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위에 지쳐 돌아온 당쇠를 위한 저녁밥상~
만사귀찮아 수확을 미루다가 어쩔수없이 따왔던 완두콩밥에
풋고추와 오이는 요즘 상복하는 단골메뉴가 되어버렸습니다.
일반고추와 청양고추가 섞인 풋고추는
입맛이 없을때 물말은 밥에 쌈장을 찍어먹는 맛이 일품입니다.
돌미나리를 캐다가 심은 곳에서 공짜로 얻은 들깨는
올해 엄청난 생명력을 과시하면서
수시로 우리 식탁에 무침으로 올라오는 중입니다.
작은 텃밭의 한자락을 차지한 채......
가뭄에 비비꼬인 마치 스크류바같은 가지는
조선간장에 무쳐내어도 그럭저럭 맛이 괜찮고
부추속을 넣은 오이소박이도 여름의 별미입니다.
잊을만 하면 수확하는 풋호박은
토장국-된장과 고추장을 풀어 끓인-속에서
감자와 함께 입맛을 자극하고......
한때는 82쿡에서 일부의 아집에 실망스럽기도 했지만
MBC노조에 관한 기사를 접하며
아~ 이 시대의 살아있는 지성들이 여기에 모여있구나 싶었던......
세상은 그런 모양입니다.
우리집 저녁밥상처럼 난잡함을 보이는 속에서도
알토란같은 올바른 정신들이 살아 있을 수 있다는 것.
그 난잡함이 세상을 흐트리는 것이 아니라
그 다양성으로 인하여 사회가 건강해 진다는 것......
마님이 차려주신 난잡한 밥상을 마주하며 많은 생각들이 스치네요.
그래서 오늘저녁에는 소주를 딱 한병만 마셨습니다.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