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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짭짤 고소한 김혜경의 사는 이야기, 요리이야기.

조카들을 위한 [저녁 밥상]

| 조회수 : 15,562 | 추천수 : 178
작성일 : 2005-07-31 22:24:28


저희 막내 시동생에게는 아들이 둘 있습니다. 이 조카들이 며칠 후 미국으로 유학을 떠납니다.
큰 조카는 퍼듀공대에 진학하게 됐고, 지금 중학생인 작은 조카는 일단 교환학생으로 간답니다.
두 아이들이 같은 곳으로 가면 서로 의지가 되고 좋으련만...비행기로 3시간이나 가야할 만큼 떨어져있게 됐답니다.

우리 막내 동서도 참 대단합니다. 사흘 상관으로 두 아이를 모두 유학 보낸다니...허전해서 어찌 살려고...  
이제 보름 후 떠나면 몇년동안은 만나기 힘들 것 같은 조카들을 위해서 저녁밥상을 차렸습니다.
'날씨도 더운데...그러지 않아도 된다'고 동서는 극구 말렸지만...
큰엄마가 돼가지고, 밥상 한번 차려주지 않으면  두고두고 후회될 것 같아서...그저 쉽게 만들고 편안하게 먹을 수 있는 걸로 저녁상을 차렸습니다.



갈비찜. 2.5㎏를 하면서..좀 많지 싶었는데..단 한쪽 남았네요...




냉채. 재료는 해파리 새우 오이 밤만 쓰고 마늘소스 얹었어요.
생각같아서는 피단이라도 사서 같이 올리고 싶었는데..북창동 나갈 시간이 없었어요.




칠리새우. 정확하게 계량하지 않고 대충 넣었더니..핫소스가 좀 많이 들어갔는지 좀 칼칼했어요.
칼칼하니까 더 좋은 것 같네요. 느끼하지 않고.




샐러드. 오이 적채 양상추 토마토 파인애플을 썼더니...색감이 아주 화려하네요.




오늘의 대박메뉴 잡채. 커다란 볼로...20명은 먹을 수 있을 만큼 많이 했는데..하나도 남질 않았어요.
사실 원래 메뉴에는 없었는데...조카들이 미국가면 한동안 못먹지 싶어서 나중에 끼워넣었는데...이렇게 대박날줄은 꿈도 몰랐어요.
돼지고기 표고버섯 삼색파프리카 풋고추 양파를 넣었어요.
잡채할 때마다 당면은 다 먹고 고명은 남기길래 고명은 조금 넣고 당면을 아주 많이 넣어서 만들었는데 그래서 인기가 좋았던 건지...





동그랑땡. 돼지고기 다짐육에 두부 표고버섯 감자를 넣어 지졌어요.




고사리나물. 고기처럼 맛있는 고사리나물의 맛도 오래오래 기억하라고...
밥도...좀 특별하게 해먹이고 싶어서 대나무통밥을 했어요. 발아오곡과 멥쌀 밤 대추 넣고...


어린 조카들이..부모 곁을 떠나서 낯선 이국땅에서 열심히 공부하길..바래보는 밤입니다.
한가지 더 바램이 있다면..큰 엄마의 손맛도 조금쯤은 기억해줬으면 하는...

47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백설공주
    '05.7.31 11:02 PM

    앗! 1등이네요

  • 2. 백설공주
    '05.7.31 11:03 PM

    잡채 너무 맛있겠어요.
    선생님, 더운데 고생하셨네요. 윗사람의 역활이 쉽지만은 않아요.
    저도 외숙모가 선생님처럼 맛난 음식을 많이 해 주셨거든요.
    20년이 지난 지금도 그 음식만 보면 숙모 생각이 많이나요.
    아마 조카들에게도 선생님이 그렇지 않을까 싶네요

  • 3. 강금희
    '05.7.31 11:03 PM

    큰엄마의 손맛을 절대로 잊을 수 없을 듯한 사진들입니다.
    그 맛 그리워서 공부나 될라나....

