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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친토크

즐겁고 맛있는 우리집 밥상이야기

가을 그 풍요로움의 시작에서 맛보는 고구마줄기무침

| 조회수 : 9,855 | 추천수 : 4
작성일 : 2012-09-04 20:42:53

 

봄부터 여름까지 흘렸던 땀의 보상을 받는

-땅 보상이 아니고-

계절이 돌아왔습니다.

 

쬐끄만 비닐온실의 고추, 가지, 토마토등을 죄다 걷어내고

-오이와 풋호박은 줄기 몇개 남겨 가을까정 얻어 먹기로하고-

김장배추 모종을 심었습니다.

올해 심은 것은 배추 600여포기 무우 800개정도......

 

뭔 김장을 그리 많이 하느냐고 물으신다면

저희집은 장모님주관으로 처가에서 김장을 해오기 땜시

김장배추에 돼지수육에 쏘주한잔 먹을 기회가 없다는......

 

죄다 달구들 겨울먹이 입니다.

물론 일부는 우리가족 겨울먹이이기도 하죠.

닭도 사람도 묵나물로 겨울을 나기에는 쬐매 심심한 일이니

보리싹 밀싹과 함께 달구들 처잡숫도록  심어야만 한다는...... ㅠㅠ

 

 


덕분에 제명 못채우고 인생종친 고춧대에서

붉은고추와 파란고추, 고춧잎을 따로 추려내는 중입니다.

나머지 고춧잎은 역시나 닭장마당에 던져주면 달구들이 처잡숫고......

 

 


고구마순 역시 달구들이 아주 좋아하는 먹이이기도 합니다만

놈들에게 죄다 빼앗기기에는 억울함이 있어

나도 한번 먹어보자~   부지런히 순을 따기는 했는데......

 

기분 잡채무침인 것은 마님의 변(辯)

난 거기 뱀나올 것 같아서 못가......

 

하긴 나도 그렇다~

그노무 비암시키가 남의 마누라 빤히 쳐다보며

혓바닥 날름거리는 꼴을 어떤 남편이 참을 수가 있겠냐마는

그래도 옆에서 잘한다고 한마디 거들면 쬐끔 힘이 덜 들 것 같은디......

 

 

 




우여곡절끝에 밥상에 올라온 고구마줄기무침입니다.

요즘 저녁밥상에 절대 빠지지 않는......

 

이제 철이 들까말까 한 나이가 되어서 그런지

올해는 고구마줄기무침이 너무 맛있습니다.

 

자급을 꿈꾸며 농사를 시작한지 이제 3년차.

이제 그래도 우리 밥상에 자급의 파도가 살짝 와 닿는 중입니다.

된장찌개의 표고, 호박, 고추.......

 

힘들때는 내년에는 그냥 사먹고 말아야지 하면서도

절기가 돌아오면 뭘 더 심을까 고민하는 것도

어쩌면 욕심인지도 모르겠습니다.

 

 

 

 

20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고독은 나의 힘
    '12.9.4 10:23 PM

    아우.. 저 고구마 줄기는 제가 제일 좋아하는 반찬이에요..

    지금은 안계신 친정 엄마가 여름에 많이 해주셨어요..

    겨울에도 대보름 즈음에 볶아 먹으면 꼬들꼬들하니.. 정말 맛있었죠..

    지금 제가 하면 당근 그 맛이 안나요..ㅠㅠ


    오늘은 어째 '약'이 안보인다 했더니.. 조기 구석에 살짝 보이네요..^^

  • 게으른농부
    '12.9.5 6:32 PM

    ㅎㅎㅎ 눈도 밝으셔라~
    약이 빠지면 저녁먹은것 같지가 않아서요...... ㅠㅠ

  • 2. 리인
    '12.9.4 10:36 PM

    몸에 건강한 반찬들이ㅡ한상 가득...
    정말 웰빙 생활하시고 계시네요
    나물 반찬은 아직 어려워요

    그리고, 닭님들...
    조심스레 여쭙습니다 ^^
    그냥 잡수실 수는 없는걸까요~~

  • 게으른농부
    '12.9.5 6:33 PM

    그냥 잡수면 참 좋을텐데
    실컷 먹고도 울타리주변으로 지나가면 우르르 몰려와서 뭐 더 안주나 하고......
    그걸보면 그냥 지나칠수도 없고 아주 난감합니다. ㅠㅠ

  • 작은언덕길
    '12.9.5 9:40 PM - 삭제된댓글

    실컷 먹고도 다시 우르르 몰려와 뭐 더 안주나...
    넘 귀여워요. 달구님들.^^
    물론 농부님은 힘드시겠지만.

