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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짭짤 고소한 김혜경의 사는 이야기, 요리이야기.

미친듯이 만들었다! [쟁반국수]

| 조회수 : 12,295 | 추천수 : 106
작성일 : 2004-06-29 20:22:19
오후 약속이 생각보다 시간이 많이 걸렸어요.
부랴부랴 집에 들어와 보니 어느새 6시30분!! 정신이 하나 없대요.
예전에 회사 다닐때는 아무리 귀가가 늦어도 느긋하게 저녁상을 차려내곤 했는데,
어찌된 셈인지 요새는 생각보다 귀가시간이 늦어지면 왜 그리 허둥대게 되는지...
그래도 다행인 것은 오늘 저녁 메뉴를 이미 어제 저녁에 정해놔 우왕좌왕하지는 않았다는 점이죠.

귀가해서 옷도 못 갈아입고, 일단 쌀을 씻었어요. 쟁반국수를 할 생각이긴 하지만 그래도 밥은 있어야겠길래...
그리고 국수 삶을 물을 불에 올려놓고는 냉장고를 털었어요.

토요일날 항정살 싸먹고 남은 쌈채소들...통틀어 10장이나 될까?
채소 썰어서 완성접시에 뿌려놓고 풋고추 2개 썰어놓고...
보니까 채소가 적은 듯 싶어서 샐러드용 양배추잎 2장 썰어서 얹었어요.

그러는 사이 국수가 삶아졌어요.
마른 메밀국수를 사용했는데도, 양이 적어서 인지 금방 삶아지네요.
메밀국수 찬물에 살살 헹궈서 소쿠리에 담아놓고, 소스를 만들었어요.
얼마나 정신 없이 만들었는지...,
제 입에는 그리 훌륭한 맛은 아니었어요.

들깨가루를 넣어야 하는데 없어서 빼고, 또 뭔가 더 넣어야할 것 같았는데 뭔지 생각이 나질 않아서 걍 대충 만들고 말았어요.

소스가 완성되자 다시 냉장고 안에서 일요일날 먹다남은 닭고기를 꺼냈죠.
백숙 먹고 남은 닭, 살만 발라뒀거든요. 닭살에 소스를 넣고 버무렸죠.

국수를 말아서 채소 위에 얹고, 국수 사이사이에 양념한 닭살도 얹고, 그위에 소스 좀 뿌리고, 그리고 후다닥 상을 봤어요.

상차리고 보니, 정말 30분 정도 걸렸네요...
뭐 기록경기에 나온 운동선수도 아닌데, 기록에 왜 이리 연연하는지...
국수 좋아하는 저희 시어머니, 전에도 쟁반국수를 해드린 적이 여러번인데도 불구하고,
"이 음식은 이름이 뭐냐"하세요, 맛있다며...

먹다둔 쌈채소에 닭살, 어제 먹던 새우젓 젓국찌개 등등...냉장고를 털어버려 정신은 좀 없었지만 개운한 저녁입니다.

레시피 나갑니다만, 소스는 정말 자신이 없네요...제 정신이 아니었거든요.

재료
마른 메밀국수 적당량, 자투리 채소 적당량, 닭살 적당량
소스재료: 물 ½컵, 골드 키위 1개, 고춧가루 2큰술, 튜브겨자 1큰술, 식초 1큰술, 매실액 1큰술, 설탕 1작은술, 통깨 1작은술, 참기름 1작은술, 다진 마늘 1큰술.

만드는법
1. 물에 소금을 넣어 끓으면 마른 메밀국수를 넣어 삶아요.
2. 삶아진 메밀국수는 체에 받쳐 물을 따라 버린 후 찬물에 2~3번 헹궈요.
3. 각종 채소는 굵게 채썰어서 완성 접시에 담아요.
4. 채소 위에 국수를 군데군데 올려요.
5. 소스 재료를 모두 섞어 소스를 만들어요.
6. 소스를 적당량 덜어내어 닭을 무쳐요.
7. 소스에 무친 닭은 국수 사이사이에 얹어요.
8. 전체적으로 소스를 다시한번 끼얹어요.


※ 삶아진 메밀국수는 바락바락 씻지마세요. 찬물에 담갔다 건지는 정도로만 하세요.
※ 소스 레시피, 썩 잘된 건 아니에요. 만들때 입맛에 따라 가감첨삭하세요.
※ '마른 메밀국수 적당량, 자투리 채소 적당량, 닭살 적당량' 이것처럼 무책임한 레시피는 없는 것 같지만, 쟁반국수야 말로, 만드는 사람 맘대로 재료의 양을 조절할 수 있는 것이 크나큰 미덕이 아닌 음식이 아닐까요?
29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코코샤넬
    '04.6.29 8:23 PM

    레시피 적고 있습니다.
    넘 맛있어 보여용~~~

  • 2. 숲속
    '04.6.29 8:25 PM

    꿀꺽~ 절로 침 넘어 갑니다~
    내일이라도 당장 해먹어야겠어요~~ ^^
    접시도 너무 시원하고 멋지네요.

