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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짭짤 고소한 김혜경의 사는 이야기, 요리이야기.

잊혀진 여자 [멸치 떡국]

| 조회수 : 9,107 | 추천수 : 95
작성일 : 2005-01-26 13:22:10
책상정리를 마치고, 지금 명함을 정리중입니다.
아는 사람, 식당, 식료품가게, 옷가게, 아는 기자들..등등 나름대로는 분류를 해서 명함철에 꽂아뒀는데,
새롭게 아는 사람, 아는 곳이 생기면서 뒤죽박죽, 그것도 명함철 한권으로 모자라서 한 권 더 꺼내 명함 분류 작업중입니다.

명함을 정리하면서, 더 이상 연락할 필요가 없어졌다거나 자리를 옮겨 연락처가 달린 사람의 명함과, 이젠 거래하지 않는 상점들의 명함을 버리면서...
제가 직장생활 20여년동안 뿌린 수천장의 제 명함도 이렇게 쓰레기통으로 들어갔겠구나 생각해봤습니다.
게다가 회사에서 마지막으로 찍었던 명함에는 얼굴사진까지 있었는데, 그 역시...

살면서 참 많은 사람들을 만났고, 또 참 많은 사람들의 기억속에서 지워졌고, 그리고 몇몇 사람들의 기억속에는 제가 남아있겠죠.
이게 살아가는 이치인데, 오늘 새삼스럽게 느껴지네요.
아직도 저를 기억하는 사람들이 있다면, 좋은 모습으로 남아있고 싶은데, 그건 욕심이겠죠?
지금부터라도 아름다운 모습으로 남고 싶은데, 이마저 과욕이겠죠?

지금 정리하는 명함들, 쓰레기통에 버리지 않고 태우고싶은데, 태울 수나 있을 지 모르겠어요.



날씨도 춥고 노인정에 나오시는 노인들도 적고 해서, 어머니가 노인정엘 안나가시네요.
점심에 뭘 해드릴까 하다가, 며칠전 "노인정에서 멸치 넣고 떡국 끓였는데 시원하더라"하시던 말씀이 생각나서,
멸치육수 내서 떡국 끓였습니다.
냉장고 안에 불린 표고도 2장 있길래 표고를 넣고 달걀 풀고 끓였더니, 아주 개운하고 먹을만 하네요.
저희 친정은 떡국은 하늘이 두쪽나고 고기국물에 끓이는 걸로 아는데, 결혼하면서 굴을 넣고 끓이는 떡국도 배우고,
또 멸치를 넣고 끓이는 떡국도 배우고...

요리라는게 참 재밌는거 같아요. 자신의 상상력을 발휘해서 만들어볼 수 있는, 그래서 창의력도 키울 수 있는...

아~~ 전 또 컴퓨터 끄고 명함 정리 마저 해야겠어요. 컴퓨터를 켜놓으면 일을 할 수 없어요, 82cook에 죽치고 있느라...
36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현승맘
    '05.1.26 1:38 PM

    1등인겨?

  • 2. 대구줌마
    '05.1.26 1:38 PM

    짠~~~~ 1등^^

  • 3. 대구줌마
    '05.1.26 1:40 PM

    아;;; 간발의 차이로 2등이네요 ㅠㅠ

  • 4. chane
    '05.1.26 1:41 PM

    저는 고기넣고 끓인 떡국을 좋아하지만
    애들 아빠가 그걸 싫어해서 친정가면 엄마의 수고가 두배가 된답니다.
    정말 맛나보여서 점심먹고 왔지만 한스푼 먹고 갑니다....

  • 5. cafri
    '05.1.26 1:41 PM

    여기는 비가 왔어요.
    떡국먹음 참 좋을 그런날씨...
    오늘은 82가 82돌아가는것 같아서
    기분이 좋습니다^^

  • 6. 코코샤넬
    '05.1.26 1:42 PM

    저도 늘 고깃국물에 떡국 끓였었는데, 오늘 저녁에 멸칫물에 끓여보렵니다.
    이참에 저도 수북이 쌓아놓았던 명함 정리좀 해야겠네요^^*

  • 7. 현승맘
    '05.1.26 1:43 PM

    저도 멸치나 굴 넣고 끓인 떡국이 훨씬 좋아요..
    뜨끈하니 한술 뜨고 싶네요..

    점심을 많이 먹어서 아직도 배가 부르건만..^^

  • 8. 오이마사지
    '05.1.26 1:44 PM

    오잉~~ 멸치육수에 떡국 안끓여드세요???
    여긴 갱상도라 그런지,, 멸치육수에 먹거든요,,,

  • 9. 예은맘
    '05.1.26 1:48 PM

    이 낮에 글을 다 올리시구... 직장에서 컴하는저는 이런 경우나 횡재하는맘으로 댓글달거든요.
    갑자기 뜨끈뜨끈한 떡국 한그릇 먹고 싶네요. 선생님도 식사하셨나요?

