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랴부랴 집에 들어와 보니 어느새 6시30분!! 정신이 하나 없대요.
예전에 회사 다닐때는 아무리 귀가가 늦어도 느긋하게 저녁상을 차려내곤 했는데,
어찌된 셈인지 요새는 생각보다 귀가시간이 늦어지면 왜 그리 허둥대게 되는지...
그래도 다행인 것은 오늘 저녁 메뉴를 이미 어제 저녁에 정해놔 우왕좌왕하지는 않았다는 점이죠.
귀가해서 옷도 못 갈아입고, 일단 쌀을 씻었어요. 쟁반국수를 할 생각이긴 하지만 그래도 밥은 있어야겠길래...
그리고 국수 삶을 물을 불에 올려놓고는 냉장고를 털었어요.

토요일날 항정살 싸먹고 남은 쌈채소들...통틀어 10장이나 될까?
채소 썰어서 완성접시에 뿌려놓고 풋고추 2개 썰어놓고...
보니까 채소가 적은 듯 싶어서 샐러드용 양배추잎 2장 썰어서 얹었어요.
그러는 사이 국수가 삶아졌어요.
마른 메밀국수를 사용했는데도, 양이 적어서 인지 금방 삶아지네요.
메밀국수 찬물에 살살 헹궈서 소쿠리에 담아놓고, 소스를 만들었어요.
얼마나 정신 없이 만들었는지...,
제 입에는 그리 훌륭한 맛은 아니었어요.
들깨가루를 넣어야 하는데 없어서 빼고, 또 뭔가 더 넣어야할 것 같았는데 뭔지 생각이 나질 않아서 걍 대충 만들고 말았어요.
소스가 완성되자 다시 냉장고 안에서 일요일날 먹다남은 닭고기를 꺼냈죠.
백숙 먹고 남은 닭, 살만 발라뒀거든요. 닭살에 소스를 넣고 버무렸죠.
국수를 말아서 채소 위에 얹고, 국수 사이사이에 양념한 닭살도 얹고, 그위에 소스 좀 뿌리고, 그리고 후다닥 상을 봤어요.
상차리고 보니, 정말 30분 정도 걸렸네요...
뭐 기록경기에 나온 운동선수도 아닌데, 기록에 왜 이리 연연하는지...
국수 좋아하는 저희 시어머니, 전에도 쟁반국수를 해드린 적이 여러번인데도 불구하고,
"이 음식은 이름이 뭐냐"하세요, 맛있다며...
먹다둔 쌈채소에 닭살, 어제 먹던 새우젓 젓국찌개 등등...냉장고를 털어버려 정신은 좀 없었지만 개운한 저녁입니다.
레시피 나갑니다만, 소스는 정말 자신이 없네요...제 정신이 아니었거든요.
재료
마른 메밀국수 적당량, 자투리 채소 적당량, 닭살 적당량
소스재료: 물 ½컵, 골드 키위 1개, 고춧가루 2큰술, 튜브겨자 1큰술, 식초 1큰술, 매실액 1큰술, 설탕 1작은술, 통깨 1작은술, 참기름 1작은술, 다진 마늘 1큰술.
만드는법
1. 물에 소금을 넣어 끓으면 마른 메밀국수를 넣어 삶아요.
2. 삶아진 메밀국수는 체에 받쳐 물을 따라 버린 후 찬물에 2~3번 헹궈요.
3. 각종 채소는 굵게 채썰어서 완성 접시에 담아요.
4. 채소 위에 국수를 군데군데 올려요.
5. 소스 재료를 모두 섞어 소스를 만들어요.
6. 소스를 적당량 덜어내어 닭을 무쳐요.
7. 소스에 무친 닭은 국수 사이사이에 얹어요.
8. 전체적으로 소스를 다시한번 끼얹어요.
※ 삶아진 메밀국수는 바락바락 씻지마세요. 찬물에 담갔다 건지는 정도로만 하세요.
※ 소스 레시피, 썩 잘된 건 아니에요. 만들때 입맛에 따라 가감첨삭하세요.
※ '마른 메밀국수 적당량, 자투리 채소 적당량, 닭살 적당량' 이것처럼 무책임한 레시피는 없는 것 같지만, 쟁반국수야 말로, 만드는 사람 맘대로 재료의 양을 조절할 수 있는 것이 크나큰 미덕이 아닌 음식이 아닐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