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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짭짤 고소한 김혜경의 사는 이야기, 요리이야기.

발상의 전환!!

| 조회수 : 9,953 | 추천수 : 93
작성일 : 2004-07-18 17:45:35
근 10년쯤 전 동서네 집엘 가보니 외양은 전기밥솥과 비슷하게 생긴 것이었으나,
밥솥이 아닌 것이 식탁주변의 테이블에 자리잡고 있었습니다.
아무리 봐도 뭔 줄 모르겠더이다.
"동서 저게 뭐야?"
"전기 튀김기에요~"
아, 튀김기....제가 우리딸도 낳기 전이니까 20여년전 전기튀김기를 쓴 적 있습니다.

친정어머니가 미군 PX에서 흘러나온 직사각형의 자그맣고 까만색, 100V짜리 튀김기를 혼수로 사주셨습니다.
감자튀김 정도 가볍게 해야하는 그 소형 튀김기를 가지고, 튀김을 엄청 많이 하다가, 망가뜨린 적이 있습니다.

그후 처음 본 튀김기...있으면 좋겠다싶어서 알아보니, 가격이 엄청 나더이다.
독일제 AEG였던 것 같은데, 그때 돈으로 10만원이 훨씬 넘었습니다.
그래서 포기했죠. 아무리 가전제품 사는 거 좋아하는 여자라 하더라도 튀김 얼마나 해먹겠다고 거금들여 튀김기를 사겠어요..

몇년 뒤, 아주 가까운 후배 몇을 집으로 초대했는데...
후배 중 하나가, "뭐가 갖고 싶냐"고 묻네요.
때는 이때다 싶어서..3초도 안걸려...
"전기튀김기..."해버렸어요.

그렇게 해서 갖게된 것이 뮬리넥스 튀김기였어요. 아마 '일.밥.'에 사진도 있을 듯...
첨엔 참 신나게 썼어요. 냄새 많이 나지 않고 잘 튀겨지고, 그런데 몇번 쓰다보니까,뒷처리가 여간 귀찮은것이 아니더이다.
내솥 분리형이 아니었거든요.
자연 튀김기는 수납장 깊숙한 곳에 처박히게 됐고....82cook의 살림돋보기에서도 세상에 몹쓸 물건으로  찍혀버렸죠.
얼마후 등장한 내솥분리형에 관심이 가지 않은 것은 아니지만, 있는 걸 놔두고 또 살 수도 없는 노릇이고...
머릿속에서 전기튀김기는 지우고 살았습니다.

얼마전 아는 사람으로 부터 선물을 받았는데..그 사람이 보는 앞에서 뜯어보니 테팔 튀김기이더이다.
선물을 받아서 기쁜 표정을 지어야 하나, 다소 표정관리가 되지않더이다.
선물을 준 사람, 있는 전기튀김기 관리가 귀찮아서 쓰지 않는다는 말을 잘못 알아듣고, 전기튀김기가 없는 줄 알았던 모양입니다.
내솥 분리형이어서 다소 땡기긴 했으나, 뮬리넥스도 있고 해서, 울 딸 시집갈 때나 줄까 하고 잘 모셔뒀습니다.
그러다가...
어느날, 집안 청소를 아주 말끔하게 한 날 피치못하게 튀김을 해야할 일이 생겼습니다.

눈 질끈 감고 튀김기를 꺼내 내솥을 씻어말리고 튀김을 했는데...
에구, 왜 진작 안꺼내 썼나, 싶네요.
내솥 분리형이라 기름 관리도 쉽고, 청소도 쉽고...
해서 뮬리넥스는 다른 사람에게 주고, 테팔의 매직클린이던가...암튼 내솥 분리형 전기튀김기를 잘 쓰는 중이요.

날씨가 무더운 요즘같은 때, 가스보다는 전기가 덜 더운 듯 싶어서 가전제품을 많이 이용하는데...
문득, 이런 생각이 들데요, 튀김기라고 튀김만 하란 법이 있나?
채소 데치기, 국수 삶기에 이용하면 어떨까???
발상의 전환이죠.

하여...오늘 점심 콩국수를  해먹으면서 국수를 삶을 때 전기튀김기에 삶았습니다.
온도는 150℃로 맞추고 국수를 삶았는데...기가 막히더이다. 망에 국수를 넣어 삶은 뒤 바로 건져서 물에 헹구니 끝...설거지도 내솥과 망이면 O.K.

'하하하...역시 내 잔머리...' 하면서 호쾌하게 웃었나이다.
앞으로 몇가지 더 도전해볼 계획입니다. 맥주삼겹살 샤브샤브, 채소 데치기 등등...
가끔은 상식을 깨는 발상의 전환, 필요하죠??

p.s.
지금 우리 막내시누이네 집입니다. 막내시누이 저녁준비하는 동안 저는 조카의 컴퓨터로 잠시 리빙노트를...큭큭..
26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지성조아
    '04.7.18 6:04 PM

    앗싸~~~순위권..
    아~~~발상의 전환!!
    싱크대 저~~밑에 박혀있는 제 튀김기도 꺼내서 제 몫을 시켜주어야 겠습니다.
    저녁하다가 레시피 찾으러 들어왔는데 글을 먼저 읽게 되서 기쁨이 큼니다..
    좋은 주말 저녁되세요...

