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데 아침에 너무 찌푸드드해서...상쾌한 기분으로 일어나질 못했답니다.
가만히 생각해보니...여전히 일주일에 두번씩 가는 목욕탕 때문에...예전처럼 찜질방엘 가지못했어요.
찜질방도 중독되는지..한동안 안가주면..몸이 꼭 사인을 보낸다는...
해서,kimys와 발랑리(지명이 너무 재밌죠??ㅋㅋ)에 있다는 숯가마를 물어물어 찾아갔습니다.
발랑리에만 숯가마가 세개나 된다고 하는데..무턱대고 찾아들어간 그곳이 원조라고 하네요, 찜질하러 오신 할머니들이..
숯막이 예닐곱개 정도 되어보였는데...찜질할 수 있는 막은 2개였어요.
하나는 꽃탕으로 너무너무 뜨거워서 30초만에 뛰어나왔고, 또 하나는 하기 딱 알맞어요.
그리고 또 하나의 막은 입구를 봉한 채 나무를 때고 있었고, 또 하나는 오늘 막을 헐어 숯을 꺼내는 날이래요.
숯막을 막아놓은 문 중 30㎝ 정도 열어놓고 숯을 퍼내는데, 그 짬짬이 그 앞에 옹기종기 모여서 찜질을 했다는...
단골할머니들이 숯 꺼내는 날 만나는 게 그리 쉬운 건 아니라며...많이 쬐라고 해서...저도 아주 열심히 숯불을 쬐었답니다.
보통 찜질방이나 사우나는 먹을 것 싸오지 못하게 하는데..숯가마의 매력이라면 먹을 것을 맘대로 싸가지고 가서 먹는것이라고나 할까요?
다른 사람들은 고기며 과일이며 마실 것이며 바리바리 싸왔는데, 저희는 거의 준비를 못했어요.
그저 배 하나, 바나나 2개, 피데기 1마리, 포도즙 4봉 정도...
다른 사람들이 숯불을 얻어서 고기를 구워대는데..어찌나 냄새가 그럴싸한지..
계획은 미역국이나 한그릇씩 사먹으려고 했는데...그만 삼겹살을 사서 구워먹었다는...
원적외선의 역할인지..아니면 플라시보효과인지...몸이 한결 개운 것 같네요...

개운해진 몸, 더욱 가벼워지라고...오늘 저녁은 묵무침 두가지를 메인으로 했어요.
저희 집 메인은 항상 동물성이거든요..주로 생선이지만.
오늘의 묵은 동부묵과 도토리묵.
동부묵은 굵게 채썰어 일단 들기름을 묻혀준 다음에 들깨가루를 묻혔어요.
묵 자체에 간이 되어있어 따로 간은 안했고, 파와 김만 조금 얹어줬어요.
도토리묵은 냉장고에 오이는 없는지라..있는대로 상추 깻잎 양파 당근 파 마늘을 넣고 참기름 후추 고춧가루 깨소금으로 묻혔어요.
채소를 넣지 않았다면 간장을 더 넣지 않아도 될 것 같은데,채소 때문에 맛간장을 아주 살짝 넣어줬구요.
묵이 진짜 맛있었습니다.
동부묵무침은 고소해서 좋았고, 도토리묵은 채소들과 잘 어울어져서 마치 토속식당에서 파는 것인냥 맛있었습니다.
전 둘 다 좋았는데...kimys는 동부묵이 더 좋다고 하네요.
도토리묵이나 메밀묵은 쉽게 먹을 수 있지만 동부묵이나 올방개묵은 좀 귀해서 그런 것 같다나요.
kimys 입에는 며칠전 쑤었던 올방개묵이 제일 맛있대요.
맛있게 먹긴 했는데..kimys가 "당신 몸 생각해서 묵 좀 자주 해먹지!!" 이러네요, 김새게...
너무 뚱뚱하다고, 살빼라고...묵만 먹으라는거에요..글쎄...
아, 점심에 삼겹살 사주고나서 저녁엔 뚱뚱하다며 묵만 먹으라고 구박하는 건 또 뭡니까...
저..,kimys에게 화 내도 되죠? 이건 분명 도발행위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