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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짭짤 고소한 김혜경의 사는 이야기, 요리이야기.

원단시장에서 길 잃다 [오늘 저녁 반찬]

| 조회수 : 12,600 | 추천수 : 102
작성일 : 2005-11-08 23:23:16
저도 한때..재봉질에 미쳐 살았던 적이 있습니다.
딸애, 애기적에 친정집에 맡겨두고 기르고 저는 따로 살았는데, 퇴근 후 밤이 되면 아이가 보고싶어서 많이 울었어요, 잡념도 많고...
그래서 그 걸 잊으려고 헝겊이며 레이스며 사다가 밤 새워가며 식탁보, 전등갓 쿠션 커튼, 안만든게 없었습니다.
그때가 1981년, 82년무렵이니까...벌써 25년전이네요..

그후 딸아이 대여섯살 무렵, 딸아이의 인형옷이며 인형의 이부자리 만들어주느라 재봉틀을 써보고는 완전히 끊었었어요.
하기 시작하면...정신을 못차리니까요....임신중에 제 원피스도 만들어 입었었다니까요..^^;;

그런데 오늘....남대문시장에 갔다가 동대문시장까지 들러 뭔가 만들겠다는 야심으로 원단을 좀 샀습니다.
그 뭔가는...완성이 되면...그때 밝히기로 하고...
너무 오랜만에 간 동대문종합시장에서 그만 길을 잃고 헤매었다는..제가 가는 곳은 면직물 파는 곳인데..찾지 못해서..물어물어...

어렵사리 원단 사가지고 오자마자 싹뚝싹뚝 재단은 했는데...박을 일이 걱정이네요.
제 재봉틀, 우리 오빠가 ROTC 마치고 임관해서 받은 월급 차곡차곡 모아서 자기보다 먼저 시집가는 누이동생, 결혼선물로 해준..
그래서 아무리 구닥다리라 하더라도 절대로 없앨 수 없는, 역사 깊은 것이거든요.
전기로 가는 것이긴 한데..110V 라는..트랜스도 고장나서 못쓰는데...
하도 오래 안써서 밑실이나 감아 끼울 수 있으려는지..

지금 거실 한복판에다가 작은 테이블 꺼내놓고, 그 위에 재단한 원단을 터억 펼쳐놓았습니다.
그렇게 어질러 놓아야 먼지가 잔뜩 쌓인 재봉틀을 꺼내지 싶어서요...

어디 그뿐인가요...십년전쯤 일본 출장길에 로라애슐리에서 패치워크용 조각천 파는 사다놓고, 아직도 안맞추고 있어요.
그거 맞춘다고 패치워크용 바늘이랑 실까지 사왔어요.

제가...만약에...희망수첩에 며칠씩 그림자도 비치지 않는다면...아, 재봉틀과 씨름하고 있구나..그렇게 생각해주세요..^^




오늘 먹은 샐러드입니다.
배와 사과, 단감..이렇게 세가지 과일을 넣어 마요네즈에 버무렸습니다. 땅콩도 좀 넣어줬구요.
보통 샐러드에 사과는 많이 넣지만, 배는 많이 안넣는 것 같은데..오히려 배가 더 마요네즈랑 잘 어울리는 것 같아요.
감도 마요네즈와 잘 어울리고...칼로리야 만만치 않겠지만..저 두 접시 중 한접시를 제가 혼자 다 먹었어요...




데친 얼갈이에 된장과 참기름을 넣고 조물조물 했다가 멸치와 물을 붓고 끓인 찌개입니다.
얼마전 우리 82cook 식구가 된장을 보내주셨는데..아끼느라 안먹고 있다고 오늘 꺼내서 끓여봤어요.
그리 짜지도 않고 맛이 좋았어요.




지난번에 양념해둔 닭모래집 볶음입니다.
쪽지로도 요리법을 물어오시고 해서...레시피를 내놓아야할텐데..레시피랄게 없어요.

깨끗이 손질한 닭모래집을 결의 반대방향으로 썰어요. 전에는 한번 데쳐서 양념하기도 했는데..
제 느낌으로는 데치면 더 질겨지는 것 같아서..요새는 그냥합니다.

