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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짭짤 고소한 김혜경의 사는 이야기, 요리이야기.

아주 [럭셔리한 볶음],그리고 [바지락매운볶음]

| 조회수 : 8,964 | 추천수 : 108
작성일 : 2004-04-25 21:07:01

아마도 여태까지 제가 했던 볶음 중 가장 고급재료로 한 것이 아닌가 싶은 럭셔리 볶음을 했습니다.

며칠전 사다왔는데, 두릅 먹느라 홀대했던 아스파라거스를 데치고, 냉동고 안의 럭셔리 비상식량을 꺼냈습니다.
전복, 송이버섯, 가리비살, 새우...
생물과 비교하자면 럭셔리일 것도 없겠지만, 그래도 저희 집에서는 고급재료들이죠.

이중 송이버섯에 대해 한 말씀.
냉동 진열장에서 이걸 발견하고는 잠시 망설였어요.
중국산인데, 우리나라 송이보다 크기가 작고, 냉동상태라 무슨 송이향이 있을 까 싶어서요. 그래도 혹시나 싶어서 샀는데...
결론적으로는 잘 산 것 같아요. 제법 송이향이 나던데요.

팬에 기름두르고, 마늘편과 파를 볶다가 재료 모두 넣어서 볶았어요. 간은 맛간장과 참기름으로 맞추구요. 완성할 무렵 생각해보니 녹말물을 준비하지 않은 거 있죠? 럴수 럴수 이럴수가...
그냥 녹말물 안넣고 말았어요. 국물이 한강물처럼 풍덩했지만, 저희 집 식구들 아무도 뭐라고 안해서 무사통과!!



하는 김에 바지락 매운볶음도 했어요.
방법은 매운홍합볶음과 같구요, 두반장과 고춧가루로 맛을 내는...
역시 음식의 맛은 재료가 좌우하는 것 같아요.
재료가 좋으니까 정말 맛이 좋더군요. 바지락살이 얼마나 맛이 있는지...

지금 이 글을 열심히 쓰고 있는데, 친정어머니가 전화하셨네요.
"저녁 먹었니? 뭐해서 먹었니?" 하시더니,
"얘, 무슨 바지락이 이렇게 맛있니? 살이 달다 달아"하시네요.

아까 낮에 바지락 조금 가져다 드렸더니, 그걸 가지고 저녁에 바지락칼국수를 끓여서 아버지랑 둘이 드셨대요.
업소에서 파는 것 처럼 호박이랑 이런 저런 야채 넣고 끓였는데 굉장히 맛이 있었대요.

아버지께서 "우리 둘이 먹기 아깝다, 애들이 왔으면 좋았을 것을..."하시더래요.
부모라는 존재는 조금만 맛있는, 조금만 별난 음식이 있으면 자식생각부터 하는 그런 존재죠?
전 럭셔리볶음 먹으면서 친정아버지 생각 안했는데...
2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04.4.25 9:25 PM

    일등했어요~

  • 2. Green tomato
    '04.4.25 9:26 PM

    2등입니다...^0^

  • 3. 하늘
    '04.4.25 9:29 PM

    정말 맛있어보이내요.
    어제 집에서 피자 만들어 먹으면서 저희 친정엄마 생각했더랍니다. 엄마가 드시면 좋을텐데 하구요. 이사하구 정신없이 바빠서 엄마 뵌 지도 한달이 넘었네요. 다음 주에는 서울 올라가렵니다.

  • 4. 귀차니
    '04.4.25 9:35 PM

    그렇네요... 저도 맛있는 음식 먹으면서 부모님 생각한적 거의 없는것 같아요. ^^
    그나저나 샌님~! 젓가락 들고 놀러가면 한입 주시나요?