  • 3. 함피
    '04.6.29 8:35 PM

    지금은 교육중 쉬는시간입니다.
    저녁도 못먹었는데... 괜히 들어왔습니다.(지금 후회중,,,)

    죄송하지만

    배고파서리 후루룩~~~ 먹고갑니다.

    주말에 해먹야되겠네요.

  • 4. 키위맘
    '04.6.29 8:44 PM

    요며칠 쟁반국수 생각이 자꾸 났었는데...
    낼은 꼭 해먹어야겠어요.

  • 5. 봄비
    '04.6.29 8:45 PM

    아.. 쟁반국수 먹고 싶었는데 (뭐는 안먹고 싶나..)
    소스가 참 생각보다 어렵더라구요..
    맛나게 잘 드셨네요...

  • 6. yuni
    '04.6.29 8:50 PM

    쟁반국수 맛있어보이네요.
    나도 쟁반국수할걸...
    전 하루종일 그냥저냥 빌빌대다가 오이냉국 해먹었어요.
    남편이 후르륵 다 마셔버려 제것까지 덜어줬어요. *^^*

  • 7. 김수열
    '04.6.29 8:50 PM

    저도 비빔국수 좋아해요. 맛있겠다...그런데 남편이 늦는날이 많아 아무래도 매운쪽은 안하게 되요. 형우가 매운거 잘 먹으면 좋으련만...그렇게 빨리하시는 비결이 궁금합니다.

  • 8. 꾸득꾸득
    '04.6.29 8:52 PM

    오늘 닭 가슴살만 사와서 뭐하지? 했는데,,,
    당첨입니다..

  • 9. 하루나
    '04.6.29 9:02 PM

    입맛이 도통 없어서 요즘 국수 시리즈로 나가고 있는데, 낼은 친정엄마랑 이거나 만들어 먹어야겠어요. 근데 입맛이 없으면 배는 당근 안 고파야 정답 아닙니까? 한끼만 걸러도 어찌나 밥 넣으라고 안달인지~이궁...

    저도 결혼전 직장 다닐때, 공부랑 일이랑 그리고 동아리활동까지 했었는데, 지금은 암것도 안해도 어찌나 하루가 잘가는지...우어...그게 긴장이 풀린 차이겠지요?

  • 10. 트윈맘
    '04.6.29 9:18 PM

    에구...이럴줄알았음...아까 골드키위 하나 남기고 먹어치울걸...맛있겠어요...

  • 11. 이영희
    '04.6.29 9:26 PM

    ㅎㅎ 전 오늘 마르쉐가서 모밀국수를 먹었어요. 새로 신제품.... 후회 했지만 .....맛의 차이가 느껴져요...ㅠ.ㅠ

  • 12. 깜찌기 펭
    '04.6.29 9:54 PM

    역쉬 내공이 다르십니다.
    30분만에 냉장고털어 준비하셨다니..

  • 13. bluejuice
    '04.6.29 10:18 PM

    정말 대단하세요.
    30분에 다하시다니...
    정말로 내공이 다르네요.
    쟁반국수 맛있겟네요.
    레시피 적습니다요.^^

  • 14. 지성조아
    '04.6.29 10:24 PM

    요며칠 요리하구 사진찍구 해보니 선생님이 더욱 대단하시다 싶네요.
    여기저기 펼쳐논 재료부스러기에 설겆이감들을 휘리릭 밀어내고 식탁주변정리해서 사진찍고.. 울 애들 언제먹어??하는거 달래고 이리저리 예쁘게 나오라고 돌려 찍고..휴우...아무나 하는거 아닌가봐요..ㅜ.ㅜ 근데 사진찍고 싶어 계속 새로운 메뉴를 생각해 내고 있으니 이러다 보면 언젠가는 술술해내는날 있겠지요...ㅎㅎ
    저는 쟁반소스 만들때 물대신 사이다를 쓰구요, 들깨가루는 텁텁해져서 안넣게 되더라구요.
    매콤새콤한 쟁반국수 먹고프당.....

  • 15. 쮸미
    '04.6.29 10:30 PM

    정말 대단하셔요....30분만에.....
    전 꿈도 못꿀만한 시간입니다.......
    쟁반국수 !! 도전입니다..........

