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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짭짤 고소한 김혜경의 사는 이야기, 요리이야기.

혼자 즐긴 짧은 이천 여행

| 조회수 : 11,084 | 추천수 : 133
작성일 : 2005-10-21 21:12:33
kimys가 속해있는 그룹에서 일년 두번 봄 가을로 골프모임을 갖는데, 오늘이 바로 가을모임날 이었습니다.
운전할 줄 모르는 kimys를 골프장에 데려다주고 데려오기로 이미 약속이 되어있었죠.
솔직히 고백하건대, 이천에 위치한 골프장이 아니라면...아마도 방향이 같은 사람차 수배해서 얻어타고 가라고 했을거에요.
그런데...장소가 장소인지라..이천에는 제가 좋아하는 온천도 있고, 그릇도 있고...^^

새벽 5시30분에 출발했는데 빗길이라서 규정속도 정확하게 지켜가면서 갔더니..1시간30분이나 걸렸어요.
90분동안 몇분동안이나 대화 했는 줄 아세요?
10분이나 했을까? 두사람이 다 졸린 것도 아닌데...참, 아침부터 대화할 꺼리가 없더만요..쩝...

분위기좋은 카페 같은데서 쉬지않고 재미나게 이야기하는 사람들은 불륜이고, 서로 딴데 쳐다보고 차만 마시는 사람은 부부이라면서요?
저희가 딱 그렇습니다.
저희 부부, 대화를 많이 하는 편임에도 불구하고 카페니, 아니면 차를 같이 타고 가는 동안 입을 딱풀로 붙인듯 다물고 다닌다는...^^;;
운전하는 동안 내내, kimys를 내려주고나서 할 일들에 대해서만 생각했죠..온천욕과 예쁜 그릇 사기... ^^

kimys를 클럽하우스에 내려주고, 바로 이천 시내로 들어갔습니다.
미란다호텔 사우나를 갈까, 설봉호텔 사우나를 갈까 하다가..이번에는 설봉호텔로 가기로 맘먹었습니다.
지난 봄 모임에는 kimys를 기다리는 동안 미란다 사우나 갔었거든요.
설봉호텔에 가보니, 사우나와 찜질방이 각각 있는거에요, 어디를 갈까 망설이는데 마침 목욕을 마치고 나오신 한 할머니께서 친절하게도,
"요기는 만원 내면 종일 있어도 되고 노래방도 공짜유, 조기는 4천원짜리 목욕탕인데 아침 8시전에는 3천원이야, 지금가면 3천원이지"
라고 가르쳐주시는 거에요. 친절하신 이천할머니!!
3천원짜리 온천이라니...주저없이 목욕탕으로 발걸음을 옮겼습니다.

온천물에 몸도 담그고, 목욕탕 한쪽에 마련된 뜨끈뜨끈한 맥반석찜질방에서 어깨랑 허리를 지지다가 잠도 들었는데...
잠에 깨어나면서도...이 목욕탕이 3천원이면 거저야, 거저야..이러면서 얼마나 흐뭇했는지...

온천을 마치고는 여기까지 온 김에 쌍룡해장국을 먹어줘야해...하며 쏟아지는 비속을 뚫고 갔습니다.
머리는 젖은, 웬 여자가 아침 10시에 해장국집에 혼자 와서 해장국을 시키니까...좀 이상해 보였나봐요...사람들이 다 쳐다보대요..
주문해놓고,kimys에게 몇홀이냐고 문자날렸더니, 바로 전화가 오는거에요..
"비가 너무 와서 아무래도 18홀 다 못돌고 일찍 접어야할 것 같다"고...
알았다고 지금 밥먹고 있는데..밥 먹고마자 바로 가겠다고..
그 뜨거운 해장국을 빨리 먹으려니까 어찌나 땀이 흐르는 지, 하여간 꾸역꾸역 다 먹고...골프장을 향해서 가는데,
천천히 오라고, 자기도 밥 먹는다고...밥먹는데 시간 많이 걸린다고...앗싸..아무렴 그래야지....

사실 지난번에 이천에 왔을 때 산아래님에게 부탁한 그릇이 있었어요.
식혜 담아먹을 예쁜 그릇을 찾다가 마땅한게 없어서 구워달라고 했거든요.
오늘 이천까지 군말없이 kimys를 태워다준것도 다 이 그릇을 찾아가기 위한 것이었구요..^^



그릇장이 꽉 차, 더 넣을 데도 없고 해서...식혜그릇만 찾아오려고 했는데...
이쁜 애들이..자기도 우리 집에 가서 살고 싶다고 하도 잡아끄는 통에..그래 너도 가자, 그래 너도 가자하며..이렇게 또 식구를 늘렸습니다.
그래도...아직 못 데리고 온 애들이 있습니다. 걔네 들은...카메라에 담아왔습니다...가지지는 못해도 보기라도 하려고...
20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코코샤넬
    '05.10.21 9:13 PM

    그릇이 넘 이뻐요^^

  • 2. 은종이
    '05.10.21 9:27 PM

    이런 그릇은 느낌이 어찌이리 푸근한지요? 점점 나이 들수록 더 좋아질라나?
    선생님 그릇 정말 이뻐요

  • 3. 로미쥴리
    '05.10.21 9:33 PM

    속도땜시 화 날려고 그래요.
    로그인 기다리다 처음으로 해 볼뻔한 1등도 놓치고...
    근데 그릇들이 넘 정감있어 보는 즐거움이 그것들을 다 용서해 줍니다.

