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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친토크

즐겁고 맛있는 우리집 밥상이야기

멸치젓갈

| 조회수 : 6,369 | 추천수 : 26
작성일 : 2006-08-18 05:04:55
밤이 되니 조금 산산한가요?
더움을 조금 벗어난듯한 느낌입니다.

찬물을 끼얹고 난 뒤 짧게나마 가져보는 이 시원함을 여러분들과 함께 나누렵니다.

얼음 동동 띄운 생수 한 컵에 내 더운 마음 맡겨놓고
또 이렇게 하루를 마무리 합니다.

어제 오신 작은 시누님과 사돈님은 아까 저녁 무렵이 되어서야 집으로 가셨습니다.
일산에 오시면 그 멋장이들이 경빈과 같은 일명 무수리가 되어 일을 해주십니다.

뭐? 할거 없나? 우리 있을때 얼른 부려먹어요~
하면서 한시도 쉬지를 않으시네요.

저 보다 더 많은  세월을 사셨던 분이라 이해하고 헤아리는 마음이
조금은 남다름을 느낍니다.

아~~하면 어~ 하고 받아주시니 힘들어도 이를 악물고 요즘 일을 했네요.

내 주변에 자연스레 어우어진 고마운 인연들을 소중히 주워 담습니다.



친정 어머님의 애닳은 마음을 가장 크게 느끼는 이 멸치젓갈.

나 살아 있을때 이거라도 네게 해주마~ 하시며 45도 꺾어진 허리로 해마다

5~6월이 되면 멸치젓갈을 담가 보내주시네요.

막내딸 잘 되길 바라는 그 마음 어찌 제가 모르나요?

"어머니...
이 젓갈로 맛난 김치 잘 담고 있습니다. 밥 잘 먹고  분들과 마음 함께 나누면서
열심히 잘 살고 있으니 제 걱정은 하지 마세요~."

혼자 이렇게 읇조려 봅니다.

내일 모레 글피 일요일은 돌아가신 큰 오빠 생일입니다.
친정 어머니 가슴에 묻은 큰 오빠의 생일날을 당신이 어떻게 이겨내실지 모르겠네요.

세월이 흐르면 더 옅어질까 기대해 보지만
세월이 흐를수록 지난 시간이 더 또렷해지니 어쩌나요?

작년 멸치 젓갈을 오픈하면서 가여운 친정어머니 생각을 해봅니다.

이런 저런 이유로 세상의 어머니들은 왜 그리 가여운가요?

철 모를때 시집와서 다 그렇게 사는갑다~긴 세월을 마음속에
가득 품고 살아오신 시어머님 친정어머님. 그 외 어머님들...

그 흐르는 세월속에 당신들의 아픈 마음들을 살~살 흔들어 씻을 수만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요?



멸치 육젓 그대로 한사발 무쳐봅니다.
마늘 다진것, 홍고추 송송 썰은것. 파 송송 썰은것. 청량고추 썰은것.깨소금,고춧가루
넣고 버무리는 동안 꼬소롬 짭짜롬한 맛이 코 끝을 스칩니다.



어때요? 맛있는 냄새 나는가요?



회원님께 선물로 받았던 다시마 입니다.
아마도 이 젓갈 먹을 무렵이지 싶어 미리 준비해주신게 아닌가 생각됩니다.
배려...
이 작은 배려가 그나마 그 동안의 힘들었던 일들을 잠시 잊게 해주네요.

내가 혼자인 듯 하지만
뒤에서 말없음으로 지켜봐 주시는 그 누군가가 있음을 기억합니다.
따뜻한 마음으로 응원하고 있음을 기억합니다.

맑은 물에 몇 번이고 헹구고  또 헹구어 우려낸 싱싱한 다시마를 먹기 좋은 크기로 잘라...



이렇게  올려 먹어보고...



상추에 요렇게도 올려 먹어보고...



연하디 연한 호박잎에도 먹어봅니다.

더 이상 말이 필요있나요?
드셔보신 분들은 아마 꿀꺽!
하시며 나도 모르게 침넘김을 하실지 모르겠네요.

멸치젓갈만 보면 등허리 굽은 친정어머님 생각에
괜시리 뒤숭숭 해지는 경빈입니다.
경빈마마 (ykm38)

82 오래된 묵은지 회원. 소박한 제철 밥상이야기 나누려 합니다. "마마님청국장" 먹거리 홈페이지 운영하고 있어요.

17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둥이모친
    '06.8.18 7:25 AM

    이른 아침부터 약올리시는 거 같아요.
    멸치젓갈 얹어 먹는 쌈도 맛나지만 글도 어쩜 그리 맛나게 쓰시는지..
    어제 바람이 선선하더군요.
    아침 여섯시에 일어나도 푹푹 거리던 날씨가 오늘은 선풍기 없이 창문만 열어도
    시원합니다.
    어른들께 지은죄가 많아서 그런지 마마님 글만 읽으면 자꾸 눈가에 물방울부터 맺힙니다.
    안구건조증으로 눈물도 잘 안나는데...
    남은 여름 시원하게 보내세요.

