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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친토크

즐겁고 맛있는 우리집 밥상이야기

초복에 추어탕 한그릇 어떠세요? (비위약하신분은 패스) (R.P)

| 조회수 : 4,729 | 추천수 : 26
작성일 : 2005-07-14 09:48:11
지난 주말에 끓였던 추어탕 이제사 올립니다.
비가 쉬지 않고 내리는 이런 날 추어탕 한 그릇 어떠세요?

과정샷이랍시고 미꾸라지 사진을 찍었는데...
좀...거시기 할 수 있답니다.
비위 약하신 분은 패스 바랍니다.

먼저 재래시장에서 미꾸라지 4근을 샀어요.
처음엔 2근, 넘 적어 보여서 2근 더 추가.
1근에 400g이라네요. 합이 1,600g
배가 노란거 보이시죠? 양식 국산이랍니다.
1근에 7,000원, 중국산은 1근에 4,800원 했어요.  

검정 봉다리에 담아온 놈들을 속 깊은 양동이에 들이 붓고
소금 몇 줌 뿌리고 얼른 뚜껑 덮었어요.



먼저 들어갈 재료들을 샆펴 볼까요?

주인공 미꾸리지 1,600g
얼갈이 두단, 알타리 한단에서 나온 시래기,
경빈마마님께서 보내주신 배추우거지 두 주먹 가득.
줄기 깻잎 2,000원어치, 대파 한단, 다진 청양고추 많이, 홍고추 적당히.
다진 마늘 많이, 제피가루 적당히, 들깨가루 많이.
우거지들은 데쳐서 물기 꼭 짜내고 된장과 다진 마늘로 주물주물 무쳐 놓았어요.








숨을 놓은 미꾸라지들 체에 박박 문지르고 헹구기를 여러번~~
거품 안나오고 맑은 물 나올때까지 정말 여러 번 박박 문지르고 헹구었어요.
물론 고무장갑 끼고 말이죠.



속 깊은 곰솥에 물 조금 부어서 오랫동안 끓였어요.
살이 뭉그러지도록 푹.

다른 곰솥 하나에 다시마랑, 멸치 양파,대파잎 넣고 육수 만들어요.

푹 고아진 미꾸라지 체에 받쳐서 국물은 따로 끊인 육수에 보태기하고
살은 주걱으로 으깨 가며 체에 걸려요.
아, 그런데 제 체가 넘 고운건지, 아님 제 성질이 못된건지,
도저히 체에서 거르기를 못 하겠더라구요.
중간에 포기하고 핸드블렌드로 여러번에 나눠서 확 갈았어요.
혀에 느껴지는 뼈의 이물감이 싫어서 갈아서 거르고, 갈아서 거르기를
몇 차례 거듭해 겨우 요 뼈들만 추려 냈어요.  




육수를 곰 솥 두 곳으로 나누고,
거른 미꾸라지 두 솥에 고르게 나눠 넣었어요.



양념된 우거지 죄 불러 넣고 대파도 굵게 잘라 넣어 한소끔 끓였어요.
우거지들 푹 물렀을때 다진 마늘과 다진 청양고추, 제피, 들깨가루 넣었어요.
한소끔 더 끓이고 국간장으로 간하고 맛보며 부족한 맛 보충 했습니다.
아무래도 뭔가 부족한듯 흡족하지 않아서 마늘 더 넣고, 제피가루 더 넣고,
청양고추 더 넣고 ....이러다 보니 정확한 레시피가 없답니다.*^^*



  

한 솥의 맛을 다르게 해볼 양으로 고춧가루 풀고 고추장도 좀 풀었어요.
얼큰한 맛 좋아하시는 분 드시라고,
원하는 맛이 안나와서 정신이 없던 터라 사진도 못찍었어요.

끓이는 중 맛 한 번 보라고 한 국자 떠서 남편에게 건넸더니
기어이 안 먹겠다고 반항을 합니다.
제발 간 좀 봐 달라고 사정을 해도 자기는 절대로 안 먹는다고....
시엄니랑 제가 한 편이 되어서 성화를 해도 꿈쩍을 안해요.
힘들다면서 뭐 이런 걸 만드냐고만 하고.ㅊㅊㅊ

처음엔 이까잇거~~뭐 대충~~ 그랬는데....그리 녹록하지가 않군요.
무엇보다 뼈 거르는게 시간도 많이 걸리고 힘들었어요.
어느 댁에 한 냄비 드리기로 했는데 생각보다 맛있지가 않아서
이걸 드려? 말아? 잠시 고민 했지만 맛이 대수냐? 정으로 먹는거지.
하면서 용기 내 드렸구요.

