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몇년전 꿈결에 스쳐지나가듯..지리산을 다녀온 적 있습니다.
제가 소망하는 지리산 여행은...
어디 골짜기에 자리잡고....열흘이고 스무날이고...속세(?)를 떠나서 머리를 비우고 쉬는 것인데...
당시는...1박2일의 짧디짧은 여행이었어요.
그때...그 아쉬움 속에..'대나무통 밥'을 먹어보긴 했는데...뇌리에 박히질 않았어요.
그 후..뭐랄까...대나무통 밥의 진수를 먹어보고 싶달까...암튼 대나무통 밥에 미련이 오래오래 남아있었습니다.

대나무통을 어디서 구해야지 구해야지 하던중에...
며칠전 키친토크에 흰나리님이 인터넷으로 주문가능한 곳을 가르쳐주셔서, 당장 들어가 주문했습니다.
밥용 통은 500원이라길래..20개 주문하고,
150원짜리 대나무포크 30개, 고기재움용 대나무통 3천5백원짜리 1개...
발아오곡 한봉지 사다가 오늘 아침에 눈뜨자 마자 불리고, 찹쌀과 멥쌀도 씻어서 불리고..
잘 닦은 대나무통에 발아오곡과 찹쌀, 멥쌀을 담고 한지로 위를 막은 후 전기찜기에 일단 90분동안 쪘어요.
쪄지는 동안 집안으로 퍼지는 맛있는 밥냄새란!!
90분을 찌고도..못미더워서..20분 정도 더 찐 다음..
지금 막 브런치로 먹었어요.
밥에 대나무의 향같은 게 밸 걸 기대했지만, 기대했던 만큼은 아니에요.
그래도 조금은 좀 색다른 향이 나는 것 같아요. 특히 밥을 그릇에 덜어 먹으면 그 향을 느낄 수 없는데, 대나무통째 놓고 먹으니까...향이 조금은 있는 것 같아요.
대나무향은 약하다 하더라도, 밥이 워낙 맛있으니까..별 반찬없이 김치랑 가지나물이랑 우거지찌개랑 해서도 밥이 술술 잘 넘어가네요.
그런데..이 통...밥 또 해도 되는 거겠죠? 일회용인가요? 혹시 아시면 좀 가르쳐주세요.
새통이 아직 열몇개 남긴했지만, 한번 쓰고 버리기에는 너무 아까운 것 같아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