  • 5. 쭈니맘
    '04.4.25 9:39 PM

    앗!!!
    오늘 저녁에 현대 백화점에 가니 활전복을 작은것 5개에 10000원에 팔더라구요.
    그래서 냉큼 사와서 뭘 해먹을까...??하며 82쿡에 들어오니...
    선생님께서 올리신 럭셔리 볶음에 전복이 들어있네요..역쉬~~
    내일 일단 아침에는 전복죽을 해서 먹이고..(울신랑이랑 쭈니)
    저녁엔 럭셔리 볶음 해야겠어요..
    아스파라가스는 없지만...
    정말 맛잇어보여요..
    바지락도 너모너모 땡기네요..
    서산댁님꼐 부탁하면 구입가능할까요..??

  • 6. 치즈
    '04.4.25 9:42 PM

    그런거 같아요...
    부모님들 저희가 멀리 사니 더 많이 그러신가봐요..맛나는 거 드실때 꼭 전화하시죠.
    저희는 그냥 맛이 죽여 하며 기냥 먹는데 말이죠..

    그런데 정말 럭셔~~리 해요.ㅎㅎ 색감조차도요..
    아스파라거스 하고 새우색이 참 이쁘네요.맛도 좋겠죠 ? ^^

  • 7. jasmine
    '04.4.25 9:43 PM

    와우, 저도 오늘 전복죽 해먹었슴다.
    이렇게 볶아 먹을만큼은 사 본적이 없어서요......돈 마니 벌면....해봐야쥐.....

  • 8. 쵸콜릿
    '04.4.25 9:58 PM

    진짜 럭셔리 하네요
    우리는 오늘 마땅한 메뉴가 없어서 열무김치 비빔밥 먹었는데요 ^^
    럭셔리한 음식 좀 먹고파요~~~

  • 9. 나나
    '04.4.25 10:10 PM

    정말..럭셔리 하네요^^..
    냉동 송이 버섯은 코스트코에서 사셨나요?
    아니면,,중식 재료상인가요?
    궁금하네요^^

  • 10. candy
    '04.4.25 10:27 PM

    아싸 10등!

  • 11. 롱롱
    '04.4.25 10:27 PM

    와~ 둘다 너무 맛있어 보여요.
    부모님은 정말 그러시죠..

    오늘 저희 시어머님.
    아침에 전화가 왔길래 자다가 놀래서 받아보니 버스정류장으로 빨리 나오라는 말씀.
    부시시 일어나서 옷만 대충 갈아입고 나가보니
    어머님이 반찬을 주시고선 마침 도착한 버스를 얼른 타고 다시 가시네요.
    너무나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라 무슨 일인지 제대로 물어보지도 못해서 전화를 드렸더니
    어제 취나물을 샀는데 너무 맛있다면서
    아침에 먹으라고 콩나물 무친거랑 취나물 무친거랑 주신거래요.

    30분 거리라 전화하시면 저희가 가도 되는데
    아들 며느리 아침 먹을때 먹으라고 갖다주고 가신거지요.
    어머님 성격이 급하셔서 맘 먹은 것은 얼른 해야하기도 하시지만
    이렇게 일부러 오셔서 먹거리만 주고 얼른 가실때는 정말 고맙기도 하고, 죄송스럽기도 하고..

    이번 어버이날에 친정에도 시댁에도 맛있는 것 좀 해드리던가 사다드려야겠어요.

  • 12. candy
    '04.4.25 10:31 PM

    어제 오늘 친정,시댁,시누집에서 끼니를 수월하게 해결하고 이제 집에 왔네요~
    이렇게 먹고 사는 사람도 있습니다. 평일은 제가 제 솜씨로 먹고 살아야 하지만,주말은 가끔 이런 날들도 있네요~ ^^*
    바지락음식이 맛있어 보여요...

  • 13. 미씨
    '04.4.25 10:43 PM

    럭셔리 접시에 왠 국물이 한강인가 했더니,,ㅋㅋ
    녹말을 안풀어서 그렇군요,,
    그래도 워낙 재료가 럭셔리인만큼,,, 뽀대나네요,,,

  • 14. 칼라(구경아)
    '04.4.25 10:58 PM

    럭셔리한재료들이 간장물에 잠수를.....ㅎㅎㅎㅎ
    그래도 부럽습니다
    전 오늘 또 삼겹살먹었습니다.
    주말이면 늘 소주를 찾는 서방님땜시.........

