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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짭짤 고소한 김혜경의 사는 이야기, 요리이야기.

[식혜]를 만들어보아요!!

| 조회수 : 11,921 | 추천수 : 103
작성일 : 2005-02-07 14:59:13


집집마다 차례 음식이나 제사 음식이 모두 다르지만, 거의 모든 집이 하는 음식 중 하나가 식혜가 아닌가 싶어요.
물론 식혜도 집집마다 하는 방법이 조금씩 다르죠. 밥을 같이 끓이는 집도 있고, 건져내서 찬물에 담가두는 집도 있고..
저희 친정에서는 같이 끓이는 건 감주, 밥알을 건져두는 건 식혜라 불렀고, 식혜를 하셨어요.
모두 아시겠지만..혹시나 싶어서 다른 명절보다 좀 일찍 시작해서 과정컷을 찍어봤습니다.

예전에는 엿기름을 볼에 담고 물을 부어 불린 후 손으로 바락바락 쥐면서 엿기름 물을 짜냈는데, 요샌 저 이렇게 합니다.

첫커트, 주머니에 엿기름을 담는 장면을 찍었는 줄 알았더니..없네요...




1. 베주머니나 면주머니에 엿기름을 넣은 후 일단 물을 조금 잡아 넣어둡니다. 이 과정은 엿기름을 불리는 것입니다.
이래야 엿기름물이 잘 나오거든요. 엿기름은 2컵이고, 여기 물은 6컵 정도입니다.
물의 양은 별 의미가 없어요. 엿기름이 잠길 정도면 됩니다.




2. 2시간 정도 뒤에 주머니를 마구 주물러 줍니다. 엿기름물을 빼내는 것이죠.
처음 볼에 담긴 물에 대고 주무르다가 다른 볼에 물을 더 받아서 또 주물러줍니다.
뽀얀물이 나오지 않을 때 까지 주무른 후 주머니는 건져내고, 물은 모두 합쳐 둡니다. 이때 물의 총량이 10컵 정도 됐습니다.

  


3. 자, 이런 상태가 되는 거죠.




4. 3의 상태가 10시간 정도 지나면 앙금이 가라앉고 위에 맑은 물이 뜹니다. 이제 밥을 해서 밥알을 삭혀야죠.




5. 밥은 고두밥을 짓습니다. 쌀을 고슬고슬 찌기도 하는데 저는 그냥 바로 씻은 쌀로 냄비밥을 짓습니다. 생쌀 1컵 입니다.




6. 전기밥솥에 밥알을 담고 4의 물을 가만히 따라 붓습니다. 그런데 이때 아래쪽은 아직 앙금이 덜 가라앉아있을 수 있습니다.
엿기름에 따라서 잘 가라앉지 않는 것도 있거든요. 그때는 윗물만 따라 붓고 아래는 좀더 놔두세요.
6컵 정도가 밥솥으로 들어갔고 나머지는 앙금을 더 가라앉히고 있습니다.




7. 전기밥솥은 반드시 보온 모드로 놔주세요.
6이 3시간 지난 후 상태입니다. 저는 보통 밥알이 이 정도 뜨면 건져냅니다. 자칫 시어지는 수가 있어서요.
시간은 밥솥마다 다르니까 밥알의 상태로 짐작하세요.




8. 양은들통을 꺼내 체를 걸쳐두고 밥통의 물과 밥을 쏟습니다.




9. 건져낸 밥알은 찬물에 아주 여러번 헹궈둡니다. 그래야 더이상 삭지 않게 됩니다.




10. 양은들통에 아까 덜 가라앉아서 그냥 놔뒀던 엿기름의 윗물만 붓고, 물을 더 보충해줍니다.
그리고 설탕을 넣어줍니다. 밥알이 동동 뜨는 맛깔난 식혜의 포인트는 설탕입니다.
'와 이건 꿀죽이라 못겠다' 싶을 정도로 설탕을 넣어줘야 식혜가 차갑게 식었을 때 맛있고 밥알도 잘 뜹니다.
오늘은 설탕 5컵 정도 넣어줬습니다. 무지 달겠죠? 그런데 물이 7ℓ가 넘었으니까...식으면 괜찮을 겁니다.




