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땅콩 삶는 법 ***
바가지나 대야, 큼직한 볼.. 무엇이든 좋아요.
흙이 가득 묻어있는 생땅콩을 사 와서는
넉넉한 용기에 부어서
물을 받아서 양손에 힘을 주어가며
아주 바락바락 씻어 냅니다.
더러운 물은 버리고,
다시 새 물을 맑게 받아서
바락바락...손에 힘주어가며 땅콩을 씻고...
이 과정을 아주 여러번 반복해야
어지간히 땅콩이 깨끗해 질껍니다.
땅콩 그대로는 거죽에 묻은 흙먼지가 정말 많으니까요.

이렇게해서 준비된 씻은 생땅콩이예요.
거뭇거뭇하게 보이는것은 흙이 아니라
껍질자체에 박힌 제 무늬지요.
이렇게 어지간히 씻어서 말끔하게 준비가 되어야
삶아서 껍질을 까 먹어도
목으로 넘어가는 맛이 더 좋아요.
삶는 동안 삶는물이 땅콩껍질속으로 들어가고,
이렇게 온전히 땅콩껍질채로 팔팔 끓이는 물 그대로가
속 땅콩알맹이에 배이면서
맛있고 촉촉하게 땅콩알이 익으니까요.
그러니, 최대한 말끔하게 바락바락 여러번 잘 씻은 다음,
이정도면 됐겠다 싶을 때..
큼직한 냄비에 물을 받아 땅콩을 삶아내면 되지요.

이렇게 땅콩이 잠기도록 물을 부어서
가스불위에 올립니다.
그냥 맹물로 삶아도 충분하지만,
우리집은 늘 굵은소금 1숟가락 정도 같이 넣어서
푹 삶아냅니다.
깨끗이 씻었다해도 흑먼지가 가득하던 껍질채로 삶아내는 것이니
소금과 같이 팔팔 끓이면서 안좋거나 깨끗치 못한 성분들이
소금의 정화,소독작용으로 더 말끔히 익혀지도록 하는거지요.
굵은소금 1숟가락 정도의 양을 이런 큼직한 스뎅들통에 넣는다해서
짭쪼롬한 간에 어지간히 영향을 미치거나 할만한 정도가 아니니...
생땅콩 껍질채 익혀 먹을적에 지저분한 껍질손질때문에 마음이 좀 찜찜하시면
우리집처럼 굵은소금 한 숟가락 같이 넣어서
제대로 팔팔 끓여내면 더 좋아요.

냄비 뚜껑 덮고 익히기 시작하면...
집집마다 화력이나 냄비의 열 전도율이 다 다르기 마련이지만
아마도 10분 정도 후면
불에 올려놓은 냄비가 서서히 팔팔 끓어오르기 시작할껍니다.

이런식으로요.
점차적으로 바글바글 끓어오르다가 제대로 팔팔 끓을적에
속의 끓는물이 냄비뚜껑을 넘쳐 흘러나오지 않을 정도로
불을 중불~중약불 정도로 적당하게 낮추고는...
그때부터 약 20분 정도만 은근하게 더 끓여내면 됩니다.
(푹 퍼지듯 더 익혀내려면 30분 정도까지 잡아도 좋습니다.)
이것도 화력이나 조리용구의 열전도성에 따라 다르지만,
어지간하면 이만큼 푹 익혀내면
땅콩알들이 보드랍게 제대로 폭 잘 익혀져 나오지요.

이렇게해서 다 삶아진 땅콩입니다.
냄비불을 끄고서, 땅콩 하나만 우선 건져서
시범삼아서 껍질 터트려 드셔보세요.
촉촉하고 보드라운 땅콩알이 잘 삶겨졌으면
바로 이렇게 땅콩알만 건져내면 됩니다.
바로 위에서도 말씀드렸듯이...
혹시라도 조금 더 삶겨지면 좋겠다 싶으면
다시 불을 켜서 5~10분 정도만 추가로 더 삶아내면 충분할껍니다.
땅콩을 건져낼때는
이렇게 구멍이 뽕뽕 뚫려있는 멸치육수건더기 건지개를 쓰면
뜨거운 냄비안의 국물은 아래로 순간 모두 빠지면서
잘 익은 땅콩건더기만 한번에 넉넉히 건져내기 편하지요.

