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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친토크

즐겁고 맛있는 우리집 밥상이야기

따라쟁이의 겨울 준비 2-생강차

| 조회수 : 6,968 | 추천수 : 7
작성일 : 2005-11-29 18:36:57
며칠전
한살림에 장 보러 갔다가 아무 생각없이 생강 1키로짜리 한봉지를 들고 왔답니다.
사실 솔직히 말하면  아무 생각없이가 아니라
며칠전에 직장에서 누가 함양 집에서 직접 했다며 토종꿀을 팔길래 정말 아무 생각없이 한병 샀거든요.
집에도 아직 먹다 남은 꿀이 있는데
제 지병인 저질러 놓고 보는 병이 도져서 꿀을 한병 샀길래
그냥 두면 남편한테 혼날까봐 그 꿀 쓰려고 샀지요.
꿀에 생강을 저며서 재어 놓으려고...

제 지병 얘길 하자면 깁니다.
대학을 다닐때 전철을 타고 통학을 했거든요.
1호선 전철을 타고 집에 오다보면 왠 장사하시는 분들이 그 땐 그렇게 많았는지..
매일 한가지 이상을 집에 사다가 날랐습니다.
부모님께 쓸데없는 것을 샀다고 꾸중을 들어도 그 장사하시는 분이 얘기할  땐 그 꾸중 들은게 어디로 사라지고 그 물건이 정말 꼭 필요한 것 같아서 덥썩 사고 말았지요.
4년을 통학하면서 집에 사다 날른 것 그대로 뒀으면 방으로 하나 가득은 했을 겁니다.ㅋㅋㅋ
거기서 끝이 아니지요.
제가 다니는 직장엔 참 많은 장사하시는 분들이 오신답니다.
그 때마다 꼭 가서 설명듣고 꼭 사가지고 오지요.
직장생활 올해로 17년째인데
그렇게 해서 친정집, 지금 우리집 창고에 쌓아 놓은 살림살이가 얼마나 많은지..
저는 못버리는 병도 있거든요.
뭐든지 꼭 필요할 것만 같아서 버리질 못하거든요.
그러니 저희집이 어떨지 상상이 가시지요?
이제는 직장에 누가 물건 팔러 오면 제가 미리 주변 사람들한테 얘기 합니다.
내가 거기 가려고 하면 꼭 말려달라고...

어쨌든 생강얘기로 돌아가서...
그 꿀을 쓰려고 생강을 샀는데 그날 마침 미스테리님이 올리신 생강차를 본겁니다.
더구나 제가 안쓰고 처박아 놓았던 슬로우쿠커를 쓴다니 이 얼마나 반가운지..
그 꿀은 까맣게 잊은채 미스테리님 따라 생강차를 만들었지요.
결국 슬로우쿠커는 써먹었으나 꿀 때문에 남편한테 또 한소리 듣고 말았다는 슬픈 얘기가.흑흑흑...




문제의 슬로우쿠커 입니다.
생강을 편으로 썰어 생강: 설탕=1:1.5의 비율로 설탕을 켜켜히 뿌려 놓았지요.




퇴근하고 저녁먹고 치우고 그 때부터 생강 1키로 껍질을 깠더니 10시가 다 됬더라구요.
씻어서 약간 말린후에 편으로 썰고 설탕 얹고 나니 11시
'강'으로 세시간, '약'으로 6시간이라는 시간을 지키기 위해 11시40분에서 세시간 후인 2시 40분에 알람을 맞춰 놓고 잠이 들었습니다.
혹 안 일어 날까봐 남편한테 알람이 울리면 꼭 깨우라는 당부도 잊지 않고,,,
어쨌든 그런 노력끝에  아침에 일어나 보니 요렇게 예쁜 색깔이 나왔더라구요..




맛을 보니 좀 더 달여져야할 것 갔아서 '약'으로 세시간 더 두었습니다.
마침 온 식구가 다 노는 토요일이라 느긋하게 아침 먹고 걸러 병에 담았지요.




생강 1키로가 딱 요만큼 나오더라구요.
또 얼마나 흐믓하던지...
나 혼자 흐믓해선 떡 본김에 제사지낸다고 생강차 예쁜 잔에 담아선 식구들을 불렀죠.




큰 잔 두개는 저랑 남편 것,
작은잔 두개는 아이들것.
생각보다 안매워서 아이들이 잘 먹네요.
여유있는 토요일 오전 따뜻한 햇살이 드는 거실에 앉아 오랜만에 가족 모두 향긋한 차를 마시며 여유를 즐기니 참 좋네요.
너무 단 것도 같아서 다음엔 설탕을 좀 줄여야겠다는 생각도 들었답니다.




