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일찍 집에서 나와서, 하루 종일 볼일 보고 거의 6시쯤 귀가했어요.
저녁한다고 쌀을 막 씻었는데..경비실에서 인터폰..
내용인즉, 어제 물탱크 청소가 잘못돼서, 재작업을 해야하기 때문에 내일 오후까지 다시 단수해야한다는 거에요.
곧 물이 끊어질 거니까 빨리 받으라는 경비아저씨의 말, 인터폰도 여러번 했고, 쫓아올라오기까지 했는데 집에 사람이 없더라고...
안방 목욕탕에 수도물 틀고, 거실쪽 목욕탕 물받으러 가니..벌써 물이 끊어지는 거 있죠..세상에나...받아놓은 물 한방울도 없는데...
밥, 가스불에 앉쳐놓고, kimys랑 양동이 3개 들고 경비실 옆 수도에서 물을 2번이나 길어날랐어요.
우리 라인 물탱크만 문제가 있고 다른 곳의 수도는 멀쩡하다는 거에요. 이궁..재수도 없지...
그래도 길어먹을 곳이라도 있다는 것에 위안을 삼았어요. 전체적으로 물이 나오지 않는다면 얼마나 불편하겠어요.
물을 길어나르는데..옛날 생각이 나는 거에요.
이 아파트에 이사온 게, 1993년 9월15일.
이사한지 며칠 되지않아 추석명절이었는데..추석날 저녁 먹고 설거지를 하려는데 물이 나오지 않는거에요.
그때는, 관리사무소에서 물탱크의 압력 조절을 잘못 조절해서 그만..., 명절 저녁이라 식구들도 아주 많아 설거지도 산더미...
오늘 물을 길어나른 경비실 옆 수도에서 그 많은 저녁 설거지를 하는데...달이 휘영청 밝더라는..
그게 벌써 10여년 전 일이네요..엊그제 같은데...
물 땜에 정신을 빼고나서 바로 저녁 밥을 먹으려니...밥이 잘 넘어가질 않아서 먹는둥 마는둥...
밤이 깊어지니까, 출출해서 견딜 수가 없네요.
냉장고 안에 지난 주에 사다둔 떡볶이 떡이 생각나서...한밤중에 떡볶이를 했어요.

고추장 2큰술에 케첩도 1큰술 넣어주고, 두반장도 반큰술 정도 넣어주고..
떡볶이는 좀 달아야 맛있으니까, 설탕과 물엿도 좀 넉넉하게 넣어주고.
물도 넉넉하게 부어 양념을 자글자글 끓이다가 떡볶이 떡 넣어주고 양파랑 파 마늘까지 넣어줬어요.
오랜만에 한 떡볶이...정말 맛있네요. 그런데..떡볶이가 맛있는 까닭은 제 솜씨 탓이 절대로 아니구요...
고추장의 승리이에요. 고추장이 진짜 맛있어요.
친정어머니의 고추장, 색깔은 검붉은 색이고 다소 뻑뻑해서 그냥 눈으로 봐서는 맛있을 것 같지 않은데 음식을 해놓으면 맛이 있어요.
지금 TV에서 '언브레이커블'하네요.
'식스 센스'의 감독 작품이라고 해서 없는 시간 쪼개서 kimys랑 극장에 가서 보고는 실망했다는..'식스센스'에 영 못미쳐서...
다시 볼까 말까 망설이다가 컴퓨터 앞에 앉았는데...다시 좀 봐야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