  • 게으른농부
    '12.9.6 8:35 AM

    ㅎㅎ 말씀대로 닭들도 가만히 지켜보면 귀여운데가 많습니다. ^ ^

  • 3. 지혜맘
    '12.9.4 11:17 PM

    아~저 상추 너무 먹고 싶네요 저 색갈의 상추를 전 너무나 좋한답니다.
    지금 저 상추는 약간 쌉짜름 하면서도 약간 질긴 듯한 아주 깊은 맛을 내죠?
    내말 맞나 모르겠네요.
    근데요 저 이나이에 넘의 집 밥상 보면서 침흘리는 전 먼가요?

  • 게으른농부
    '12.9.5 6:36 PM

    맞습니다. 쌉싸름하고 약간 질기고...... 또 고소하죠.
    봄에 지인분들께 보내드렸더니 옛날맛이 난다고 하시더군요.
    비료를 주지 않으니 좀 늦게 자라서 더 그런가봐요. ^ ^

  • 4. 조온
    '12.9.5 12:10 AM

    저도 어렸을 적에 집 마당에 깨, 상추, 콩 같은 걸 조금씩 심어서 거두어 먹던 기억이 나요. 기회만 된다면 꼭 텃밭 일구고 싶어요 ^^

  • 게으른농부
    '12.9.5 6:37 PM

    텃밭을 일구면 아이들 교육에도 참 좋은 것 같아요.
    집안에서도 마음만 먹으면 상추나 새싹채소는 얼마든지 가능하다고 합니다.
    한번 시도해 보심이...... ^ ^

  • 5. 늘사람
    '12.9.5 10:43 AM

    전 무엇보다도 저기저 껍질 많이 붙어있는 돼지괘기 수육..
    저런 고기는 쉽게 구할 수도 없는데..
    맛스러운 식탁, 완전 부럽습니다.

  • 게으른농부
    '12.9.5 6:38 PM

    첨에는 돼지도 방목해서 키워볼까 했습니다.
    근데 키우는 닭도 못잡는 주제에 돼지를 잡을 엄두가 나질 않아서...... ㅠㅠ

  • 6. 물레방아
    '12.9.5 11:49 AM

    고구마 줄기에 잎을 넣어이 무치면
    더 맛있답니다
    고구마 잎

  • 게으른농부
    '12.9.5 6:39 PM

    아~ 잎도 넣어 무치는군요.
    좋은 정보 감사합니다. 담엔 꼭 그렇게 해달라고 해야 겠네요. ^ ^

  • 7. 붉은동백
    '12.9.5 1:54 PM

    저도 친정 가서 저번 주에 배추모 심고 왔습니다.
    400포기 정도 심었습니다.
    저는 160포기 정도 심고 남편이 나머지 심었습니다.
    고구마줄기도 따와서 이웃을 나누어 주었습니다.
    답글은 처음이지만 농사와 무관하지 않은 사람이라
    게으른농부님 글은 매번 재미있게 보고 있어요^^

  • 게으른농부
    '12.9.5 6:40 PM

    초짜에 어리버리에 사이비농부라
    아마 농사를 짓는 분들이 보시면 웃음만 나오실 것 같습니다. ^ ^*

  • 8. 자유를꿈꾸며
    '12.9.5 5:42 PM

    마냥 부럽습니다...^^

  • 게으른농부
    '12.9.5 6:41 PM

    에휴~ 코딱지만한 텃밭일구는 것도 땀깨나 흘려야 하더라구요. ^ ^

  • 9. 민지맘
    '12.9.8 1:14 PM

    농부님의 시골밥상 부러워요..요즘 부쩍 농부님의 밥상이 탐 나거든요.

    고구마 순 볶음과 청냥고추+멸치+간장조림을 비벼먹으니...신세계였어요

    매콤한 청냥고추의 맛이 고구마 순과 어우러지니...정말 다른 반찬 필요없더라구요

  • 게으른농부
    '12.9.8 2:27 PM

    근래에 들어 농사를 배우면서
    그 옛날 어머님이 해 주시던 밥상이 진짜 좋은 밥상이었음을 새삼 깨닫게 됩니다.
    그리고 진정한 삶의 행복이라는 것도......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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