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imys, 인상이 좋다...착하게 생겼다..하는 소리를 많이 듣는 편인데...사실 알고보면 참 독한 면이 있습니다.
담배를 끊을 때 그랬어요. 남자들끼리는 그런다면서요? 금연하는 사람하고는 상종하지 말라고..독하다고..
kimys가 담배를 끊은 건 지난 1993년이었어요.
93년 2월 초순이었는데..느닷없이..만나는 사람들마다 "나 삼일절을 기해서 담배 끊는다!!"이러면서 다니는 거에요.
평소 말수가 적은 편이며, 더구나 자신의 개인적인 얘기를 잘 하지 않는 사람인데..이게 웬일인가 싶었더니...
이 사람 말이 "주변사람들에게 담배끊겠다고 미리 이야기 해두면 창피해서라도 담배를 안 피울 것"이라는 거에요.
약속을 못지키면 체면이 말이 아니니까, 꼭 끊을 수 있을 거라는 거죠.
진짜 그러더니..진짜 1993년 3월1일이후, 아직까지 단 한대도 안 피웠대요.
가끔, "당신 나 모르게 담배 피운 적 있지? 남자들 그렇게 단칼에 담배 못 끊는다 하던데...당신도 나 몰래 피웠을 거라 하던데.." 하면,
절대로 아니라며...자신과의 약속을 어기는 게 싫어서..몹시 담배가 그리워도 참았다는 거에요.
물론 이제는 너무 오래되서 담배생각도 안나구요.
그러던 그가 이번에는 살을 빼겠다고 합니다.
그동안 1년 정도 헬스를 다녀서..나름대로 살도 좀 빼고, 특히 뱃살도 좀 줄이고 했는데..그걸로는 만족스럽지 못하대요.
해서 오늘부터 저녁은 두부나 묵 같은 저칼로리 식품을 밥 대신 먹겠대요. 탄수화물을 좀 줄여보겠다는 거죠.
대신 김치니 나물이니 생선이니 고기니 하는 반찬들은 먹겠대요.
그리고 저녁식사 이후 아무런 간식도 하지 않겠대요, 그 좋아하는 과일도 저녁식사 후에는 안먹겠대요.
일단 보름동안 이렇게 해보겠다네요...
해서..일단은 집에 있는 묵가루 소비차원에서 묵을 쒀서 주기로 했어요. 묵가루 다 먹고 나면 두부를 사먹기로 했구요.
보름 정도 해서 살이 빠지면, 기간을 연장할 수도 있다고 하네요.
해서 오늘 아침부터 콤비묵을 쒔습니다. 동부묵과 메밀묵을 이층으로 굳혔어요.
그걸 한 접시씩( 저도 밥 대신 묵을..ㅠㅠ) 먹었답니다.
그런데 재밌는 건..양념장을 살짝 얹어서 묵을 먹으니까..반찬 먹고 싶은 생각이 나질 않는거에요.
그래도 이것저것 먹어뒀어요, 허기질까봐...
보름동안, 자기랑 같이 다이어트를 하자는데..이거 참 고민입니다...저녁에 밥을 안먹고 무슨 재미로 살라고..ㅠㅠ...
그리고 밤에 간식 안먹고 무슨 재미로 살라고..
고구마랑 밤이랑 사과랑 배랑 옥수수랑..먹어줘야할 간식이 잔뜩 있는데...밤에 안먹으면 그걸 언제 먹자고..어흑...
호박고구마 얄팍얄팍하게 썰어서 계피가루와 설탕가루 묻혀서 오븐에 구워낸 고구마칩이 너무나 먹고 싶은데..
물 많은 연한 배 하나 깎아서 아삭아삭 먹고 싶은데...
쫀득쫀득 찰진 옥수수 쪄서 두어개 먹고 싶은데...
kimys 눈치보느라...선뜻 행동으로 옮기지는 못하고..
아...먹고 싶은 것 이것저것이 머리속에 뭉개구름처럼 모락모락 피어나는 가운데..밤이 깊어가고 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