  • 4. 이승명
    '05.7.31 11:12 PM

    세상에; 이런 음식들이 어찌 "그저 쉽게 만들 수 있는" 음식이란 말씀이십니까.. -_ㅠ 조카분들 몸조심히 잘 다녀 오시길 빌께요-

  • 5. 나현마미
    '05.7.31 11:47 PM

    음식도 너무 맛있겠고요. 조카들을 생각해서 이 더운날 이 많은 음식을 차리신 선생님 맘씨가 너무 고우시네요.

  • 6. namu
    '05.7.31 11:50 PM

    미국에 가면 저 맛을 그리워 하면 지낼 듯...
    이상케 식재료 다 있어도 오리지날 맛이 안나더라구요.

    시원한 소나기 지나갔는데...좋아요*^^*

  • 7. 방긋방긋
    '05.7.31 11:52 PM

    선생님 푸근한 마음에 감동하고 갑니다.
    이런 큰엄마 계시면.. 미국에 있는 내내 마음의 고향이 되실듯 합니다.

  • 8. 깜찌기 펭
    '05.7.31 11:57 PM

    큰엄마 마음담긴 손맛이라 오래 기억할꺼예요.

  • 9. fish
    '05.8.1 12:43 AM

    조카분들 한국음식 생각날때 마다 아마 두고두고..... 큰엄마 생각 날껍니다. 분명. ^^

  • 10. happyhhk
    '05.8.1 2:06 AM

    무상급식을 하긴 한다는 말이에요.

    하긴 하되 어떤 방식으로 시작해서 전면의무급식으로 늘려갈 것인가.

    쉽게 말하면
    1. 모든 초등학생 중 하위 50%만 무상 시작.

    2. 모든 초등학생 전부 의무급식 당장 시작.

    3. 초등학생중 1,2학년, 혹은 1~3학년 식으로 가능한 부분부터 모든학생 의무급식 시작.

    결론은 조삼모사라는거죠.

    서울시 교육정의 안은 3번인데.
    오세훈은 3은 없애고
    1,2라는 지맘대로를 만들어서 주민투표를 강행하겠다고 하는거고요.

  • 11. apeiron
    '05.8.1 5:07 AM

    정갈한 음식들에 정성이 보이네요...

  • 12. 경빈마마
    '05.8.1 6:54 AM

    조카들이 부럽네요!

  • 13. yuni
    '05.8.1 8:00 AM

    큰어머님이 해주신 맛있고 정성스런 음식먹고 멀리 미국으로 공부하러 가는 조카님들
    내내 건강하고 큰일군이 되길 바랍니다.

  • 14. champlain
    '05.8.1 8:18 AM

    큰엄마의 손맛 뿐이겠어요,
    푸근하고 따뜻한 마음을 내내 기억하면서 지낼겁니다.^^
    멋지셔요..

  • 15. 청정
    '05.8.1 9:27 AM

    참 따뜻하게 사시네요. 시어른 대하시는 마음이랑 시댁 가족들과 사시는 모습이...
    늘 내 삶을 돌아보게 하시는군요.
    행복하세요.

  • 16. 분홍공주
    '05.8.1 9:44 AM

    날 더워서 넋을 빼고 며칠동안 부실하게
    밥을 해먹었는데
    훌륭한 저녁상차림을 보니 괜히 식구들한테 미안해지네요
    오늘저녁은 잡채로 찜....
    애많이 쓰셨네요

  • 17. 다람쥐
    '05.8.1 9:53 AM

    혜경님의 글을 보고...나의 큰 어머님이 생각 나네요. 참 요리 솜씨가 좋은 분이셨는데...
    어릴 때 큰 집에 가서, 항상 맛있는 음식 먹고, 귀찮게 해드렸는데...그리고 나중에, 나중에 크면,
    큰 엄마, 잘 해들꺼라고 큰 소리만 쳤었는데... 결혼하고, 무엇이 그리 바쁜지... 제대로 대접 한 번 못했네요. 항상 마음 속에만 담고....

    님은 참 좋은 큰 엄마 자격 있으세요...
    나의 큰 엄마, 한번 찾아 뵙고 싶네요. 그리고 어린 양도 부려보고...

