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 돌아와 보니, 손님들도 와 있어서..잠시 접대하고 나니..어찌나 피곤한지..그만 낮잠 들어버렸어요.
자면서도, '안되는데..자면 안되는데...저녁해야되는데..국은 뭘끓이지..' 했다니까요...
낮잠이 덜 깨 멍한 상태로 나와서...식사준비를 하려니...어찌나 버벅거렸던지..

그나마, 낮에 사온 해파리 조금 물에 담가둔게 있어서 해파리 냉채 했어요.
보통 해파리는 채썰어 팔잖아요? 그런데 이따금 식당에 가보면 모양이 좀 다른 해파리를 줘요.
갈현동에 유명한 오리집에는 오리고기와 이 해파리를 함께 먹도록 하고,
지난번 서산 박속낙지집에는 돌나물과 같이 넣어 초고추장에 비벼주고...
그래서 오늘 마포농수산물시장에서 이런 해파리를 찾았더니..단 한집에 있네요. ㎏에 5천원, 채썰어놓은 것이랑 값은 같아요.
파는 사람은 해파리발이라고 하던데...전에 식당에서는 떡해파리라고 했던 것 같아요.
암튼 파는 분이 채썬 것보다 더 부드럽다고 하더라구요..손질법은 같고...
해파리를 손질하는 방법..사람마다 다르죠? 그냥 찬물에 담가두는 사람, 뜨거운 물에 데쳐내는 사람..
전 찬물에 두어시간 담갔다가 냄비에 물을 미지근하게 데워서 거기에 해파리를 담가둬요.
어지간히 짠맛이 빠졌다 싶으면 찬물에 한번 헹궈 건진다음 밑간을 하죠.
밑간은 보통 식초 소금 설탕 참기름으로 해요.
오늘도 같은 방법으로 손질했어요. 해파리 외에 냉동실에서 새우랑 가리비살 꺼내 녹이고, 오이 채썰고...
그리고 제가 키우고 있는 싹채소도 곁들이고...
소스는 마늘소스였구요. 겨자소스는 아무래도 귀찮잖아요...튜브겨자를 쓰면 되긴 하지만..그래도 제맛을 내려면 겨자를 익혀야 하는데..

해파리냉채에..김치냉장고 안에 있던 항정살 굽고, 민들레 데쳐서 초고추장에 무치고, 어제 먹다 남은 머우잎도 찌고, 마늘쫑 볶고, 참치넣고 김치찌개하고...
민들레는 데쳐서 무친 후에도 여전히 씁쓸했는데 조금 후 먹으니까 간이 배어서 그런 지 먹을 때는 쓴맛이 거의 없고 맛 있었어요.
머위잎은 찌니까..오히려 쓴맛이 더 강한 느낌..차라리 어제 생잎이 난 것 같던데요.
암튼 저녁 준비..얼마나 바빴는 지...바쁘게 준비했지만 반찬들을 싹싹 비워줘서...아주 기분이 좋았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