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짭짤 고소한 김혜경의 사는 이야기, 요리이야기.

촬영의 잔재가 어디 채소뿐이랴!

| 조회수 : 8,647 | 추천수 : 91
작성일 : 2005-05-15 23:25:49
촬영하고 남은 흔적들이 어디 채소 뿐이겠어요??
만들어 쓰고 남은 소스류, 베이컨 쪼가리, 어중간한 양의 생크림 등등...
오늘, 한가지라도 상해서 버리지 않게 열심히 먹어보겠다고...오늘 하루 종일 정말 열심히 먹었습니다.

점심엔...냉동실에 들어있던 삼겹살을 꺼내서 구웠습니다.
늘 제주산 생삼겹살이나 하이포크 삼겹살 사다먹었는데, 냉동도 잘 고르니까 맛이 괜찮네요.
파무침도 하고, 영양부추 샐러드도 했어요. 영양부추 쬐끔 남은 것에 적채순, 래디쉬를 넣고 간장에 맛술 좀 넣고 겨자 좀 풀어서 넣었죠.

저녁엔 채소와 더불어 잡다하게 남은 것들 정리한다고...



일단 오징어는, '처치'차원에서 구운 건 아니에요. 매 끼니 처리차원으로 할 수도 없잖아요.
오징어는 간장으로 간했어요. 간장과 맛간장, 맛술, 핫소스..아, 또 뭐를 넣었더라..에구..이 기억력..
암튼 이렇게 간장양념에 재웠다가 구웠어요.




쓰고남은 베이컨 조각과 새우 몇마리, 그리고 소스를 처리하느라, 새우도 구웠구요.
제이미 올리버가 좋아하는 로즈마리에 꿰어서 구웠어요. 제이미 올리버 로즈마리 줄기 굉장히 좋아하잖아요.
새우에 베이컨을 말다보니 베이컨이 부족해서...베이컨 옷을 못 얻어입은 새우도 있었다는...




그리고...이건 아주 요상하게 됐는데..
촬영에 끝부분 이쁜 곳만 골라쓰고 밋밋한 줄기만 남은 아스파라거스와 양파채 썰어둔 것, 된장찌개 끓이다 남은 감자 조각 등등을 이용...
그라탕 그릇 바닥에 버터를 두르고...양파채 한겹깔고, 감자 한켜 올리고 조각내서 얼려뒀던(그래서 새우를 말수도 없었던) 베이컨 몇조각 얹어주고, 아스파라거스도 깔아주고, 그위는 홍합요리 하다 남은 날치알소스도 들이붓고, 생크림도 한 큰술 뿌려주고, 치즈까지 올려 오븐에 구웠답니다.
상상만 해도...리마리오가 생각날 만큼 느끼하시죠??
그래도 생각보다는 덜 느끼하네요.

하루 종일 이렇게 먹어댔으니...

아까 아침에 본 맛대맛 대결음식 생각이 간절합니다.
12가지 나물과 강된장을 곁들인 보리밥...원래 보리밥 좋아하지도 않는데..보리밥 생각이 나네요.
아니면 9:0으로 져서..아직까지 분루를 삼키고 있을 낙지박속칼국수...
그런 개운한 음식 좀 먹었으면 좋겠어요...

근데..요새 맛대맛 보면 참 재밌어요..출연자들이 먹고 싶은 음식을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먹을 수 있는 음식을 선택하는 모양이에요.
눈치 봐서..이길 듯한 음식으로 몰아주는 듯...오늘도 9:0으로 보리밥이 이기는 것을 보고, 뜻밖이라고 생각했거든요.
몇명쯤은 칼국수를 선택할 줄 알았는데...오늘 칼국수 반죽 미역가루랑 다시마가루를 넣어 반죽해 먹음직한 초록색이던데...
아무래도 내일 낮에는 낙지칼국수는 아니어도, 바지락칼국수라도 한그릇 먹어줘야할 것 같네요...
18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그린
    '05.5.15 11:29 PM

    우와...횡재네... 1등^^

  • 2. 그린
    '05.5.15 11:30 PM

    실은 저도 오늘 냉장고 정리 차원에서
    닭가슴살 재어놓은 거 오븐에 구워 처리했거든요.
    카레라이스 한 그릇에 닭고기까지...
    배가 너무 불러 동네 한 바퀴 돌고 온 후 습관처럼 들어왔는데
    새 글이 올려져 있어 더욱 반갑습니다.^^

  • 3. 서산댁
    '05.5.15 11:32 PM

    혹시 2등..
    간만에 등수 놀이, 재미 나네요.