  • 10. 안아주고픈 곰
    '05.1.26 2:07 PM

    고깃국물에 떡국이라.. 먹고시포라.. 저희 친정도 그러게 끓이는데.. 굴 넣어서요..
    정말 궁물이..궁물이.. 끝내 주는데,...

    결혼하고서 설날떡국을 못먹어보네요. (친정엄마표~)
    삼십년 전라도 입맛이 하루아침에 경상도 입맛으로 될리는 없잖아요..
    왜케 시집을 멀리로 가가지구... ㅜㅜ

  • 11. champlain
    '05.1.26 2:11 PM

    저희 집도 늘 고기국물 아님 사골국물에 떡국 끓여 먹었는데
    멸치다시로도 끓여 봐야겠네요.개운 할 것 같아요..^^

  • 12. 메밀꽃
    '05.1.26 2:14 PM

    저도 멸치국물에 끓인게 더 맛난데 친정은 꼭 사골로 끓이고
    시댁은 고기국물로 하시네요.
    떡국생각 나는데 떡은 있는데 멸치가 없네요...쩝 먹고 싶은디...^^

  • 13. 헬렌
    '05.1.26 2:15 PM

    오늘은 10 등 !!!
    저도 늘 고기국물에만 끓여먹었는데요...멸치국물(다시백도 구입했답니다~)로 함 만들어봐야겠어요.

  • 14. sarah
    '05.1.26 2:18 PM

    멸치국물로 하면 맛이 깔끔한거 같더라구요.
    냉장고 뒤져봐야겟어요...떡국 떡이 있는지....
    이제 한국은 구정이 얼마 안남았겟네요...
    제사 지내고 먹는 떡국과 전들 먹고 싶네요

  • 15. limys
    '05.1.26 2:28 PM

    요리 정말 재미있어요.
    82cook을 알고부턴 더더욱...,
    지금은 따라쟁이처럼 열심히 모방하고 있지만요.
    "모방은 창조의 어머니"라고 누군가 그러더라구요.
    혹 알아요. 비밀의 손맛에 저의 이름이 쭈~우욱 올라있을지...ㅋㅋ
    멸치국물로 만든 떡국! 한번 해봐야 겠어요.

  • 16. hippo
    '05.1.26 2:30 PM

    멸치넣고 끓인 떡국 참 시원하겠네요.
    속이 탈 나서 지금 다섯끼재 물만 먹고 버티고 있는데 참 고문입니다.
    시원한 멸치국물 먹고 싶어요.

  • 17. 재은맘
    '05.1.26 2:33 PM

    저희 친정은 대구인데..항상 끼미(??)라는걸 만들어 놓고..떡국을 끓이시죠..
    서울로 시집온 후 떡국은 먹고 싶고 끼미는 없고 하야..멸치육수내고 떡국을 끓였는데..
    예상외로 개운하니 맛있더라구요..
    그래서..종종..멸치 육수에 끓인답니다..

  • 18. 고은옥
    '05.1.26 3:03 PM

    저도 멸치육수 주야장창 끓여놓고 ,,요즘은 떡국 만만하니 잘 해먹지요
    밥이 자꾸남아서리,,,찬밥도 없앨겸 뜨끈한 떡국으로 해 치웁니다

  • 19. 미스테리
    '05.1.26 3:26 PM

    저두 며칠전에 명함 정리하는데 정말 명함은 그냥 확 버리가 좀 그렇다는...^^;
    담부턴 저도 태워 버릴까봐요...^^*
    정리의 여왕 되실껀가요??...^^*

  • 20. 소금별
    '05.1.26 3:43 PM

    샘님도 저랑 똑같으시군요..

    저는 82죽순이~~그등요.. 사무실에서두.. 아예 컴에 띄워놓구 있을때가 많죠.. 전화통화 할때 올려서 쫘악한번 훝고..
    컴을 끌 수도 없고.. 이거 이러다.. 저 조용히 책상 없어지면 우짜죠???

    제가 굴 넣고 끓인 떡국 무쟈게 좋아합니다.. (맨날 다 좋아한데네요..) 떡국은 입에도 대지 않는 울신랑.
    ㅠㅠㅠ

  • 21. 왕바우랑
    '05.1.26 3:48 PM

    과욕이라니요, 과욕아니십니다.
    지금도 충분히 아름다운 모습이시고
    또 앞으로도 저를 포함한 많은사람들이 그렇게 기억할껍니다.
    따라하고픈 표본이시기도 하고요.
    참, 오늘이 우리집의 수호천사이신 시외할머니 팔순이십니다.
    (직장다니는 손주며느리 대신하여 연년생 증손녀딸둘을 거의 키우셨지요...)
    82cook에서 배운데로, 따뜻하고 정갈한 밥상을 차리려 고심하고 있습니다.

  • 22. 또리
    '05.1.26 3:54 PM

    어디선가 제명함도 쓰레기통에 들어가 잇을지도....
    다시한번 제대로 잘 살아야겠다는 생각이들어요....
    명함은 구겨져도 제 이미지는 구겨지지 않게...