썰어둔 모래집에 소금 후추 청주를 살짝 넣어 간합니다. 밑간하는 정도로만요.
그리고 생강편 마늘편 마른고추편 파 등 향신채소를 듬뿍 넣어서 재워줍니다.

익힐 때는 프라이팬에 기름을 살짝 두르고 볶아주는데..전 이롬생스 향신유 썼어요, 확실히 냄새를 잡아주는 것 같아요.
볶으면 소금 후추를 더 넣어 간해줍니다.

어떻게 해야, 냄새를 잡아주느냐고 물으신 분이 계신데..냄새는요, 재료에 따른 것 같아요.
닭 모래집 자체가 냄새가 너무 심하면 향신채소 아무리 넣어봐야 그 냄새가 가셔지지않고,
재료가 좋으면 향신채소 많이 넣지 않아도 냄새가 별로 나지 않아요.
또 굴소스를 잘 쓰시는 분들이라면 소금 대신 굴소스를 조금 넣어 볶아도 맛이 있어요.
25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그린
    '05.11.8 11:24 PM

    으아~~ 치과치료받고 이 아파서 저녁을 굶었더니
    지금 뱃속에 전쟁이 납니다.
    넘 맛있어보여요...ㅡ.ㅡ

  • 2. 은행나무
    '05.11.8 11:29 PM

    ㅋㅋㅋ 2등

  • 3. 민경선
    '05.11.8 11:31 PM

    앗 3등 순위권이당

  • 4. 김혜란
    '05.11.8 11:31 PM

    오우..3등입니다. 국.. 저도 시도해 봐야겠어요. 감사^^

  • 5. 은행나무
    '05.11.8 11:53 PM

    저도 가끔 한가지에 중독돼 헤어나지 못할때 많아요.
    25살적에는 월드콘이 너무 맛있는거예요
    동네 슈퍼 아이스크림통에 가득 부어있던거 제가 다먹었어요 그것도 밤마다
    샌님 쵸콜릿이야기 .................우와!!!!! 나 정상이다. 그랬죠
    그리고 커피도 ... 저도 절대 사양않거든요
    근데 요새 너무 속도 쓰리고 그래서 줄이려고 무지 노력하는데
    일주일 허브차 열심히 마시다 속 괜찮다 싶으면 다시 마구 마시죠.
    한때는 잠자기 직전에 커피마셔야 잠을 잘 편안히 잘 수 있었죠
    (울 신랑은 한 잔만 마셔도 가슴이 벌렁벌렁거린데요...
    제가 제일 속상해 하는 점이죠.
    커피 좋아하는 남편이랑 살면서 이쁜 커피잔 사러 다니고 마시고, 또 마시고
    이케 하고 싶은데 ,,,,,,,,,,,,,,,,,,,, 절대 이루어 질수 없는 소원이죠)

    저도 냉동실에 닭모래집 있어요.
    마트에서 먹고 싶어서 사오긴 했는 데 글쎄 신랑이 회식안하고 그냥 오는 바람에...
    울신랑 이런것도 싫어 하거든요.울신랑 술도 안마셔서(술안마시는 이유 : 커피못마시는 이유랑 동일함)
    빨갛게 고추가루랑 청양고추 넣어서 혼자서 실컷 먹어보려던 계획 실패...

    맛있게 드세요.

  • 6. 백설공주
    '05.11.9 12:27 AM

    앗 저도 오늘 동대문종합상가? 한복많이 하는 곳있잖아요... 거기 갔다가 왔어요.
    12시부터 7시까지 있었어요. 원단도 구경하고, 5층인가 악세사리 만드는 재료파는곳...
    두타, 밀레오레 여러군데 갔구요..
    춘천에서 거기까지 한복하러 갔어요. 12월 3일날 시누결혼하거든요...
    만났으면 너무 반가울뻔 했어요... 하지만, 그래도 너무 기쁘네요

  • 7. soogug
    '05.11.9 12:32 AM

    샘님! 그래도 건강 생각하시면서 원단에 빠지셔야 합니다.^^*

    저의 친정 엄니 결혼하시면서 그때 돈으로 거금 주시고 사오신
    재봉틀 친정이 어려울때 어디론가 사라져버렸는데
    가끔 그 재봉틀 얘기 하시면 어디가서 비슷한걸 사다 드리나? 하고...
    (지금은 재봉질 전혀 안 하시는데도...)
    추억의 물건이 있다는게 좋은것 같아요

    선생님 그릇들은 다 예쁜데 맨 아래의 그릇은 더 더욱 예쁘네요..