다음날 언니네랑 오빠네 불러서 저녁 먹었어요.
알타리 김치랑 모듬장아찌만 반찬으로 놓고,
제피가루,들깨가루,다진 청양고추는 입맛에 맞게 더 넣을 수 있도록 따로 상에 올리고,
마침 며칠 된 불려둔 당면이 있어서 콩나물잡채 만들고,
우유에 담가둔 닭 건져서 J님의 간단 닭날개 조림했어요.

  



난생 처음 끓여본 추어탕이라 생각만큼 흡족하진 않았지만
나름 흐뭇했어요. 시어머님도 한번 안 끓여 봤다는 걸 했으니.ㅎㅎㅎ
추어탕이 특히 갱년기 여성들에게 좋다네요.
여성호르몬 분비를 촉진시키고, 골다공증 예방도 되고,
물론 강장음식으로도 그만한 것이 없구요.

다음엔 뼈가 씹히더라도 체에 으깨서 거르기만 해야겠어요.
뼈를 거른다고 자꾸 갈았더니...입안에선 매끈하지만 좀 쓴맛이 나는 것 같고,
무엇보다 칼슘을 제대로 섭취하려면 입이 매끈하지 않아도 되지 않을까요?

복날에 삼계탕만 드시지 말구요.
추어탕 한번 도전해 보시죠?


p.s 과정샷 열심히, 제대로 찍어서 올리시는 분들 존경합니다.
몇 컷 찍는데도 정신이 없었어요.









달개비 (eun1997)

제가 좋아하는 것은 책. 영화. 음악. 숲속 산책. 밤의 고요. 이 곳 82쿡. 자연이 선사한 모든 것.... 그리고 그 분.

20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선물상자
    '05.7.14 10:19 AM

    신랑이 추어탕 좋아라하는데.. 제가 미꾸라지를 못만져서.. ㅠ.ㅠ
    그냥 늘 사먹네염.. 저두 이렇게 만들 줄 알면 좋겠어염~ ^^*
    저두 추어탕 좋아해염~ ^q^

  • 2. candy
    '05.7.14 10:35 AM

    주말에 맛나게 먹었던 추어탕이 또 생각나네요///ㅎㅎ
    꿀꺽!~

  • 3. 지성조아
    '05.7.14 10:38 AM

    와~~~추어탕!!!
    제 일생일대의 숙제라는거 아닙니까..ㅎㅎ
    얼마전에 메기사러갔다가 미꾸라지를 들었다~ 놨다했다지요..^^
    저두 통째로 들어가는 추어탕(남원식)은 못먹구..이렇게 갈아서 걸죽하게 끓인것 좋아해요.
    이걸 해봐 말어? 아~~~갈등~~~
    혹시 끓이신것 남았나요?ㅎㅎㅎㅎ

  • 4. 창원댁
    '05.7.14 11:10 AM

    저도 장어탕은 잘 끓이는데 추어탕은 영 자신이 없어요
    달개비님과 비슷하게 한번 끓여봤는데(작년에)울 남편 딱 간보더니 안먹는다고....
    다 버렸다는 슬픈 이야기가..
    대신에 저는 장어탕은 자신이 있거든요.
    여름에는 거의 이주에 한번씩은 장어탕을 끓인다는
    이번에 끓일때 신랑보고 간보라고 했더만 울신랑"당신 다른건 몰라도(뭐야 내 음식솜씨를 뭘로보고) 장어탕은 별 다섯개 줄수 있어"하더군요.
    추어탕은 언젠가는 다시 도전해야 하는 과제로 남았어요.

  • 5. yuni
    '05.7.14 11:15 AM

    미꾸리국 역시 먹기만 잘먹고 도저히 만들 엄두 못내는 종목입니다.
    제가 달개비님보다 나이만 많았지 허당이네요. 아이 부끄러워.^^ㆀ
    도망가자. =3=3=3=3
    창원댁님!! 장어탕 만드는법 올려주실래요??
    만들 자신은 없지만 구경좀 하고 싶어요 *^^*

  • 6. 김혜진(띠깜)
    '05.7.14 11:18 AM

    워메~~ 저건데... 배가 노란 놈으로다가 팍 삶아야 깊은 맛이 나는디...
    여기는 논두렁에서 건진 놈들이 아니라서리 한국의 그 깊은 맛이 안난다니까요.
    그나저나 달개비님은 젊으신 분이 몬 하는 음식이 우째 없답니까????
    부럽부럽~~ -.-

  • 7. reality bites
    '05.7.14 11:26 AM

    아.. 맛있겠다~~~~~~
    울 엄마가 추어탕 잘 끓여주시는데, 달개비님 것도 울엄마 꺼랑 비슷해요.
    결혼하고 나니 왜이리 엄마가 만들어준 음식이 그리운지~
    5개월된 아기만 아니면 저도 한번 도전해 보고픈데, 아기가 협조 안해주겠죠?