이렇게 맛있게 삶아서 두었다가,
아이들이 학교 갔다 집에 돌아와서 뱃속이 심심하다고 할 적에
삶은 계란과 같이 간식으로 먹어도 참 좋고...
늦은 밤 다들 깨어있다가 왠지 출출할때에도
하나씩 둘씩 까서 입안에 넣고 고소하게 먹는 재미가 아주 쏠쏠하지요.
한번 삶을적에 아주 넉넉하게 푹 삶아서
김치냉장고안에 넣고 꺼내 먹으면
상하지 않고 최소한 1주일은 넉넉히 갑니다.
이리 두고 맛있게 먹다가
슬슬 간식으로 먹기에 질려간다 싶을적에,
땅콩조림 반찬으로 만들어내면 참 좋아요.
그래서 아래에
아주 간단하면서도 맛있는 땅콩조림 레시피 나갑니다.

**** 간단한 반찬 레시피 - 땅콩조림 ****
가장 먼저, 생땅콩 삶아 놓은 것을 준비해야지요.
땅콩을 이렇게 한번에 많이 푹 삶아서는 간식으로 맛있게 먹다가
어지간히 먹었다 싶을적에
남는 땅콩을 가지고 이렇게 땅콩조림 반찬을 만들어 먹으면 딱 좋아요.
물론 이 땅콩조림은 보드랍게 잘 삶긴 땅콩을 써서
양념도 살짝 달달하니 맛있게 입혀서 볶아내니,
이가 안 좋아서 평소에 볶은땅콩은 먹기가 좀 힘든 사람들이라도
부드럽게 익혀낸 이 땅콩조림은
한편으로는 쫀쫀한 듯... 폭신폭신하게 씹히는 고소한 땅콩맛 가득한 그 식감에
누구나 다 좋아라 하는 그런 반찬입니다.

부엌바닥에 이렇게 신문을 쫙 펼쳐놓고 편하게 앉아서
땅콩조림을 만드는데 사용할 삶은 땅콩 껍질 벗기기 작업을 합니다.
하나씩 간식으로 쏙쏙 빼 먹는것과는 달리,
이렇게 반찬으로 만들만한 분량을 일일히 손으로 까는 일이란
시간도 걸리고 제법 노력이 드는 과정이니까요.
보통은 이렇게 부엌에 편하게 턱하니 앉아서
좋아하는 음악CD 한 장 틀어놓고 일을 하면
재료들 다듬기나 손질하는 시간이
왠지모르게 참 넉넉하면서도 행복하게 느껴져요.
<참 쉽고도 맛있는 땅콩조림 레시피>
삶아서 깐 땅콩알 300g
조선간장(국간장) 1숟가락
진간장 2숟가락
요리당 2숟가락
식용유 2숟가락
(* 숟가락은 집에서 늘 사용하는 어른밥숟가락을 써서 편하게 계량하시면 됩니다)
땅콩조림은 재료도 참 간단하고,
만들기는 더 쉽답니다.
순하고 고소한 맛이 씹을수록 더해지는 은근한 밥도둑 반찬이지요.
먼저, 볶아낼 팬이나 냄비를 옆에 나란히 두고
삶은 땅콩 껍질 벗겨낸 속알을 바로바로 그 안에다 담습니다.

레시피에 보면 삶아놓은 땅콩알이 300g이라고 되어 있는데
온전히 땅콩 삶아놓은것만 이만큼의 분량을 준비해도 좋고,
땅콩 삶은알 200g에 다른 견과류를 100g 정도 혼합해서 섞어서
고소하게 볶아내어도 참 좋아요.
오늘은 땅콩알 200g에 해바라기씨 100g을 더해서
이렇게 300g 분량으로 준비해서 볶아내려고 해요.
사나흘전에 볶아 먹었던 땅콩조림에는 또 마찬가지로 이런식으로 해서
땅콩알 200g에 호박씨 100g을 섞어서 볶아먹기도 했지요...^^
기본이 되는 땅콩조림이 손에 입맛에 익숙할 정도가 되면
이렇게 조금씩 변형해서 들어가는 재료의 변화를 주어가면서
더 맛있게 만들어 내는 재미도 참 좋습니다.
물론 맛 또한 다양하게 즐길 수 있으니
만드는 재미에 먹는 재미까지 더 하지요.
이렇게 팬이나 냄비안에 볶아낼 땅콩 건더기가 준비가 되었으면...

분량의 간단한 양념재료를 적당한 그릇에 섞어서
조림양념도 즉석에서 바로 준비합니다.
국간장과 진간장, 요리당, 식용유를 모두 숟가락으로 계량해 넣고는
계량한 숟가락으로 잘 섞어 준 다음,
바로 쓰면 되지요.

땅콩속살에 골고루 조림양념을 이렇게 부어 주고는...

