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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짭짤 고소한 김혜경의 사는 이야기, 요리이야기.

수(水)난의 하루

| 조회수 : 12,394 | 추천수 : 202
작성일 : 2010-01-13 20:38:20


예전부터, 감기에만 걸렸다하면, 저는 젤 먼저 눈이 쑴뻑쑴뻑하면서 눈물이 쏟아집니다.
그 다음에 콧물을 흘리는데요, 문제는 약을 먹지 못하다는 점입니다.
조제약을 먹든, 병원에 가서 주사를 맞든 약기운을 이겨내지못하고, 늘어지기 일쑤입니다.
주변이 뱅글뱅글 돌기도 하고, 비몽사몽 헤매기도 하고..
감기보다 더 견디기 어려운 것이 감기약을 먹은 후라서, 어지간하면 그냥 앓고 마는데요,
아, 이 감기는 그렇게 만만하지가 않네요.
고개를 숙이고 요리를 할 수 없을 정도로 콧물이 쏟아지고,
제가 하는 재채기 소리에 창문이 흔들릴 정도입니다.(아..과장이 너무 심했나요? ㅋㅋ)

하도 심하길래, 어제는 알약을 하나 먹었다가, 정말 죽는 줄 알았습니다.
그래서 오늘 아침에 근처 한의원에 가려고 집을 나섰는데, 와, 정말 춥대요.
감기가 어지간만 했더라면 그냥 집으로 들어갔을 텐데 꾹 참고 한의원에 가서 치료도 받고,
탕약과 가루약도 지어왔습니다.
점심에 한번, 저녁에 한번 두번 먹었는데, 이제 눈물은 나지않고, 콧물과 재채기는 많이 줄어들어 살만합니다.

이 와중에...집에 물이 나오지 않는 소동이...ㅠㅠ...
아침에 한의원가려고 세수하는데 수압이 좀 낮은 것 같은데도 별 생각이 없었습니다.
들어와서 점심 먹으려고 준비하는데 물이 전혀 나오지 않는 거에요.
계량기함도 낡은 방석으로 채워놓아, 얼지 않았고,
베란다의 수도, 다용도실의 수도, 모두 꽁꽁 싸놓아 얼수도 없는데, 물이 나오질 않는 거에요.
혹시 아파트의 물탱크가 얼었나 싶어서, 관리사무소에 전화하니까 점심시간이라고 전화를 받지 않고...
그랬는데, 잠시후 물이 그냥 나오는 거에요.
괜찮은 모양이다 싶었지만, 그래도 관리사무소 차원에서 물탱크 점검을 해야할 것 같아서 신고를 했어요.

그랬는데, 또 몇시간 뒤에 물이 안나오는 거에요.
다시 관리사무소에 연락했더니, 물탱크는 이상이 없다며, 저희집의 수도가 언 것이라는데,
도무지 얼만한 곳이 없는 거에요.
집에 수도가 얼어본 것이 처음인지라, 뭐 어떻게 대처해야할 지 모르겠더라구요.
그래서 어떻게 대처해야하냐고 하니까,
관리사무소에서는 보일러실로 찬물이 들어가니까 그 입수관을 드라이어로 녹여보래요.
kimys가 30분이 넘도록 드라이어를 들이대, 관이 뜨끈뜨끈해질 정도로 녹였는데도, 물은 나올 생각을 안하는 거에요.
드라이어를 30분이나 쏘였는데도 물이 나오지 않는다 어떻게 하면 좋으냐하고 관리사무소로 다시 연락하니까,
지금 옥상 물탱크로 가서 확인중이니까 조금만 기달려달라고 하며,
담당자를 저희 집으로 보내겠다고 하더라구요.

슬슬 화가 나려고 하는데, 갑자기 퍽하고 물이 쏟아지는 거 있죠.
드라이어로 녹여서 나온 건지, 아니면 물탱크를 어떻게 한건지...
아무튼, 또 물이 나오지않을 지도 모른다는 불안감때문에, 욕조마다 물을 받아놓았어요.
물 때문에, 추운 다용도실을 들락날락, 나을 감기도 더디 낫게 생겼어요.