  • 8. 유채꽃
    '05.11.9 2:14 AM

    전 울 4형제가 돈모아 산 피아노가 제일 애뜻하답니다.
    용돈모아모아 20년전에 샀죠.
    그때 돈을 제일 많이 낸 오빠는 지금 하늘나라에 있지만 정말 이 피아노는 어릴때 생각나게해주는 아주 소중한 피아노랍니다.
    재봉틀 많이 아껴주세요.

  • 9. 솜사탕
    '05.11.9 7:20 AM

    쌤~ 전 어릴적에 무척이나 재봉틀질이 하고 싶었더랬는데... ㅠ.ㅠ 학교에서 잠깐 하는거 말고는 못해봤어요... 이쁘게 만드셔서 꼭~ 보여주세요~ ^.^

    여긴 닭.을 한마리 사면 닭간하고 닭모래집.이 그대로 그 안에 들어있는데.. 그래봤자 한입.이지만..
    어떻게 해먹어야 할지 참 난감하더라구요. 그래서 전 튀겨버렸거든요. ^^;
    담엔 쌤님 방식으로.. ^.^

  • 10. DeepPurple
    '05.11.9 8:28 AM

    음식은 잘 안보이고
    담아놓은 한국적인 냄새
    물씬 풍기는 그릇만 보입니다^^
    그릇들이 너무 예뻐요!!

  • 11. 6층맘
    '05.11.9 8:43 AM

    인형 이부자리까지 만드셨다니 귀여운 모습이 절로 떠오릅니다.
    출근하자마자 컴켜고 들여다보며 미소짓고 있습니다.
    즐겁게 만드시고 결과물 알려주세요.
    저도 따라하렵니다.

  • 12. 이수미
    '05.11.9 10:01 AM

    아 !!!!!!!!!!
    이젠 재봉까정하심 저희들은 어찌하라고요~~~~~~~~~~

  • 13. 예쁜공주맘
    '05.11.9 10:06 AM

    샘님!!
    대단하시네요~~ 전 재봉틀 바늘이 무서워 배우다 그만 두었는데;;;
    너무 겁쟁이죠?!그래서 전 퀼트를 배웠답니다...지금은 접었지만^^
    뭐든지 꾸준히 해야 샘님처럼 성공하는데;;;
    닭모래집 맛나게 해먹을께요~~

  • 14. yaumkja
    '05.11.9 10:33 AM

    제가 순대볶음을 해본결과 녹차가루를 조금넣었더니
    전혀 냄새가 안나더군요
    제육볶음도 그렇고 순대도 그렇고 잘못하면 돼지 냄새나거든요
    그래서 이번 장터에서 산 녹차가루를 시험삼아 조금 넣었더니
    깜쪽같이 안나던데 다른 분도 한번 해보심이..

  • 15. 감자
    '05.11.9 11:37 AM

    저는 끈기가 없는 성격이라 그런지
    뭐 하나에 푹 빠지거나 미치지도 못하고..쉽게 발들여놨다 쉽게 질리는
    안 예쁜(?) 성향이 있어요...

    밤에 딸 보고싶어서 많이 우셨다니 제 맘이 왜 이리 짠한지요
    저도 얼렁 자식을 낳아봐야 부모맘을 알 수 있을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

    정말 뜻깊은 재봉틀이네요..전 홈패션 배우고싶어
    돈만 왕창내고 몇번 다니다 때려쳐서 돈만 날리고...
    직선박기나 할 수 있을지 모르겠어요..에고에고...

    집에 과일 많은데 저도 원조샐러드(예전엔 잔치집가면 다 저 샐러드였잔잖아요 ^^)
    해먹어볼래요!!