  • 2. 깜찌기 펭
    '04.7.18 6:07 PM

    오호~ 선생님 새로운것 하나 아셨네요. ㅎㅎ

  • 3. yuni
    '04.7.18 6:17 PM

    역시 머리가 좋아야 手足이 편하다니까요. ^^*
    선생님의 발상의 전환... 본 받겠습니다. *^^*

  • 4. 남양
    '04.7.18 6:49 PM

    어제 하루 쉬었다구 샘 글이 2개나..ㅎㅎ
    남편한테 튀김기 사달라구 할 이유가 더 생겼네요..
    튀김기로 튀김만 한다는 편견을 버려~~~ 해야겠어요.

  • 5. 이영희
    '04.7.18 8:33 PM

    저 오래전 부터 째려보며 있는 안쓰는 것중 하나 튀김기....
    발상의 전환 정말 필요한데....ㅠ.ㅠ
    다른것도 알려 주세용.
    국수는 다이어트 하려고 참아야 해용......

  • 6. 백설공주
    '04.7.18 8:37 PM

    앗싸! 어제 오늘
    순위권이네요.
    매일 매일 선생님 글 읽는 재미가 넘 좋아요.
    전, 다음번 이사갈 땐 주방이 좀 넓고, 수납이 잘 되는 곳으로 가고 싶어요

  • 7. 경빈마마
    '04.7.18 8:39 PM

    ㅎㅎㅎㅎㅎㅎㅎ역시 실험 정신이 대단하시네요.
    그런데...오늘 저녁은 뭔 일이세요? 시누님집에서 다 밥을 드시고요.
    그럼 할머님은요? 엔터 사장님은요? 아~다 같이 계신가요??
    평안한 저녁 되시와요...건강하시구요...

  • 8. 서산댁
    '04.7.18 9:33 PM

    히히.
    저도 순위권 맞지요.
    튀김기 그렇게 써도 되는군요...
    신기합니다...
    역시 선생님이십니다.

  • 9. 아모로소
    '04.7.18 9:51 PM

    파리의 연인 하기 전에 잠깐 들어 왔더니 10등안에 들은듯...
    발상의 전환!
    그러니까 중학교때던가...
    겨울밤 뭔가가 먹고 싶어서 찾다가 떡국 끓여 먹으려고 잘라둔 떡을 보고 언니랑 방에서
    다리미 위에다 떡 구워먹은 생각이 납니다.
    엄마 몰래...
    날이면 날마다...
    지금 생각해 보니 그때 전기세가 얼마나 많이 나왔을까...
    엄마는 그 만행(?)을 아직도 모르십니다.
    다리미만 보면 그때 그생각나요...

  • 10. 알로에
    '04.7.18 10:01 PM

    ㅎㅎ놀랍군요 튀김기로 국수를 ㅎㅎㅎ아무튼 사람은 머리를 잘굴려야 하는군요 가끔씩 궁금하더이다 도대체 샘!없는 가전제품은 무엇일까??? 물론 사드린다는 말은 없는겁니다 ㅋㅋㅋ

  • 11. 로즈가든
    '04.7.18 11:07 PM

    저 요즘 튀김기 땜에 고민하는거 어찌아시궁...
    튀김기...써본 분들 대부분 사지 말라고 해서 사지 말아야지....하고 다짐했었는데
    요즘 저 옥션에서 맨날 튀김기 경매 들여다 보고 있네요...
    새거 사자니 부담되구 몇번 안쓴거에다 내솥분리형으로 하나 사자니 거 쉽지 않아요...
    요새는 포장 안뜯은 새것도 많이 올라오던데....
    튀김기 배달되는 날= 몸꽝 인거 알지만서도 왜 그리 살림살이에 욕심나는지....

  • 12. 김새봄
    '04.7.18 11:09 PM

    언제부터인가 홈쇼핑에서 분리되는 튀김기는 거기에 닭찜도 하고 다른 기타등등
    별걸 다 시연을 하더라구요.
    그 무이자 몇개월에 저도 혹해서 전화기를 들고 망설이다..
    좁은 부엌을 생각하고 맘 접었습니다.
    근데 또 다시 낼부터 열심히 봐? 하는 생각이 슬며시...

