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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짭짤 고소한 김혜경의 사는 이야기, 요리이야기.

식당에 가보니 14- 하동관

| 조회수 : 11,316 | 추천수 : 114
작성일 : 2005-11-16 20:51:10
kimys가 직장 다닐 때부터 좋아하는 식당이 몇 있는데...
그중 하나가 서울 롯데백화점 대각선 건너편에 있는 하동관이라는 곰탕집입니다.

회사 퇴직후, 다른 식당에는 가보고 싶단 얘기를 하지 않는데, 유독 이 하동관 생각은 많이 난대요.
"언제 한번 점심때 갑시다" 이렇게 공수표를 남발한 끝에..드디어 오늘에서야 가게 됐습니다.
사무실 컴퓨터가 왕창 나가버리는 통에 일을 할 수 없었거든요.

하동관은 점심시간에 맞춰서가면 한참을 기다려야하기 때문에 서둘러 간다고 갔는데도 불구하고, 거의 12시.
벌써 꽉 차서 자리가 없어요.
조금 기다리니까 자리가 나와서 앉았는데, 먹다보니까 기다리는 사람이 우리 들어올 때의 몇배는 되는 것 같아요.
잠깐동안 손님이 엄청 밀려든거죠.
그래서 이 집에서는 국에 만 밥을 후다닥 입에 퍼넣고 일어서줘야 한다는..저희도 오늘 10분도 안걸린 것 같아요, 밥먹는데...

이렇게 사람이 많은 식당에 가면..습관처럼...
'이 집 하루에 손님은 몇명이나 들까?' '그럼 매출은?' '그럼 순이익은??'
제 멋대로 계산하곤 벌린 입을 다물지 못하곤 하죠.



오늘 하동관에서도 그랬습니다.
곰탕 보통이 7천원, 특이 8천원...결코 싸지 않은 음식인데...
손님 한사람이 밥 먹는데 걸리는 시간은 불과 10분, 11시30분부터 1시30분까지는 이런식으로 테이블이 도니...
게다가 식당의 재료값이 ⅓을 넘는 법이 없다고 하던데...
혼자 계산해보고, '와 엄청나네!!'하며 혼자 감탄해보고...

한 40년전에..저희 친정어머니가 밑도끝도 없이 설렁탕집 해보고 싶다고 하신 적 있어요.
김치랑 깍두기 맛있게 담그고 좋은 고기로 국 끓여 팔고싶다고..
당연히 성사가 안됐죠...아버지가 승락하지 않으셨거든요.
저희 친정어머니랑 저랑 가끔 그 얘기해요. 그때..40년전에 설렁탕집 차렸으면 지금쯤 준재벌이 되어있을거라고...
뭐...원래 놓친 고기가 더 큰 법이니까...못해본 일이니까 그렇게 생각되는 거죠...
암튼 오늘 하동관에 손님이 바글바글하는 걸 보니까...그 생각이 또 나더라구요...

사실 제 입에는 저 곰탕 특 8천원이나 주고 차타고 와서 얼른 한그릇 먹고 일어설만큼 맛있는 것 같지는 않아요.
그냥 국물은 담백하고, 고기랑 양이 적당히 들어있는 그저 그런 곰탕이거든요.
그런데 신기한 건...모두 그렇게 돗대기 시장에서 밥먹는 것 당연하게 생각하고, 또 맛있다고 하고...
참 알 수 없는 일이에요.
재벌 총수들은 비서를 보내서 사다가 먹는다는데...글쎄요... 잘 모르겠어요, 그 정도인지는...
2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안줘!
    '05.11.16 9:00 PM

    양 들어간거 싫어하는데....
    그래도 이 곰탕은 담백해보이는걸요^^

  • 2. 레나
    '05.11.16 9:01 PM

    글쎄 2등이네

  • 3. 빅젬
    '05.11.16 9:07 PM

    3위 했는데 안쓰고 갈수가 없네요..

    저는 곰탕 별로 안좋아하기는 하지만..

    음식이란 좋은재료에 정성만 들어가면 대박인거 같아요..

  • 4. 쪼꼬렛무쓰
    '05.11.16 9:08 PM

    롯데앞에 그런 곳이 있었네요.. 왜 한번도 못 봤을까~
    담에 가면 한번 가봐야겠어요~

  • 5. 감자
    '05.11.16 9:09 PM

    특이하게 곰탕에 김가루가 들어가네? 하면서 보니
    양이라구요?? 곰탕에 고기말고 딴거 넣어주는건 첨봐요
    전 양은 못 먹거든요.....