  • 4. 서산댁
    '05.5.15 11:34 PM

    서산에서 유명한 음식이 박속낙지 라는 사실 아시나요??
    박속과 바지락, 거기에 산낙지 까지들어간 육수, 생각해 보세요
    얼마나 시원하고, 개운한지...아시는 분들은 다 알지요..

  • 5. 아짱
    '05.5.16 12:44 AM

    선생님..제가 오랜만에 와서 그러가요?
    요리가 보기에 너무 멋지네요...
    스타일리스트 다 되신거 같아요...

    촬영의 잔재로 탄생된거라니 정말 대단하세요...

  • 6. 헤르미온느
    '05.5.16 1:04 AM - 삭제된댓글

    오마낫,,, 서산에 유명한게 너무많군요,
    이름도 첨 들어본 박속낙지,,,,
    아,,, 서산으로 떠야게따,,,쓩~~~

  • 7. 지성조아
    '05.5.16 1:10 AM

    오호~~~4등!!!

    베이컨 옷을 못 얻어입은 새우...ㅎㅎㅎㅎ
    그 새우 저희집으로 보내주시징~~두껍게 입힐수 있는 베이컨 있는데...^^
    스승의 날이라구...발등에 떨어진 아이들 선생님 생각만(딱 생각만...;;;;)했지..
    정작 중요한 제 선생님을 잊을뻔 했어요.^^;;;
    오늘 잘 보내셨나요? 선생님...
    무지몽매한 제자가 다 늦게(날도 넘기구...;;;) 인사드려요~~ 항상 감사드립니다.^^

  • 8. 지성조아
    '05.5.16 1:11 AM

    모야? 헤르미온느님 땜에 5등 됐네~~ >.<...그래두 조타~~히히

  • 9. 미스테리
    '05.5.16 1:17 AM

    모야...구럼 난 6등??
    쌤~
    정말 스타일리스트가 다 되신듯...^^
    오늘 잘 보내셨죠??
    서산에 유명한음식이 뭔지 오늘 알았어요...맛이 궁금궁금...!!

  • 10. 분홍공주
    '05.5.16 7:26 AM

    어제 겉절이 한다구 장보러(재래시장)가서 이것 저것 장보고선
    집에 와 보니 생강을 빠트리고 왔어요(계산하고 샀는데 어디서 흘린거죠)
    요즘 장만 보고 왔다하면 물건을 하나정도 빠트려요
    갑자기 넘 우울했어요
    내가 이리 깜박증이 심한가싶어...샘처럼 생강빠진 겉절이 담구고....ㅎㅎㅎㅎ
    오늘 맛대맛 보리밥 촬영한 그동네에 살고 있는데
    전 이동네에 보리밥 유명한지 어제 첨 알았어요 울신랑도 첨이래요(물론 토박이는 아니구요)
    가만히보면 멀리서 맛있는 음식을 찾을것이 아니라 주변부터 돌아봐야겠어요

  • 11. 소금별
    '05.5.16 9:08 AM

    아, 보리밥이 이겼구나..
    2차선택에서 칼국수를 선택한 사람이 많길래, 난 보리밥 먹겠다고.. 혼자 궁시렁궁시렁 댔는데,

    날씨 참 좋습니다..
    샘~~ 촬영 힘드시죠?? 그래도 재미나겠어요.. ^^

  • 12. 경빈마마
    '05.5.16 9:41 AM

    저런거 많이 남으면 참 좋겠어요..^^
    아 맛난거만 있어요..

