요^^

  • 21. 연꽃
    '05.2.16 3:11 PM

    저두 씻어서 볶는데.더러운 물 많이 나와요.하루 말린 다음 렌지에 살짝 돌린 후 볶으면...

  • 22. 달개비
    '05.2.16 5:30 PM

    그릇이 너무 탐나요.
    그릇번개 못간것이 새삼 후회스럽습니다.엉엉엉!!!
    멸치볶음 참 맛나 보여요.

  • 23. 나래
    '05.2.16 5:34 PM

    제대루된 멸치볶음은 정말 맛있는데..
    저두 샘처럼 찬물에 밥말아서 멸치볶음 올려 밥먹고파져요.
    아~ 배고파아~~~

  • 24. 페넬로페이아
    '05.2.16 7:16 PM

    신혼초에 즐겨 만들었던 반찬인데요 샘처럼 한번 만들어 봐야겠어요.
    칠리오일넣고 매콤하게요 ^^

  • 25. 하늘
    '05.2.16 9:26 PM

    맛있어보여요.

    저두 찬밥에 물 말아서 멸치와 먹는 것 좋아한답니다.

    무쇠팬의 화려한 부활이네요.

  • 26. 미스테리
    '05.2.17 12:08 AM

    전 짝지가 멸치를 아주 좋아해서 멸치볶음 잘 해 먹는데 아브라카다브라에 담긴 멸치는 더 맛있어
    보이네요....!!

  • 27. 내맘대로 뚝딱~
    '05.2.17 8:05 AM

    멸치도 맛나 보이고...그릇도 넘 이쁘고...^^

  • 28. 소금별
    '05.2.17 9:21 AM

    멸치~~~야..

    저는 친정엄마가 제법 비싸게 주고 사셨을 볶음용 멸치를 배갈라 내장제거하고, 국물용으로 다 써버렸는데,
    엄마말씀이.. 국물용 멸치로 육수를 내야 더 잘 나온다고 하네요.. 정말 그런가요??
    국물용이랑 볶음용이랑 국물이 다른가요?? 좀 큼직하고 저렴해서 큰늠들 모아서 육수내는거 아닌가요?

  • 29. 리틀 세실리아
    '05.2.17 1:03 PM

    우와..저는 멸치볶음이 너무 어려운거 있지요?
    그래서 결국은 볶기만 하고 그냥 초고추장 찍어먹고잇었는데,
    마른멸치 그냥 볶았더니 너무 바삭해져서 아랫잇몸도 찌르고..
    물에 적신후 저도 볶아봐야겠어요.
    고마워요 선생님.

  • 30. 나루미
    '05.2.17 7:14 PM

    저도 얼마전에 냉장고정리겸 호두랑 잣이랑 같이 넣어서
    꿀남은것 좀 많이 넣었더니 아들이 너무 잘먹어요..
    제입엔 좀 달아서 그냥그랬는데
    그래도 안먹던 멸치잘먹어서 좋더라구요..
    고추장멸치도 해놔야겠어요.

  • 31. 하코
    '05.2.18 5:39 PM

    멸치볶음 해먹으려고 사다둔 멸치를 방치하던중 진공포장기구입 기념으로 봉다리 봉다리 진공 해봣는데 오늘은 저녁에 하나 꺼내서 볶아볼 용기가 날꺼 같습니다.
    맛있어 보여요~~~

  • 32. june
    '05.2.19 1:24 PM

    앗.. 저도 이사가기전에 냉동실의 멸치들이나 처리하고 가야겠네요~
    갑자기 매콤달콤한 멸치 볶음이 땡기는 걸요~

  • 33. 꼬올통
    '05.2.19 4:18 PM

    안그래도 반찬으로 멸치볶음 해먹을려고 했는데
    좋은 정보 감사드려요!
    당장 멸치사서 맛나게 볶아볼렵니다~~

  • 34. 고창연
    '05.2.25 10:16 AM

    저는 아무리해도 멸치가 먹음직스럽지가 않아요.
    다른 사람에게 물어 봤는데, 식용유가 적게 넣어서 그렇다는데,
    정말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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