    김원옥여사님이 설렁탕집하셨으면 대박이었을텐데 아쉽네요
    저 설렁탕 참 좋아라하거든요....
    연애할떄 남편이랑 신선설농탕 자주 갔었는데..요즘은 통 설렁탕집 갈일이 없네요

  • 6. 강아지
    '05.11.16 9:09 PM

    10위권안이네요

    저도 곰탕 좋아하는데 먹어보고 싶네요

  • 7. 부라보콘
    '05.11.16 9:11 PM

    하동관 워낙 유명한데 저는 한번도 못가봤어요
    국물 음식 좋아하는 저로서는 한번 가보고 싶네요

  • 8. 그린
    '05.11.16 10:52 PM

    아~~ 저도 하동관 곰탕 넘넘 좋아하는데
    저 놋그릇에 담긴 맑은 국물은 보니 또 침이 꼴깍 넘어갑니다.ㅎㅎ
    전 고기보다 내포가 좋던데
    날씨가 차가워지면 가끔 생각나는 곳이에요.
    혼자 반가워서 ㅎㅎㅎ~~

  • 9. 크리스
    '05.11.16 10:55 PM

    저도 2번 가봤어요. 입덧땜시...^^ 첨엔 대만족...담엔 좀 냄새가 나서리...집에서 저희처럼 2식구인집은 끓이기도 뭣하고...한번 먹을만 한것 같아요...다른곳보단 담백해서 좋았어요. 특별히 음식에 장난 친것 같지도 않고~

  • 10. fish
    '05.11.16 11:03 PM

    저도 저렇게 양이나 이런거 들어간건 안즐기는데....
    고기만 넣어달래도 되는건지... ;;;;
    순대국에도 순대만 들어간걸 먹는지라... 저 시커먼건 참... 생소하네요. ^^;;
    하동관.... 미국에서부터 이름만 많이 듣던곳이네요. ^^

  • 11. applepie
    '05.11.16 11:18 PM

    앗 우리회사 바로 앞인데, 전 가서 먹어보니 넘 미지근하고 시장에서 먹는 거 같아 별로던데요.
    두번은 가고 싶지 않던데..
    근데 저기 주인이 일하는 사람들 공부도 다 시켜주고 그런다고, 그러더라구요.

  • 12. 6층맘
    '05.11.16 11:42 PM

    한참 쉬다가 들어왔습니다.
    그간 안녕하셨어요?
    오늘 아침 쪽지를 보내려는데 저보고 자꾸 회원이 아니라고 나오는 거에요.(제가 얼마나 열성회원인지는 샘님이 보증하시죠? )
    얼마나 섭섭하던지...
    그런데 좀전에 살짝 공부하는 딸을 밀어놓고 들어와보니 되는거에요.(그럼 그렇지)
    맛있는 곰탕집을 하나 알아두나 했더니 아닌가봐요.
    유명한 집이라고 해서 저도 실망한 경우가 왕왕 있는데 샘님도 그러셨나봐요.
    두 분 예전 회상하시면서 이곳 저곳 탐방하셔서 알려주세요.
    겨울방학만 기다리며 수첩에 적어놓고 있겠습니다.
    건강하시고 두 분 재미나게 다니세요.

  • 13. 카모마일
    '05.11.17 12:22 AM

    전 하동관 좋아해요.
    고깃국 별로 안 좋아하는데 여기가면 웬지 제대로인듯해서요.
    여기서는 깍두기국물만 부어주는 아저씨가 따로 있죠? "여기,국물요~"하면 알아서 척! 따라주는~
    샘도 물론 그렇게 드셨겠죠?
    저는 첨엔 그냥 먹다가 중반이후론 꼭 깍두기국물을 부어서 후루룩~
    그게 더 맛있더라구요.^^
    그래도 이런곳이 많이많이 남아있음 좋겠어요.^^

  • 14. sunshine
    '05.11.17 1:26 AM

    저도 얼마전에 갔었는데...
    저의회사에서 10분정도 걸려요.
    열심히 걸어가서 밥이 얼루 들어가는지도 모르게 후다닥 먹고 일어났지요.
    그정도 맛있는집 많은데 왜 그집은 그렇게 사람이 많이 몰리는지 모르겠어요.
    곰탕 만들어 놓은거 다 팔리면 오후에는 장사 안한다던데요.
    어쨌거나 그날은 밥 후딱 먹고 청계천 한바퀴 돌고 들어왔어요.
    날씨가 좋아서 사람들이 많더군요.
    진작 그 근처에 커피숍 하나 차렸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 생각만 했어요.
    역시 돈하고는 거리가 먼가봐요.
    혹시 남대문쪽 나오시면 연락주세요. 한턱 쏠께요.^^

  • 15. 분홍공주
    '05.11.17 8:43 AM

    요며칠 쌀쌀한데 곰탕을 보니 땡깁니다
    넘 멀어서 가보지는 못하지만 눈팅으로 충분합니다

  • 16. 슈슈~
    '05.11.17 8:48 AM

    하동관 저희회사 바로 앞인데, 전 딱 한번 가봤어요.
    근데 거기가 왜 그렇게 유명한지 잘 모르겠더라구요...
    사실 직장인 점심은 5천원 넘어가는 메뉴는 특별한거 아니곤 잘 선택을 안하기 때문에,
    가까워도 잘 안가게 되더라구요.
    그리구 사람들이 너무 많아서 다 먹어가는것 같은 테이블 옆에,
    대기 손님을 세워둔답니다. 너무 심하지 않아요?
    그리고 주의하실점은 하동관은 4시까지 밖에 영업 안해요... 저녁먹으러 오시면 절대 안된답니다.