  • 16. 로로빈
    '04.6.29 11:55 PM

    멋진 접시가 먼저 눈에 들어옵니다.
    아무리 급해도 딱 맞는 접시를 꺼내시는 혜경샘!^^

  • 17. 달개비
    '04.6.30 12:05 AM

    쟁반국수도 맛나보이고 담은 접시도 멋스럽고~~~
    30분만에 이걸 어찌 하셨나요?
    저는 뭐좀 했다하면 주변이 어수선~ 시간은 마냥~
    맛은 별로~ 그렇답니다.
    요즘 리빙노트에 올라온것이랑 키친 토크에 있는 요리들 하나씩 카피를 하는데
    만들어 봐야 할것이 왜 이리 많은지 쌓이고 또 쌓입니다.
    것도 직딩이란 핑계로 평일엔 못하고 주말에나 하자면서~~~

  • 18. Ellie
    '04.6.30 1:31 AM

    키위가 들어가서 상큼하고 맛있을것 같은데요? *^^*
    그런데 자취생이 해먹기엔 재료가 너무 복잡해요.. ㅡ.ㅡ
    나중에 엄마한테 해달라고 해야쥐~*^^*

  • 19. 이론의 여왕
    '04.6.30 2:29 AM

    맛있어 보여요. 츠읍~

  • 20. kimbkim
    '04.6.30 9:58 AM

    앗싸 20등...
    오널은 리플 다는날... 리빙노트엔 첨이네여.
    선생님 댁은 그릇과 음식의 조화가 예술이에요.
    단, 음식은 맛을 못 봐서 어떨지.. 헤헤
    언제 함 기회가 있음 좋겠네여. ^^*

  • 21. 민서맘
    '04.6.30 10:17 AM

    소스묻은 닭살이랑 메밀국수 한젓갈 같이 먹음 넘 맛있겠어요.
    저도 한번 해봐야 겠어요.
    해봐야 할께 넘 많아서리.... 고민고민

  • 22. 소금별
    '04.6.30 11:37 AM

    대단하세요.. 저두 실력은 없지만, 손빠르기의 내공은 따라주는 편인데, 30분에 쟁반국수라..

    우리신랑 국수 좋아라하는데, 요즘 밀가루음식 금지령이라..
    두어달 후에나 만들어 볼랍니다..

    요거 나중에 '쟁반국수'하면.. 검색가능하겠죠???

  • 23. 나래
    '04.6.30 11:52 AM

    셈~~~ 국수보고 우와~~~
    그릇 보며 또 한번 우아아~~~ ㅋㅋ
    국수는 넘 맛있어 보이고, 그 맛나 보이는 국수를 담은 그릇은 캡 멋져요~~~

  • 24. 민쵸
    '04.6.30 12:01 PM

    우~왕,,, 점심시간!! 쟁반국수 넘 좋아하는데
    이 근처엔 식당이 없어서리.......
    구내식당으로 가야하는데
    눈팅으로만 한입먹고 식당갑니다.

  • 25. 백설공주
    '04.6.30 2:20 PM

    넘 먹고 싶어요.
    건메밀국수 올 여름 상비식량으로
    사다 놓아야 겠어요

  • 26. pinetree
    '04.6.30 4:07 PM

    으윽, 국수를 먹으면 과식하는 경향이 있어 지향하고 있는데...
    아무래도 이건 한번 먹어줘야할듯...
    선생님, 미워요~

  • 27. 칼라(구경아)
    '04.6.30 11:24 PM

    저녁을국수로,,,,,,,,,,,,메밀을 좋아하시나봐요.
    골드키위갈아넣은것이 눈에띄이네요.

  • 28. 배영이
    '04.7.1 9:05 AM

    닭고기 얹은 쟁반국수 먹고 싶네요 ^^

  • 29. 아름다운그녀
    '04.7.7 2:21 PM

    저도 어제 쟁반국수 해먹었는데~^^
    안녕하세요?
    맨날 눈티만 하다 첨 글써봅니다.
    저 어제 집에 있으며 선생님 책(칭찬받은 쉬운요리) 뒤적이다가
    쌈밥과 쟁반국수에 필을 받아서....
    그치만 쟁반국수는 실패하고 말았답니다.
    제 생각에 실패의 가장 큰 원인은 겨잔데요.
    레시피대로 겨잘 넣었더니(1큰술이라길래ㅠㅠ)
    윽~ 넘 매운거 있죠?
    뭐, 국수도 워낙 물렀지만요.
    근데 오늘 여길 보니
    다시 함 도전해 보아야 겠다는 생각이...
    어쨌든 여기와서 놀다가는 시간들이 즐겁긴 하답니다.
    크~
    또 올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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