11. 생강도 몇쪽 넣어줍니다.




12. 이렇게 팔팔 끓으면 오른쪽 아래와 같은 거무죽죽한 거품이 생깁니다. 이걸 반드시 꼭 잘 걷어내야 합니다. 그래야 맑은 식혜가 됩니다.

포인트!!
1. 전 엿기름을 좀 넉넉히 넣어서 물을 조금 잡아 밥알을 삭힌 후 나중에 식혜물을 끓일 때 물을 많이 넣어 농도를 맞춥니다.
2. 끓일 때는 양은들통을 씁니다.
몸에도 안좋다는 데 웬 양은들통 싶으시죠? 전 식혜 만들때만 양은들통을 씁니다. 열전도율이 높아서 빨리 끓고 빨리 식어요.
특히 날씨가 아직 무더운 추석때 스텐들통같은데 식혜물을 끓이면 불에서 내려도 빨리 식지 않아 식는 동안 시어지는 경우도 있습니다.
37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그린
    '05.2.7 3:38 PM

    어? 1등의 감격을....^^

  • 2. 실리아
    '05.2.7 3:39 PM

    2등의 감격 ^^

  • 3. 그린
    '05.2.7 3:39 PM

    우선 1등부터 확보하고....
    참 정갈하게 보입니다.
    순서에 따라 하기도 쉽게 과정샷을 넣어주셨네요.
    이러니 어찌 82를 멀리 할 수 있을까요?ㅎㅎ

    선생님 이하 82님들....
    명절 잘 보내세요~~*^^*

  • 4. 수현마미
    '05.2.7 3:40 PM

    어! 3등인가^^

  • 5. 샘이
    '05.2.7 3:41 PM

    저두 먹고 싶어요~~~ 언제쯤에나 할 수 있을지..

  • 6. 실리아
    '05.2.7 3:41 PM

    82를 가입하기 전부터 본지 2년이 다되어가는데 드뎌 순위권에 진입했네요..
    식혜 정말 맛있어 보입니다...
    자세한 과정샷까지 ㅎㅎ

  • 7. 쫑이랑
    '05.2.7 3:41 PM

    샘님, 아까부터 궁금해서 계속 왔었는데 좀전까지 비밀글이더라구요.
    저번 살던곳은 한국슈퍼에 인스턴트식혜를 팔았는데 이리로오니 그게 없어 엿기름갖고 식혜 어찌하나..하고 있었는데...어쩜 제가 꼭 필요한거 올려주세요? 너무 좋아,너무 좋아...샘님이 좋아, 82가 좋아~~

  • 8. 고은옥
    '05.2.7 3:57 PM

    저는 이제 꾀가 나서
    몇가지 코스는 생략하고
    초스피드 식혜를 하지요,,,
    하나도 뺄것이 없는 정통 식혜를 하시는 군여,,

  • 9. 산군
    '05.2.7 3:57 PM

    앗! 싱글등수네요. 감격이 밀려와요.

  • 10. 호야맘
    '05.2.7 4:07 PM

    오호라????
    요렇게 만들어 지는거군요. 과정샷!!! 넘 감사드려요~~
    맨날 맛있게 먹을줄만 알았는데...
    얼마전부터는 식혜와 수정과 만들어야 할것같은 압박감이 마구마구 밀려왔는데...
    선생님 감사해요~~~

  • 11. 산군
    '05.2.7 4:33 PM

    샌님! 초짜를 위해서 자상하게 설명해주시는군요. 듣는 이의 귀에 솔바람이 들어오듯 쏙쏙 박힘니다. 감사~ 저 바루 실습에 들어갑니다요.

