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무신 주부가..맨날 밥하기 싫다고...이렇게 투정을 부리는지...
그런데..오늘은 진짜 밥하기 싫은 합당한 이유가 있었어요.
강남에서 11시30분에 약속이 있었거든요. 오늘 아침은 재활용쓰레기 버리는 날이라 아침부터 허겁지겁 준비해서 나갔어요.
그걸 마치고 나니까 딱 12시. 집에 들어와서 찬밥에 물 말아서 싱크대에 서서 한술 뜰까하다가..명동으로 갔어요. 칼국수 먹고 싶어서요.
마침 차를 안가지고 나가 더욱 기회가 좋았죠.
명동...정말 오랜만에 가봤어요...기억도 안나요..언제 다녀왔는지...
명동칼국수 집에서 칼국수와 김치를 마주 대하니..어찌나 감회가 새로운지..
딸 아이 임신했을때 이틀에 한번씩 꼬박꼬박 먹었던 일 하며, 고등학교때 첨 먹어본 그 김치맛이 30년이 지난 오늘까지 여전한 것하며...
문득..이 김치 레시피는 정말 계량이 잘되어있나보다 싶었어요...어찌 그맛은 유지하는 지...쉽지 않을텐데...
점심을 먹고는 롯데백화점에 갔는데...롯데백화점 지하에서..그만 잠시 길을 잃었어요..
회사다닐때 회사가 시청 옆이어서..자주 롯데엘 갔었어요.
혼자 점심 먹을 일있으면 아예 롯데에 가서 충무김밥 한접시 사먹고 이리저리 구경을 다녔죠.
그땐 진짜 지름신이 너무 자주 강림했었어요. 그래도 잘 해결을 봤었는데..
지하 식품매장 구경한다고 돌다가...동서남북 구분을 못해서..그 자리에서 뱅글뱅글했다는 거 아닙니까?
길 잃고 얼이 빠져서..롯데에서 빵조각 사지 못하고..맨손으로 버스를 탔어요.
해가 쨍쨍 내려쬐는 시간, 귀가해서는 그만...
이렇게 기운 빼고 들어와 소파에 누워있는데..귀가한 kimys, 외식하러 나가자고 하는데...약간 양심에 켕겨서..그냥 저녁했습니다.
오늘 준비한 거라고는 밥하고..달랑 저 철판구이뿐.
철판 달궈서 올리브오일 좀 두르고 고기와 양파 파프리카를 익혔어요.
익히는 도중에 소금 후추 살짝 뿌려주고, 스테이크소스와 머스터드를 섞은 소스 찍어 먹었어요.
고기는 막내 동서가 부드러울 거라며 사다준 안심이었는데..정말 아주 부드러웠어요. (동서..덕분에 잘먹었어!!)
내일은 정신 좀 차리고...국도 끓이고, 뭔가 반찬도 해야할텐데....그런데..모르겠어요..또 무슨 핑계를 대며 밥하기 싫다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