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양고추 3천원어치 사다가 씻어서 물기 닦아서 꼭지 떼고, 끄트머리 살짝 잘라내고,
반으로 갈라서 병에 담고, 1:1 비율로 설탕 부었습니다.
청양고추 효소가 잘 될지, 맛내기에 효자노릇을 톡톡히 할지, 자못 기대가 됩니다.
청양고추 효소를 만들면서 생각난 청양고추와 관련된 에피소드 하나.
가끔 음식을 하다보면 색깔이 빨갛지는 않지만, 또 재료중에 고추가 보이지는 않지만,
칼칼한 맛이 났으면 좋겠다싶은 때가 있습니다.
그래서 초록색 청양고춧가루를 만들어보기로 했어요.
독이 오를대로 오른 청양고추를 사다가 씻어서 꼭지를 따고 빨리 마를 수 있도록 송송 썰었습니다.
어차피 전기식품건조기를 꺼내는 거 한판은 말려야겠다 싶어 좀 넉넉하게 썰었지요.
그날, 저 손가락 끝이 타는 줄 알았다는 거 아닙니까?
그런데 이건 시작에 불과했어요.
건조기에 넣고 말리는 데 부엌이 어찌나 매운지, 식구들마다 왜 이렇게 집안이 맵냐고 하는 거에요.
고추를 자잘하게 썰었기 때문에 마르는 건 금방 말랐어요.
말린 초록색 청양고추를 커터에 가는데...저 그만 펑펑 울고 말았어요.
어찌나 매운지...저 학교 다닐때 많이 맡았던 바로 그 최류탄 처럼 매운거에요.
눈이 벌겋게 되고, 아주 혼이 났습니다. 이게 벌써 몇년전 얘기입니다.
이렇게 만든 청양고춧가루, 지금도 냉장고에 조금 남아있습니다.ㅋㅋ, 만들기 어려우니 아껴먹어야죠.^^
절대, 집에서 청양고추 말려서 가루내는 일은 하지마세요, 굉장히 맵습니다, 상상이상으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