  • 15. 하늬맘
    '04.4.25 11:06 PM

    그 송이 앞에서 저도 좀 망설이다 왔다죠!!
    미국사는 남편 친구가 울집에서 한달쯤 머물다 갈 예정인데 ..저녁 메뉴로 한번 해볼래요.
    전복,아스파라거스,새우는 냉동실에 있고..송이 대신 죽순 통조림이나 새송이버섯 넣어도 될까요? 굴소스 안 넣으시고 맛간장이랑 참기름만 넣으셨네요.아궁..서산댁표 싱싱 바지락 너무 먹고 싶어요..쫄깃쫄깃 달치근..

  • 16. 배영이
    '04.4.25 11:42 PM

    서산댁님,
    저 바지락... 주문 안될지..

  • 17. june
    '04.4.26 12:21 AM

    송이버섯 향이 상상 되는 바람에... 쓰읍...

  • 18. 경빈마마
    '04.4.26 8:01 AM

    선생님 ~저 국물에 우동국수 말아 먹음 무슨 맛이 날까요?? 시원할 것 같어요...
    바지락 음~~~~~얼큰 시원 뭐?? 그런 건가요??

    배영이님~원하시면 전화 번호 알려드릴께요...
    쪽지주세요.

  • 19. 코코샤넬
    '04.4.26 9:15 AM

    선생님 너무 먹고 싶어요....
    저도 함 해볼랍니다.

  • 20. 엘리사벳
    '04.4.26 10:13 AM

    음식맛만 있으면 된다라는 생각으로 살던 제가
    82쿡을 드나들기 시작하면서 부터 그릇욕심이 슬슬 고개를
    들기 시작하네요, 뒤늦게 생긴 욕심을 어떻게 감당해야 할지,,,,,,

    음식도 음식이지만 그릇 정말 맘에 들어요.
    쉬는날이면 해먹어 보고 싶은 음식도 많은데 맨날 나갈일만 생기니
    마음만 급하네요.

  • 21. 두들러
    '04.4.26 3:32 PM

    와 맛있겠다..
    위에껀 중국집에서 파는것 같아요. 전가복이 저런거 비슷한거 아니에요?
    럭셔리 볶음은 못해도^^; 바지락볶음은 저도 해봐야겠네요.

  • 22. 경한맘
    '04.4.27 12:08 AM

    혜경샘..
    혜경샘께서 늘 부모님 생각 하시는 거 보면서 전 늘 고개가 숙여진답니다.
    늘 받는것에만 익숙한 친정 부모님.. 생각조차도 별로 안하다 혜경샘의 뭉클한 이야기를 보면
    맞아... 하면서 깨닫고, 또 잊고 지내던 감사한 부모님에 대해서도 한번 더 생각해본답니다.
    정말 여러가지로 도움 받고 얻어가는,
    제게는 참 귀한 곳이에요.
    혜경샘 늘 건강하시고 그 해맑은 미소 늘 보여주세요.
    보는 것만으로도 힘이 되고 용기를 얻는답니다.^^

  • 23. 나르빅
    '04.4.27 1:53 PM

    저두.. 뭐먹을때 신랑생각은 해두 부모님생각 한적은 없다는..
    맨날 통화할때마다 막내딸 타국에서 뭐먹고사는지 걱정하시는 부모님..
    맛있는것 먹을때면 "부모님도 같이 드셨으면"이 아니라 "나 이케 잘먹는거 엄마가 알까몰라" 한다죠.(ㅠ.ㅠ)

  • 24. 소금별
    '04.4.28 1:16 PM

    이야... 정말 럭셔리한 재료들이 어루러졌군요..
    럭셔리한 맛 궁금합니다..
    저는 어제 곱창볶음 해먹었는데, 서민적으루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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