    시원한 멸치국물...아...소면말아서 한그릇먹고싶어지네요..
    신김치 올려서 ....

  • 23. 김정희
    '05.1.26 4:45 PM

    시댁에선 멸치육수로 떡국을 해먹던데 아주 시원하더라구요.
    맛도 깔끔하고 ...... 오늘 저녁은 멸치 떡국으로 해야겠어요.

    잊혀진 여자, 잊혀져 가고 있겠죠?
    저역시 그렇게 많이 뿌렸던 명함, 정리들 하면서 버리겠군요.
    좋은 기억들을 하면서 버려지길 바라는 건 소박한 바램일까요? 정말 열심히 살았는데...
    나를 어떻게 기억들을 할까요?
    참 숙연해지는 과제네요.

  • 24. 오렌지피코
    '05.1.26 6:00 PM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단 한번도 명함이란걸 만들어보지 못한 저로서는(전공의 특성상)...어쩜 다행이란 생각이 선생님 글을 읽으면서 드는군요.

    멸치 떡국, 시원하고 맛있죠? 저는 그냥 귀차니즘 때문에 저렇게 끓이는데...먹을때마다 남편은 한소리 하죠. 고기 떡국이 먹고파~~라고...

  • 25. 헤르미온느
    '05.1.26 6:20 PM

    앗...멸치 육수로 끓인 떡국이군요...ㅎㅎ...
    부산 사람들은 그저 멸치국물이 최고거든요. 깔끔하고 맛나지요^^
    샘은 아마 안잊혀지실것 같아요. 반짝이는 눈동자때문에^^

  • 26. 경빈마마
    '05.1.26 6:44 PM

    선생님 컴퓨터가 왠숩니다.

  • 27. woogi
    '05.1.26 9:11 PM

    전 이런 국물이 늘 자신없어요.. 잔치국수건, 우동국물이건 떡국이건..
    고수분들의 레시피대로 해두 왜 전 맛이 안날까요.. 아. 배고파라...

  • 28. 레드샴펜
    '05.1.26 10:09 PM

    시어머니 오셨는데...잠깐..틈을 노리고 있는중이예요 전......ㅋㅋㅋ

  • 29. 두근두근
    '05.1.27 12:54 AM

    저도 멸치떡국 좋아합니다. 마지막에 참기름 한방울 , 깨소금, 김가루, 후추 빠뜨리지 마세요.

  • 30. 달콤키위
    '05.1.27 1:06 AM

    저두 친정에서는 쭈욱 멸치육수로 끓인 떡국만 먹다가 시댁에는 고깃국물에 끓여 먹더라구요. 전 멸치육수로 끓인게 훨 맛나요. 깔끔하고 시원하구요. 참 그리고 샘께 배운 굴떡국도 좋아하는 떡국에 포함이에요.^^ 오늘도 친구들이랑 먹었답니다. ㅎㅎㅎ

  • 31. 미스티
    '05.1.27 9:09 AM

    멸치 국물로 떡국을 끓일수도 있는거군요.
    저도 고기국물에만 끓이는거라고 알고 있었는데 한번 끓여 먹어봐야겠어요.
    구수하고 시원한게 또 다른 맛이 날거 같아요^^

  • 32. 선화공주
    '05.1.27 9:10 AM

    저희 친정도 항상 사골육수로 끊였거든요..(전 사골육수떡국이 아니면 잘 안먹기까지 했는데...)
    그런데..결혼해서 둘이사니..사골육수내기가 영 귀찬아서 항상 있는 멸치육수를 애용하고 있답니다..^^*
    제가 선생님 말씀중에....음식시작하면서..무조건 멸치육수부터 낸다는 말씀이 뇌리에 박혀서..
    저두 항상 멸치육수내는일부터 시작한답니다...^^*
    진짜 맹물로 한거랑은 맛이 틀려요...!!...선생님 고맙습니다...^^*

  • 33. 런~
    '05.1.27 4:21 PM

    멸치떡국 의외로 참 맛있어요..^^..
    국물도 시원하구요...^^

    저희집도 굴떡국 먹는데...아휴...배고파져요..^^

  • 34. 동그라미
    '05.2.3 11:46 AM

    우리도 멸치떡국을 개운하게 해서 먹은답니다.
    고기가 없어 서운하다면 갈은고기 양념해서 볶아 한수저씩 고명으로 얹어보세요 고소한맛이 좋아요.

  • 35. 고구마과자
    '05.2.3 8:28 PM

    맛있겠네여

  • 36. 넙적공주
    '05.2.4 9:39 PM

    선생님 바쁘시네요 살림하실랴 정말 존경스러워요 어제 서점에 갔었어요 선생님 책읽으면서 어쩜 이리도 마음이 따뜻하신지 ..... 이쁘신지 아시죠? 아부 정말 아닙니다.
    하나님은 정말 사람을 아름답게 지으셨습니다. 눈물도 나고 ..... 한권 사들고 왔습니다.
    선생님 앞으로 정말 좋은 이야기들 많이 실어주세요
    저도 힘내고 살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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