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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짭짤 고소한 김혜경의 사는 이야기, 요리이야기.

기진맥진, 탈진한 오후

| 조회수 : 8,079 | 추천수 : 100
작성일 : 2004-06-04 15:56:54
어제부터, '내일은  아침부터 냉장고 청소도 하고, 집안 청소도 하리라' 맘먹었어요.

원래 목요일 오후는 일 도와주시는 아주머니가 청소를 해주시는 날인데, 어제 오후 저희 아파트 정전이었거든요.
그래도 청소를 해주실 줄 알았는데, 집에 들어와보니, 아주머니가 안오셨더라구요. 오전에 일하는 집만 다녀가시고...흑흑...
아주머니만 믿고 문도 마구 열어놓고 나갔는데...
큰길가의 아파트라, 하루종일 문을 열어두면, 먼지가 장난이 아니에요.

아침부터 바지런을 떨면서  냉장고 안의 먹을 것들 죄 꺼내서 냉장고 선반 다 닦고 정리해서 잘 집어넣어요.
냉장고 청소도 하다보면 설거지 장난이 아니게 나오잖아요. 큰 그릇에 담긴 것, 작은 그릇으로 옮기고, 선반 닦고 하면..
열씨미~~한다고 했는데, 그래도 아짱네 냉장고처럼 예쁘게 정리는 안되네요.
냉장고의 냉동실도 정리를 하고...

담은 청소 차례, 청소기를 돌리고 나서 거실과 부엌 바닥을 홈스타로 닦으려고 하는 참에 울리는 벨.
나가보니 택배래요, 택배 올데가 없는데...

큼직하면서 묵직한 상자를 뜯어보니, 쌀농부님이 보낸 유기농 알타리와 얼갈이 배추...
순간 얼마나 당황했는지...
판단이 서질 않더라구요, 상자를 들었다 놨다, 다용도실로 내갔다가 부엌으로 들여왔다, 다시 내갔다 갈팡질팡...
'친정으로 보내?''필요한 사람 수배해서 줘?' 하다가 생각을 가다듬고, 김치를 담궈보는 걸로 결론을 내리고는...
알타리 다듬고, 얼갈이 잘라서 소금물에 절여 뒀었어요.
상자째 엄마에게 들고가서, 김치 담가 달라고 던져놓고는 완성품 얻어오기, 미안할 것 같더라구요. 나이가 몇인데...

안하던 거 하려니, 긴장도 됐지만, 예전에 열무김치, 갓김치, 알타리김치 담궜던 기억을 총동원해서 절여놓고는 찬밥 한 술 대충 뜨고는 바닥닦기에 들어갔어요.

바닥에 홈스타 뿌려서 닦고, 깨끗한 걸레로 닦아내는데...어쩌면 그리 더러운지, 걸레를 몇번씩 빨아다 닦았는 지 몰라요.
부엌이랑 거실 닦고는 탈진상태에 이르고야 말았어요.
그래도 발에 닿는 느낌이 보송보송해서 힘들여 닦은 보람은 있네요.

너무 피곤해서 잠시 소파에 누워서, 마사의 키친을 보고있는데...세탁기가 부르네요. 빨래널라고...나가봐야죠.

그리구 얼갈이김치랑 알타리김치 버무려 넣어야죠.
그런데...이거 잘못해서 양념만 버리는 건 아닌지....게다가 고춧가루도 없는데...
스트레스 만빵입니다. 그래도, 김치가 제대로만 되어준다면, 보람 만빵이겠죠?!
3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오이마사지
    '04.6.4 3:59 PM

    오늘 정말 더워요,,,,
    사무실에 에어컨 빵빵 나오는데두 이리 더우니,,,
    집에 우째갈까 싶습니다,,,

  • 2. 배고픈 색시
    '04.6.4 4:01 PM

    저 1등 맞죠? 집안일 해도해도 끝이 없죠.. 저는 포기하고 사는데... 저희 거실은 아마 신발 신고 다녀야 할걸요? 저두 낼 신랑 생일인데 방금전에 알았거든요.. ㅋㅋㅋ 어떻게 해야 될지 모르겠네요.. 날씨는 덥고... 요리조리에 질문 올려놨는데.. 선생님 한번만 봐주시면 안될까요?
    날씨 더운데 너무 무리하지 마시구요.. 김치 담그면 꼭 사진 올려주세요~~~

  • 3. 방울코공주
    '04.6.4 4:01 PM

    아이 데리고 나갔다가 저도 탈진..
    괜히 기운도 없고 입맛도 없고 게다가 감기까지..
    컨디션이 영 빵점이네요.

  • 4. 강아지똥
    '04.6.4 4:03 PM

    정말 넘 더운거 같아여,,어젠 명동에 나갔어도 덥다고 못느꼈었는데...^^;;
    오늘은 아침부터 청소며 빨래며 물까지 끓여서인지...넘 덥네여...물냉면으로 시원하게 열을 식혔는데...또 더워여....덩달아...기진맥진..

