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충촬영까지 다 했고, 교정지를 두번이나 봤으니까...제 할 일은 이제 끝난 거죠..
아, 아니다..서문 쓰고, 또 얼굴 사진 찍어야 하네요.
지난번 KBS 사회교육라디오의 '나의 삶, 나의 보람'에 나가서 새 책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면서 좀 찔끔했었어요.
우리 82cook식구들에게도 아직 이야기를 안했는데, 새 책 이야기를 이렇게 공개적으로 하다니..하면서요.
그런데 그 프로 들은 분들이 별로 없는 것 같아요.
새 책을 기획하게된 건, 지난해 봄, '일하면서 밥해먹기' 개정판 준비를 하면서 였어요.
첨에는 일.밥.개정판 대대적으로 작업하려 했었습니다. 1부 smart plan에 나오는 가전제품이나 주방도구에 대한 내용을 전부 새로 쓰려는 계획이었는데...가만히 생각해보니까, 개정판 작업을 그렇게 대대적으로 하는 것보다 힘이 더 들기는 하지만, 차라리 그 부분을 더욱 심도있게 다루는 새 책을 쓰는 것이 나을 것 같더라구요.
그래서 지난해 6월부터 목록 만들고, 자료 찾고 하면서, 원고 쓰기 시작했죠.
9월 초순에 탈고하고 사진 촬영스케줄을 잡고 있는데 출판사에서 이 책은 내년봄으로 미루고 다른 책을 내면 어떻겠느냐고 제안했어요.
지금의 희망수첩, 당시의 리빙노트를 엮는 거 였죠. 있는 글 엮는다고 해서 힘이 하나도 안들줄 알았어요.
그러자고 했어요. 탈고는 했지만 시간을 두고 원고를 보충하면 더욱 충실한 책이 될 게 아니겠어요?
그랬는데, 있는 글 가지고 만드는 책도 그렇게 힘이 들 줄이야...
웹상에 띄워진 글을 활자매체로 바꾸다보니, 글맛이 달라서, 글의 흐름은 같아도 소소하게 거의 모든 글을 다시 손봤어요.
게다가 글의 분량을 맞추느라, 어떤 글은 내용을 압축하기도 하고, 어떤 글은 내용을 보충하기도 하고...
이렇게 나온 책이 '희망요리수첩'이에요.
희.첩.이 나오자 마자, 또다시 이미 탈고한 원고의 촬영에 들어가....
정말 지난해 6월부터 지금까지, 잠시도 휴식이 없었던 것 같아요. 이제 쉬어야죠. 내일 서문 써서 보내고, 그리고 제주도 여행갈 거에요.
제게도 휴식이 필요하거든요.
아, 새 책은 어떤 책이냐구요?

사실 이 책의 출간계획이 미뤄지면서, 비슷한 책이 다른 곳에서 먼저 나오면 어쩌나 여간 걱정한 것이 아니랍니다.
새 책은 요리책은 요리책인데..요리가 중심이 아니라 주방의 살림살이가 중심이에요.
냉장고 냉동고 김치냉장고 세척기 등 대형가전에서부터 전기그릴 생선그릴 파니니그릴 같은 그릴류,
핸드블렌더 믹서 커터 등 블렌더류, 전기오븐 전기튀김기 전기찜기 전기압력솥 식품건조기 등 주방소품류, 그리고 제가 좋아하는 그릇...
이런 제품들의 솔직한 제 사용소감이 주된 내용이에요.
이런 점은 좋고, 이런 점은 불만이고, 이걸로는 이런 요리가 가능하고, 요리는 아니지만 이렇게 이용하면 좋고...
또 그 물건에 곁들여진 제 추억도 한자락 풀고요...
정말 '일하면서 밥해먹기'보다는 '칭찬받은 쉬운 요리'를 더 열심히 만들었고, 칭.쉬보다는 '희망요리수첩'에 더욱 정성을 쏟았으며,
희.첩보다는 이 새 책을 더 공들여 만들었어요. 원고도 여러번 보충하고..., 정말 피 땀 그리고 눈물이 담긴 책이에요.
일하느라 너무 너무 진이 빠져서, 당분간(올해 안에는)은 책을 또 만들고 싶은 생각이 안드는 거 있죠?
얼마전 어떤 출판사의 담당팀장이 입맛 당기는 기획을 들고 찾아왔었는데, 사양했어요. 지금은 여력이 없어서 아무 것도 못할 것 같아서요.
계획대로라면 2월중순께 나와줬어야 하는 건데, 출판사에서 예쁘게 만드느라고 더욱 공을 들여서 예정보다 많이 늦어졌어요.
이제 이달말에 나올 것 같아요. 새책 발간 선물도 3천개나 확보되어있어서, 초판을 사는 분들에게는 멋진 선물도 돌아갈 것 같고....
출판사의 편집자들은 아직도 목차 만들고 인덱스 만들고 표지작업하고...일이 아주 많이 남았지만,
제가 할 일은 대충 끝나서 홀가분한 마음에 이렇게 때 이른 뒷담화를 풀어놓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