가스불을 켜서 서서히 볶아내기 시작합니다.
간장양념은 불의 세기가 강하면 쉬이 타면서 냄비나 팬 바닥이 눌러붙기 쉬우니,
약불로 살살 볶아내는 것으로 시작합니다.
또 이렇게 약불로 시간을 좀 들여가며 볶아줘야
건더기인 땅콩과 해바라기씨에도 맛난 양념간이 속에까지 서서히 잘 배이기도 하구요.
숟가락을 이용해서 가끔씩 슬슬 섞어줘가면서
골고루 볶아가며 동시에 양념물도 자연스럽게 졸아지도록 익혀야
이 땅콩조림 반찬맛이 제대로 나오지요.

골고루 숟가락으로 섞어주면서 익혀주다가...
하얗던 땅콩속살이 양념물이 서서히 들면서 이렇게 먹음직스러운 색을 내고
남아서 흐르는 국물없이 찐득한 느낌으로 잘 조려졌으면,
이제 가스불을 끄면 됩니다.

열기를 식힌 다음에
적당한 크기의 반찬통에 덜어서 담아 두고는
냉장고안에 보관하면서 그때그때 적당한 양을 반찬그릇에 덜어서 먹으면
이렇게 만들어 놓은 땅콩조림은
냉장고안에서 2주는 거뜬하게 갑니다.
땅콩의 고소한 맛을 좋아하는 분들이라면
비록 땅콩 삶아서 일일히 껍질을 벗겨내는 수고는 있어도
이렇게 반찬으로 한번 넉넉하게 만들어 두게 되면
제법 오랫동안 넉넉하게 덜어서 드실 수 있지요.
그래도 생각해보면, 수고없이 어떤 결과물이 나올 수가 있겠어요.
이 정도로 쉽게 맛난 반찬 한가지가 뚝딱 만들어진다면
오히려 고마운 일이지요.

**** 그리고.. 오늘 저녁밥상이야기.. ****
그리고, 아주 간단하게 보여드리는
오늘 우리집 저녁상입니다.
아침에 소풍가느라 김밥을 열줄을 쌌어요.
가을날이 선선하니
요즘은 하루를 이렇게 바람 잘 통하는 뒷베란다에 김밥을 그냥 두어도 상하질 않지요.
김밥을 곁들여서 먹을 요량으로,
푸짐하게 칼국수를 한 냄비 끓여서 상에 올렸답니다.
각자 그릇에 먹고싶을만큼씩 떠 먹다보면,
은근히 배가 기분좋게 불러오지요.
그냥 밀가루면만 먹으면 어쩔때는 속이 달이지만,
이렇게 김밥이든 밥이든 밥을 든든하게 같이 곁들여 먹으면..
밤새, 그리고 다음날까지 속도 든든하니 참 편합니다.
그냥 집에 있는 재료로 편하게 끓여낸 감자칼국수.
감자를 넉넉하게 썰어서 넣고는
국물 구시게 끓여냈지요.

푸짐하게 한 냄비 끓여서 올린
뜨끈뜨끈한 감자칼국수와...

버터 한 조각 넣고는 후라이팬에다 고소하게 같이 지져낸
고등어 한 마리.
분식처럼 먹는 밥상이지만,
생선반찬 좋아하는 아이들을 위해서 이렇게 한마리 구워 올려주면
젓가락이 저절로 가서는
이렇게 한마리 구워낸 정도라면 금새 뼈만 남지요.
그리고 오랫만에 쫄깃한 소시지반찬도
옆에 한 접시 같이 곁들여 구워내구요.
한번 물에 살짝 삶아서 지저분한 찌꺼기물을 버려내고
말끔해진 비엔나소세지 건더기만 건져서
칼집내고는 후라이팬에 굴려서 구웠습니다.

그리고 닭똥집볶음도 한 접시.
어제 저녁에 남편이 사온 와인에 곁들여서
이렇게 어울리지 않는 닭똥집도 볶아봅니다.
술을 즐기지도 않고, 거의 못하는 수준이지만,
향도 좋고 몸에도 좋다고 하니
와인은 이렇게 밥 먹을때 한 두잔씩 곁들여서 잘 마시지요.
잘 어울리지 않을 듯 해도,
사실은 와인안주로 정말 맛있습니다.

짭쪼롬하고 고소하게 오징어젓갈도 조금 무쳐내고
김치 한접시 곁들여서 먹은 저녁밥상...
이제는 뜨끈한 국물과 냄비가
마냥 친근하고 그리워지는 시기가 되어서 그런지,
요즘은 이렇게 뜨거운 냄비가 통채로 상위에 잘 올라오게 됩니다.
호로록 거리면서 뜨거운 면발과 국물이 목으로 넘어가는 그 느낌...
행복은 참 사소하면서 소박한데 있다 싶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