  • 5. 로렌
    '04.6.4 4:16 PM

    오마낫 ! ... 솜씨좋은 샘님께서 김치 잘못되는 걱정 하시다니 ...?
    배추김치보다 그런김치는 간만 맞고 엔간하면 맛있던데요 ...ㅎㅎ

  • 6. 꾸득꾸득
    '04.6.4 4:20 PM

    앗,,,저도 마사의 키친을 보고 있었는데,,,,
    샘님 글읽다 ,,저 지금 세탁기 돌리러 갑니다..
    빨래만 넣어놓고, 그대로 뒀다죠?...-.-^

  • 7. 아네스
    '04.6.4 4:29 PM

    앗,,,간만에 윗쪽 댓글석 확보,,,늘 밤에만 글 남기시는건 아닌가봐요,,,전 회사 출근과 동시에 종일 82 여기저기를 기웃거리거든요 (짬짬이 즐거워요)...오늘 정말 힘드셨겠어요...저두 내일은 토요일이니 밀린 집안일 하는 날이에요 ^^...남은 오후도 즐겁게 보내시구요,,,전 퇴근까지 1시간 30분 남았습니다.

  • 8. 백설공주
    '04.6.4 4:32 PM

    이시간에..
    저도 어제 쌀농부 유기농 열무랑, 얼갈이 배추
    난생처음으로 담았어요.
    지금 떨리는 기분으로 기다리고 있는데..
    이시간에 선생님 글 보니 너무 반가와요.

  • 9. 호야맘
    '04.6.4 4:41 PM

    저는 일요일부터 매일매일 세탁기 돌리고 있어요.
    장마 오기전에 이불빨래 다 해서 넣어두려고요.
    다행이 날씨가 제 작전(?)을 아주 잘 따라주네요.
    집안일이 끝도 없는거 같습니다.
    혜경선생님~~
    좀 살살~~ 하시구요.
    김치성공기(?) 기대하겠슴다!!

  • 10. 다시마
    '04.6.4 4:46 PM

    ㅎㅎ.. 제가 왜 생일날 새벽까지 그리 번잡을 떨었는지 아셨나요?
    쌀농부님의 택배를 받았던 거이지요.
    양념 버무리는 김에 좀 더 하지 하고 알뜰장에 들렀던게 화근이였지요.
    청소까지 하셨다니... 혹시 오늘이.. 생신은 아니지요? ^^

  • 11. 깡총깡총
    '04.6.4 4:54 PM

    아침부터 여기저기 들락거리며.. 애기랑 재미나게 놀아주는 정보를 모아 모아
    워드로 정리해서 프린트까지 해 놓았어요. 덥긴 무지하게 덥고, 할건 많고
    그래도 다~해놓으니 엄청 뿌듯하네요(선생님도 그렇죠^^)
    그런데...8일날 도착한다는 매실이 오늘 온답니다..
    잘 되야 할텐데.. 집에 가기 겁납니다요

  • 12. 때찌때찌
    '04.6.4 5:01 PM

    날씨가 너무 더워요. 후덥지근.
    밖에 나가니...... 햇볕이 너무 뜨겁고........
    저녁엔 조금 선선해질까요?

    집에가면 일거리가 산떠민뎅......

  • 13. 실아
    '04.6.4 5:19 PM

    바로 집 앞에 아파트가 들어서고 있거든요.
    더운데,시끄러운 공사소음때문에 문도 제대로 못 열어놓고 사는데요.
    왜 그렇게 먼지가 많은지 모르겠어요.
    더워서 걸레질하는거 너무 싫은데...청소기만 겨우 돌려놓고 있자니 발바닥이 새까매지궁..
    누가 때 안 타는 마루나 장판 만들면 떼돈 벌텐데..
    아님,먼지를 자동으로 흡수하는 거라든지....
    에혀혀..일하기 싫으니까 별 생각을 다 합니다요.
    깨끗이 청소해놓으면 두고 두고 좋으면서 왜 이리 게으른건지....
    내일은 큰 맘 먹고 청소작전에 돌입하렵니다.

  • 14. 치즈
    '04.6.4 5:22 PM

    정말이지 ...
    요즘들어 왜그리 집안일이 하기 싫은지요...나이먹어 가는거 같아 싫던데..
    끝이 없어요.
    일들이 꼬리에 꼬리를 무는거 같아요.
    오늘 왕창 해 놓으면 내일은 일이 없을 거 같은데 또 다른 일이 있고...
    모레가 되어도 또 똑같고 말이지요.

    이제 슬슬 저녁 뭐 먹나 하고 냉장고 냉동고 뒤져야겠어요.
    김치 잘 되시면 자랑해 주셔요.^^

  • 15. 신짱구
    '04.6.4 5:43 PM

    저 눈물 날려고 해요. 느무 행복해서.
    뭐냐면요, 선생님과 jasmine님이 쪽지를 보내주셨어요.
    저 아이디 고치고 왔어요.

    이젠 자주 댓글 달게요.