  


어제 이마트와 하나로마트 두군데에서 장을 봐다 놓아서, 반찬거리가 잔뜩 입니다.
양파, 감자, 고구마, 양배추, 미니파프리카, 말린곤드레, 껍질바지락, 더덕, 수육용 돼지고기 기타등등.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후 내내 물과 씨름 했더니,
정작 물이 나오고나니까 지쳐서, 음식을 만들고 싶은 마음도 없는 거에요.
마침, 어제 후배가 육개장 , 카레,  냉이국 각각 한끼씩 먹을만큼 싸줬더랬어요.
어제는 육개장 먹고, 오늘은 밥만 해서 카레 데워서 먹었습니다.
카레 없었으면 오늘 저녁 어떻게 했으려는지...

지금은 물이 나오고 있지만, 스트레스 지수 100%입니다.
낼 아침은 더 춥다는 데...싱크대의 수도를 졸졸 흐르게 틀어놓고 자야할 것 같아요, 내일 아침 허둥지둥하지 않으려면...

다들, 감기 조심하시구요...매우 독합니다, 감기가...
다들, 수도도 관리 잘 하세요. 제가 이 집에 이사와서 16번째 겨울인데, 수돗물 안나오기는 이번에 처음입니다.
다시한번 수도관 잘 싸두었나 확인하시구요, 수돗물 조금씩 흐르게 수도 틀어놓으세요.
그래도 주말에는 좀 풀린다고 하니까...내일 하루만 잘 참으면 될 것 같네요.
16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꿈이상^^
    '10.1.13 8:49 PM

    김기정말 조심하셔야해요..어여쾌차하세요~

  • 2. 올리비아 사랑해
    '10.1.13 8:49 PM

    오늘 춥기는 정말 춥더군요...감기 얼릉 나으시구요....따뜻한거 많이 드시구용...........^^

  • 3. 코알라^&^
    '10.1.13 8:58 PM

    쌤~저 어제 손 빨래 했습니다.
    죽~는 줄 알았습니다.

    감기 얼렁 이기시구요,
    스트레스는 기냥 날리시구요.
    화이팅이요!!!!!

  • 4. anabim
    '10.1.13 9:21 PM

    제가 감기만 걸리면 재채기, 콧물을 달고 사는데다...감기약만 먹으면 병든 닭처럼 시들시들 해요. 제일 약하게 조제해와도 그냥 쓰러져서 일어나지 못하지요
    요즘엔 한의원에 가서 달여진 한약 사먹어요.
    그게 훨씬 쉽게 나아요. 그런데 한의원 감기약 저한테 맞는게 있더라구요

  • 5. 살림열공
    '10.1.13 9:31 PM

    어제자 희첩을 거르셨길래 무슨 일이 있으신가 했습니다.
    전 봄에 좋은 감잎차를 사서
    일년 내내 그걸로 음용수를 끓여 마십니다.
    그래서인지 저부터도 그렇고 온 가족이 감기에 잘 걸리지 않아요.
    내년봄에 새 감잎차 나올때에 한번 구해보세요.
    한의사인 친구가 그러는데 그게 정말 좋다고 합니다.

  • 6. 햇님마미
    '10.1.13 9:35 PM

    저는 어제 나갔다가 온 몸이 너무 추워서 혼났습니다. 집에 들어와서 보일러 높여놓고
    자리깔고 누웠는데 잠깐 잠이 들었나봅니다. 무려 7시에 누웠다가 새벽5시에 일어났습니다.
    아침에 몸이 한결 낫더라구요.
    샘~ 푹 쉬시는게 몸을 도와주는거더라구요. 맛있는거 많이 잡수시고 얼른 기운차리세요^^