짜고 남은 생각찌꺼기가 아까워서 다시 슬로우쿠커에 담고 대추씨를 뺀것과 같이 또 달였더니 그것도 참 맛나네요.

유자차가 익기를 기다리는 동안 우리 식구는 생강차 입에 달고 삽니다.
감기는 접근 못하겠죠?
미스테리님 감사합니다.
오늘은 수다가 좀 길었네요.
긴 글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1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soogug
    '05.11.29 6:39 PM

    허걱~~ hippo님! 일을 만들어요 만들어~~~~~~
    손목은 다 나으셨어요?(걱정^^;;;;)
    근데 솔직히 탐나네요 저도 한잔 ㅎㅎ

  • 2. hippo
    '05.11.29 6:45 PM

    실시간 답글이...
    soogug님 고맙습니다.
    늘 반가운 답글 달아 주셔서 그리고 걱정해 주셔서..
    저 손목 다 나았어요.
    유자차 한병 생강차 한병 던질테니 받으셔요 슈웅~~==

  • 3. Terry
    '05.11.29 8:35 PM

    저도 저거 만드느라 지금 생강 껍질 까다 왔습니다.^^

  • 4. 검프
    '05.11.29 9:37 PM

    너무 좋은 정보네요.
    슬로우쿠커랑 힘센 팔뚝만 있으면 할 수 있는거네요.
    도전해볼랍니다.

  • 5. 강아지똥
    '05.11.30 12:03 AM

    저랑 서연이랑 놀러갈꺼니깐 생강차 주실꺼죵?!

  • 6. 핑크로즈
    '05.11.30 1:45 AM

    솜씨가 너무 좋으시고 부지런 하시네요. 전 읽어봐도 요리에 취미가 없어 그러지 조금 이해가 안 가는 부분이 많네요. 내일 차분이 다시 읽어 봐야 할듯 합니다 .내가 좋아하는 유자차, 생강차 모두 만드셔서 부럽습니다

  • 7. hesed
    '05.11.30 4:46 AM

    낼 해볼려고 하는데 흙설탕으로 해도 될까요?

  • 8. toto
    '05.11.30 9:35 AM

    일거리 또 생겼네.

  • 9. 현종신
    '05.11.30 12:53 PM

    좋은정보 감사드려요.. ^^
    오늘 저도 해보고 싶은데 슬로우쿠커가 없으면 냄비에 해도 될까요?
    그리고 물은 안넣어도 되는지요...궁금합니다..

  • 10. hippo
    '05.11.30 2:17 PM

    Terry님
    생강차 다 만드셨어요?
    저희집은 들어서면 생강향이 그득하답니다.
    며칠을 슬로우 쿠커에 계속 남은 생강 우려먹느라 물붓고 달이고 마시고 물붓고 다리고 마시고를 계속 했더니... 서너번은 더 우려 먹었어요.
    덕분에 엑기스 만든 것은 그대로 있네요.

    검프님
    힘센 팔뚝은 별 필요가 없던걸요.ㅋㅋㅋ
    슬로우쿠커랑 설탕만 있으면 된다는...

    강아지똥님
    한번 놀러 오세요. 환영합니다.
    맛난 유자차랑 생강차 드릴게요.

    핑크로즈님
    저 절대 부지런하지 않습니다, 저희집은 늘 폭탄 맞은 집이걸랑요.ㅋㅋㅋ
    그리고 하나도 안어려워요. 혹 이해 안되는 부분은 미스테리님 글 찾아서 읽어 보셔요.
    아주 쉽게 설명해 놓으셨답니다.

    hesed님
    저는 황설탕으로 했어요. 그랬더니 색이 아주 곱더라구요.
    흑설탕은 안해봐서...

    toto님
    일거리 같아도 해 놓으면 엄청 뿌듯해요.
    얼른 저지르셔요.ㅎㅎㅎ

    현종신님
    물론 냄비에 해도 되겠죠.
    그대신 두꺼운 냄비에 하셔야 될 것 같구요.
    불조절에 신경만 좀 쓰시면 될것 같아요.
    슬로우쿠커는 단지 신경을 쓰지 않아도 되니까 편하더라구요.

  • 11. 니나
    '05.11.30 10:19 PM

    생강 쉽게 까는방법 며칠전에 티브에서 봤는데요. 생강을 물에 씻어서 사용하기 하루
    전에 냉동실에 넣었다가 다음날 고무장갑 끼고 벗기면 잘 벗겨진대요. 전 물에 씻는걸
    빼먹고 했더니 약간 무르긴 했는데 아무튼 편하게 생강 까서 커터에 갈아놨어요.(김장준비)
    꼭 하루만 냉동실에 넣어야 된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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