  • 12. 예은맘
    '05.2.7 5:05 PM

    이 과정샷보니까 벌써 식혜한통 다 만든것 같아요.
    저는 아직 해보지는 못했지만 기회가 되면 제가 해서 친정이구 시댁이구 배달하면 좋을텐데...
    저희 친정에서 하는 방법하구는 같은데 시댁에서 하는 방법하구는 틀려요. 그런데 다 맛있어요.
    아~ ~ 엄마하구 울 어머님하구 해주신 식혜먹구시퍼요...

  • 13. 강아지똥
    '05.2.7 5:25 PM

    왜 전 식혜만 하면 농도가 아주 안맞을까요?! 맹탕이 되어요....ㅜㅠ

  • 14. 재은맘
    '05.2.7 5:39 PM

    자세한 과정샷...감사합니다..
    무슥한 질문 한가지?
    그런데..6에서 7이 될때 밥솥에서 무슨 코스로 3시간을 하나요?
    무지한 저를 위해 좀 알려주시어요...ㅠㅠ

  • 15. 해바라기
    '05.2.7 6:03 PM

    저도 오늘 식혜 했습니다.
    요리책 봐가며 금새기 들어서 처음 하는것 같은데 거무 튀튀한것이
    마시는 사람들 한마디씩 할것 같은데요
    하루만 참을걸 그랬습니다.
    이제 부터는 자주 해야겠어요 아이들도 무지 좋아하는데
    선생님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명절 잘 지내셔요

  • 16. 한울
    '05.2.7 6:11 PM

    오늘도 백화점 식품부에서 직접 만들어 파는 식혜를 보고도 매몰차게 뒤돌아 나왔어요.
    참아라..참아야 하느니라..
    다이어트 할 사정이 있어 참고 또 참고 있었는데 샌님이 불을 지르시는군요..
    냉장고에 엿기름 살포시 들어앉아있는데..
    마음의 갈등 심합니다...^^

  • 17. 느낌
    '05.2.7 6:35 PM

    샘님 명절 잘 보내세요
    82회원님 모두 즐거운 명절되시길......

  • 18. hippo
    '05.2.7 6:41 PM

    아까 마트에 갔을 때 유난히도 엿기름이 눈에 띠더니....
    그런데 안 샀거든요. 흑흑흑...
    이렇게 자세한 설명이 있을 줄 알았으면 살 걸...
    다음을 기약하며...
    모두들 즐거운 명절 보내시고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 19. 사비에나
    '05.2.7 7:01 PM

    저 식혜 만들고 있는중이에요
    지금 전기밥솥에 앉힌지 5분경과입니다.
    왜 이렇게 가슴이 두근두근 거리는지 모르겠어요
    생전 첨 식혜 만들어보는데 제발 성공했으면 좋겠어요
    "식혜 그거 한 두세번은 실패봐야 성공할수 있어" 하고 겁준 친구한테 자랑하고 싶어요 ㅜㅠㅠ

  • 20. 헤르미온느
    '05.2.7 7:10 PM

    음,,,정성 가득^^ 맛난 식혜가 되었네요..
    양은 들통을 사야만 할것같은 밤이에요..ㅎㅎ^^

  • 21. 다시마
    '05.2.7 7:11 PM

    저도 어제 했는데.. 하루만 더 참다 할 걸 그랬네요.. 설 잘 쇠시고 복 많이 받으세요.

  • 22. 미스테리
    '05.2.7 7:56 PM

    저도 지금 식혜 삭히는 중예요...^^*
    이젠 부르르 끓여서 식히면 시댁, 친정, 글구 형제들에게 줄것 끝....!!
    오늘밤 두고두고 먹을 우리의 식혜 한통(곰솥 한통...^^;) 더 만들꺼랍니당...^^

  • 23. 아라레
    '05.2.7 8:30 PM

    저렇게 오래 푹 담가놓다가 짜내는 거군요.
    저는 바로 물에 빨아서 이번 식혜가 깊은 맛이 안났나 봐요.
    샘님 방식대로 다시 한번 도전해 볼랍니다.

