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전할 줄 모르는 kimys를 골프장에 데려다주고 데려오기로 이미 약속이 되어있었죠.
솔직히 고백하건대, 이천에 위치한 골프장이 아니라면...아마도 방향이 같은 사람차 수배해서 얻어타고 가라고 했을거에요.
그런데...장소가 장소인지라..이천에는 제가 좋아하는 온천도 있고, 그릇도 있고...^^
새벽 5시30분에 출발했는데 빗길이라서 규정속도 정확하게 지켜가면서 갔더니..1시간30분이나 걸렸어요.
90분동안 몇분동안이나 대화 했는 줄 아세요?
10분이나 했을까? 두사람이 다 졸린 것도 아닌데...참, 아침부터 대화할 꺼리가 없더만요..쩝...
분위기좋은 카페 같은데서 쉬지않고 재미나게 이야기하는 사람들은 불륜이고, 서로 딴데 쳐다보고 차만 마시는 사람은 부부이라면서요?
저희가 딱 그렇습니다.
저희 부부, 대화를 많이 하는 편임에도 불구하고 카페니, 아니면 차를 같이 타고 가는 동안 입을 딱풀로 붙인듯 다물고 다닌다는...^^;;
운전하는 동안 내내, kimys를 내려주고나서 할 일들에 대해서만 생각했죠..온천욕과 예쁜 그릇 사기... ^^
kimys를 클럽하우스에 내려주고, 바로 이천 시내로 들어갔습니다.
미란다호텔 사우나를 갈까, 설봉호텔 사우나를 갈까 하다가..이번에는 설봉호텔로 가기로 맘먹었습니다.
지난 봄 모임에는 kimys를 기다리는 동안 미란다 사우나 갔었거든요.
설봉호텔에 가보니, 사우나와 찜질방이 각각 있는거에요, 어디를 갈까 망설이는데 마침 목욕을 마치고 나오신 한 할머니께서 친절하게도,
"요기는 만원 내면 종일 있어도 되고 노래방도 공짜유, 조기는 4천원짜리 목욕탕인데 아침 8시전에는 3천원이야, 지금가면 3천원이지"
라고 가르쳐주시는 거에요. 친절하신 이천할머니!!
3천원짜리 온천이라니...주저없이 목욕탕으로 발걸음을 옮겼습니다.
온천물에 몸도 담그고, 목욕탕 한쪽에 마련된 뜨끈뜨끈한 맥반석찜질방에서 어깨랑 허리를 지지다가 잠도 들었는데...
잠에 깨어나면서도...이 목욕탕이 3천원이면 거저야, 거저야..이러면서 얼마나 흐뭇했는지...
온천을 마치고는 여기까지 온 김에 쌍룡해장국을 먹어줘야해...하며 쏟아지는 비속을 뚫고 갔습니다.
머리는 젖은, 웬 여자가 아침 10시에 해장국집에 혼자 와서 해장국을 시키니까...좀 이상해 보였나봐요...사람들이 다 쳐다보대요..
주문해놓고,kimys에게 몇홀이냐고 문자날렸더니, 바로 전화가 오는거에요..
"비가 너무 와서 아무래도 18홀 다 못돌고 일찍 접어야할 것 같다"고...
알았다고 지금 밥먹고 있는데..밥 먹고마자 바로 가겠다고..
그 뜨거운 해장국을 빨리 먹으려니까 어찌나 땀이 흐르는 지, 하여간 꾸역꾸역 다 먹고...골프장을 향해서 가는데,
천천히 오라고, 자기도 밥 먹는다고...밥먹는데 시간 많이 걸린다고...앗싸..아무렴 그래야지....
사실 지난번에 이천에 왔을 때 산아래님에게 부탁한 그릇이 있었어요.
식혜 담아먹을 예쁜 그릇을 찾다가 마땅한게 없어서 구워달라고 했거든요.
오늘 이천까지 군말없이 kimys를 태워다준것도 다 이 그릇을 찾아가기 위한 것이었구요..^^

그릇장이 꽉 차, 더 넣을 데도 없고 해서...식혜그릇만 찾아오려고 했는데...
이쁜 애들이..자기도 우리 집에 가서 살고 싶다고 하도 잡아끄는 통에..그래 너도 가자, 그래 너도 가자하며..이렇게 또 식구를 늘렸습니다.
그래도...아직 못 데리고 온 애들이 있습니다. 걔네 들은...카메라에 담아왔습니다...가지지는 못해도 보기라도 하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