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중 하나가 갓김치에요.
제가 처녀적에, 친정어머니는 김장을 하면서 꼭 갓김치를 담그셨어요.
그때는 지금같이 돌산갓이 흔한 때가 아니라, 아니 보지도 못했을 때죠. 돌산갓보다 훨씬 가는 보통 갓으로 갓김치를 담그셨어요.
그 갓김치 친정 식구들, 아무도 안먹었는데, 어머니는 저 먹으라고 조금씩 담가주시곤 했죠.
'이 맛있는 걸 왜들 안먹는데..'하면서 맛있게 먹었구요...
삭힌 홍어도 그래요.
전..삭힌 홍어찜 무척 좋아하는데..고향이 남도인 kimys나 저희 시어머니는 안드세요.
제가 홍어찜 먹고 싶다고 하면..kimys는 신기하다는 듯 쳐다보곤 한답니다...그러면서 잘 사주지도 않아요.ㅠㅠ
홍어찜은 사회에 나와서 처음 먹어봤는데..처음 먹을 때는 뭐 이런 음식이 다 있나 싶었는데..먹을 수록 땡겨서...
자랄 때 먹어보지 않고 자랐는데..나중에 좋아하게 된 음식 중 하나가 가자미식해랍니다.

몇년전 kimys가 아직 현직에 있을 때 아랫 사람이 명절에 가자미식해 2통을 보냈는데,
우리 식구 아무도 안먹어서, 제가 두고두고 잘 먹었던 기억이 나네요.
그런데...먹을 줄 만 알지...만들어 본적은 없었어요. 뭐, 조밥을 지어서 삭힌다는 말만 들었죠.
며칠전 죽변에서 물가자미가 날아왔을때...'이거 식해만드는 가자미인 것 같은데...' 하면서도 엄두를 못냈어요.
게다가 어제는 치과 수술까지...
어제 저녁부터 오늘 오후 내내, 병든 닭처럼 시들시들하다가, 오후가 되서야 겨우 정신을 차렸습니다.
그리고 어부현종님의 홈페이지 '바다로'(이름 멋지지 않습니까?)에 가서 요리법을 찾았어요.
거기에는 조밥 대신 엿기름 물로 만드는법이 있었어요. 해서 부랴부랴 엿기름을 담갔죠.
식혜 하듯, 엿기름 불린 후 주물러서 그 물을 가라앉힌 후 윗물만 받아냈어요.
요리법에 써있는대로, 무와 가자미를 채쳐서, 소금에 재워두고,
엿기름물에 마늘과 생강 갈아넣고, 고춧가루도 풀어서 고추장처럼 껄쭉하게 불어나도록 두고,
무와 가자미를 꼭 짜서 양념에 버무렸어요. 워낙 쬐끔하니까, 금세 완성이 됐어요.
완성이 되긴 했는데..제대로 한 건지...맛이나 있으려는지...꼭 맛있어야 할텐데...
맛있게 삭아줘야 하는데...잘 삭은 식해가 있다면..진짜 다른 반찬없이 따끈한 밥 한그릇에 식해 한종지 있으면 되는데....
가자미식해의 부산물 입니다.

엿기름물 받아놓은 것이 식해를 담그고 남아서, 식혜를 했습니다.
마침 찬밥도 조금 있고 해서...
남은 엿기름물 알뜰하게 쓰고, 찬밥도 모두 처치하고, 게다가 새로 장만한 식혜그릇 개시도 해보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