  • 18. 물빛
    '05.8.1 9:58 AM

    선생님 밥상보니...
    결혼하고 다음해에 유학떠나던 도려님생각나네요
    저도 뭐 해줄건없고 밥이나 한끼 해먹여 보냈어요
    새댁에 했으니 오죽했겠어요 그래도 맛나게 먹어줬어요
    지난달에 영국에서 들어왔구요
    그사이 생긴 울딸램이 이뽀서 죽을라구해요
    이뿐옷두 잔뜩사오구요
    선생님 수고하셨어요

  • 19. 런~
    '05.8.1 10:22 AM

    조카에 대한 사랑이 넘치세요..^^
    너무 고운 밥상이에요..^^
    저도 조카한테 저렇게 해주고 싶어요..^^

  • 20. 야난
    '05.8.1 11:14 AM

    신고합니다! 휴가끝나고 사무실에 복귀했어요. ^^*
    더운 날씨에 별고 없으셨죠? 82두요..

    아침부터 바쁘네요. ^^ 잠시 짬내어, 희망수첩을 다 읽을 시간도 없어서
    댓글부터 남깁니다.

    휴가 5일을 이사하고, 집 정리하는데 다 보냈지만,
    마음은 개운한 게 넘 좋아요. ^^

    또 들어 올게요.

  • 21. 감자
    '05.8.1 11:45 AM

    대단하신 선생님이에요~~~
    저도 나중에 저런 이쁜 작은엄마가 될 수 있을까요???

    카라그릇들이 넘 단아하게 어울리네요 ㅎㅎ

  • 22. 필요한사람
    '05.8.1 12:14 PM

    마음이 보이는 음식들...
    그 마음 흉내라도 낼수있는 그런사람이고 싶습니다...

  • 23. 동그리
    '05.8.1 12:38 PM

    정말 훌륭하신 큰엄마세요.
    이 더위에 모른척하든가,밖에서 사먹이든가 할수도 있을텐데..
    마음 씀씀이가 정말 큰엄마 이시네요.
    또 감동합니다. 저는 뭐하는 큰엄마인가 반성,또 반성합니다.에궁..ㅜ.ㅜ
    칠리새우랑 고사리나물이랑 너무나 맛나 보이네요.
    윤기가 좔좔 흐르면서 ..
    저도 한술 뜨고 갑니다!!

  • 24. 동주맘
    '05.8.1 1:20 PM

    인덕이 넘치실것 같습니다 덕을베풀면 다 받는답니다 ^^

  • 25. 선물상자
    '05.8.1 1:24 PM

    잡채 무지 땡겨요~~
    조카분들이 이국땅에서 혜경샘의 음식을 너무 그리워할꺼 같네요.. ^^

  • 26. 쭈야
    '05.8.1 1:29 PM

    상이 정말 깔끔하니 맛난 반찬들로 가득하네요.
    오늘은 제가 선생님 조카가 되고 싶군요.^^

  • 27. 미스테리
    '05.8.1 2:31 PM

    절대 잊지 못할꺼예요^^
    저도 비슷한 기억이...어릴때였는데도 절대 잊혀지지않는다는....!!!

  • 28. 철이댁
    '05.8.1 2:58 PM

    저두 얼룬 저런 상차림정도는 휘리릭 할 정도로 요리 실력이 늘었음 좋겠어요. 부러버..........

  • 29. 김혜인
    '05.8.1 4:31 PM

    요리사에여???우와....

  • 30. 김혜인
    '05.8.1 4:32 PM

    오이 어떻게 써신거에여???

  • 31. daria
    '05.8.1 8:29 PM

    저런 상 받는 조카분들 부러워요.
    저도 누군가를 위해 멋진 상을 차리고 싶어지네요...

  • 32. 규망
    '05.8.1 8:35 PM

    생뚱맞은 질문하나 할께요.
    아들과 '친절한 금자씨'를 보려고 했는데
    18세 이상 입장가라서 함께 보기가 좀 민망할까요?
    잔인한 장면때문에 18세면 괜찮은데....
    어떻게 생각하세요?
    남편은 그런류의 영화를 싫어해서요

  • 33. 이마공주
    '05.8.2 12:33 AM

    이 더운날에 큰일 하셨네요...
    그냥 식구들 밥하는것도 힘드는데..
    대단하십니다..