  • 7. 체스터쿵
    '10.1.13 10:11 PM

    마져요..살림열공님말씀대로 감잎차가 효과 정말 좋아요..
    저도 좀 기미가 보여서 지금 감잎차 2잔째 마시는 중이예요...꼭, 좋은거 아니더래도..감잎차 드셔보세요..
    얼릉 쾌차하시길 바래요~~성생닝(저두 코맹맹소리중..^^)

  • 8. 흐르는별
    '10.1.13 10:27 PM

    제목때문에 클릭했습니다 혜경쌤~~~
    저희집에 지금 이 추위에 주방과 화장실에 누수가 발생해서 수난을 겪고 있거든요 ㅠㅠ
    몸도 편찮으신데 스트레스 받으면 더 악화되는것 맞습니다. 없는병도 생긴다니깐요...
    감기에는 진피+파뿌리(수염붙어있는)생강 삶아 드시면 편하게 나으실수 있답니다.
    부디 건강 조심하셔요...

  • 9. 산이랑
    '10.1.14 9:06 AM

    흑ㅡ.ㅡ,, 선생님 저랑 같으시네요.
    저도 아침에 일어나보니 수도가 꽁꽁 얼어서
    세탁기 물 받아서 세수만 간신히 하고
    출근했답니다.
    정말 말 그대로 수난의 시대에 살고 있어요.
    요즘 감기 정말 독해요.
    약을 못드시니 더 힘드시겠어요.
    저도 웬만해선 약을 잘 안먹고 견디는데요
    생강 도라지차라도 꾸준히 드시고 빨리 쾌차하시길 빌게요.

  • 10. Terry
    '10.1.14 5:23 PM

    아이구,..요즘은 감기가 들어도 예전같지 않게 심란하던데...
    빨리 쾌차하시길 바래요..

    지구가 정말 왜 이런지... 더웠다 추웠다... 온난화가 더 심해져서 이런다죠???

  • 11. 커피야사랑해
    '10.1.14 7:50 PM

    요리선생님께 음식을 싸 줄수 있는 분의 용기가 선생님의 수난보다 더 기억에 남네요
    후배님도 요리 선생님이 아니시다면 더욱...

    감기를 누군가에게 이사 보내세요 약이래도 먹을 수 있는 분에게로
    그분께는 죄송하지만, 갑자기 한분이 떠오르네요 ^^

  • 12. 들꽃
    '10.1.14 7:53 PM

    혜경샘^^
    감기 때문에 힘드신데 물 때문에 또 고생하셨군요ㅠ.ㅠ

    저도 감기 걸리면 눈물이 나요. 그것도 한쪽 눈에만요~

    오늘은 좀 어떠세요?
    감기 얼른 나으세요.

  • 13. 아따맘마
    '10.1.14 10:17 PM

    에고..
    선생님께서도 감기 걸리셨군요..
    저희 시어머니께서도 감기가 심하게 걸리셔서 걱정인데..
    바람도 찬데 병원 다녀오시느라 고생하셨겠어요.
    얼른 나으셔서 맛난 음식 구경 다시 시켜주세요.

  • 14. 옥당지
    '10.1.14 11:44 PM

    앗! 선생님...아프신 와중에 사진 바꾸셨네요. 저 뭐 잘못한 것 아니죠?? ^^;;;
    저 혼자 착각하여 그런 것인데, 워낙에 머리 전원을 꺼 놓고 살아서...
    사진이 바뀌니 제 댓글이 더 봉창을...ㅋㅋㅋ

    좀 괜찮으신지...

  • 15. 김혜경
    '10.1.15 1:32 PM

    아...옥당지님...
    찻잔 사진이 너무 쌩뚱맞아 보여서, 마침 있던 육개장 사진으로 바꿨어요.
    놀라셨죠? ^^

  • 16. 옥당지
    '10.1.15 10:30 PM

    살짝......쫄았었어요. ㅋㅋㅋㅋ

    나노 소문자 a형 인증하고 갑니다. =3=3=3=3=3=3=3=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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