  • 4. 고소미
    '05.10.21 9:42 PM

    저도 도자기에 필이 꽂혀서 정신 못차리고 있습니다. 요즘엔 반포 지하상가 가고싶어 죽겠어요. 사실 거긴 한번도 안가봤거든요. 거기서 그릇사고 무스쿠스가서 밥먹으면 환상이겠어여~~~. 정말 좋은 시간 되셨겠어요. 근데 남편분 운전못하신다는거..... 재밌어요.ㅋㅋ

  • 5. 김민지
    '05.10.21 9:53 PM

    각기 다른 보라빛이 나는게 예뻐요.
    역쉬 눈이 보배에요.*^^*

  • 6. onion
    '05.10.21 9:55 PM

    오른쪽 뒤에 있는..속 파란게 식혜그릇인가봐요.. 참 예쁘네요.
    앞의 접시같은거에 노오란 생선전 놓으면 얼마나 잘 어울릴까요..혼자 상상해봅니다.

  • 7. fish
    '05.10.21 11:12 PM

    여행이야기가 더 재미있어요. ^^

  • 8. 그린
    '05.10.21 11:30 PM

    오른쪽 위쪽이 식혜그릇 맞죠?^^
    얼음 동동 뜬 말간 식혜 담아놓으면 정말 멋지겠어요.
    역시 샘 안목에 감탄감탄...

    오늘 비 오고나더니 기온이 뚝 떨어져 으슬으슬 추운데
    3천원짜리 온천욕 넘 좋으셨겠어요.
    피부, 지금도 보들보들 하시죠?ㅎㅎ

  • 9. 강아지똥
    '05.10.22 1:03 AM

    전 언제쯤 이렇게 이쁜그릇들을 소장할 날이 올까요?! 그릇들...넘 이뻐요^^

  • 10. 시크릿 가든
    '05.10.22 3:10 AM

    부부라서 좋은게 말 하고 싶지 않을 때 말하지 않아도 되는거 아닌가요?
    남이랑 있으면 쉴 새 없이 이야기 해야 하는데 그런 부담도 없고...난 그런 거 되게 피곤하던데..
    저희 부부는 대화가 굉장히 많은 편인데 (대화라기 보담은 거의 온갖 이야기를 다 하는통에..)드라이브 할때는 조용히 음악을 듣곤 해요. 그러다 말문이 트이면 음악 끄고 재잘재잘^^

  • 11. champlain
    '05.10.22 3:29 AM

    다아 이쁘지만 맨 가운데 접시 2개가 딱~ 눈에 들어오네요..^^

  • 12. 엘리사벳
    '05.10.22 9:41 AM

    쌍용해장국집이면 10분 거리인데........ 연락좀 하셨으면 , 아니 미리 알고만 있었어도
    달려갔을텐데........

  • 13. 때찌때찌
    '05.10.22 9:42 AM

    아~~이천에 정말 가고 싶다니까요......ㅎㅎ

  • 14. 크레센도
    '05.10.22 10:35 AM

    정말 모두다 예쁘죠?
    저도 가면...시간 가는줄 모르고 있다가 온답니다...

  • 15. emile
    '05.10.22 5:34 PM

    쌤!!! 전 이천에 2년전에 일 때문에 출장을 그리 자주가도 일마치고 담날 까지 할일 없어
    미란다호텔 목욕이나 겨우 하고 빌빌거렸는데...세상에 이런 멍청이
    이젠 이런 정보가 있는데 그리 출장갈 일이 없다는 ㅠㅠㅠ

    그리고 한가지 더있어요.
    차가 정지선에 멈추었을 때 다정하게 바라보고 이야기하면 불륜
    서로 각자의 방향으로 차창 밖을 노려보면 부부라죠 아마? ㅎㅎㅎ

  • 16. 라이
    '05.10.22 9:59 PM

    저도 선생님 가시기 이틀 전쯤에 산아래에 다녀 왔네요. 그때 금요일에 샘 오신다고 하시더군요.
    전 화병 사 왔는데요,82회원이라고 예쁜 나뭇잎 그릇도 선물로 주시고, 너무 고맙고 염치가 없었답니다.82에 보탬은 안되면서 덕만 봅니다. 두루두루 여러분께 이기회에 감사 인사 드립니다.

  • 17. 여름나라
    '05.10.23 2:35 AM

    식혜그릇때문에 지름신이 강하게 오시는중인듯 싶어요..제가 식혜 대접을 잘해서 사고나도 본전은 뽑을것같다고... 맑은 제 식혜가 파란빛까지 띄게되면 금상첨화일듯 싶다고 ..지름신이 강하게 이르시내요...ㅠㅠ

    다른 그릇들도 저희집도 가자고 조르고 있는중인듯싶구...미치겠내요...흑흑

  • 18. 미루나무
    '05.10.23 7:46 PM

    맨 앞에 두 접시는 저도 눈도장만 찍고 왔는데..
    입구에 걸려 있는 하얀 풍경도 넘 이쁘더라구요.
    산아래님께 82쿡 회원이라고 말씀드릴까 하다가 하나도 안사고 구경만 해서리..
    미안해서 그냥 왔네요 ^^

  • 19. candy
    '05.10.24 4:33 PM

    이천 여행 곧 이루고 말리라~~~~ㅋㅋ
    친절한 안내 감사해요....

  • 20. 루도비까
    '05.10.25 12:17 PM

    내고향 이천 ...
    선생님 설봉가신거 잘하신겁니다
    이천사람들은 미란다 안쳐주거든요
    원래가 설봉이 온천장 이여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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