  • 24. candy
    '05.2.7 8:36 PM

    얼음동동 식혜가 먹고 싶어요~^^

  • 25. 알로에
    '05.2.7 9:36 PM

    식혜라......엄청시리 단술좋아하는 식구들 (설탕들은것은 무조건 다~좋아하죠 그중에서도 단술은 시~원하니 살얼음언듯이 동동뜬거 기름진음식먹거나 소화안된듯하거나하면 무조건이지요 시부모님과 울서방님 또 울아들 열렬하지요)설탕어지간히 들어가선 기별도안간대요 오늘도 맛있게 해노으셨겠지요 ㅎㅎ
    설 잘쉬셔요 ^^*

  • 26. 코코샤넬
    '05.2.7 10:28 PM

    저도 오늘 식혜 만들어서 김치냉장고에 넣었답니다. ^^
    생강도 얇게 저며서 다시백에 넣어 우렸더니, 맛이 좋더라구용 헤헤

  • 27. 나루미
    '05.2.7 11:28 PM

    식혜할까말까 고민중이었는데(냉장고가 터지기일보직전이라서요)
    아~~참을수가 없네요..
    일단 만들어놓고 냉장고에 들이밀어야겠어요..

  • 28. champlain
    '05.2.8 12:26 AM

    고맙습니다..선배님..^^
    정확한 과정샷을 보니 식혜를 해 볼 용기가 나네요.
    식혜귀신 아들을 위해 도전해 볼랍니다..^^

  • 29. 경빈마마
    '05.2.8 6:54 AM

    저도 한 찜통 만들었어요.
    선생님도 끓이셨네요.아이들이 싫어해서 생강은 넣지 않았어요..

  • 30. 김흥임
    '05.2.8 8:14 AM - 삭제된댓글

    전 저기다가 계피 한쪽 넣어 끓이기도 합니다.
    강아지들 입맛이 원체 영감수준이라^^고루를 좋아 하거든요.

    혜경샘님
    이 명절엔 몸좀 아끼시라고 면죽없는 김흥임이 감히 아룁니다^^

  • 31. 폴라
    '05.2.8 10:35 AM

    존경하는 선생님-. 설 잘 쇠시고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__)*(^^)*

  • 32. 꾀돌이네
    '05.2.10 1:44 PM

    명절 잘 보내셨어요?
    식혜 만들려고 했는데 어머님이 준비하셨더라구요...
    과정샷 정말 감사합니다.
    제가 만든 식혜는 항상 갈색이어서 뭐가 문제인지 의문이었거든요.
    이제서야 그 실마리가 풀렸네요.^^
    오늘은 샘님두 푹~ 쉬세요~~~

  • 33. mulan
    '05.2.10 10:55 PM

    저는 주말에 한번 만들어볼까해요. 깜빡하고 안주셨거든여. ㅋㅋ 어머님께서... ^^

  • 34. 누리마로
    '05.2.11 1:24 PM

    와......... 꼭 저 방법대로 해봐야겠습니다. 귀차니즘땜시 그간 그 좋아하는 식혜를 해먹지 않았다는.. ㅡ,.ㅡa

  • 35. 문수정
    '05.2.12 7:55 AM

    설은 지났고 추석엔 저도 식혜 도전해볼래요~
    과정샷 넘 감사합니다~!!

  • 36. 선화공주
    '05.2.12 10:43 AM

    제가 시골가면 항상 어머님이 해두셔서...
    전 해볼생각도 안하고 있었는데.....
    이런 자세한 과정샷을 보면 왠지 해야될것만 같은 생각이....^^*

  • 37. 다래
    '07.1.9 9:43 PM

    저 인제 선생님꺼보고 도전해봐야겠어요.
    10년차에 두번하고 두번다 실패해서 엄두도 못내고 있었는데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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