  • 13. 뚱쪽파
    '04.7.18 11:27 PM

    다달이 늘어만 가는 전기 요금 아끼자고 굳게 결심하고
    튀김기 집어넣었는데...
    강하게 유혹 받네요.ㅋㅋㅋ

  • 14. 강아지똥
    '04.7.18 11:28 PM

    Gooooooood idea~!! 전 튀김기장만할때까진 집에서 튀김요리는 못하겠다고 선언했답니다. 튀김요리할때의 안좋은 추억이 있어서여....ㅜ.ㅜ 뜨거운 기름은 무서워여....^^;;;
    좋은 아이디어입니다. 정말......^^

  • 15. orange
    '04.7.18 11:45 PM

    와~ 튀김기로 국수를....
    듣도 보도 못한 기발한 생각이십니다.... ^^
    저도 주위에서 다 말려서 튀김기 장만 안했는데
    다시 생각해 보게 하시네요.... ^^

  • 16. jasminmagic
    '04.7.19 1:12 AM

    저도 결혼초에 구입한 드롱기 튀김기가 아직도 박스안에서 그대로 잠자고 있거든요.
    아이때문에 뜨거운 기름가지고 씨름할일이 아득해서 아예 쓸생각도 안하고 살았습니다.
    혜경님의 발상(?)을 보니 저도 꺼내서 시도해 봐야겠네요^^

  • 17. 하얀마음
    '04.7.19 2:31 AM

    혜경샘~~~
    울트라 캡숑 짱입니다요~~~
    이러다....
    튀김기 공구하자는 말 나오겠네요...

  • 18. 햇님마미
    '04.7.19 9:37 AM

    샘님도 의자에 앉으시면 파리하시나봐요...
    역시 82의 페인답게 모범을 보이시고^*^

    전 다른 거지만...
    전 튀김팬(웍)에다 별의별걸 다 해먹어요..
    그게 어찌 냄비보다 닦기도 좋고, 넓적한게 제 마음같아서리...

  • 19. 빠끄미
    '04.7.19 2:50 PM

    선생님..저도 내솥분리형으로 갖고있긴한데..튀김후 망을 닦는게..쉬운일이 아니더이다..
    샌님은 어떻게 닦으시는지요...
    수세미로 퐁퐁 묻혀 문질러도 틈새틈새의 기름이... ㅠㅠ
    노하우 좀 알려주세요~ 내솥망 닦는방법이요~~~~~~~~~~~~

  • 20. 키세스
    '04.7.19 3:13 PM

    ㅠ,ㅠ 제 튀김기는 내솥 못분리형이라... 흑흑
    발상의 전환도 못하고 계속 먼지만 쓰고 살아야 되네요.
    그렇다고 남 주기도 아깝고...

  • 21. 처녀자리
    '04.7.19 5:44 PM

    샘~
    근디 전기요금은 어찌하구요~

  • 22. 쵸콜릿
    '04.7.19 6:04 PM

    이걸루...샤브샤브도 가능하거든요 ^^
    기름은 밀가루 묻혀서 닦으면 왠만큼 닦아집니다.

  • 23. 쭈니맘
    '04.7.19 8:53 PM

    구석에 쳐박혀 있는 테팔 일체형 튀김기..
    구제해줄날이 왓네요..
    감사합니당!!!!
    센스 만점,아이디어 짱 선생님!!!

  • 24. 로로빈
    '04.7.20 12:30 PM

    저도 내솥 분리형 튀김기는 잘 쓰고 있는데요...
    뚜껑과 망을 닦는 게 쉽지는 않아요... 후라이팬에 튀길 때는 생략되는 노동인데...

    그래서 일반적인 건 그냥 팬에 튀기고, 닭고기처럼 뼈가 있어서 타지 않게 오래 튀겨야
    할 때엔 튀김기를 쓰죠.

    예전엔 기름을 몇 번 씩 썼는데, 요새는 눈 딱 감고 한 번 튀기면 버려요.. 산패된 기름
    먹기 싫어서... 그까짓거 그 기름 천원 어치나 되나.. 하고 아이들의 건강을 생각하여
    버려버리죠.

    그랬더니 튀김기를 매번 다 씻어야해서 좀 거추장스럽긴 하네요...

  • 25. kidult
    '04.7.21 10:02 AM

    빠끄미님!!

    무균무때 주방용을 써보셨어요?(앗, 광고 문구 같어라.)
    망 사이사이 구석구석 닦기가 번거롭잖아요.
    그래서 그놈을 샥샥 뿌려두었다가 설겆이 마지막에 슬슬 닦아보세요.
    기름기있는데는 그놈이 짱 좋드라구요.
    주방의 그~ 뭐라구글더라? 갑자기 이름이 생각이 안나네.(치매 진행 중)
    그~ 냄새 빠지라구 가스렌지 위에 돌아가는거.
    아 C~ 계속 생각안나요.
    암튼 그 스텐 필터에 낀 쩔은 기름도 그녀석을 뿌려두면
    기름때가 줄줄 녹아 흘릅디다.
    묵은 기름때도 그녀석으로 해결봅니다.

  • 26. 빠끄미
    '04.7.24 1:52 AM

    kidult님~ 무균무때 있슴돠~! 당장 닦아봐야겠네요~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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