  • 13. 뚱띠맘
    '05.5.16 10:54 AM

    남은 것들을 가지고도 저렇게 멋진 걸 만들어내시는 걸 보니...
    토욜에 집들이 한 저... 정신 바짝 차리고 남은 '잔재'들을 변신시켜 주리라 다짐합니다.
    어제는 샘님 새책 들여다보며 뭘 또 지를까 궁리만 했는데...
    시들어가는 식재료들 관리부터 해야할 거 같아요... 늘 반성을 달고 살며... 다시 한번 감사, 감사~

  • 14. lyu
    '05.5.16 12:00 PM

    남은 걸로 만들어 나만 먹으면!!!
    다 같이 나누어 먹을 수 있는 걸로 만들어야 겠군요.
    가벼운 하루 하루를 위하여!^--^
    남은 재료로 누구나 저렇게 만들 수 있는 것도 아닐진데......

  • 15. 감자
    '05.5.16 1:45 PM

    우왓! 넘 근사해요!
    오징어며 새우며....근사하게 변신했네요~~

    저는 소스 만드는게 취약한데 (어디 취약한게 그 뿐이겠냐만은) 샘은 뚝딱뚝딱 잘 만드셔서 넘 부러워요~ 한가지질문있는데요~ 오징어에 칼집을 넣으면 맛이 더 좋아지나요? 부드러워진다던가 등등
    아님 그냥 이뿌라구??

    저도 토종인지라..느끼한 것들 조금만 먹었다싶으면 매콤한게 넘 그리워져요 ^^

    멋진 음식사진 잘 보고가요~~~~ ^^*

  • 16. 영심이
    '05.5.16 6:03 PM

    우와~저많은걸..맛도있겠지만 사진또한 예술입니다.

  • 17. 여름나라
    '05.5.16 11:14 PM

    저는 6월에 한국가려고 냉장고..냉동고 열심히 청소중인 ...5월은 냉장고 청소의 달..^^
    리마리오보다 더 느끼한걸 좋아하는 우리집 식구들 입맛에 딱 맞는거 발견했내요..
    나도 해먹어야쥐 =3=3===333

  • 18. 선화공주
    '05.5.17 1:26 PM

    정리요리라곤 도저히 믿어지지 않는 훌륭한 요리!!!~~
    특히...이쁘게 누워있는 오징어와 새우(베이컨옷 못입은녀석 어딨나?..ㅎㅎ)넘 군침도네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날짜 조회
922 목욕 실컷 하겠네!! [오늘 점심] 28 2005/05/17 13,779
921 머리카락 유감 34 2005/05/16 10,187
920 촬영의 잔재가 어디 채소뿐이랴! 18 2005/05/15 8,647
919 촬영의 잔재 [겉절이][단호박스프] 20 2005/05/14 10,150
918 귀차니스트의 [오징어 구이] 21 2005/05/12 10,753
917 저..잘 있어요... 49 2005/05/11 9,199
916 나두야 바질 샀다아~[까만 탕수육??] 23 2005/05/08 11,953
915 금방 후회할 거면서 16 2005/05/07 9,946
914 2005년판 kimys 생일상 45 2005/05/05 22,070
913 어린이도 없는데...[소시지 반찬] 21 2005/05/04 12,191
912 의도와는 달라졌던...[두가지 쑥전] 26 2005/05/02 10,645
911 First of May [중국식 저녁상] 23 2005/05/01 12,535
910 그 맛은 아니지만 [부세 매운탕] 21 2005/04/29 9,946
909 이상체질 40 2005/04/27 9,255
908 어쩌다 보니~[연어구이] 36 2005/04/25 12,104
907 맛대맛 때문에~[문어 샐러드] 17 2005/04/24 9,759
906 어느 봄날에~ [새우버터구이] [두릅적] 22 2005/04/23 9,640
905 그까이꺼, 대~~충 [두릅오징어무침] 39 2005/04/21 9,675
904 주인이 없어도~~ 91 2005/04/20 10,910
903 시간만 넉넉하다면~[김치찜] 46 2005/04/16 15,596
902 칼칼한 게 그리울 때~[가지 두반장 볶음] 32 2005/04/15 9,809
901 喪失의 계절 51 2005/04/13 11,270
900 달걀 반개 살려보겠다고~[레몬소스 생선튀김] 31 2005/04/12 9,106
899 쉬우니까, 맛있으니까 [깐풍육] 31 2005/04/11 10,875
898 이름도 이쁘네~[비단두부] 74 2005/04/08 12,1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