  • 16. 엘리사벳
    '04.6.4 5:55 PM

    하필이면 이렇게 덥고 불쾌지수 높은날에.....

    그래도 선생님의 정성이 들어가 맛있는 김치가 될겁니다.,

  • 17. 보헤미안
    '04.6.4 6:47 PM

    저도 오늘은 하루종일 집에서 장아찌도 담그고, 이것저것 밑반찬도 만들고 했답니다.
    바닥을 홈스타로 박박 닦고 나면 기분 정말 좋으시겠어요. 전 배가 불러서 걸레질은 요즘 신랑만 시키거든요. ^^

  • 18. 깜찌기 펭
    '04.6.4 7:21 PM

    날도 이리 더운데 샘.. 몸살나시게 왜 무리하세요? ^^

  • 19. 밴댕이
    '04.6.4 9:19 PM

    에효...해도해도 끝이 없고 티도 안나는 집안일...

    내일은 얼갈이, 알타리 김치 구경 시켜주시는 건가요??
    생각만 해도 침이...

  • 20. 로로빈
    '04.6.4 9:19 PM

    저도 지금 다용도실에서 세 통이나 되는 포기김치, 깍두기가 익는 걸 가슴 졸이며
    지켜보고 있답니다. 오전에 맛 봤더니 너무 싱거운 것 같아서 국물 다 따라내서
    액젓, 소금 더 풀어넣고 다시 부었는데, 어떻게 익어갈른지...

    김치는 정말 어려운 숙제입니다. 간만, 잘 맞으면 참 맛있을텐데..

  • 21. 미씨
    '04.6.4 10:06 PM

    더운날 청소에,, 김치까지,,
    샘님 고생하셨네요,,,
    더위땐,, 사무실이 짱이야,, 그러며 시원하게 있다가,,
    퇴근하는데,,
    정말,,덥긴덥네요,,,다행히도 습도가 높지않아,,참을만 하던데,,,
    오늘저녁,,,곤하게 주무시겠네요..

  • 22. 런~
    '04.6.4 10:31 PM

    선생님....내일부터 좀 나아진데요...^^;;;
    힘내세요...
    저도 기진맥진이에요...ㅠ.ㅠ;;;

  • 23. Green tomato
    '04.6.4 11:34 PM

    온집안을 구석구석 청소해 놓으면 산뜻한 그 기분...그 맛에
    살림하는거 같아요.^^ 몸은 흐느적흐느적 대는데 어디서 힘이
    솟는지...제가 지금 그러구 있다는...--;;;

    지금 신랑 들어온다는 전화가 왔네요~! 캔 맥주 사오라 해서
    둘이 앉아 매실이나 눌러야 겠어요...

  • 24. 강금희
    '04.6.5 12:05 AM

    여름에만 느낄 수 있는 쾌감은요,
    바닥 뽀송뽀송하게 닦아 놓고 핫팬츠 입고 맨발로 걷기.

  • 25. 뽀로로
    '04.6.5 12:17 AM

    샘님, 스팀청소기 하나 장만하세요. 무겁긴 하지만 금방 뽀송뽀송해지고 잘 닦여요. 허리 안구부려도 되고... (살림 돋보기에 가벼운 스팀 청소기 나왔다는 이야기도 본거 같은데)
    전 이제 이거 없으면 청소 못한답니다^^

  • 26. 커피앤드
    '04.6.5 8:52 AM

    맞아요. 집에 있으면 할 일이 더 많죠?
    여름에 먹는 시원하게 잘 익은 열무김치 한그릇이면, 밥한그릇 뚝딱인데......^^
    맛있게 될 거에요...

  • 27. 똥그리
    '04.6.5 12:22 PM

    아~ 저두 오늘 오후에 집에 와서 이것 저것 정리도 하구 청소며 빨래 다 하려고 했는데 결국 밥먹고 퍼져서 게으름에 뒹굴뒹굴~~~ 미티겠습니다~~~ 그래두 부지런히 계획대로 하고 계신 김선생님 대~단하십니다요~ ^^ 저도 이제 얼렁 나가서 슬슬 해보렵니다~ ^^

  • 28. june
    '04.6.5 1:03 PM

    그렇게 청소하는건 방학이 시작하지 않는한 불가능하다는...^^; 청소해야 하는데 ㅠ_ㅠ

  • 29. 경빈마마
    '04.6.5 8:08 PM

    선생님....
    일산으로 보내시지요..^^

  • 30. 핫코코아
    '04.6.5 9:14 PM

    김치 맛나게 담그세요~
    김치 담그시는 분들만 보면 그저 부러워서..^^

  • 31. 질그릇
    '04.6.6 10:21 AM

    날이 더우니 집안일 하는 것도 배로 힘든 것 같아요.
    밤엔 우리 큰애랑 식스센스를 본다고 앉았다가 비스듬히 누웠다가
    아예 드러누웠죠. "엄마, 자?" (='저런 재밌는 영화를 보면서도 잠이 와?')
    "아니 안 자." (=너도 내 나이 돼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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