  • 8. champlain
    '05.7.14 11:39 AM

    울 남편은 추어탕 좋아하는데..
    부인이 솜씨가 없어 끓여주질 못하네요..^^;;
    이런 것도 손수 만들어 드시는 달개비님,,존경 존경~~^^

  • 9. 혁이맘
    '05.7.14 12:15 PM

    우와....추어탕 맛나겠습니다..
    저도 장어탕 잘하는데..*^^*
    창원댁님도..잘 만드신다구요...찌찌봉이네요.
    장어탕은 왜..붕장어 말구 참장어라구 바닷장어로 해야 제맛이거든요
    이거 시중에서 구하기 힘들어서 전 시댁 갈때마다 사와서 손질해서 냉동
    해놓고..해먹는답니다..
    왜..참장어는 가시가 많아서 손질하기 힘들잖아요...
    남편이 냉동실에 있는거 보더니..해달라고 조르는데..이 귀차니즘으로 인하여..^^

  • 10. 소박한 밥상
    '05.7.14 12:23 PM

    창웡댁님!!! 장어탕 비법 가르쳐 주셔요

    동물성 음식을 볼때마다
    스스로 불가사의하다는 생각이...
    동물성은 우유와 계란만 먹는 듯 하네요
    생선이나 고기...마음 굳게 먹고 만져도...장만할 때 그리고 냄새
    배에 가스까지 차면서 역겨워집니다...이것도 병!!!

  • 11. 달개비
    '05.7.14 12:45 PM

    추어탕 많이 드세요.
    집에서 해드시기 버거우시면 잘하는 집 수소문 하셔서
    단골로 이용하시구요. 가을이 먹어야 제격이라지만
    땀 많이 흘리는 여름에 이만한 보양식도 없답니다.
    저도 처음 해봤지만 자주 해 보려구요.
    그나저나 남편이 보양식이라는 보양식은 모두 다 거부합니다.
    땀은 젤 잘 흘리는 사람인데....

  • 12. 끼야
    '05.7.14 1:04 PM

    요즘은 장어가 맛나던데...미꾸라지 대신 장어로 만들어도 정말 맛나답니다.

  • 13. 안나푸르나
    '05.7.14 2:03 PM

    야~~이제 추어탕까지.....
    콩잎반찬+추어탕...넘 먹고 싶어요.
    달개비님이 프로요리사 맞네요뭐..

  • 14. 달개비
    '05.7.14 2:21 PM

    ㅎㅎ안나 푸르나님, 속지말자.화장발,사진발...
    이런 말씀 아시죠? 딱 제게 해당되는 야그랍니다.
    끼야님! 장어, 잘 알겠습니다.
    다음번에 장어로 해야겠군요.*^^*

  • 15. 파마
    '05.7.14 3:24 PM

    ㅋㅋㅋ 정말 수고하셨네요...근데..콩나물 잡채도 무쟈게 맛있어 보인다는...

  • 16. 저우리
    '05.7.14 5:50 PM

    맛나겠습니다~
    히구 작년엔가 생전 처음로 추어탕을 끓였는데...뭐 거의 벌벌 떨면서 울면서 끓였습니다.
    미꾸라지는 사다놓고 까무러져도 끓이긴 끓여야하는데....하여간 끓여놓고 넉다운 되었습니다.심장 벌렁거려서 ㅎㅎ
    왜요?미꾸라지 살생하면서요 흑흑
    히구..누가 미꾸라지 삶아까지만 준다면 하겠는디...ㅎㅎ

    우거지 넣고 푹~끓여서 냉동실에 넣어놓고 국거리 마땅찮을때 한개씩 꺼내서 보글보글 뚝배기에
    끓이면 완전 영양식 보양식인데 말입니다.

    달개비님의 노고에 무한한 박수를 보냅니다~^^

  • 17. 코발트블루
    '05.7.14 7:29 PM

    저걸 봐두 끓일줄은 모르고 김포-박가네추어탕 먹고싶네요
    미꾸라지 튀김도 맛있는데...ㅋ

    더운데 식구들위해서 보양식만들어줘야 하는데 매일사먹는것만 좋아하니...ㅊ

  • 18. 깜니
    '05.7.14 8:31 PM

    저는 미꾸리 만지는 건 다 신랑시켜서 한다는..ㅋㅋㅋ

    산초가루 넣어서 먹으니 맛나던데요
    어른들도 좋아하시고..

  • 19. 뭉게구름
    '05.7.15 6:13 PM

    장어탕 잘하시는 고수님들 레시피 공개해주세용!!!

  • 20. 모란꽃
    '05.7.16 5:19 PM

    달개비님! 우리 추어탕 번개 할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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