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한복을 곱게 차려입고 나섰습니다.
친정 엄마인 쟈스민 님을 대신 할 수는 없겠지만, 빈 자리를 조금이라도 메우고 싶은 마음이었죠.
이모들의 출동이 보호막이 될 수 있다면 , 그 역할쯤은 얼마든지 기꺼이 하겠노라고...
이번 결혼식 덕분에 분홍 한복도 다 입어보네요.
(아들 둘 엄마라 앞으로 파랑색 한복 당첨;)
82쿡 이모가 넷이나(!) 출동한 결혼식이었습니다.
시어머니에게 "우리 수현이 이쁘게 봐주시고, 앞으로 잘 부탁드립니다"라고 인사도 드렸죠.
90도로 폴더 인사를 드리는데,
이런 인사로 가능한 일이라면 180도 인사도 기꺼이 하겠다는 마음이 들더라고요.
이게 딸 가진 부모의 마음인 걸까요...
수현 양의 결혼식을 보면서 사람의 인연이란,
우연처럼 찾아와 필연처럼 남는 마음의 흔적이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오랜 인연만 의미가 있는 것도 아니고, 혈연이나 약속으로 묶여야 단단해지는 것도 아니죠.
스쳐 지나갈 수도 있었던 만남이 삶에 깊게 스며들어 이렇게 결혼식까지 오게 만들었으니까요.
말 한마디 , 밥 한 끼 , 그때 건넨 손길 하나가 한 사람의 인생을 달라지게도 하잖아요.
수현 양의 결혼 소식을 전하고, 많은 댓글과 쪽지가 이어졌습니다.
얼굴도 모르고 직접 만난 적도 없지만, 우리는 소중한 인연으로 이어진 가족이었습니다.
인연은 서로의 인생에 다녀가는 귀한 손님이고,
마음에 남아 조용히 자리를 지키는 추억이 아닐까요?
우리는 결국 그런 인연들의 온기로 살아가고 ,
그 온기를 또 다른 누군가에게 건네며 다시 인연이 되는 것이겠죠.
동생 결혼식에서 축가를 부르는 오빠(정우)의 모습입니다.
결혼식장에서 정우 군을 마주쳤는데, 쟈스민님 얼굴이 보여서 저 혼자 눈물 버튼 ㅠ
82쿡에 요리 인증 사진을 올렸던 초등 5학년이 저렇게 자랐다니...
내가 키운 것도 아닌데, 혼자 또 감개무량....
(아래 링크가 당시의 글입니다 ㅎㅎ)
https://www.82cook.com/entiz/read.php?bn=6&num=59384&page=1&searchType=search&search1=4&keys=10899
가족이란 태어나면서 정해지는 것이 아니라, 가장 필요한 순간에 곁을 지킨 사람들이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날 신부 곁에는 엄마 대신 네 명의 이모들이 자리를 지켰죠.
20 년 전에 차려주신 쟈스민 님의 한상 차림이 , 이렇게 딸의 결혼식으로 이어졌네요.
82쿡 이모들은 그렇게 사랑을 합니다.
엄마의 빈자리를 지키며 보호막을 자처하는 그런 사랑을.
쟈스민 님, 딸 결혼을 진심으로 축하드려요.
어제 참 흐뭇하셨죠?
사위가 싹싹하고 듬직해서 마음이 좋으셨을 것 같아요.
수현이가 인생을 요리하며 즐겁게 살아가는 모습, 앞으로도 기쁘게 지켜봐주세요~
결혼식 후기는 나중에 얼굴 보고 신나게 떠들기로 해요!
그때 소 한 마리 잡아서 전설의 간설파마후깨참 불고기 꼭 해주세요!
꼭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