  • 2. silvia
    '06.8.18 7:40 AM

    으와~~~ 증말 맛있겠어요,,,, 침이 꼴깍꼴깍~~~

    제가 이곳에서 젤루 먹고 싶은 음식이 바로 저런 음식~~~ 멸치 젓갈 넣고 호박잎쌈을
    먹고 싶어서,,,,, 아~~~~~ 먹고 싶어라~~~~~~~ 몰라요~~ 책임지세요~~ 경빈마마님~~~

  • 3. miki
    '06.8.18 7:53 AM

    저두요~~~
    다시마에 쌈 싸 먹는거 제일 좋아해요.
    게다가 멸치젓갈과 함께... 저희 아빠가 참 좋아하셨는데,,,
    경빈 마마님.
    외국에 사는 사람들의 미움?? 과 선망 많이 받으실거에요.
    글 읽다보면 한국으로 금방이라도 가고 싶어지거든요.
    책임지세요~~~~~~~~~~~~

  • 4. 프라하
    '06.8.18 8:20 AM

    군침이 마구도네요 금방한 드끈한밥이랑 먹어도 환상적이죠

  • 5. 삐리리
    '06.8.18 8:47 AM

    정말 바람이 선선해졌습니다. 고무다라이 친구님.
    아침부터 ``눈물 질질``.``침 질질``
    이게 웬 조화죠/
    마마 , 책임 지시와요....
    경빈마마 ,홧팅

  • 6. miki
    '06.8.18 8:49 AM

    아침부터 앤쵸비에 고추, 마늘,고춧가루 넣고 무치고있습니다.

  • 7. 임미라
    '06.8.18 9:01 AM

    이 미국땅에서 친정엄마의 손맛이 느껴집니다.큰아들 먼저 하늘나라에 보낸 울엄마 이야기같고... 괜시리 마음이 저려오며 지나간 시간이 생각나네요. 아들 가슴에 묻고 딸 미국에 보내고 어찌 보내고 있으실지....얼마전 멸치젖 담갔다고 전화하셨는데... 맛있게 먹고갑니다.

  • 8. angie
    '06.8.18 9:08 AM

    제목보고 혹시나 경빈마마 아닐까 생각했는데 역시네요. ㅋㅋㅋ
    저 어릴적 먹던 음식 경빈마마님께서 하나씩 올려주셔서 아주 죽을지경입니다.
    이맛은 아는사람만 아는 맛인데요, 저희 시댁 서울에서도 사대문 안의 집이라 절대로 이맛 모릅니다.
    낼 친정 가려고하는데, 분명 냉장고 어딘가를 뒤져보면 나올것입니다.
    아마도 다시마, 호박잎, 그리고 집 화단에서 키운 상추 다 있을거 같습니다.
    마음이 먼저 가 있네요.

  • 9. 풀삐~
    '06.8.18 10:12 AM

    저도 상치,케일,비타민.. 이런 것들보다
    어릴 때 엄마가 해주셨던 호박잎,다시마,깻잎 쌈들에 더 정감이 가고 아련한 추억들이 베어 있네요..
    가끔씩 옛날 생각이 나서 딸아이한테 해주면 어찌나 잘 먹는지
    어쩜 그런 것들은 안가르쳐도 닮는지.. 신기해요~~

    아침부터 입맛다시고 갑니다..^^

  • 10. 달개비
    '06.8.18 10:18 AM

    마마님의 마음, 친정어머님의 마음이 제게 고스란히 전해져~~~
    먼길 떠나신 엄마대신 마마님 찾아뵙고 싶어집니다.
    아침부터 가슴이 뭉클, 시큰해요. 눈물도 한방울 뚝!

  • 11. 지원
    '06.8.18 10:52 AM

    부산살때 옆집엄마가 다시마쌈에 멸치젓갈을 싸 먹던데...맛을 보니 괜찮더군요
    경빈마마님의 글을 읽다보니 그때 그 맛이 그리워지네요^^
    곁에계신 친정엄마랑 이런 상차림으로 같이먹었으면 하는 생각이 드네요^^

  • 12. 최은주
    '06.8.18 10:59 AM

    친정식구중에 아빠랑 저만 젓갈을 먹습니다.
    저만 아빠를 닮은거죠..울 친정아빠 드리게 마마님댁
    멸치젓갈 가져다드리고(?) 기쁘게 해드리고 싶어요.
    어른들 입맛 행복하게 해드리는것도 효도인거 같아요. ㅎㅎ

  • 13. yozy
    '06.8.18 2:00 PM

    자식 위하는 친정어머님 마음이 그대로 전해져 오네요.
    마마님 멸치젓갈을 보니 해마다 봄이면 통통한 멸치 사다가
    굽고 조리고 젓갈 담으시던 엄마가 너무도 그리워 집니다.

  • 14. 시울
    '06.8.18 3:16 PM

    전 배추에다 싸먹던 멸치젓갈이 생각나요....
    언젠가 야간일 끝내고 아침에 퇴근해서 그냥 그거 먹고싶어 했더니...
    바로 준배해서 상차려주신 울 아빠 생각납니다...
    지금도 친정가서 말만하면 바로 나올 아빠표 상차림....
    맛있게 먹는 모습 보면 진짜 좋아하시던.....
    엄마보다 아빠가 더 좋아....ㅎㅎ 엄만 그리 안해줘여....ㅋㅋ

  • 15. 미리내
    '06.8.18 10:13 PM

    경빈마마에 글을 읽으면 항상 마음이 푸근해지고
    고향에 온것같이 정겨운 느낌이 듭니다^
    좋은 이야기, 맛있는 음식 많이 올려주세여~~

  • 16. thanbab
    '06.8.19 9:49 PM

    재주많으신 마마님 부럽습니다.
    다시마쌈 좋아하는 저 침이 막 넘어갑니다.
    호박쌈도 맛있고요.
    멸치젓갈 양념도 꼴가닥합니다.
    아무튼 항상 마마님의 재주는 넘넘 부럽구요.
    저녁에는 귀뚜라미소리도 들리고,저녁운동가도 어제는 땀도 많이 안나네요.
    바람이 불어서요..

    이제 가을입니다.
    낮에는 덥지만,추석까지 그렇겠지요?

    다들 기운내세요.^&^

  • 17. 핑키맘
    '06.8.28 4:12 AM

    아,,요렇게 먹으면,,,정말,아무생각없응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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