  • 17. 리틀 세실리아
    '05.11.17 9:05 AM

    저도 만화 [식객]에서 보고 알았는데..
    식당도 누린내 비슷하게 나면서 요즘 많이 가는 [신선설농탕]이나 그런 깨끗한 인테리어는 찾아볼수없다고요..

    그렇치만 그 오랫동안 쭈욱 한결같은 그 맛을 내는것에 길들여진 분들은
    자주 찾아가는 곳이라고 하네요..주인도 내부 인테리어등도 예전부터 이어져온 그대로 고수하려고
    한다고 씌여있던것 생각나요.

    몇십년동안 똑같은 맛을 낸다는것 사실 쉬운일은 아니니까요.

  • 18. 실리아
    '05.11.17 9:07 AM

    제가 다니는 회사 바로 앞이네요..
    회사 뒷문으로 나가면 바로 있는데...
    그쪽에 다 재개발로 썰렁한데 하동관만 살아 남아 있네요....

  • 19. 땡굴엄마
    '05.11.17 9:42 AM

    ㅎㅎㅎ 샘님 저도 잘 쓰는 단어 중의 하나가 "준재벌"이예요,,,
    샘님의 글에서 "준재벌"이라는 말을 들으니 웃음이 나네요...
    여기저기 말할때 붙여 말하거든요...ㅎㅎㅎ
    언제 "준재벌"되어 보려나....
    서울롯데백화점이면 "명동점"을 얘기하는 거죠? 하동관 가봐야 겠다.

  • 20. miru
    '05.11.17 10:06 AM

    저도 입덧땜시 평소에 좋아하지도 않던 곰탕이 마무 땡기고 있어요...
    하동관 맛은 못봤지만, 제가 있는 곳에서는 "백운곰탕"집이라고 좀 유명한 곳이 있어요..
    가까운 평택은 물론 서울에서도 먹으로 온다고 하더라구요..
    전 그런데 곰탕 먹으며 곰탕보다는 깍두기를 더 좋아라 하는 편입니다.
    해서, 하동관 깍두기 맛이 더 궁금해 지네요..^^

  • 21. 최유미
    '05.11.17 1:37 PM

    놋 그릇에 스텐 수저 참어울리지 안군요,

  • 22. 민서맘
    '05.11.17 1:40 PM

    예전 회사가 이 근처라 직원들이랑 자주 가긴 했었는데요.
    전 뭐 별로더라구요. 차라리 신선설렁탕이 더 나은듯..
    넘 정신없고, 곰탕에 밥 말아서 수저 푹 꽂아서 나오는거 하며,
    "깍꾹" 그러면 깍두기 국물 든 주전자 가지고 와서 국물 따라 주시는데
    전 왠지 좀 잔반 처리하는 느낌도 들고해서 이래저래 별로라 생각해요.
    근데 아직도 거기가 그렇게 성업 중이예요?
    아무래도 그 터가 돈이 좀 따라붙은 터인것 같네요.

  • 23. Terry
    '05.11.17 10:06 PM

    저 집은 놋그릇과 계란이 포인트 아닌가요?
    선생님은 계란 안 넣어 드셨나봐요....^^

    저 집도 그렇고 영춘옥의 꼬리곰탕도 그렇고 누린내라고나 할까... 그런 자체의 맛을 인위적으로
    강한 향채를 써서 없애지 않은 게 특징이 아닌가 싶습니다. 저는 두 집 다 맛이 무지 진하다고 느끼면서 조금 비위가 상했었는데 고기 무지 좋아하는 울 남편은 그야말로 '눈이 뒤집혀서' 먹더군요.
    저보고 고기 맛을 모른대요. 고기 많이 좋아하는 사람들은 담백하고 고소하기만 한 부위보다 약간
    노린내가 날랑 말랑 한 부위를 더 좋아하는 것 같더라구요. 물론 냄새나는 수입고기 같은 냄새 말고
    한우의 독특한 냄새~~^^

    날씨가 추워지니까 저도 저 집 다시 한 번 가고 싶네요.

  • 24. yuni
    '05.11.18 8:59 AM

    제가 저 집 특설렁탕 한그릇 뚝딱 먹는거보고 우리집 안친절한 **씨가 결혼결심 했다잖아요
    잘 먹으니 튼튼하겠다고...
    왠걸... 잘 보이려고 꾸역꾸역 먹고 집에가서 소화제를 얼마나 줏어 먹은지 모르니 그렇지...
    먹을땐 잘 모르겠는데 확실히 저 집 설렁탕이 중독이 있어요.
    오래 안 먹으면 먹어주고 싶거든요.
    직장이 바로 앞이셨던 친정아버지는 별로 안 좋아하셨는데
    우리집은 시아버지, 남편, 아들까지 安氏3대가 좋아하는 집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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