    희첩에만 오면 왜 이리 말이 많아지는지..죄송죄송 ^^;

  • 16. 김성연
    '05.11.9 1:45 PM

    닭모래집보다는 닭똥집이 더 맛있는 게 들리는 거 같아요.. 나만 그런가??

  • 17. miki
    '05.11.9 4:29 PM

    안녕하세요. 몇일 82에 푹 빠진 사람입니다. 여기 들어오니, 왠 아이디어두 많고, 아-- 다들 이렇게 사는구나. 음,, 이렇게 만드는구나..등등 너무 좋은 정보와 얘기거리가 만ㅎ이 있내요.
    초보 네티즌으로서는 신선한 충격입니다. 자주 놀러올께요. 글 자주 올리도록 열심히 만들고 꾸미고...
    82때문에 저 바빠지겠어요.

  • 18. 두민맘
    '05.11.9 4:54 PM

    닭모래집 친구가 먹는거 보고 '어흐' 하는 사람인데 반찬으로도 쓰시네요..
    그친구넨 애들 간식이나 술안주로 거의 뚝딱 해치웁니다..
    쌤따라 남편반찬으로 만들어 봐야겠습니다..
    아들놈 턱 교정땜에 심란한데
    저녁엔 규동과 깐풍육 도전하려고 시장봐 왔습니다..

  • 19. elisa
    '05.11.9 5:05 PM

    제가 요즘 거기에 모든 시간을 올인하는 중인데...ㅠㅠ
    선생님 너무 뜻밖이에요..^^

  • 20. miru
    '05.11.9 5:41 PM

    샘요, 저도 어제 저녁 울아가 베냇저고리 처음 만들기 시작했어요..^^
    주재료에, 부재료에, 재단된 원단에다, 설명서까지 너무도 친절하게 배송이 되었는데...
    그런데 그만, 제 매뉴얼난독증이 문제란 말이죠...-.-
    그 간단한 설명서 한참 바라보고, 또 원단 한참 바라보고..
    한시간 정도 연구해서, 겨우 시접선 그려 넣었다는 거 아닙니까....ㅜ.ㅜ
    오늘도 가서 연구 좀 해봐야 할 것 같아요..^^

  • 21. 어설프니
    '05.11.9 8:50 PM

    항상 에너지가 느껴져요.......

    직장 그만두고 당장에 할 것처럼 사둔 재봉틀에 밑실조차 끼우지 않은 저를 보니, 쌤의 에너지가 부럽습니다.....

    재봉틀 안만진지 학교 졸업하곤 처음이네요......

    ㅋㅋㅋ........쌤님의 작품을 보아야 제 재봉틀에 손이 갈려나요.......^^

  • 22. 세연마미
    '05.11.9 11:14 PM

    쌤님..넘 우껴요..

    저도 천만 사노코 모셔두기만 한게
    여러게 잇거든여..
    쌤님도..그러셧군여..ㅋㅋㅋㅋㅋ

  • 23. 홍어
    '05.11.13 12:07 PM

    바느질은 안하세요? 묻고 싶었었어요. ㅋㅋ
    재봉질~ 휴 허리만 안아프면 좋은데요. 그쵸??

  • 24. 민민맘(김정순)
    '05.11.15 8:51 PM

    저는 아직 봉틀에 미쳐있죠...ㅋㅋㅋ
    여기는 대구라서...동대문한번 가는게 소원이랍니다...딸린 혹이 많아서리..ㅎㅎ
    며칠전 저희도 이거 해먹었는데....소주좀 많이 넣고 살짝 삶아서 볶아먹었어요.
    마늘편이랑 청양고추 듬뿍 넣구요...ㅎㅎ 울신랑이 참 좋아해서리...ㅎㅎ

  • 25. 스프라이트
    '05.11.16 2:58 PM

    그릇도 예쁘고 국물과 샐러드 모두 맛나겠어요. 닭모래집은 한번도 만들어본적이 없어서
    맛을 그리는데요..쫄깃쫄깃 향긋할것같은데요?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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