  • 34. 스프라이트
    '05.8.2 12:51 AM

    카라의 예쁜 동양풍 그릇에 푸짐한 한정식 상차림~~ 아 넘 맛있겠어요.
    조카들이 넘 좋아했겠어요. 큰엄마가 이리 멋진 상차림을... 잡채, 냉채,,,
    어느것 하나 안먹고 싶은게 없어요. ㅠ.ㅠ 추릎 주말에 친정가서 엄마에게 한두개 요청해 볼까요?^^

  • 35. 고티
    '05.8.2 8:00 AM

    자극받아서 울식구들 잘 해맥여야겠어요~~~

  • 36. 현승맘
    '05.8.2 9:08 AM

    더워서 그런지 냉채랑 시원한 음식이 계속 떙기네요...
    쓰읍..저자리에 낑겨서 먹고 시포요.ㅠㅠ

  • 37. 카라
    '05.8.2 9:30 AM

    제가 선생님의 조카가 됬음 좋겠어요 부러워라....

  • 38. 선화공주
    '05.8.2 10:51 AM

    유학떠나기전 작은엄마가 차려주신 정성스런 밥상이....
    평생 잊혀지지 않는 소중한 추억이 될꺼예요..^^

  • 39. 스텔라
    '05.8.2 12:54 PM

    정말 좋은 큰엄마세요. 메뉴에서부터 정성이 고스란히 묻어나네요.

    저도 평소에 요리 실력 좀 갈고 닦아야 할까봐요.

  • 40. 메이플우드
    '05.8.2 3:28 PM

    저는 언제나 이런 음식이 쉽게 만드는 음식이 될까요--
    절대 그날이 안 올거 같네요...
    조카들에게 정말 극진하시네요.
    저두 그런 작은 엄마 되고파요...(제가 막내라)

  • 41. Terry
    '05.8.2 5:04 PM

    어휴... 대단하시네요... 이 더운 여름에... 조카들이 정말 행복했겠어요.
    맛있는 음식을 먹은 추억은 정말 20년이 지나도 기억이 나죠.
    먹었던 음식 하나하나는 생각 안 나도 그 분위기랑... 다 기억이 나는 것 같아요.

    근데....

    그 조카들이 큰 엄마의 손맛을 기억해서 나중에 다들 짝까지 찾아서 애들 졸래졸래 달고
    찾아오면 20년 후에도 차려주시려구요? ^^ㅋㅋㅋ

    (너무 겁나게 썼나요? ^^)

  • 42. 늘푸른
    '05.8.2 8:57 PM

    "큰엄마가 돼가지고.....".....그마음 어느정도(?) 이해할 수 있을것같아요.
    너무도 정갈하고 ,한가지 한가지 큰엄마의 마음이 듬뿍 담긴 음식을 보면서
    새삼 난 어떤 큰엄마인가?
    되돌아보는 시간이었네요. 감사하구요......
    따뜻한 정을 베풀수있는 그자리_......다시한번 마음 여미는 계기가 됐습니다....().

  • 43. 그린
    '05.8.2 11:18 PM

    선생님 요리솜씨뿐 아니라 그 마음을 배우고 싶습니다.^^
    제가 희망수첩을 손꼽아 기다리는 가장 큰 이유랍니다~~ㅎㅎ

  • 44. elisa
    '05.8.3 1:28 AM

    선생님 조카이고 싶네요...^^

  • 45. 안개꽃
    '05.8.4 1:52 PM

    가슴이 뭉클합니다....

  • 46. Joanne
    '05.8.5 2:55 AM

    아마도....조카들이 큰엄마표 밥 먹고싶어서라도 미국 도착하자마자 그 뱅기로 다시 쑝~ 날라올 것 같아요. ㅎㅎ
    정말 하나하나.. 다~~~~ 먹고 싶은거 있쪄.;;;;

  • 47. 날개소녀
    '05.8.11 12:47 PM

    아마 큰엄마표 손맛 평생 잊지 못할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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